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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께 잘 하고 싶은데..

방법이? 조회수 : 875
작성일 : 2005-03-25 17:59:44

저는 외국서 결혼해서 살고 있어서 시부모님이 근처 동네에 사세요.

덕분에 여기저기서 본 한국에서와 같은 갈등은 전혀 없구요, 그 분들 께서도
저 부담스러울까 그러시는지 연락이 별로 안 하시는 편이예요. 하셔도 그냥
남편 통해서 아주 짤막히 한 달에 전화 한 두통.

두 분이 어디 놀러 갔다 오시면 그냥 휭하니 가셨다가 선물 하나씩 주시면
그때서야 분위기 파악하고 뭐 그래요.

생활이 아주 개인적이고 독립성이 강하신 분들이죠. 같이 운동도 다니시고
클럽 같은데도 나가시고 아주 활동적인 분들이세요. 그렇다고 막 사람들하고
어울리시는것도 아니고 그냥 두분 홀로 다니는 걸 더 좋아하시는.

어떻게 보면 약간 차가운(?) 듯하지만 막상 만나면 아주 속정이 깊으신 그런 분들이예요.
하지만 겉으로는 웬지 모르게 접근 할 수 없는...그런 분들 있잖아요?

결혼하고 자발적으로 전화 해 본 적이 생신 때 토탈 두 번 그리고 초대 받아서
저녁 먹으로 간 적이 크리스마스 합쳐서 다섯 번 정도? 그리고 그냥 남편이랑 놀러
간 적이 두 번 정도.

제가 한국 사람이다 보니 가끔은 암만 외국 시부모님이지만 내가 좀 너무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남편한테 물어보는데요, 남편은 쿨하게 우리 엄마가 니 친구도
아니고 전화해서 뭐 재밌게 할 말도 없잖아? 괜찮아 편한대로 해. 그분들한테 한국적인
그런 며느리상 알려드리면 기절하실껄 부담스러워서? 그렇게 하죠. 그래도..며느리라고
꼴랑 저 하나인데.

하지만 인지상정이라고 살갑게 잘 해 드리면 외국이든 아니든 좋은 거 아니겠어요.
문제는 제가 부끄럼도 많고 정스럽질 못해서 누구 챙기고 이런 걸 잘 못해요.
친정 부모님한테도 그런걸 잘 못하는데 말이예요.

맘은 그게 아닌데 전화 하는 것도 썰렁하고, 애기가 있으면 좀 다를까 싶지만
그런 것도 아니고, 시부모님이 애교(?)스러운 것도 아니고 그래서 좀 고민입니다.
근처에 가도 남편하고 같이 가는거 아니면 혼자 만나는 것도 너무 썰렁하고..

오늘은 시아버님 생신이신데 선물 딸랑 사서 남편이 회사가는데 챙겨갔어요.
점심 시간에 다른 일로 아버님이 근처에 오신다나요 그래서 드린다구요.
그리고 미리 선수치시는 건지 두분 저녁에 약속 있다고 나가신다네요. ㅡ.ㅡ

있다가 전화는 드려야 할텐데 아 벌써부터 콩닥콩닥. 어떻게 그 상황을 극복할지..

뭐 먼 동네 사시면 모를까 차로 5분만 가면 되는 동네 사시는데..아주 큰 변화없이
좀 잘 해 드릴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IP : 195.244.xxx.25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erry
    '05.3.25 6:41 PM (221.153.xxx.169)

    뭐..차 마시러 찾아 뵐 때 디저트 맛있게 만들어 가시던가...
    한국음식 하나 정도 해서 맛 보시라고 하시던가...

    제 친구도 유럽인과 결혼했는데요.. 걔는 아예 토.일은 시집으로 가서 자더라구요.
    울 나라라면 거기 가서 죽도록 일만 하겠지만..외국이다 보니 애 데리고 가서 걔는 낮잠자고 시아버지랑
    tv보고 놀고 남편이랑 애 맏기고 영화보러가고..시엄니가 해 놓은 맛난 음식 이틀동안 신나게 먹고
    나중에 디저트까지 챙겨서 집으로 돌아온대요... 그래서 너희 시엄니는 그래도 화 안 내시니..했더니
    외국에서는 워낙 아들며느리가 애 데리고 오는 것 자체가 드물어서 그렇게 자주 오는 것만 해도
    너무 고마워하시고 좋아하신대요.. 아들 며느리는 워낙 손님이란 관념이 강해서 시엄니 주방에서
    일하는 것 자체를 상상도 안 하시고.. 설겆이라도 해 놓으면 정말 입이 귀까지 벌어지신다 합니다..
    정말 울 나라랑 참 다르죠? 제 친구는 외국에서 나름대로 외롭고 육아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고
    주말마다 시댁행인데.. 오히려 시부모님이 여행이라도 가셔서 시댁을 못 가게 된 주말에는 온갖
    짜증이 다 나고 심장이 두근거린다나요?

    제가 그 얘기 듣고 정말 나는 왜 국제 결혼 안 했나 했다니까요?

    한 번 트기 힘들지 자주 찾아뵙고 친해지려 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사소한 것 하나 하는 것이
    한국 부모님은 당연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외국 부모님은 굉장하게 여기실 테니까요. ^^

  • 2. 원글이
    '05.3.25 7:02 PM (195.244.xxx.254)

    휴..전화 드렸다. 생신 축하드려요 그러니까 전화줘서 넘 고맙다. 나이 한 살 더 먹는거 너무 싫다 그러시네요. ^^ 그래서 필 받아서 시엄뉘한테도 전화 드렸죠. 걍 안부 전화로..그래서 아우 말하다 보니 곧 식사 초대도 하겠다 이런 엄청난 말을 흘려버렸답니다..으흑. 꼼짝없이 조만간 열나게 준비해야 되게 생겼네요. 제가 전화 드려서 기분 좋으신가 봐요...약간 놀라신듯 목소리도 밝으시고 저도 기분이 좋네요. 앞으론 전화라도 좀 자주 드려야 겠어요. 하고나면 진짜 별거 아닌데 수화기를 들기까지 넘 떨리고 쑥스럽고 등등...

    (제가 한국 시댁은 겪어보질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저 결혼은 참 잘 한 것 같아요. 국제 결혼이 무조건 좋다는게 아니라 좋은 사람하고 해야 좋은 거겠지만 어디서든 저를 하나의 인격체로 봐주고 존중해주는 여기 문화가 좋거든요. 테리님 친구분님 많이 공감해요. 초대가서 제가 뭐라도 하나 도와드리려고 하면 많이 놀라시거든요. 직접 만든 케익도 잘 싸주시고 그래요.

    이분들 한국식 살가운 며느리 맞으셨으면 참 엄청 감동하셨을텐데... 제가 워낙 무뚝뚝하니...한국에서 결혼했으면 당장 소박맞았을께 뻔하구요. 참 다행이죠 뭐. ㅜ.ㅜ

  • 3. ..
    '05.3.25 7:14 PM (221.140.xxx.138)

    저를 하나의 인격체로 봐주고 존중해주는 여기 문화가 좋거든요
    ==>> 제가 10년동안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시댁과의 갈등의 원인이 바로 저를 하나의 인격체로 봐주고 존중해지지 않기 때문이거든요... 정말 부럽네요~

  • 4. 좋겠어요.
    '05.3.25 7:18 PM (210.183.xxx.202)

    시어머님이 그러시니 정말 잘 해드릴 맛 나겠어요..

    음식도..(가끔은 한국 음식도?) 해다드리고 손주들 자주 보여주세요..
    서양 할머님들도 손주들 자주 보고 싶은데 못보는 면에선 똑같아요.
    설겆이 같은 건 적당히 도와드리구요.(사생활 침해로 받아들일 수도 있으니.)

    저희 시어머님이야 비자발적으로;;; 서양 시어머니같이 되기를 강요받고? 계시지만..
    이렇게 되기까진 얘기가 너무 길구요..하여튼 님 시어머님 같다면야
    국적이 어디시든..전 정말 자주 찾아뵐 것 같아요.

  • 5. 원글
    '05.3.25 8:25 PM (195.244.xxx.64)

    네 저도 애기가 있으면 뭔가 자연스럽게 될 것 같은데 저희 애기 아직 없거든요. 그러니까 더 맹숭맹숭한 것 같기도 하고...

  • 6. ^^
    '05.3.25 11:12 PM (160.39.xxx.83)

    외국시부모님이든 한국시부모님이든 좋은 분들 만나면 복이죠 뭐 ^^
    작은 선물하고 카드 같은 걸로 마음을 전하세요~ 외국분들은 손수 만든거 좋아하시니
    케익같은게 예쁘게 구워서 생크님으로 장식해서 보내거나 하세요.
    이번 생신때도 선물 딸랑 말고 같이 켁 보내셨으면 좋았겠네요.
    애기 생기면 편해지실거에요 ^^ 맘 편히 가지시고 있는 맘 그래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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