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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나...

걍~~ 조회수 : 1,077
작성일 : 2005-03-25 10:18:21
하루종일 자게를 띄어놓구 보는 아짐입니다..
제가 요새 머리에 쥐가 날정도로 걱정인 일이 있어서 여러 선배님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여..

저는 30대초반, 남편은 30대 중반..
결혼한지 7년차..애는 둘

그동안 남편 하는일마다 안되고 집은 계속 줄이구 줄여두 빚 밖에 안남았네여..
몇년동안 거의 생활비 못 받았어여..

1년전부터 애둘 어린이집에 맏기구 제가 벌구있어여..얼마안되는 월급이지만..

사람 성실하구 믿음직한데 이상하게 하는일마다 안되여..
술을 많이 마시거나 이상한 성격도 아닌데..
좀 내성적이긴 하지만..

여기까지가 지금 상황이구여..

저희 언니가 미국에 있는데 여기서 힘들다는 얘기를 듣고 자꾸 미국으로 오라네여..
숙식 해결해준다구 둘이 열심히 벌면 여기보다 낫다구..
처음엔 농담으로 신랑한테 말했는데 얼마전에 정말루 가자구 하네여..
가서 밑바닥부터 새로 시작하자구..
저두 거기가서 사는게 꼭 좋은것만은 아니지만 전세빼서 빚두 갚구 새로시작하는 의미에서 ok했져..
여기서는 서로 힘들고 하는일마다 안되니 사이두 많이 안좋아졌거든여
둘밖에 없으니 서로 의지하구 사이두 좋아질것같아서여..(전 요것땜에 ok했어여)

그런데 문제는여..
울신랑이 2남 2녀중 막내인데여..형이 이혼하구 애가 없어여.
시엄니한테 친손주는 울애덜이 전부져..물론 시누들은 결혼해서 애낳고 잘살고 있져
시엄니 유난히 자식들 옆에 끼구 사시는 분인데..
남편은 시엄니 당연히 걱정되져..자식으로 당연히..
근데 손주 못보여 드린다는 죄책감이 너무 커서 힘들어해여..
어제는 아버님 돌아가셨을때랑 똑같은 기분이라구..
남편이 울더라구여
그렇게 힘들면 가지 말자구 했더니 여기서는 먹고살길이 없다고..
가야한다네여

거기가 별천지는 아니지만 자기도 거기가서 사는게 여러모로 나을것 같은데
시엄니땜에 그러는거 같아여
어머님 걱정하는거 충분히 이해는 되는데..
매일밤 울고 잠도 못자구..에혀~

시엄니 반응은 당근 아시겠져?
저한테만 뭐라하시구 신랑얼굴보면 안스러워서 "가서 잘살면 된다" 그러시구
담날은 또 "너네가면 나 죽는다" 그러시구..우시구..

정말 가야되는건지 말아야하는건지 저두 판단이 서질안네여..

남편은 항상 자기 굴레를 만들어놓고 힘들어해여

형이 애가 없다는 것땜에 본인은 항상 시엄니 옆에 살면서 손주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
멀리 이사두 못가구..
일이 있어두 지방으로는 절대 이사못가져..
시엄니 평생 아들딸 집옆에 살게하구 간섭하시는 성격이시구..

결혼생활 내내 생활비두 안가져다 주는 남편.. 새로운 결정에 엄마땜에 힘들어하는 남편..
정말 믿고 살아야하나 의문이 드네여..

저두 차라리 여기서 살고 싶습니다.
여기서 굶어 죽기야 하겠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남편이 그동안 하는일마다 안되니 많이 위축되어 있어여..

제가 오죽하면 돈 안벌어와두 좋으니 웃고만 살자.. 하고 싶은일 하면서 살아라 해도 본인은 넘 힘들어해여..밤에는 잠두 안자구 컴퓨터만 하구..낮엔 얼굴 잔뜩 지푸리구..


저두 정말 지쳤어여.. 어제 신랑이 울면서 시아버지 돌아가셨을때란 기분이 똑같다구 우는데.. 정말 미치겠어여..안가면 그만일것을..

시엄니..신랑.. 전부 다 싫으네여..

안가는게 낫겠져? 근데 신랑은 뭐하면서 돈버냐구여.. 에혀~~




IP : 222.100.xxx.6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5.3.25 11:41 AM (218.152.xxx.158)

    님의 글에서 피곤함이 묻어나서 그냥 지나칠수가 없네요..
    얼마나 답답하실까 싶기도 하고.. 사실 저희도 하루살이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요새 많이들 어렵지요? 큰시련은 아니지만 그래도 인생선배로서 드리고 싶은 조언은요..
    결단을 내려야 할때는 확실하게 결단을 내려야 해요.. 물론 그 결과가 후회가 됬는 기쁨으로 다가오든 감수해야하는 거구요.. 이리저리고 재보고 생각해봐도 나은점이 더 크다면 과감히 밀고 나가라고 하고 싶네요.. 글을 읽어보니 남편분이 좀 우유부단 하신 성격인거 같은데요.. 님이 판단하셔서 결정하는게 옳다고 봅니다..
    손자보고 싶은 시엄니, 불효자가 되는 거 같은 남편, 불확실한 미국생활, 어느것 하나 장담할 수는 없지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손자 못 보여드린다고 꼭 불효자가 되는 건 아니라고 봐요..옆에 있으면서 위축되어 있는 아들 보느니 차라리 당장 고통스럽더라고도 나중에 용돈 두둑히 드리는 아들을 더 원하시지 않을까요? 다른 형제들이 없는 외동도 아니구요..
    또 한편 미국을 간다고 해서 꼭 생활이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지요? 지금 당장 일거리가 없다고 해도 나중을 생각해보면 꼭 없지만은 안을꺼예요..
    언니가 계시다고 했는데.. 저희는 외국은 아니지만 멀리 제주도에서 신랑 누나가 좋은 아이템이 있으니 같이 해보자고 했지만 제가 반대했어요.. 제귀에도 솔깃한게 사실이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믿을건 나자신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안되면 죽도밥도 아니다는 생각에 지금 누님이 하는거 괜찮고 되고 있다고 들었지만 후회는 없어요.. 제 결정을 존중하니까요.. 글솜씨가 없어서 이정도로 마치구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님이 결정하시라는거.. 미국에 가든 안가든요..

  • 2. 유니재니
    '05.3.25 1:52 PM (61.106.xxx.49)

    부모님께 대한 책임감 많큼 와이프나 자식에 대한 책임감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서 가정을 이루면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부모님에게서 독립해야 합니다
    물론 힘든거 사실이겠지만 한 가정의 가장으로 어머님 때문에 못간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아요
    혹시 두려움이나 자신 없어서 스스로 회피하려고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세요
    미국이라는 나라 ...
    이나라에서 돈없이 아이들 공부못시키는 것보다
    노력하면 아이들에게는 행복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미국 살때 한국에서 못 사는 사람들은 와서 한번 부딪쳐 볼 나라라는 생각 많이 했습니다
    적어도 아이들에게는 ....

    부모님에대한 책임감 만큼 아이들 미래도 염두에 두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적어봅니다

  • 3. 이럴때는
    '05.3.25 3:47 PM (220.127.xxx.96)

    이것 저것 머리 복잡할때는요
    뭐가 우선 순위 인지 순서 정해서
    그 순서 대로 생각 마시고 밀고 나가세요.
    시어머니가 먼저면 눌러 계시고
    나부터 살아야겠다 싶으면 눈 딱 감고 나가세요
    어영 부영 세월만 갑니다.
    자리 잡고 시어머니 미국 구경 시켜 드리면 되죠?
    쉽게 생각 하세요.
    저는 단순 해서리 복잡한 문제 생기면 최다한 단순화 시켜서
    그대로 밀고 나갑니다.^^

  • 4. 원글이
    '05.3.25 3:47 PM (222.100.xxx.65)

    ...님, 유니재니님 넘 감사해여..
    지금 미국이 중요한게 아니구 남편과 나 사이의 뭔가 정리가 필요한거 같아여
    답글이 정말 가슴이 와 닿네여
    이래서 고민있을때 이곳에 적나봐여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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