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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전 입니다.

로그아웃 조회수 : 1,510
작성일 : 2005-03-23 13:03:23
어제 예비신랑 마음을 너무 아프게 했어요. 큰 죄를 지은 것 같아요.

신랑이 살 집을 얻었는데 낡은 빌라 전세예요. 그런데 대출껴서 들어가는 거거든요.
솔직히 낡은건 상관없지만 대출껴서까지 들어가는게 계속 못마땅했었나봐요.

물론 돈많은 시부모님이라면 척 해주실테지만 여유가 되시는 것도 아니고...
낡은 집이라 시어머니가 도배며 장판 공사하는데 무척 신경쓰셨어요. 몸도 편찮으신데 말이죠..
그렇게 애쓴걸 아는데도 전 그집에 가면 하나하나 못마땅한게 보이는거예요.
욕실, 페인팅 등등....제가 내색은 안해도 표정에 드러나서 예비신랑은 늘 마음이 쓰였나봐요.

그런데 어제 신랑이 너무 우울해 하고 심각해 있더라고요.
오전에 어머니랑 집문제로 약간 언쟁을 벌였나봐요.
그래서 저하고도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말다툼을 하게됬어요.
그러다가 제가 대출얘기까지 꺼내고....충격받은 것 같아요.

자기는 좋은게 좋은거라고 함께 살집이 생겨서 그것만으로도 기쁘고 행복했었는데
정작 나는 속으로 돈계산하고 그런거 자체에 충격받은것 같아요.
그리고 당장 형편이 안되는 자기자신도 너무 초라해보여서 위축되는 것 같고요...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인데. 나때문에 상처받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고
괜찮다고는 하는데 아직도 많이 아파하는 것 같네요...

제 자신이 이렇게 속물이 될지는 정말 몰랐어요.
주위에 결혼하는 친구들 보면 전세대출받아서 가는건 싫다 라고 대놓고 말한 친구 보고..
형편이 서로 안되면 그럴 수도 있지 라고 말해놓고서..
정작 제가 집따지고 돈따지고...너무 부끄러워요.

착한 우리 신랑 마음 아프게 한것도 너무 가슴 아프고요..
IP : 218.232.xxx.222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러게요
    '05.3.23 1:08 PM (211.196.xxx.253)

    결혼해서 같이 살 집인데
    그렇게 맘에 안들면 님이 좀 보태지 그랬어요
    집울 꼭 남자쪽에서 하란 법있나요
    아프신 예비 시어머니 시키지 말고 직접
    도배나 페인팅도 좀 챙기시고..
    팔짱끼고 앉아서 남이 해놓은 거 맘에
    안든다고 투정하는 거 그다지 성숙해 보이지 않아요

  • 2. 글쓴이
    '05.3.23 1:11 PM (218.232.xxx.222)

    네. 저도 그래서 이번 기회에 많이 반성하고 있어요. 제 욕심만 차리고 너무 제것만 챙기려고 했던 것 같아요. 저도 보탤 형편도 못되면서 바라기만 많이 바랬답니다. 정말 부끄러워요...

  • 3. ........
    '05.3.23 1:12 PM (211.44.xxx.87)

    진심으로 사과 하셨음 신랑도 이해 했을거예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사람 눈은 간사해서 보고자 하는 것만 보이는 법입니다.
    그 집에서 한평생 살 것도 아니고.
    결혼 축하드려요~^^

  • 4. ....
    '05.3.23 1:21 PM (222.236.xxx.53)

    오프라인에서 할수있는 범위내에서 말씀하시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승만이 언변이 뛰어나 미국과의 협상을 이끌어 냈다 하시고요

    하지만 미국이 내세운 이승만을 적극 서포트 할수밖에 없는 상미국의 입장상/황도 아실텐데 말이죠

  • 5. ..........
    '05.3.23 1:29 PM (210.115.xxx.169)

    이렇게 생각하시니 이젠 잘하시겠지요.^^

    ..보태지 않으면서 짜증부릴수있고..
    신랑이 신부감을 아주많이 좋아하나보네요.

  • 6. 우와
    '05.3.23 1:29 PM (220.85.xxx.220)

    신혼집 단장 직접 아프신 몸으로 하셨다니 감사하네요
    저희 시어머니는 고양이 세수하듯 대충해놓고는 나머지는 니들이 알아서 해라---
    79년 만든 아파트니 상태 짐작가시겠죠
    보다못해 저희 신혼여행 돌아와서 친정아빠가 페인트칠 해주셨습니다
    저 신부례하느라 시댁가있을때 울엄마 마스크쓰고 페인트 감독하셔서 몸살 났어요
    전세집에 뭣하러 그런거 하냐며 고마와하지도 않더이다
    여유없어도 경우는 밝으신 시어머니입니다

  • 7. 신부
    '05.3.23 1:44 PM (210.95.xxx.230)

    빌라 전세도..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돈 벌어보아서 아시겠지만....한달에 백만원 힘들게 저금해도..일년이면 천이백만원입니다
    대출이 껴있어도..아마 그거 마련할려면 몇년은 힘들게 일했을걸요...

    힘들게 전세금 마련하고
    아픈몸으로 페이트에 장판에....애쓰신 시어머니...
    그리고...착한 신랑..
    행복을 쥐고도 모르는 불행이 있으면 안되겠지요

    예쁘고...행복한 신부 되세요~

  • 8. ㅅㄴㄱ
    '05.3.23 1:47 PM (61.32.xxx.33)

    이구.. 아직 울나라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좀 잘나야 되고, -집안을 떠나서 능력- 집은 남자가, 혼수는 여자가, 이런 분위기가 남아있는 것 같아요. (솔직히 남자가 좀 부담되죠. 혼수랑 가전은 얼마 안들어요. 그렇지만 집은, 전세만 해도 얼만데요..)
    원글님 순간적으로 그런 맘 드신거 같아요. 넘 속상해하지 마시구, 부잣집 아들이 아닌거 모르고 결혼하는거 아니잖아요. ^^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살다가, 뒤돌아보면 재산이 쌓여있어요. 사랑하는 사람 마침 착하고, 그사람과 함께하게 되어서 좋으시겠어요. 행복하세요.

  • 9. ^^
    '05.3.23 1:47 PM (211.49.xxx.9)

    원글님....착한 신랑에 착하신 시어머니 두신게 그 어떤 재산보다도 큰 거 아시죠?
    원글님도 순수하시고 마음 착하신 분이신거 같구요.
    서로서로 아끼고 위하시면서 행복하게 사실 것 같아요.
    하나씩 그렇게 느끼고, 배우면서 사는거죠, 뭐.
    행복하세요. ^^

  • 10. 역시로그아웃하고
    '05.3.23 1:56 PM (219.249.xxx.140)

    저도 대출내서 결혼했거든요.. 신랑집이요. ㅡ.ㅡ;
    저흰 죄다 대출.;;; 그것때문에 저도 많이 싸웠어요 신랑은 시부모님이 대출까지받으셔서 해주셔서 제가 무척 좋아할줄 알았나보죠.. 시댁에 여유가 있어서 대출금 다 갚아주실것도 아니고 대출만 받아주셨을뿐그 큰 돈 죄다 빚으로 남쟎아요.. 저나 제 주변은 저보고 결혼하지말라고 많이 말렸거든요..
    그래도 저는.. 사람보고 간거라 그런지.. 많이 싸우고 결혼하고도 많이 싸웠지만 그래도 아직은 문제없이 살고있어요 풍족하진 않지만 그래도 남편은 돈벌어 저에게 다 가져다주고 시댁에서 돈달라고는 하시지만 워낙 없단 소릴 해댔더니.. 심하게 달란안하시고. 조금씩이라도 돈모아서 언젠간..집살려구요.

    그냥.. 그렇게 다투고 하는게.. 결혼에 큰 결점이 된다면 그 결혼 못하는거구요..그래도 이겨내갈수는 있겠다 싶으면 결혼하시는거죠.

    그런데.. 남편되실분 무척 사랑하시는거 같네요. ^^ 행복한신부되세요~

  • 11. 잘사세요.
    '05.3.23 1:58 PM (218.234.xxx.38)

    솔직히 시댁 유세란게 있으니 (살면 살수록..) 남자쪽에서 집 마련하는건 대세라 봅니다. 그런데 그거가지고 두 분 행복에 금가게 싸우지는 마세요. 열심히 사시다 보면 점점 더 좋은 집으로 마련하시게 되실거예요.

  • 12. 미스마플
    '05.3.23 2:30 PM (67.100.xxx.216)

    원래.. 사람맘이 그래요. 님이 나쁜게 아니라 그런적도 가끔씩 있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맨날 물질적인거 계산 안 하는척 해도 가끔 저희보다 잘 해놓고 사는집에 다녀오고 나면 며칠동안 집에 있는 모든게 맘에 안들고... 착하디 착한 신랑이 못나 보이고.. 그러거든요.
    근데 친구들이랑 입 섞어서 그런거 계산하다보면 아주 부유한 남편을 만나는거 아니면 기분 나쁘게 끝이 나니까 그런 만남을 줄이시든지, 만남에서 그런 소재를 피하셔야 할거예요.

    앞으로 잘 모으고 잘 사셔서 금방 맘에 꼭 드는집 대출없이 사세요^^
    이쁘게 사시고요.

  • 13. 꽁지
    '05.3.23 2:36 PM (211.59.xxx.33)

    어제도 친구랑...이런말을 했었어요..
    작은것이 감사하고 살자..작은 것에 행복함을 느끼고 살자..
    밥도 못먹는 아이들..있다잖아요...아직..우리나라에....
    우린 젊으니깐..화이팅...결혼준비 잘 하세요..

  • 14. 0000
    '05.3.23 3:11 PM (220.81.xxx.41)

    신부님...결혼을 축하드립니다.
    한가지 말씀드릴께요
    제경우 신랑이 돈이 없어 그럴싸한 전세 못구해서 제가 살림살 돈을
    전부 전세에 몽땅 합쳐 그래도 살만한 전세를 마련해 살림했습니다.
    장이요? 신랑 그때 자취했는데..그거 가져왔습니다 냉장고요?
    자취용,,TV요? 자취용 그랫었어요..집만 덩그라니 그게 뭐냐구요?
    대출받아 이자 나가는거 보담 훨씬 맘편하고 둘이벌어 살림 하나하나 일구니까
    그것도 재미 쏠쏠 하더랍니다.
    부모가 능력있어.다해주면 금상첨화지만..서로 같이 일구어 가는거 보시고
    어른들 너무 흡족해 하시고..제가 시집와서..하는거 보시고..새댁이 솔직히 그러기쉽지
    않은데..보시고 놀라시더니..저에대한 불만.뭐 이런거 싹...말도 못꺼내는 입장..이뻐서가아니라
    대견하시다고..ㅎㅎ 제자랑이 늘어졌네요..용서하시구요
    착하신분 만나 결혼하시는것도 감사하게 생각하시구요
    부모 잘만나 다 마련해 가면 고마운줄도 모르고 살게 됩니다.
    돈 많은거 너무 부러워 마세요..돈많고 부자인사람들 걱정 없는줄 아시나요?
    천만에요 돈없어도 알콩달콩..행복하게 얼마든지 살수 있답니다.
    행복은 내맘에 있으니까요..내맘을 상황에 맞춰 그때그때 다르게 하세요..
    말이 길어졌네요..행복하시고요..

  • 15. 글쓴이
    '05.3.23 3:33 PM (218.232.xxx.222)

    모두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선배님들께서 써주신 글들 정말 감사드려요.
    하나같이 마음 속에 콕콕 와닿는 뼈가되고 살이 되는 말씀이세요.
    앞으로 쓸데 없는 욕심 부리지 않고 예쁘게 살겠습니다...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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