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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해후

김흥임 조회수 : 1,474
작성일 : 2005-03-18 14:18:39


팔순을 넘긴 아부지가

10여년을 월요일이면 맞벌이 막내 아들네로 출근 하시어

토요일 막내 며늘퇴근토록

오줌 똥 기저기 갈아 가며 손수 키워내신 두 손주놈 .

지엄마 곁에 자다가도 할아부지곁에
가고 싶은거 차마 말 못하고
베게 안고 문지방앞에서 서성이는놈

엄마 섭하다 않을테니 개의치 말고
마음가는대로 하란 지엄마 말한마디에
슬그머니 할아버지 방찾아 가는놈



한놈은 초딩 고학년이지만 한놈은 아직 다섯돌도 안된...

입버릇처럼 작은놈까지 4-5학년까지만 키워주고 가면

좋겠다 하시는...



1차 암수술후 방사선 치료 중에도

재수술후 항암제투여 후유증으로 생사를

넘나드시면서도 놓지 않으셨던 그 고운 손주들



이제 병세 무거워 지셔 간간이 산소통 도움받으시고

마약성 진통제에 엎어지고

넘어지시는 단계시라 그 이뻐라 아끼시던 손주들 챙기지 못하시고

큰아들네 머무신지 몇주째



지엄마 쉬는날 손꼽아 할아버지 보러 가자 보챗다던 작은놈이

큰집 현관문 들어 서며

할머니 한테는 코가 땅에 닿도록 인사를 하고는..



할아버지 방 들어가

무릎탁 꿇어 할아버지 무릎에 맞대고 앉아

말한마디 못하고

눈물 그렁 그렁한 두눈으로 할아버질 가만히 올려다보는 놈



역시나 말한마디 못하시고 고사리같은 손주놈 손 보듬어 쥐시며

눈물로 답하시는 ...



팔순 병중이신 할아버지와 이제 네돌 지난 손주놈의

무언의 해후에  온 집안이 눈물바다가 되어버린....




IP : 221.138.xxx.14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민지
    '05.3.18 2:26 PM (203.249.xxx.13)

    저두 눈물이.....
    구정때 뵙고 온 아흔을 바라보시는 할아버지가 생각나네요.
    부디 호전되셔서 손주와의 시간을 좀 더 가질 수 있길 빌어요.

  • 2. 인디언핑크
    '05.3.18 2:33 PM (221.145.xxx.196)

    콧끝이 찡해지네요...ㅜ.ㅜ
    네살짜리 꼬마인데도 할아버지손길을 잊지 않았던 모양이네요.
    울 애들도 울 엄마가 무릎아파..허리아파..하시며 키워주셨어요.ㅡ.ㅡ
    지나고보니 못해드린것만 가슴에 남아요..내자식맡긴것부터가 죄였지요..
    부디 ...그 예쁜 손주 재롱 두고두고 더 보셔야할텐데요...꼭 회복하시길 빌어요.

  • 3. chane
    '05.3.18 3:21 PM (152.99.xxx.12)

    사무실서 읽으며 저도 모르게 눈가가...
    저도 아흔바라보시는 외할머니가 계시는데...
    꼭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 4. 겨란
    '05.3.18 3:29 PM (222.110.xxx.183)

    눈물 나네요...

  • 5. yuni
    '05.3.18 4:02 PM (211.210.xxx.150)

    네돌 짜리가 뭐 알까 싶은데도 다아~~알더라고요.
    그 아가도 할아버지의 쾌유를 맘속으로 아주 많이 빌고 있을거에요.
    저의 아들은 네돌 지나고 얼마 안 있다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장례식날 헌화할 꽃을 들고 울음 참느라 어깨 들썩이는걸 보고
    다들 참았던 눈물을 왈칵~~~.
    애고... 꼬맹이가 어른 여럿 울리네요.ㅠ.ㅠ

  • 6. 민서맘
    '05.3.18 5:19 PM (218.145.xxx.11)

    사무실인데 눈물이 핑 도네요.
    제 아이도 친정엄마 아빠가 봐주시는데...
    무릎아프신 엄마 더 아프시게 해도 어디서 이런 이쁜놈이 왔나며 얼마나 예뻐하시는지...
    그사랑을 아가들도 다 아나봐요.
    제발 좀 더 건강히 계시다 가셨으면...

  • 7. adella
    '05.3.18 5:39 PM (210.117.xxx.203)

    으잉..사무실에서 눈물이 핑.............ㅠ.ㅠ
    흥임님 글 읽다보면 참 맘이 느껴져서 좋네요~ 고맙습니다

  • 8. 서짱홧팅!!!
    '05.3.18 9:15 PM (61.38.xxx.18)

    흥임님 어떻게요...가슴 아프시겠어요...
    저희 아빠도 작년에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우리딸 12개월이였어요...
    저희는 크면서 아빠 무릎에 한번도 앉아본적이 없을정도로...그렇게 엄하던 분이셨는데.....
    나중에 의식을 놓으면서도 우리딸내미 이름 몇번이고 부르시면서....얼굴에 마지막으로 함박웃음 지으셨던 분이 저희 친정 아빠셨답니다.
    아빠 생각하면 가슴 찢어지게 아프고....남들 앞에서는 내색안하지만 집에서 혼자 있을땐 미친사람처럼 아빠!! 아빠!! 하고 불러봅니다...
    제가 살아가면서 다시는 누구를 상대로 아빠라고 부를일이 없겠지요....
    지금도 아빠한테 제일 미안한건 아빠의 병마에 제가 너무도 쉽게 지쳐서 병간호를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아빠한테 그게 제일 미안하고 죽을때까지 용서를 구해도 용서 받지 못할거에요...아마....
    오늘 아빠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 9. 토지
    '05.3.19 12:48 PM (218.145.xxx.2)

    저희 어머니도 팔순이신데... 감기에 몸이 많이 안좋으십니다.
    왜 이리도 눈물이 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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