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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교육에 대한 고민..... ㅠㅠ < 1 >
일곱 살이 된 저희 아이가 요즈음 유치원의 영어수업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듯 하여 조금 걱정이 됩니다. 집에서도 티비 채널을 오르락내리락하다가
잠시 영어 방송이 흘러나오거나 하면 '영어 싫어~!' 하면서 채널을 돌려버리더
군요. --;;
저는 애초에(여섯 살이었던 작년부터 보내고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부모나 아
이의 의사와 상관없이 아이들에게 일률적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자체가
몹시 불만이었습니다만...(태권도나 미술 같은 것은 선택할 수 있게 하면서 말
이죠) 올 것이 왔다는 생각에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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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어렸을 적 이야기를 조금 하게 되겠네요. 국민학교 6학년 초였는데...당시
a, b, c도 모르던 저에게(그땐 다들 거의 그랬죠^^) 어느 날 퇴근길의 아빠는 시
사영어사에서 나온 'English the happy way'라는 제목의 영어회화교재를 가져
다 주셨습니다. 지금 기억으로 아마도 지인에게 선물 받아 들고 들어오셨던 것
같아요.
뭔가 하는 호기심에 온 가족 앞에서 테이프를 틀어보니 흘러나오는 것은 너무나
생소하고 간지럽게만 들리는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소리였고 더 민망했던 것
은 그 오르락내리락 하는 발음을 따라하라고까지 하는 테이프 속 선생님의 말씀
이었습니다.
아, 어린 마음에도 얼마나 순식간에 닭살이 돋던지...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끼며 stop 버튼을 급히 눌렀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답니다. ^^
며칠이었나.... 시간이 흐르면서 저를 닭살 돋게 했던 그 테이프에 대한 호기심이
꿈틀거리더군요. 혼자 있게 된 시간에 살며시 다시 play 버튼을 눌러보았습니다.
많이 쑥스럽고 누가 들을까 멋쩍었지만 교재도 펼쳐 들고 차츰차츰 테이프 속의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따라 읽고 노래하면서 어느새 저는 정말 'English the Happy
Way'에 빠져들기 시작했답니다.
지금 기억으로 아마 다섯 개 정도의 챕터로 되어있었고 각 챕터가 열 권의 얄팍한
어린이용 교재로 구성되어 있었는데...한번 재미가 들린 저는 6학년 내내 잠자는
시간만 빼고 그 속에 아주 빠져 살다시피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여전히 a, b, c가 어떻게 생긴 글자들인지, 소문자는 뭐고 대문자는 뭔지 혹은
영어의 어순은 어떤 구조를 하고 있고 발음은 우리나라 말이랑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상태였지요.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고 알려고 하지도 않은 채
(당연했지만)로 그렇게 '영어 놀이'에 아주 몰입했었답니다.
그러니까 그 책에 나왔던 영단어들도 스펠을 하나하나 외운 것이 아니라(외울 생각
조차 안 했지만) 그냥 그 단어 전체의 생김새를 어떤 사물 기억하듯이 통째로 받아
들였겠지요. 아...저렇게 생긴 것이 이런 소리가 나고 뭐뭐라는 뜻이었지...정도로
말이죠.
저에게 영어란 놀이였고, 노래였고(두세 페이지를 익히고 나면 짤막한 노래가 꼭
끼어 있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갖고 놀아도 지루하지 않은 장난감이었습니다.
음악을 좋아했던 저는 닳고닳도록 그 노래들을 종일 흥얼거렸고 처음에 저를 닭살
돋게 했던 그 신기한 영어발음이 나중엔 너무나 좋아져서 테이프를 수십 번이고
돌려 들으며 원어민인 선생님에게 숨결까지 맞추어 가며 똑같이 따라하는 데에
재미를 들여서 교재를 달달 외우고 다닐 지경이었지요. 지금도 몇몇 노래를 아직
기억하고 몇몇 페이지의 문장들을 기억할 정도거든요. ^^
그 수십 권의 책들을 거의 다 떼어갈 무렵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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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길어져서...다음 글에 이어서 쓰겠습니다. ^^ - J -
1. ..
'05.3.16 12:36 AM (221.157.xxx.229)잉글리시 더 해피 웨이..그거 저도 초등학교5학년땐가 엄마가 사들고 오셨었는데...4학년땐가는 라보 라는책과 테입을 사들고 오셨고...^^...그때 익혀둔 영어노래를 울아들한테 지금 재밌게 불러주고있다는...
근데 다음글이 궁금하네요...^^
요즘은 워낙 영어교육을 일찍시작하는편이라 (초등3학년되면 학교에서도 하니).유치원에서는 나름대로 신경쓴다고 영어프로그램까지 넣은거 같은데요...^^...영어유치원 가는 애들도 있잖아요...^^2. 김혜진(띠깜)
'05.3.16 12:47 AM (220.163.xxx.68)사실 전 조기 영어나 외국어 교육엔 좀 반대하는 편 입니다.
우리나라 말도 제대로 할줄 모르는 아이에게 다른 나라 말을 동시에 가르친다는 건, 두마리
토끼를 쫓다가 다 못잡는 격이 될것 같아서예.(순전히 제 의견 입니다.)
대신, 자연스럽게 밤마다 아이가 좋아하는 동화를(시사영어에서 나오는 세계명작) 제 공부겸
해서 1-2쪽씩 읽어주고 있지예.(이것도 아이가 워낙 좋아해서예.)
만약 아이가 싫어하거나 거부감을 느낀다면 그렇게도 않했을 겁니다.
그나저나 그다음 글은???3. J
'05.3.16 2:08 AM (211.207.xxx.81)앗, 쩜쩜님...
저랑 같은세대? 신가요.... 궁금궁금.... ^^
혹시 아직도 소장하고 계신가요? 저는 결혼하면서 누구 줘 버려서... 지금 그 책들이랑 테이프랑 무지 그립답니다.
혜진님...
'아이가 싫어하거나 거부감을 느낀다면' 이게 바로바로 제 글의 뽀인뜨입니다.
헉~! 1편만 읽으시고 벌써 제 의중을 꿰고 계시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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