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사귄지도 벌써 2년이 지나고 있었다.
그렇게 짧지 않은 만남이었지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진정 나를 사랑하는지 조차 알 수 없다.
아마 그의 서투른 표현방식 때문일 것이다.
그런 그가 싫은 것만은 아니다.
단지 가끔 내가 그의 무엇인지 궁금할 때도 있지만...
벌써 겨울 방학이 시작됐다.
겨울 방학이 끝나면 그는 졸업을 할 것이고
교정엔 나만 홀로 남게 된다.
떠나기 전에 확실한 대답을 얻었으면 좋으련만,
자기가 살던 자취방 열쇠를 주며
"이거 니가 가지고 있어. 내가 없는 동안 공부방으로 사용하고,
가끔 청소도 하고... 몸조심해."
라는 말? ?남기고 고향으로 돌아가 버렸다.
그런 그가 미워진 나는 방학동안 묵을 곳이 없다는 선배에게
아무 생각없이 열쇠를 맡겨버렸다.
그런 내가 고마웠는지 선배는 하루에 한번 이상은
꼭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물었다.
한달에 편지 한장 겨우 써보내는 그와는 달리...
그런 선배가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고 방학이 끝날 무렵,
나는 그에게 이제 그만 만나자는 짧은 편지 한통을 보냈다.
당연한 일이다.
이건 순전히 나를 소홀히 대한 댓가였다...
얼마후 나는 결혼을 했고 신혼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신혼여행 내내 아니 그 전부터 궁금했던게 있었다.
왜 선배가 갑자기 자신을 좋아하게 됐는지...
선배는 그걸 몰라서 묻냐며 의아해하며 말했다.
"너에게 열쇠를 받은 날 청소를 하다가
냉동실에서 니가 남긴 쪽지를 발견했거든...
얼음속에 담긴 이 은반지 하고..."
선배가 건네준 코팅이 잘 된 작은 종이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세상에는 사랑한다는 한마디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습니다.
글로도 표현할 수 없는 마음...
이곳에는 당신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얼음이 녹아 이 반지가 당신의 두손에 담겨지면,
내 사랑도 함께 전해지길 바라며..."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얼음속의 반지
어퓨굿맨 조회수 : 896
작성일 : 2005-03-09 23:11:42
IP : 61.111.xxx.10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소피아
'05.3.9 11:37 PM (211.194.xxx.54)가슴이 아리네요...여기서 교훈 하나...즉각즉각 표현하자...^^
근데 이거 실화예요? 소설이예요?2. 칫
'05.3.10 3:33 AM (194.80.xxx.10)남자가 너무 낭만을 추구하다 보니 이런 불상사가 생기는 거에요.
3. 용감씩씩꿋꿋
'05.3.10 8:26 AM (221.146.xxx.91)흠,..
아마도 두 사람은 정해진 운명이였나 봅니다.
다른 남자가 주려던 반지가 큐피드가 되면서까지라도
맺어져야만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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