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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서 행복해진 경우

그냥 조회수 : 1,556
작성일 : 2005-03-07 12:06:08
아는분 얘기입니다.
나이 많은(장년) 여자분입니다.

머리도 좋고 공부하는걸 좋아하셨는데
집이 찢어지게 가난해서
고등학교에선 푼돈받는 알바 비슷한것도 계속 하셨고요.
그러면서도 공부는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다행히 건강이 따라줬습니다.

대학가서도 계속 입주과외로 고학하셨습니다.
게다가 아버지는 폭력적이고 무능하도
다른 식구들도 이분의 과외수입에 기대어 사는
전혀 도움 안되는 분들이었습니다.

이분, 대학에서도 공부 열심히 해서
미국으로 국비 유학가서
세계 유수의 기업에 들어가
현재 고위간부로서 떵떵거리고(?) 사십니다.

집 사진을 봤는데
땅이 어찌나 넓은지 허허벌판이고
집도 넓은건 물론 심지어 마굿간도 근사하고요.
그런 집을 식구들끼리 관리하고 산다는게 너무 신기했고요.
조경만 사람을 쓴다는.

백인인 남편도 아내밖에 모르고
아이들도 반듯하고 공부도 곧잘 합니다.

피해만 주던 식구들과는 자연스럽게 단절(?)되어서
꼭 필요한일 없으면 마주치지 않으니 정신적으로 편하고요.

또 외모가 좀 남달라서 한국에 계속 살았으면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했을텐데
미국은 그런거 별로 개의치않으니 더욱 좋고요.

한국처럼 여자라서 승진 못한 것도 없고
아이 키우느라 직장생활 불이익 받은 것도 없고요.

(미국이 다 좋다는건 아닙니다.
적어도 이분에게는 한국보다 훠얼씬 좋았다는 것이죠)



그런데요,
이게 공부를 잘해서 행복해진 걸까요?


저는 공부가 문제가 아니라 의지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분은 공부가 적성이었고,
힘든 환경에서 자기 앞길을 스스로 헤쳐서
결국 성취하신 겁니다.

부모가 공부해라~ 공부해라~ 닥달하며
고액과외 붙여줘서 성적 잘나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죠.


결국 본인의 의지가 관건입니다.
부모가 자식 인생 대신 살아주는 것 아니고요.

본인이 의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인생의 뚜렷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길을 인도해주는 게 부모의 할일이죠.

그 목표가 공부로서 이뤄지는 것이라면
본인이 알아서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될 정도로 말이죠.

단, 남들을 이기기 위한
경쟁의식으로서가 아니라 순수히 자기 인생을 위해......
IP : 61.96.xxx.13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5.3.7 12:20 PM (202.30.xxx.200)

    공부 잘해서 행복한 경우에 속하는거 같아요.
    공부 아주 중요한거라 생각해요.
    리어카 끌어도 본인이 행복하면 된다고 하지만
    정작 리어카 끌면서 행복 느끼는 사람 몇이나 될까요?

  • 2. 에구
    '05.3.7 12:24 PM (218.156.xxx.69)

    그 의지라는게 컴퓨터로 발휘되더군요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하고 그만해야지 해도 벌떡 일어나지 못하는 끈기..

    앞으로 무엇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취미도 그런쪽이예요
    그러면서도 공부는 별로 정이 안가나봅니다
    공부를 잘 해야만 훨씬 목표달성에 가깝게 갈 수 있다는 걸 본인이 알면서도 말이죠

    길을 인도해 주는것도 아이가 사춘기다 보니 표안나게 뒤에서 살살 몰고 가야 한다는데
    그게 참 말처럼 안돼요ㅠㅠ

  • 3. 선화공주
    '05.3.7 1:08 PM (211.219.xxx.163)

    많은 학자들이 환경론을 펼치지만...
    전 개인적으론 환경도 중요하지만..그에 못지 않은것이 본인의 생각과 의지라고 생각해요..^^*
    환경의 탓으로 돌려 포기해 버리기에 자신의 삶이 중요한것이니까요...
    인생의 일차적인 책임은 본인에게 있으니까요...위에 말씀하신 분...정말 존경스럽네요..^^*

  • 4. .....
    '05.3.7 1:11 PM (222.107.xxx.249)

    우리나라는 아직은 통계학적으로, 공부를 많이 잘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 어른들이 공부! 공부! 하지 않나요?

    저는 아이에게 항상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학교에서 공부를 잘 하는 아이는, 대부분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훨씬 인내심도 많고, 노력도 많이 한다고.... 그래서 사회에 나가면, 인내심이나 노력을
    더 하게되어 실패할 확률보다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고....

    왜냐면, 다같이 놀고 싶을 때, 그 유혹을 물리친 의지력이 공부를 하게 한다고...
    훨씬 더 노력한 거라고... 그러면 아이들, 이해는 하더이다.

  • 5. ..
    '05.3.7 2:10 PM (221.157.xxx.28)

    공부잘한다고 다 행복한건 아니겠지만 그사람이 공부까지 못했으면 더 불행할수도 있었지 않을까요.
    뭐 공부가 아니더라도 운동이든 예능이든....남보다 잘하는거 좋은거잖아요.

  • 6. 행복순?
    '05.3.8 12:37 AM (211.179.xxx.202)

    공부는 하다보면 결과가 좋을 수도 있지만
    나머지는 운을 바라보고 있어야하잖아요.

    '급성행복추구권"이 확보된게 공부잘하는게 아닐까요?

    성적좋은 놈을 먼저 선발하고
    영어잘하는넘을 우선으로 뽑는곳이 많고..

    인간이 많은 우리나라에선 그 기준이 성적순이다보니..공부공부할 수밖에 없는게 당연한거고
    공부잘한다고 해서 모두 다가 행복한건 아닌건 확실한듯.
    100의 100은 아니더라도...

  • 7. .
    '05.3.8 1:44 AM (194.80.xxx.10)

    저는요.

    공부를 해서 행복해 지느냐는 객관적인 평가 말고 주관적인 평가가 많이 작용한다고 봅니다.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대개 성취 욕구가 높거든요.
    그래서 자신에게 늘 높은 수준을 요구 하기 때문에 끊임없는 결핍감에 시달립니다.
    하나의 목표를 넘으면 또다른 목표를 설정하고 달려 가야 합니다.

    그분이 미국에서 외적으로 성공한 사람처럼 보일지 몰라도,
    높은 자리에서 시달리는 업무의 스트레스가 심할 수도 있지요.

    공부를 못해서 평범한, 아니 더러 미천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되었다 하더라도,
    자족하는 마음으로 살아 갈 수 있으면 그게 바로 행복이지요.

    공부뿐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도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사람을
    존중하고 우대해 주는 사회 풍토의 조성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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