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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후 편히 누워있을곳이 없네요..
다섯살된 큰아이가 있고, 올 4월에 출산예정입니다..
몇일전 이것저것 출산준비물품을 챙기다 혼자서 대성통곡을 하고 울었습니다.
아이는 낳아야하는데, 출산하고 편히 누워있을곳이 없네요.
산후조리원에 가라고 하지만, 제가 사는곳은 산후조리원도 없구요.
파출부도, 산후도우미도 없는 산골이랍니다.
저희집에서 한시간 걸리는 병원에 있는 산후조리원은 얼마전 장염때문에 병원이 발칵 뒤집힌적이 있어서 도무지 안심이 안되네요.. 그래도 만만한곳이 친정(저희집에서 3시간 걸리는)근처의 산후조리원인데..내가 조리원에 들어가면 큰 아이를 맡아줄 사람이 없어 이 또한 걱정입니다.
다른사람들은 다들 친정으로 가는데,,
친정이 없는것도 아니고, 엄마가 직장생활을 하는것도 어렵게 사는것도 아닌데 그곳은 왠지 못갈것같네요. 하나밖에 없는 올케가 큰 딸을 낳고, 힘들게 아들을 낳았을때 (그때 저는 결혼전이었구요..) 저희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했답니다.. 그때가 겨울이었고, 올케언니네 친정이 옛날집이어서 보온이 잘 안되는 형편이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엄마를 설득해서 저희집에서 산후조리를 하였는데, 일주일을 겨우 넘기고 오빠 살던 집으로 철수하더군요.. 왜 그랬냐고 하니 엄마가 눈치를 엄청 주신모양이에요..
'내가 왜 이짓을 해야하냐고,, 귀찮아 죽겠다고.." 엄마 혼자 중얼거리시는걸 언니가 들은 모양이에요..
단지 그것뿐만이 아니라,, 사람이 왜 있잖아요.. 왠지 환영받지 못하고 구박받는 느낌...
언니가 그걸 느끼고는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눈물로 밤을 지새다가 결국 자기 집으로 갔다고 하더군요..
내가 얼마나 미안하던지.. 몇 일뒤 미처 가져가지 못한 짐을 가지고 오빠집에 갔더니, 언니네 친정엄마께서 와서 산후조리 해주시더군요..
그후,, 제가 결혼하고 첫아이를 낳았을때도 눈치가 좀 많이 보였습니다.
저와 애기가 보고싶어 친정집에 들락거리는 울 신랑땜에 엄마가 좀 스트레스를 받으신 모양이더라구요.
울 신랑한테 해줄 반찬땜에.. 사실 울 신랑은 반찬투정도 안하고, 처가집에 가서도 혼자서 라면도 끓여먹고, 설겆이도 하고,, 알아서 처신을 잘 하는데도 그러시더군요..
그래서 그때도 삼칠일을 채 넘기지도 못하고 저희집으로 왔습니다..
정말 속으로 '더러워서 안 있는다..'는 말이 막 나오더군요..
그리고 제가 임신하고 나서 다시 산후조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랬더니 저희 친정엄마가 바로 '난 못한다.. 니가 알아서 해라..'이러시더군요.
산후조리원을 집 근처에 있는 곳으로 몇 곳 알아보니, 너네집 근처 조리원에 가지 왜 꼭 우리집 근처 조리원으로 오려고 하느냐고 하시더군요..
그때는 초반기라서 '알았다..'하고 말았는데, 하루하루 출산날짜가 다가오니 가슴도 답답하고,,
서럽기도 하고.. 하여튼 산전우울증이라고 할까요.. 수시로 눈물이 나오는것이..이러다 산후우울증까지 오는건 아닌지..
처음에는 그래도 엄마집 근처에 있는 (첫애를 출산했던 )병원에서 출산해야지.. 했었는데,,
그때 큰 아이는 엄마집에 있어야되니 또 얼마나 귀찮아할까 싶어서 결국 우리집에서 한시간걸리는 병원에서 출산하기로 했답니다. 그리고 산후조리도 신랑이 미역국 끓여주기로 했구요..
어차피 모유를 먹일거라서 젖병을 씻는다든지,, 기저귀를 빤다든지 하는 일은 없을꺼구요..
저 같은 경우는 그냥 미역국만 챙겨주면 될텐데..
다른 엄마들은 산모 편히 쉬라고 아이도 데리고 주무신다고 하던데,, 전 그런거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냥 편히 누워있을곳만 있으면 되는데...
올케언니는 그때 당한 설움 때문인지 오빠집에 와서 산후조리 하라고 하는데,, 거기도 학교다니는 애랑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때문에 정신이없을텐데,, 괜히 폐끼치기도 싫구요.. 또 저희집에서 너무 멀기도 하구요..(4시간..)
저희엄마가 계모는 아닌데, 엄청 냉정하신 분입니다..
저희신랑이 엄마마음에 드는 직업이 아니라,, 아직까지도 친구사위들 예를 들어가며 '너는 뭐가 못나서 그런남자 하나 못잡냐고' 우리 신랑 앞에서도 얘기하시는 분이에요..
저희 3남매가 모두 전국에 흩어져 살기때문에 그래도 3시간(우리 신랑의 터프한 운전실력은 2시간..)걸리는 저희가 제일 가깝게 살고 있네요.. 몇년전 아버지께서 중풍증세로 병원에 입원한일이 있는데, 그후에 혹시 친정에 무슨일이 터지면 제일 먼저 달려가야하고, 저희가 도착하기 전까지 부모님을 돌봐줄 남편친구들까지 섭외해놓은 상태랍니다.. 가끔씩 저희부부는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할지 민방위훈련처럼 어떻게 어떻게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데,,, 이렇게 제가 편히 누워지낼 공간조차 마련해주기 싫은 분들한테 제가 그렇게 까지 신경을 써야할지 의문이 듭니다..
물론 '효'라는게 어떤 조건에 따라 움직이는건 아니지만, 주는정 받는정이라는것도 있지않겠습니까?
이런생각하는 제가 못된 것일까요? 아이를 뱃속에 넣고 이런생각을 하는건 더 나쁜거겠죠?
요즘도 엄마가 감기에 걸린다든지, 아버지 몸이 편찮으신것 같으면 언니 오빠가 바로 저희집으로 전화옵니다. 친정에 한번 가보라고...
친정집에서 첫아이를 출산한 병원까지는 5분거리구요.. 저희집에서 지금 제가 다니는 병원까지는 한시간 거리랍니다. 첫아이를 수술했는데, 이번에는 자연분만을 시도해보려고 해요.. 그런데, 그런식으로 분만하는것은 자궁파열의 위험이 엄청 높다고 하더군요.. 진통을 느꼈을때부터 병원도착까지 한시간...
출산날짜가 가까워지니까,, 그렇게 하다가 혹시 죽는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드는군요..
그러면서, 엄마가 조금만 양보하시면,, 모든게 순조로울텐데 하는 원망도 들구요..
제 옆에 누워 새근새근 자는 큰 아이를 보니,, 제가 병원에 있을때 얼마나 저를 찾을까,, 누가 돌봐줄까하는 걱정이 되서 눈물이 절로 납니다.. 차라리 고아였다면 이렇게 서럽지도 않았을 것을.....
1. 함윤경
'05.2.21 1:22 AM (61.109.xxx.207)큰아이데리고 산후 조리원들어가셔도 될듯한데,,,
요즘산후조리원에는 그리도 많이들하시는데,,,
울친정엄마도 산후조리는 조리원가서 하는게 좋을듯하다고 자기는 못봐주신다고 해서 산후조리원들어갔는데,,전첫애라 그런지,,조리원이 훨편했던듯합니다,,그냥 산후조리원이 뭐하시면 산후도우미쓰시면 될듯한데,,어차피 집에서 하면서 용돈드리고 뭐하면,,,도우미쓰는거랑비슷하게 든다고 하더라구요,,2. 안나씨
'05.2.21 9:59 AM (218.37.xxx.40)입주도우미를 알아보시면 어떨까요? 수술 하시면 일주일은 입원해 계시니까 주중에만 2주를 입주로 도우미를 쓰시면 도우미 하시는 분도 좀 멀어도 오실테고 큰 아이도 챙겨 주실테고....
저도 둘째때 도우미 썼는데 대략 만족 했었답니다.
넘 우울해하지 마세요... 저는 같이 모시고 사는 시어머니가 산후조리를 거부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첫아이 낳고 한달도 안되어 산후보약 제쳐두고 당신 보약 타령하시던 분이랍니다.
많이 서운한 마음 일단 접어두시고 최선의 방법 찾아 순산하시고 몸조리도 잘 하시길....3. 실비
'05.2.21 10:02 AM (222.109.xxx.154)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그렇지 않아도 출산일이 다가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드실때, 그런 힘든 상황에 있으니 얼마나 힘드세요. 어떤 조언을 드리고 싶은데 딱히 없네요, 단지 힘내시라는 말씀 밖에, 아이를 위해서라도 즐거운 생각 많이 하셔야지 슬픈 생각 하시면 안되시자나요.
힘내세요. 순산하시고요. 파이팅.
실비4. 햄토리
'05.2.21 10:57 AM (218.52.xxx.46)산후도우미 쓰세요. 입주로 한 2주 쓰시면 조리원 비용보다 비싸지 않아요..
네이버 가서 '산후도우미'로 검색해보시면 엄청 많아요. ywca로 알아보셔도 되구요~5. 지열맘
'05.2.21 10:58 AM (211.207.xxx.140)그래요... 속상해 하시지 마시고 산후도우미쓰세요.. 아기 뱃속에 넣고 우울해하는거 안좋아요..
그냥 엄마가 힘드신가보구나 하시고 편히 생각하시는게 님께 더 좋아요.
힘내세요6. 산후도우미
'05.2.21 11:13 AM (218.50.xxx.206)저는 딸만 셋 인집 막내딸인데요,
언니들이랑 저랑 전부 둘씩, 그러니까 총 6번의 출산후 다 각자 집에서 산후도우미 불러서 조리했어요,
엄마가 건강이 안 좋으셔서 돌봐주실 상황이 안되시거든요.
님 하고 상황은 좀 다르지만,
너무 서러워마시고, 산후도우미 얼른 알아보세요. 비용이 좀 들긴 하지만, 눈치 보고, 서러운거 보단
맘 편하실거예요. 저랑 언니들도 다 엄마가 6번 산후조리해줘야 되는 의무는 없는거 아니냐고 엄마 몸,마음 편히 계시라고 그랬거든요. 임산부가 너무 속상해하면, 뱃속의 아기도 슬퍼요. 맘 편히 가지시고, 산후도우미 알아보세요.7. 헤스티아
'05.2.21 11:49 AM (220.117.xxx.79)아기 낳으시고, 근처의 산후조리원에서 푹 쉬다 오시는게 젤 나을거 같은데요..
집이 너무 외져서, 산후도우미 도움청하기 곤란한 곳이면, 산부인과 근처의 산후조리원에 가서 쉬다 오세요..
저도 친정어머니가 산후조리 해준다, 해준다, 하는거 믿고 있다가, 막상 때가 되니까, '못한다'고 하셨었거든요.. 여기 게시판에 보면, 정이 없는 친정어머니도 많더라구요.. 아예 기대를 마시고, 스스로 살 길을 찾는 수 밖에 없어요.. (저는 산후조리원거쳐서 시댁에서 조리했지요. )8. 커피와케익
'05.2.21 11:56 AM (210.183.xxx.202)구구절절히 이해가 되다못해 제가슴도 다시금 쓰리네요..흑흑..
큰애 맡아주실 곳 근처의 산후조리원을 알아보시는게 좋겠어요...큰애가 옆에 있으면 엄마 조리는
어짜피 하나도 안됩니다..그러니까 어머니한테 큰애라도 맡아달라고 하시든지
아님 시댁에다 큰애를 부탁하셔도 좋구요..
속 진짜 많이 상하시지요..큰애가 점점더 눈에 밟히고..
전 그냥 이렇게 합리화했어요.아들들은 왜 힘든 일이든 좋은 일이든 부모님한테
잘 얘기 안하잖아요..어찌보면 독립을 빨리 한달까..좋은일 나쁜일 모두
친정엄마랑 미주알고주알 나누기를 바라는 우리 딸들과는 참 다르잖아요..
그래서 그냥, '난 아들 같은 딸이다'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크크..
난 아들같이 듬직하고 잘나서(사실 뭐가 쥐뿔이 잘나겠습니까)
출산이든 뭐든 엄마 힘들게 안하고 스스로 다한다! 이렇게 스스로를 위안하고
그냥 서운한 맘 자체를 안가져 버렸습니다..ㅡ.ㅡ
대신 내 딸이 크고나면 정말 이런 설움은 안갖게 해주기로 마음 먹고요..
(그 아이는 근데 지가 그런면에서 복받은 줄도 모르겠지요?
원래 복이란게 그런 거니깐..^^)
힘내시구요~! 잘 하실수 있을 거에요...화이팅~!9. 함박
'05.2.21 10:33 PM (220.118.xxx.55)참 세상 많이 변했어요.
당연히 친정 부모든 시부모든 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산후조리원이 보편화되었나봐요.
하긴 연세들이 있으셔서 많이 힘들어하시긴 해요. 그래도 난 안그럴거같은데.
친정에서 예쁜 손주, 힘든 딸 봐주면 좋을텐데. 한달 남짓인데. 정 힘들면 도우미아줌마 써서 일은 맡기고
두손주 딸 사위 복작거리는 것 재밌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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