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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짜증이 나요..

young 조회수 : 2,161
작성일 : 2005-02-07 15:14:18
저희 시댁어른이 이미 두 분 모두 돌아 가셔서 저희가 막내라서 명절이나 제사때가 되면 큰 형님 댁으로 간답니다..
사실 말이 형님이지 나이 차이가 저희 부모님과 비슷해서 흔히 말하는 동서간의 마찰이나 그런건
생각지도 못 했습니다..
신혼때에도 명절이나 제사때 많지는 않지만 봉투에 현금과 형님 드릴 옷이나 화장품 세트, 남자 조카들만
키우셔서 제가 예쁜 양산도 사다 드리고, 저희 친정 엄마께서도 꼭 시댁의 조카들 결혼식에 부조금 다
챙겨 주시고 엄마가 따로 형님 핸드백이나 스카프등 따로 제 편으로 보내 주시곤 했는데 한 번도
고맙다는 말을 안 하시네요..

성품이 워낙에 말이 없으시고..말씀을 하셔도 항상 혼잣말 하듯 하시니 간혹 잘 안 들릴때로 있지만...
"형님~ 제가  형님 드리려고 양산 하나 준비했는데 맘에 드실지 모르겠네요.." 하면
"멀라꼬..." 이 한 마디가 전부입니다..
저도 그리 말이 많은 편이 아닌지라 뭐 그러려니 하고 지내곤 했는데 한 십여년을 그리하시니
주면서도 짜증이 나내요...

사실 형님들 모두 부모님의 땅 나눠 가지시고..저희 신랑은 대학나왔다는 것 하나로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결혼한 것이나 다름이 없지요..
세상에 결혼식 끝나고 신혼여행 다녀오니 부조금 명부가 다 뜯어져 나가고 몇 장만 달랑 남아 있더군요
큰 형님은 시골에서 아는 분들이 하신 부조금 다 챙겨가고 작은 형도 자기 친구들이 한 부조금 다 가져
가고 기가 막혀고 챙피해서 누구한테 말도 못했어요..
남편은 그 부분에서 저에게 무척 미안해 합니다..

결혼 때 전세도 제가 3분의 2내고 신랑이 나머지 내서 구했고.. 그야말로 외식 한 번 없이 모아서
결혼 5년만에 아파트도 장만하고 시골에 갈 때마다 형님 선물에 과일 한 박스 (어쩔땐 금전적인
이유로 저희에게 선물로 들어온 것을 아이들이 먹으려 해도 손도 못대게 하고 시골로 가져 가기도
했답니다..)
시골 한 번 가려면 기름값에 왕복 고속도로비와 보통 열 몇시간이 기본이니 아이들 휴게소에서
먹거리 사주고 하면 그 것도 만만치 않더라고요..
친정엄마는 어쨓든 내 할 도리는 해야 나중에 할 말도 할 수 있다고 해서 명절때 선물과 현금10만을
계속드리고 있는데요..IMF 때도 그렇고 현재도 그리 넉넉하진 않은 형편인데도 매 번 드리다
안 드릴 수도 없어서 드리는데 시누이들께나 다른 형제들에게 남편이 돈이나 수억 벌어다 주면서
제가 호강하고 산다는 듯 말씀하시니 서운한 마음이 막 듭니다..
저희 시댁은 기독교 믿으셔서 제사음식도 안 하시고 기도만 해서 음식을 많이 하거나 하진 않지만
살림하는 저로선 형님께 조금이라고 보탬을 드리고저 매 번 봉투 드리면서도 민망해 하면서
드리는데.. 사실 요즘도 경제 사정이 넉넉치 않아서 과일에 선물에 봉투 챙기려니 은근히 속에서
부화가 치밀어 오르잖아요..제나 속이 좁아서 일까요?

지난 추석에는 큰 아이가 남편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니까.. 저희 형님이 "  ...야~ 요즘 초등학생도
다 가지고 다닌다던데 니 아빠 돈 잘 버는데 사달라케라..." 이러시는 거예요..
안 그래도 핸드폰 타령하는 아이들 고등학교나 들어 가면 사 준다고 한 번 못박아서 거절해 잠시
잠잠해졌었는데...
어느 한 순간은 그래도 드릴 수 있는 입장에 감사하자!! 하고 맘 먹다가도 마음속에서 뭔가 올라올
때가 있답니다.. 이렇게 넉두리라도 하니 맘이 좀 풀리네요..

IP : 218.238.xxx.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5.2.7 3:30 PM (61.32.xxx.33)

    읽기만 해도 참, 답답하네요..

    님 큰형님처럼 소통이 잘 안되는 인간관계 문제는 해결점을 찾기가 너무 힘들지요..
    인간된 도리를 하자니, 계속 드리던 거 안 드릴수도 없고..

    짐작컨대 시댁 형제 중에서 님 남편만 대학을 졸업하셨군요..

    뜯어진 부조금 명부 이야기만 봐도, 시댁식구 성품이 보이구요..

    아마 큰형님께서 샘도 좀 나실 거에요..

    그냥 살던 대로 사시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과연 다른 길이 있을지..? ^^
    그냥 그러고 사는거죠 뭐..

    말하고 나니까 맘이 좀 풀리시죠? ^^

  • 2. 에스케이
    '05.2.7 3:42 PM (211.221.xxx.34)

    어쩜 저와 똑같네요. 전 아직 시어머님이 살아 계신거(그래두 제사는 형님댁에서 지냄)랑. 저는 직장맘이라 그래도 약간 경제적 여유가 잇는것만 빼고 (요즈음 불경기라 그렇지도 못하지만)....

    그래두 제사음식 차리고 손님맞고 하는 형님이 훨씬 힘든거 전 너무나 잘 안답니다. 친정이 그렇거든요.

  • 3. 이수미
    '05.2.7 4:11 PM (211.114.xxx.18)

    좋은게 좋다하고 계속하면 님의 생각이나 사정을 이해 못합니다.
    이번 기회에 조금씩 줄이세요
    선물을 하면 현금을 하시지 마시고 현금을 하면 선물을 하지 마세요
    글구 말하세요 . 요사히 형편이 그렇다고요
    말은 해야 그 뜻과 사정을 알고 고기는 씹어야 맛을 알지요
    모두가 말 안하는것이 좋다 하지만 의사소통이 안되고 오해만 늘어요.

  • 4. 익명
    '05.2.7 4:14 PM (61.32.xxx.33)

    이수미님 말씀마따나 선물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일 듯.. 맘이 편하지는 않겠지만요.
    어렵네요.

  • 5. 맏동서
    '05.2.7 6:05 PM (211.173.xxx.12)

    전 큰 며느리지만 아직 동서는 없어요
    나중에 동서가 생기다면 마음이 달라질지는 아직 모르겠지만......현재의 제 생각은 이래요
    내 동서가.....부아 치밀면서 까지 준비한 돈과 선물은 저도 받고 싶지 않아요...^^
    제 말에 오해는 마시구요.....물론 뭐든 받는것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마음 불편해가면서 까지 준비한 거라면......저라면 싫거든요....
    님도 누군가가.....주기 싫어하면서 억지로 주는것 받기 싫겠지요?
    그러니.....그냥 내가 하고 싶은만큼만....내 마음이 가는 한도내에서만.....준비하세요
    그동안 할만큼 하셨으니....마음 편하게....줄이셔도 될것 같아요 ^^

  • 6. 주책바가지
    '05.2.7 6:15 PM (210.206.xxx.17)

    저도 결혼식 끝나고 시댁에 가 보니 빈봉투만 달랑 묶어서 주시대요.
    니들 빚이니 니들이 갚아라 하시면서....
    형제 중에 대학 나온게 커다란 짐이더군요.
    장학금으로 다니고 아르바이트 해서 용돈 썼어도 말 끝마다 막내는 대학 나왔으니...
    결혼때도 한 푼도 못 받고 막내는 가르쳤으니까..... 라는 말씀만 들어야 했습니다.
    형님이 말 끝마다 그러시니까 저도 이젠 좀 싫은 생각이 드네요.
    아주버님 결혼 전에 여자 달고 도망다니고, 사람 패서 돈 물어준것으로 치면 대학원 까지 가르치고도 남았다는 이야기를 시 이모님께 들은 뒤로는 더욱더...
    저도 이제 나이 먹나봐요.
    싫은게 막 생각나고...

    그래도 직접 대놓고 말 할 수 있는 성격이 못 되면 그냥 담고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우리 형님 시댁하고 15분 거리에 사셔도 10년 넘는 세월동안 집들이 때 빼고는 시부모님 한 번도 식사대접도 안하십니다. 그래도 명절에는 '형님, 시댁 가까이 사니까 힘드시죠 ?' 이러고 옵니다.
    간도 빼고, 쓸개도 빼고.. 바보처럼, 생각 없는 것 처럼...
    그래야 부모님도 남편도 편하니까...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그냥 웃지요.

  • 7. 맏동서
    '05.2.7 7:11 PM (211.173.xxx.12)

    아.....맞아요...저희도 신홍여행 갔다오니 우리앞으로 들어온 부조봉투 주더군요
    열어보니 빈 봉투여서.....기막히고 황당했다는......
    그땐 새댁이라서.....왜 빈봉투야?...라고 신랑에게만 중얼거리고.....시아버지에게는 말도 못하고.....
    주책바가지님 얘기처럼.....지금은 저도 그냥 웃지요.....많이 많이 드시라고 ...^^

  • 8. 에공
    '05.2.8 2:38 AM (160.39.xxx.83)

    섭하실만 하네요...고맙단 소리 듣자고 하는 건 아니지만
    말로 천냥빚도 갚는다는데 번번히 인사도 제대로 못들으면
    속상하지요.
    현금은 쭉 하시던거니까 계속 하시구요, 선물을 이제 하지 마세요...
    다 정 쌓이라고 하는 건데 그쪽은 정을 줄 마음이 없는 듯 해요.

  • 9. 지금 생각해보니
    '05.2.8 2:41 AM (160.39.xxx.83)

    보톡스질~~~~~~!
    이름까지 빼앗겼어.........김민선한테!

  • 10. ..........
    '05.2.8 8:31 AM (221.138.xxx.143)

    이글 쓰려고 로가웃 합니다.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인데...성격상 과히 악하지도 못하면서
    그리 멋없는 사람 있지요.제가 미스때부터 나이언린손위 올케 고맙고 안스러워 옷이든 신발이든
    대 놓고 사입히고 맞춰 신기고 쓸개라도 빼주고 싶은 ...그리 했더랬어요.

    그게 결혼후에도 이어졌는데 전 형편이 어려움에도 엄마것 챙기며 늘봄가을로 챙기던 어느날
    우연히 친정현관문 들어서다가 듣게된..."냅둬 고모 돈많아서 해주는건데...꽈당@@

    딱히 답을 찾아서가 아니라...그냥 이렇게 글로만 풀어놔도 좀 가슴이 가벼워 지시죠?
    그래가며 살자구요

  • 11. 돌체비타
    '05.2.10 7:35 PM (219.251.xxx.236)

    제 남편은 삼형제중 막내인데요,큰형은 아직 미혼인데 대기업다니고,
    둘째형은 석사까지 집에서 공부시키고 대기업들어가서 박사공부중 이네요,
    남편은 똑똑한데 형들이 워낙 잘나서 집에서 부담될까봐 전문대 다녔구요,욕심도 별루 없고 착해서 명절때아니더라도 뭐 살때마다 부모님 드릴것두 꼭챙겨 드리거든요,
    근데 둘째 아주버님이나 형님은 보너스를 천만원씩 받는데도 명절때 저희랑 똑같이 할려구만 하네요,
    동서 얼마 드릴꺼냐..뭐 드릴꺼냐....너무 얄밉네요....
    저희는 형님 드릴것두 챙기다가 미워서 않해요...
    노력하는 만큼 얻는거 겠지만 노력할수 있는 환경이 어떤 환경이냐는 하는것에 따라 얻는차이도 크죠....
    남편 낳게 해주신것도 고맙습니다...하고 살다가도
    명절때 만나서 보게되는 차이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로 남네요...
    여유 있는사람들이 착해지는 날이 오길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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