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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딱서니.. 막내며느리.. (에피소드)

소금별 조회수 : 1,792
작성일 : 2005-01-21 15:51:29
제가 막내로 자라서 가끔 철딱서니 없을때가 있습니다..
다행히 신랑도 막내라서 시댁에서도 제가 막내죠..  정말 천만다행입니다..
위사람 노릇하기가 보통 어렵고 신경쓰이는게 아니잖아요...

시댁에서있었던 웃기는 얘기즘 해드릴라구요..


1.

결혼했던 첫 설날있었던 일입니다..

정말 오랫만에 온식구들이 모였습니다... 시누이네 식구들까지요..
시누이네 남편되는 고모부가 새알팥죽을 좋아한다고..  설날임에도 새알심을 넣은 팥죽을 준비하시는 어머님..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움직이려면 족히 5분은 워밍업을 해야합니다.. 정신이 들기까지요..
근데 늦게일어난 사실에 확들짝 놀라서 후다닥 부엌으로 나갔죠..  괜히 멋쩍어서 머리까지 벅벅 긁고..
"어머님 뭐하세요.."
"웅 박서방 줄라구 팥죽쓴다.. "  
"네.. 저두 팥죽좋아해요.. 어머님.."

이렇게 대화할때 까지도 몰랐습니다.. 제가 저지른 만행을...

제가 가지런히 빗어놓은 새알심위에 떠억 하니 서있드라구요..  이일을 어째..
어머님도 그때서야 보시고.. "아가 너 뭐하냐!!!"  
"어뜩하죠?? 어머니..? "
애써 태연하척 하시며.. "너가 밟은만큼만 얼릉 만들어라.. " 하시드라구요..
새알심에 너무 정성을 쏟는 내게 "다 끓었는데 이제 그것 만들었어??? "
어머님이 새알 빗는거 보고 저 기절할뻔 했습니다..
한꺼번에 서너개씩이 쓱쓱 만들어져 나오는데,
저 한 20분동안 열댓게 만들었그등요..

재잘재잘 잘 떠들던 막내가..아침부터 풀이 팍 죽어보였던지.. 많으 먹으라고 자꾸 팥죽만 더 주시드만요.
철없는 막내 주는대로 팍팍 먹었습니다..
팥죽도 덜먹으면 제가 얼마나 철없어 보이겠습니까??  헤헤


2.
어느 금욜저녁 갑자기 전라도 광주 시댁에 내려갔습니다..
막내부부의 깜짝선물처럼요.. 나름대로 귀염떤다고..
그때도 결혼한지 얼마안된 신혼이었죠..

금욜저녁에 퇴근하고 내려갔으니 당연 늦은시간이었고..
울신랑이랑 제가 부엉이과라 저녁엔 죽어라 놀고.. 아침엔 거의 정신없이 있는 그런 타입이죠.
그날도 늦게까지 놀다가.. 늦게 잠들었는데,
토욜아침 아버님께서 출근을 하시더라구요..
아침드실때도 못일어났는데, 아버님 나가시는것 같은 소리가 들리길래.. 화들짝 놀라 퍼드득 나갔습니다.
신랑깨워서요..
"아버니~임 죄송해요.. 저희가 어제 너무늦게자서.. 아침도 함께 못했네요.. 다녀오세요~~"
"퇴근하시고 얼릉 오세요..~~"  하믄서.. 애교도 살짝 떨어보고..
신발장 바구니에 있는 옷솔로 양복저고리를 쓱쓱 털어드렸습니다..
이때, 뒤에 서 계시던 시어머님... "그거 구둣솔이다..아가.."
내 만행은 이미 저질러지고 난 후였습니다..
양복에 구둣솔이 왠 말입니까??
아버님 옷 갈아입으시고 가셨습죠..
정말.. 계속 잠이나 잘 일이지.. 갑자기 뛰쳐나가 이런 만행을 저지르다니.. 환장합니다.. 환장..


3.
송편 빗는 어머님앞에서.. 머리 떨구면서 졸아본 분 계신가요??
제가 그랬습니다..
어머님.. 자꾸 들어가서 자라고 등을 떠밀었지만...
며느리가 어찌 그럽니까??  
괜찮아요.. 하믄서 자릴 지켰죠??
재잘재잘.. 이야기하다.. 조용하면.. 꾸벅꾸벅 담요덥고 식탁의자에 졸고 있는 며느리..
차라리 송편을 빗는게 낫지... 왜 손대지 말구..그냥 거기 앉아있으라구 하셔서는..
이런 쩍팔림을 당하게 하는지..



그래도.. 다행히 저희 시어른들.. 아직까지는 저를 귀여워라 해 주십니다..
^^




            
IP : 211.207.xxx.162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eawoman
    '05.1.21 3:55 PM (211.229.xxx.41)

    하하하하 커피 품을 뻔했어요

  • 2. 부럽다
    '05.1.21 4:00 PM (211.217.xxx.106)

    부럽네요. 울 시모같으면 아주 눈에 핏발을 세우시고 눈물나게 호되게 꾸지람을 하셨을텐데
    좋은 시부모님들 만나셔서 행복하시겠어요.
    아마 저는 저런 실수 한번 했다면 평생을 씹고 또 씹으셨을꺼에요.

  • 3. 연어
    '05.1.21 4:03 PM (221.144.xxx.32)

    막내딸같으신가봐요.ㅎㅎㅎ 넘 재밌어요.오랫만에 크게 웃었어요.

  • 4. 샤이마미
    '05.1.21 4:18 PM (210.123.xxx.2)

    소금별님.. 넘 잼나여.. 너무너무 귀여운 막내며느리네여.. ㅎㅎ

  • 5. 비니드림
    '05.1.21 4:22 PM (210.106.xxx.60)

    이렇게 귀여우시니 사랑받고 귀여워라 하시는거 같아요....
    하긴...귀여워해주시면 귀염도 더 떨어질거같구요...^^

  • 6. hippo
    '05.1.21 5:03 PM (218.51.xxx.50)

    부럽네요. 저도 막내 며느린데요 귀여워해줄 시부모님이 안계시답니다.

  • 7. 때찌때찌
    '05.1.21 5:47 PM (61.76.xxx.95)

    저는 장녀에 막내며느리.....
    소금별님의 반의 반만 부모님께 애교부리면 저 엄청 귀여움 받겠어요.^^
    귀여우세요^^

  • 8. yozy
    '05.1.21 9:43 PM (220.78.xxx.198)

    ㅎㅎㅎ
    정말 귀여우신 막내며느님이시네요.

  • 9. 깜찍새댁
    '05.1.21 11:00 PM (218.145.xxx.116)

    정말정말 시부모님이 귀여워 하실만 하십니다.
    부러워요........
    전 나름 막내며느리인데(위에 형한명..아직 미혼) 평소 안하던 애교 부리려니 신혼초에 정말 숨이 턱~막혀서 그냥 나 하던데로 하자 맘 고쳐 먹었습죠..ㅋㅋ
    저도 님처럼 실수하면서도 귀여움 받는 며느리고프네요....ㅎㅎ

  • 10. 안나비니
    '05.1.21 11:10 PM (220.85.xxx.24)

    나도 이런 며느리 되고 싶당. ^^ 귀여워요 소금별님. 글고 넘 웃겨요. ㅋ

  • 11. 키세스
    '05.1.21 11:48 PM (211.177.xxx.141)

    ㅎㅎㅎㅎ 넘 귀여워요. ^^

  • 12. 김혜경
    '05.1.22 1:05 AM (211.178.xxx.210)

    하하..시부모님들이 귀여워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 13. 헤르미온느
    '05.1.22 1:59 AM (218.145.xxx.88)

    ㅋㅋ....

  • 14. 달이
    '05.1.22 4:11 AM (218.38.xxx.167)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요...^^

  • 15. 슈기
    '05.1.22 8:54 AM (61.72.xxx.107)

    아침에 커피한잔마시면서 읽구있는데 기분좋게 하루 시작합니다
    님의글 기분좋아지네여
    님두 좋은주말돼세여

  • 16. 창원댁
    '05.1.22 10:49 AM (211.50.xxx.162)

    정말 귀여운 막내며느리네요.

    시어머님도 귀여워하실거 같아요.

  • 17. 앨리스
    '05.1.22 12:13 PM (61.77.xxx.129)

    시어른들이 여유있으신 분들이네요.
    계속 다감하게하셔야 실수가 애교로 통하실거예요.진심은 통하니 까요 .

  • 18. 토스트
    '05.1.22 2:19 PM (24.70.xxx.203)

    "그거 구둣솔이다..아가.."

    푸하하... 어머님도 뒤지지않게 귀여우신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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