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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주는 스트레스 *-ㅗ-*
여기에 가끔 올라오는 국제 결혼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저는 한편으로는
공감하면서 동지애를 느끼고 또 한편으로는 아 그런 면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했더랬죠~ 참고로 전 미스마플님이나 따조님 그리고 레아맘님의
얼굴 없는 팬이예요 (이 자리를 빌어~)
저도 멀리멀리 살지요. 미국이나 캐나다라면 좋겠지만 팔자가 그렇다 보니
유럽에서도 좀 덜 알려진 동네에 살고 있네요.
제가요 씩씩하게 잘 살거든요? 좀 심심하고 외로워도 뭐 가진 거에 만족하려고
하구 좋은 점 생각하면서 또 가끔씩은 한국 그리워 하구.
저 오늘 근데 좀 짜증났습니다.
뭐 평소에도 울 엄마랑 통화하면 저를 한 번씩 긁으시곤 해서 만성이 된 줄
알았는데 오늘은 그게 아니더군요. &&
오늘 대학 동창인 친구한테 동영상 파일이 왔죠. 이제 애기 낳은지 6개월
된터라 애기도 보고 싶고 집에 해 놓고 사는 것도 보고 싶어서 내가 보내
달라고 노랠노랠 불렀더랬거든요.
애기도 너무 이쁘고 방실방실 웃는게 신랑도 사진으로 보다가 동영상으로
보니 반갑고 집도 너무 이쁘게 잘 꾸며 났더라구요. 엄마도 잘 아는 친구라
그 파일 보내 주면서 엄마 이멜 확인해봐. 내 친구 누구누구 알지?
걔 집 진짜 이쁘게 꾸몄더라~ 집도 길쭉하게 무지 크고 TV며 냉장고며
신랑도 털털해 보여~ 이렇게 자랑하듯이 전화했죠.
우리 엄마 첫 소리 '한국서 살면 다 그렇게 꾸며, 너도 한국서 했으면
얼마든지 더 잘 꾸미지. 거기처럼 그렇게 꾸질꾸질하게 안 살어.' 그러시는
겁니다. ㅠ.ㅠ
네 저는 외국서 가까운 친지만 모시고 결혼식 간단하게 했어요. 부모님이
집 해주고 차 해주고 그런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둘 다 별 가진 거 없이
사랑하나로 시작했네요.
그냥 신랑이 총각 때 살던집 (거의 폐허) 고치고 꾸미고
신랑이랑 선반 사다가 달아가민서 보람 느끼고 TV도 작은거 냉장고도
적당한 거 가구도 아이키아에서 사고 문짝도 둘이서 페인트 사다가 칠하고 그랬더랬죠.
제가 미술에 아주 소질이 없던건 아니더군요 하하하!
한국처럼 서비스가 빨리 빨리 되지 않아서 부엌 하는데도 한오백년 걸렸고,
아직도 집에 드문드문 손볼 데가 있고 그러네요. 전자 제품도 첨단과는 거리가 멀지만
다 쓸만하니 최신형이며 넘 좋은거 잘 찾지 않게 되구요.
사실 전화를 해도 이건 만만디니 나만 답답하게 척척 되는 것이 없고. 그저 기다림의
연속이었답니다 ㅜ.ㅜ 한국의 빨리빨리와 싼 인건비 생각하면 유럽에선 아마 못살꺼예요
속터져서요! 그런 점에서 한국은 정말 살기 좋은 곳이예요. 전화 한통화면 배달완료에
인터넷으로 모든것을 다 주문할 수 있고.
거기는 보통 집 지은지가 100년이 되서 집이 춥고, 저희는 아직 형편이 안 되어서
작은 아파트에 삽니다. 집값도 많이 비싸니 없이 시작한 저희들은 저축을 좀 해야
융자 끼고 집 살 수 있을 것 같네요. 당장 사는게 크게 불편하지 않으니 2-3년
뒤로 생각 중이랍니다.
저야 다들 그렇게 사니까 별 불편 없이 살지만 한국에서
볼 때는 좀 안되 보이는 가 보네요. 특히 엄마 눈에는요.
엄마 심정 모르는건 아니예요. 엄마도 딸이 더 편하게 살면 좋으시니까
그러는건데요, 듣기 좋은 소리도 한 두번이면 질리는데 싫은 소리를 넘 자주
하시니까 이젠 엄마 앞에서 자꾸 주눅이 들어요. 제가 죄인 같구요.
TV와 냉장고를 위해 제가 신랑과 이혼하고 한국 사람하고 결혼해서 한국에 살아야
되나 어떨 때는 이런 생각까지 든다니까요. 남한테 보이는게 그렇게 중요한건가요?
엄마한테 한 번 말씀을 드려야 할까 하는 생각도 해요.
자꾸 전화 할 때마다 그런 말을 하니까 저는 도대체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남들은 엄마랑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눈다는데 저는 앓는 소리 쬐끔만이라도
나오면 엄마 바로 한국찬양 작업 들어가니 전화도 영 건성이고.
내일되면 엄마앙~ 하면서 콧소리 내고 또 얘길 하겠지만 오늘 스트레스 받아서
써봤습니당~~
1. -.-
'05.1.17 11:27 PM (81.205.xxx.243)다 그런게 인생...^^;;
그래두 엄마니깐 .....
그리고 정말 솔직히 엄마가 그럴때마다 속 뒤집어지고 속상ㅎㅏ다고는 알려야할거 같네염..2. ?
'05.1.18 12:02 AM (221.165.xxx.79)생뚱맞지만 유럽이 집값이 비싼가요? 우리나라 집값 거품이라고 하도 그래서 우리만 비싼줄 알았더니
3. 유럽사는사람.
'05.1.18 12:31 AM (213.202.xxx.1)유럽집값 엄청나지요 한국물가 2배이상가고요. 살인물가라고 불리운답니다..
4. 시골아낙
'05.1.18 12:49 AM (59.29.xxx.3)엄마가 되보니 남에딸이 내딸보다 잘되면 자꾸 비교가 되고 속상하더라구요
그집 딸보다 못한게 없는데 왜? 라는 생각때문에 저도 옛날에 연애결혼 했는데
부모님이 좀 못마땅해 하셨어요 언젠가 친정에 왔을때 친구가 맞선을 본다고 하길래
지나가는 말로 좀 부럽다 난 선도못봐 봣는데 했다가 엄마한테 바로 직격탄 맞고
그후부턴 절대로 그런 내색도 안합니다
엄마 앞에선 늘 행복해하세요 그래야 엄마가 그런말 안하심니다
그리고 님도 앞으로 엄마가 되시면 그땐 엄마 마음 이해가 되실거예요....5. 현석마미
'05.1.18 2:33 AM (70.57.xxx.11)저 아는 언니도 국제결혼해서 잘 살고 있어요..
한국 만큼 사람들이랑 부대끼며 사는 맛은 없지만..그래도 여기가 거의 가족 문화다 보니 가족들이랑 보내는 시간도 많고..여행도 많이 다니고...나름대로 한국보다 더 여유있게 사는 것 같아요..
물질적으로는 풍요롭게 살지 못하지만...마음은 무지 편하고 여유롭잖아요..
저도 여기 결혼 문화 넘 좋아해요...
하나씩 하나씩 이뤄나가는...
한국은 일단 다 챙겨 넣고 시작하잖아요...6. 지나가다가
'05.1.18 6:28 AM (211.110.xxx.142)결혼할때 엄마가 자신의 기대 다 채워주지않는 딸 떄문에 속상하다가->결혼 후 딸, 속상한 엄마의 말때문에 속상해하다가->아기낳고 엄마가 된 딸 다시 엄마와 가까워지고->속상한 엄마의 마음을 머리 아닌 가슴으로 이해하게 되고->엄마도 이떄쯤 딸의 인생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고->엄마와 딸, 여전히 티격태격하지만, 아주 친한 인생 선후배가 되더이다. 엄마와의 관계는 큰 무리가 없다면 해피엔딩이더이다.
7. 레아맘
'05.1.18 8:03 AM (62.147.xxx.143)아~ 남얘기 같지가 않아서 이렇게 리플을 답니다...저희 엄마도 결혼초에 많이 그러셨었어요.
특히 제 결혼반지를 보시고는(여기는 그냥 금반지 하나 서로 주고 받잖아요^^) 우리나라 애들 커플링도 네 결혼반지보다는 낮겠다고 하셔서..참...제 딴에는 백금에 다이아(아주 작은거지만 그래도...)도 넣은걸로 고른것인디... 지금은 그때얘기하면서 웃어요.
중요한건 님께서 남편분이랑 언제까지나 사랑하면서 사시면 시간이 지날수록 어머님도 그런말씀 이제 안하실거예요.
아마도 가까이서 사는 모습보며 이것저것 챙겨주지 못하는 서운함에서 하신 말씀일거예요.
저희 엄마도 속상해 하시더하구요..어떻게 키운 딸인데...하시면서 ㅋㅋㅋ 너무 멀리 있으니 얼마나 보고 싶으시겠어요 ㅜ.ㅜ
저는 딸아이 낳고 키우면서 엄마 생각에 정말 많이 울었답니다....이렇게 이쁘게 키운딸 멀리 시집보낼때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셨을까...하는 생각에...
그냥 님께서 그때마다 ..하하하..웃고 지나가세요.
저도 학생때만나 하나하나 장만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전 그게 더 좋아요. 하나하나 장만하면서 살림이 부는걸 보는것도 재미있고요.
힘내시고~행복하세요~8. 강아지똥
'05.1.18 9:18 AM (61.254.xxx.166)여기 김치나 마른 반찬 다 너무 좋아요.(제가 사는 곳이 나름 한타가 있어서 그렇겠죠?)
종가집 김치 오양 젓갈 부터.. 손수 만드는 반찬집도 많은데요..
그런 것은 잘 싸도 상하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마른 반찬(김..멸치.오징어 .한치)이런 것이 좋아요.
그리고 주전자님 ..여기 한국 라면 종류별로(꼬꼬면 빼고) 다 있고 코스코에서도 신라면부터 아주 잘 팔려요.9. 다람쥐
'05.1.18 10:52 AM (222.107.xxx.203)친구동생이 원글님처럼 결혼해서, 독일에 살아요, 사는 방식이 너무 다르죠? 동생은 200년가까이 되는
오래된 조그만 아파트에, 거실바닥도 직접 나무로 깔고, 정말 조그만 냉장고에 등등... 독일에 신혼집을
다녀온 친구는... 많이 아쉬워 했고, 친구어머니는 마음이 더 하셨겠지요.
한국에 한번 방문한 친구동생의 독일 남편은, 처형아파트를 방문하고는 깜짝 놀랐다지요. 너무나
풍요한 살림살이에... 그 독일남자, 미국에서도 사업상 오래 생활을 했는데두요....
사는 방식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니.... 서로 가족이 적응하는데 한참 시간이 걸리죠.
피상적으로, 속물근성으로 말하면, 돈 좀 있고,명예가 좀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살기좋고 편한
나라가 대한민국이죠. 물론 저는 이 편리함과 적당한 부대낌을 가지고, 캐나다나 뉴질랜드에
살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지만 요....10. 봄봄..
'05.1.18 11:22 AM (211.196.xxx.118)선반 달고 페인트칠하고... 부엌 하나에만도 한오백년이 걸렸다구요?
알콩달콩 둘이 사랑으로 보금자리 꾸미는데만 그리 오래 걸린다면
그 집 구석구석 스민 사랑 깔고 덮고 두르고 족히 오만년은 행복하게 사실 거예요*^^*
엄마가 주시는 스트레스, 그것도 사랑인 줄 실은 알고 계신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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