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시원이 마음을 터놓고 싶은데 누구한테 얘기하기도 로그인해서 글을 쓸 자신도 없네요.
불쌍한 저희 엄마
우리 엄마는 어릴적 어머니를 여의고 시골 농사짓는 할아버지의 맏딸로서 밑에 남동생만 4명.
참 고생하며 사신 분입니다.
어린나이에 아빠한테 시집을 가셨고 결혼하고 한달후부터 아빠한테 맞고 사셨다네요.
어릴적 기억이라곤 두분이 싸우고 살림 부수고 그게 다입니다.
다행히도 저희 오빠, 언니 어긋남없이 잘 컸구 그나마 사춘기 시절 제가 좀 속을 상하게 해드렸지만 이제는 엄마를 가장 챙기는게 저예요.
아빠는 지금 공사현장에서 일하십니다.(일명 노가다)
일이 그렇다보니 일주일에 하루이틀 빼고는 계속 술입니다.
술 마시고 조용히 주무시느냐?? 그것도 아니죠.
3-4시간을 엄마를 붙잡고 한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사람 잠을 못자게 해요. 하다하다 열받아서 제가 나서서 뭐라고 하면 더 난리죠.
엄마는 그냥 절보고 가만히 있으라하세요.
아빠의 그 자랑스런 유세는 뭔 줄아세요?
집 두 채, 그리고 매달 생활비 100만원.
돈 안벌어도 좋으니 술먹고 식구들 못살게 굴지 말아라. 집 팔아서 차라리 혼자 잘 먹고 잘 사시라 얘기를 해도 담달 되면 기억을 못합니다.
너무 열이 받아 저도 술 먹고 난동을 한번 부렸습니다. 집안 살림 다 부셨죠.(비싼거 빼고 싼거만..)
담날 미안하다 하시더라구요. 근데 그러면 뭐합니까?
술 안드셨을때 잠깐이죠.
어제는 엄마랑 치고박고 하셨습니다. 저보고 119 엠블란스 부르라네요. 알아서 하시라했죠. 결국 새벽 3시 엠블란스 혼자 타시고 가셨습니다. 다치신건 아니예요. 두고 보자 이거죠뭐..
4시가 되어서 겨우 잠이 들었는데 2시간 자고 일어나서 출근했습니다. 아침 당연히 못 먹었죠.
엄마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또 아빠 술마시고 계신다고..
내일이면 엄마 생신인데 원래는 오늘 식구들 모여 저녁 먹기로 했었는데..
미치겠어요. 어찌 할바를 모르겠네요.
오빠는 이혼을 해서 조카랑 저희 집에 같이 살아요. 언니는 시집 갔구요.
오빠도 첨엔 아빠를 붙잡고 설득하고 애원까지 했지만 다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이제 신경 껐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일을 시집간 언니한테 얘기해봤자 괜히 걱정만 시키는거고.
가장 미안한게 조카더라구요. 어릴적 부터 제가 부모님 싸우는 것만 보고 자랐는데 그래서 그게 얼마나 무섭고 끔찍하다는 걸 아는데..
엄마가 어제 하신 말씀이 생각나네요.
"내가 일찍 죽었어야 했다. 그래야 자식들이 이꼴 저꼴 안보고 편하게 살았을꺼다. 내가 죽더라도 나혼자 안죽는다 저 인간 꼭 데리고 간다"
눈물이 나서 더 이상 못 쓰겠네요...
아침부터 괜한 얘기 늘어놔서 죄송해요. 그냥 넋두리...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넋두리입니다.
아버지제발 조회수 : 885
작성일 : 2005-01-07 10:33:59
IP : 211.192.xxx.12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3444
'05.1.7 10:51 AM (218.154.xxx.222)저희 아버지랑 거의 비슷하시네요.
술 마시고 오면 그냥 안 주무시고 꼭 엄마에게 시비,,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저도 너무 답답해서 아버지앞에서 소리지르고 난리 피웠던 적이 있죠.
근데 더 답답한 건 그 담날 아무것도 기억 못하는 것,, 평소에는 너무 양반이라는 거죠.
근데 그런 저희 아버지.. 술,담배 일절 끊었습니다.
어떻게요? 퇴직 후 술만 드시고 한달 정도를 사시다가 너무 몸이 안 좋아지셔서 병원에 갔더니
의사 왈 "심각한 병이니 술.담배 끊어야 한다"는 말에요.
술만 끊으면 편할 줄 알았는데.. (처음엔 편했어요)
스트레스를 엄마한테 푸는 건 여전합니다.
불쌍한 엄마.2. 술싫어
'05.1.7 12:43 PM (219.249.xxx.53)술이라면 진저리가 납니다.
남편이라는 작자가 술주사가 넘 심했습니다.
그래서 어느날 밤에 시어머니에게 전화해서 남푠이 술먹고 괴롭힌다고 했습니다.
술김에도 자기 엄마한테 전화하는 건 아는지 그뒤로 조용하더군요.
근데 이것도 내력인가 봅니다.
남푠이라는 작자 아비도 술주사가 더티합니다.
저 인간이 술버릇이 저리 더티한줄 알았더라면,,, 저 인간 집안이 저리 구질구질한 걸 알았더라면 결혼도 안햇을 거에요.
이제 와서 후회하면 머하겠습니까만,,,
그래도 여기다 쓰면서 하소연이라고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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