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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의 전화를 받고...

부모님 조회수 : 1,531
작성일 : 2004-12-29 14:25:29
올해 42살  2남1녀의 장녀입니다.

남동생 둘은 39살,36살 그저 조금씩 자리잡았죠.

친정엄마 제가 항상 걱정입니다.
아버지 66세, 엄마63세 시골에서 농사지어서 3남매 공부시키셨어요 동생들은 대학까지 저는 고등학교만 졸업시켜서 항상 마음아파하셨죠. 지금은 가르치는 자식이 없으니 부모님께서는 경제적으로 힘들지는 않습니다.

아버지가 60도 되기전에 일찍 풍을 맞으셔서 오른편이 많이 떨리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도 엄마가 옆에서 지켜주시니  동생들이 간간이 도와주고, 저희는 봄에 고추 심을때 한번, 벼 수확할때 한번정도 내려가서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저흰 부모님 덕에 생선이나 고기만 사먹고  바쁜 여름에도  김치며 하다못해  마늘까지 빻아주실정도로
헌신적인 엄마덕에 생활비 그의 안들어갑니다.  저한테만 그런게 아니라 올케 둘에게도 김치며 밑반찬 더 못주어서 안달이시죠.

6년여의 연애로 3남2녀의 2남과 결혼했습니다. 남편 대학다니는거, 군대갔다온거, 취직하는거 다보고 결혼해서 제 친구들은 키워서 잡아먹었다고 놀리기도 했습니다.

결혼전에도 시댁이나 남편은 저희 친정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습니다.
농사꾼인  저희아버지 여름엔 새벽 4시면 일어나서 들로 나가셨지요.
시댁식구들 일요일 안깨우면 오후1시,2시까지 자고있을 정도로 참 게으르다고 생각했지만 그 거야
하루 아침에 고칠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
지금도 아침에 같이 출근하는 저
애들 깨워서 밥먹이고,화장하고, 설겆이 끝내도
씻고, 밥만 먹는 사람 항상 기다렸다 출근합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지요

저희 애아빠 사람은 좋으나 생활력이 없읍니다.

결혼당시 대학교 갓 졸업하고 친구 형이 운영하는 공장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처녀때 받던 월급보다 더 적게 받고 시작했습니다.

결혼당시 친정에서는 첫딸 결혼시킨다고 좋으셔서
혼수일체에 전세방 얻는데도 시댁에서 200만원 도와주어서 550만원짜리 방한칸 전세로 시작했습니다.

애들 분유값에
시할머니 간식에, 생활비며 생활은 곤두박직치기 시작하더니
부부간에 사소한 말다툼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추석무렵 친정엄마께서 쓰레기 태우다가 부탄까스통이 폭발하여
가벼운 화상을 입었을때 차비가 없어서 내려가보지도 못하고,
애들 요구르트 사줄돈이 없을 정도로 힘들었지요.

서서히 카드 현금서비스며,
보험대출이며
빛이 늘어가기 시작하더니 1,000만원이나 쌓이게되었습니다.

큰애가 7살, 작은애가 4살부터
맞벌이를 시작하였습니다.

맞벌이하는 엄마들의 일상이 시작되면서 부부간의
사이는 점점 멀어져갔습니다.

울며불며 안떨어지는 애 놀이방 맞기고
퇴근후 제일 늦게 찾으러 가는 엄마가 되면서
참으로 악으로, 깡으로 버틴 몇년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친정엄마께서는 어린애들 내버려두고 처자식들 경제적으로 힘들어 딸 직장다닌다고
맘 아파서 저희집에도 자주오지 않으셨지요.
힘든거 아신후로는 때때로 몇백만원씩 도와주신게 거의 1,000만원정도 도와주신거 같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직장생활이 7년 정도되니 어느정도 빛도 갚고
애들도 크고 가정이 조금은 안정되어 가더군요.

애들아빠는 그사이 사업자금도 없으면서 사무실만 덜렁 열어놓고
남으면 주고
안남으면 안주는 식으로 생활비를 주었습니다.
어차피 사업자금을 대준것도 아니고
내가 벌어서 생활은 되니까하고 무심하게 지나갔습니다.

살림조금 안정되고
빛도 내어 24평 아파트를 장만하고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6개월정도 쉬다가
나이도 나이인지라 취직은 힘들겠고
혼자일하는 남편회사에 나와서 도와주기로 했지요.

출근해서 쭉 살펴보니
혼자서 빛을 잔뜩 지고 되지도 않는 회사를 끌어안고 있는거였습니다.
빛으로 버티고 있더군요.

거의 흑자를 보는 달이 없을 정도로.....

그렇지만 저도 돈 벌이 않기로 했습니다.
남편이 어떤방법이든지 정리하지 않는이상 제가 나서서 벌기 시작하면
영영 가정의 책임감이 없어질거 같아 버티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고역입니다.
사무실에 나와도 할일도 없고
머리만 아프고
이많은 빛을 언제 갚아야하나 걱정만되고...

얼마전 친척 결혼식에서
엄마랑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저희 사정을 털어놓게 되였습니다.

친정엄마 허리는  다 굽으셔서 힘들게 농사지어
1월초에 적금타는게 있으셨던거 같습니다.

한참을 들으시더니 적금타면 1,000만원 줄테니 빛부터 갚으라고 하시더군요.
이제 40이 넘어 부모님을 도와드릴 나이에
늦으신 부모님께 기대어 있는 제가 싫고 남편도 꼴 보기 싫었습니다.

오늘 새벽같이 전화가 와서 깜짝 놀라 받아보니 엄마였습니다.
적금 타니까 1,000만원 보내줄테니 계좌번호 불러보라고...

순간 눈물이 핑돌면서 가슴 한켠이 아팠습니다.

"엄마
나 그 돈 못받아
그러니까 전화 끊을께" 하며 그냥 일방적으로 수화기  내려놓았습니다.

오전내내
엄마생각하며 마음이 아파서
점심도 못먹고
긴 글의 작문을 쓰고 있습니다.
IP : 211.59.xxx.188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은비
    '04.12.29 2:31 PM (211.196.xxx.253)

    에-궁
    저까지
    눈물나오네요
    ...

    기운내셔요
    언젠가 보답해 드릴 날이 있을 거예요

  • 2. 가슴이
    '04.12.29 2:33 PM (211.201.xxx.85)

    찡하네요.

  • 3. 산나
    '04.12.29 2:36 PM (222.97.xxx.87)

    제가 눈물이 다 나네요...
    저라도 그 돈 못받을 것 같아요.
    저도 친정 엄마 마음 많이 아프게 해드리며 살고 있어요.
    경제적인 부분도 있지만 그 외적인 문제로...

    원글님...
    저랑 동갑이시네요.
    아침에 친구랑 통화함서 그런 말을 했더랬어요.
    우리 나이가 젊지도 늙지도 않은 어중간한 나이라고...
    그치만 아직 많이 젊은 나이죠.
    허리 굽은 친정 엄마께서 한푼두푼 모으신 돈에 손 벌리지 않을 정도로...

    지난주에 저도 친정 엄마께 그런 제의를 받았거든요.
    2월에 엄마 적금 타시는데 그 중 일부 떼어 저 주시겠다는.
    저는 벌컥 화를 냈어요...
    엄마 딸 능력있으니 그런 소리 다시는 말라고.
    속으론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요...

    원글님...
    우리 친정 엄마 마음만 받자구요.
    그리고 기운내시고 씩씩하게 사세요.
    워낙 생활력이 강하시고 부지런한 분이시니 거뜬하게 다 해결하실거예요.

    화이팅!!!

  • 4. 엘리사벳
    '04.12.29 2:49 PM (211.114.xxx.18)

    맘이 많이 아프시겠어요
    남편과 시댁과 향후 생활에 대하여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것 같아요
    은근히 남편이 처가를 기대는 것이 아닌지요
    빚이 많다면 몇가지를 빨리 정리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남편의 빚은 빚이고 아이들과 먹고는 살아야지요
    1. 어렵게 장만한 집의 명의다른사람이나 가압류등을 하여야 할것 같아요 (되도록 친정식구 이름으로)
    2. 엄마가 주는돈으로 빚을 갚으면 절대로 안되고 따로 꼬부치고요
    3. 시댁에서 빚을 갚도록 하셔야 합니다 .
    4. 남편이 사업자금한다고 하면 절대 돈 빌려다 주시지 마시고 보증도 서지 마시고 사무실도 관여 하지
    마세요. 만약 관여를 깊이하면 빚에 대한 의무를 함께 지여야해요
    마음을 다잡고 아이들을 생각하여 씩씩하게 삽시다
    쉼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아주 소중한 사람이니까요 ( 아이들, 친정부모 기타등등)

  • 5. 상은주
    '04.12.29 2:49 PM (61.74.xxx.155)

    힘내세요!!

  • 6. 화이팅
    '04.12.29 2:58 PM (222.98.xxx.211)

    눈물이 나내요
    세상사는 모습 너무제각각인것 36살을 바라보는 지금에야 조금씩 알것같아요
    우물안에서만 자라고 신랑 후광속에서 @@님 소리 듣고사는 저에게는 ---
    엄마!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엄마!힘내세요 우리가 사랑해요
    엄마 ! 화이팅

  • 7. lyu
    '04.12.29 3:24 PM (220.118.xxx.53)

    절대로 그 돈으로 빚 갚으면 안 됩니다.
    엘리사벳님 말씀 잘 새겨서 참조하심이 제일 나을 듯 합니다.
    세상에서 기적을 만드는 이는 엄마아닙니까?
    힘 내세요.

  • 8. 글쎄요
    '04.12.29 3:41 PM (211.227.xxx.69)

    엘리사벳님 말씀 꼭 실행에 옮기세요.
    절대 남편에게 친정어머니 돈 이야기 하지 마세요.
    꼭 꼬불치세요.
    힘내세요
    눈시울이 그만......

  • 9. 우주미아
    '04.12.29 4:30 PM (211.220.xxx.242)

    힘내시라는 말밖에...

  • 10.
    '04.12.29 4:56 PM (211.173.xxx.13)

    힘내세요.. 2005년에는 좋은일 있으시길 진심으로 바래요..
    힘 내십시오..

  • 11. 코난
    '04.12.29 5:58 PM (211.215.xxx.54)

    일단 저하고 나이도 같고,형편이 비슷해서 답글을 답니다
    그렇지만 두가지가 틀리네요
    저희 남편은 속된말로 표현하면 맞이가 아니면서 맞이역활을 했어어요
    그만큼 집안에서 독보적인(?) 존재였지요
    그러다 형편이 아주 어려워 졌지요
    그렇게 형제들 에게 어깨피고 살던 사람이 형제들에에게 돈을 빌려올정도로 어려웠고 지금도 어렵읍니다
    그렇지만 전 친정에,...부모님께 이야기 안합니다
    친정엄마가 여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전 이미 독립체라고 생각하고 우리일이까요
    그리고 남편이 돈잘벌때 시댁에,시댁식구들에게 한만큼 제친정에 안했으니까요
    제가 어려워지고 제일 후회 했던것이 돈잘벌때 엄마통장하나 만들어드리지 못한거였어요
    엄마는 분명히 그돈에다 정까지 붙여서 저를 주셨을텐데.....그때는 내잘난 맛에 소홀 했거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원글님께서도 아주많이 답답하시니까.친정엄마에게 얘기하셧겠지만 그러지마세요
    글에서도 느꼈는데,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물질적으로 도와드릴 형편이 안되시면 장신적으로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것도 저는 아주 큰효도라고 생각합니다

  • 12. 김혜경
    '04.12.30 12:59 AM (218.237.xxx.212)

    힘내세요...

  • 13. 혜빈
    '04.12.30 9:44 AM (218.50.xxx.50)

    기운내세요.. 저두 43 다시 태어나면 절대 결혼같은것 안할꺼예요. 그냥 친정 부모님과 내일 하면서 부모님 위하고 열심히 살꺼예요. 저두 우리 엄마 생각나서 맘이 많이 아팠어요. 대학 졸업후 직장생활 14년만에 그만두고 퇴직금 1억넘게 타고서도 엄마 비자금 쓰시게 돈도 못드렸어요.(시댁에 큰일이 나서) 정말 그때 생각하면 너무 너무 속상하답니다. 받기만 한 딸 엄마 너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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