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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김치 담그고 LA갈비 재우고..^^;;;

champlain 조회수 : 886
작성일 : 2004-12-26 15:00:21
안녕하세요..
모두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셨나요?

이곳 볼티모어(^^)는 지금 막 크리스마스가 지났습니다.

우선 저 champlain은 지난주에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이주를 하였지요.
미국 이주기는 시간 나면 한번 올리겠습니다.
미국이나 캐나다나 거기가 거기겠지 했는데 또 다르더군요.^^;;

암튼 이삿짐 정리하랴 새생활에 적응하랴 덕분에 정말 정신 없는 크리스마스를 보냈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밤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했다면 아시겠지요?
어느 정도였는지..

이삿짐 정리하는 와중이여서 트리장식은 그냥 생략할까 하다가 작년에 새로 산 트리가 아깝기도 하고 해서 대충 대충 정말 허접하게 트리를 장식하고
그 날 밤에 살짝 남편이 아이들 선물을 사러 갔는데 에그머니 전부터 생각하던 아이템은 벌써 품절..
당황이 되더군요.

그래서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 다시 나가서 시도를 해봤는데
너무 늦어서 다들 문을 닫고(월마트 조차 문을 닫아서..^ ^;;)
결국은 한국식품점 한쪽에 있는 장난감 가게에서 일제 장난감을 몰래 사들고 왔답니다.

바로 전날 보고 사달라고 조르던 그 장난감을 꼭 찍어서 싼타 할아버지가 선물로 전달을 해줬으니
너무 앞뒤가 딱딱 맞는 것이 좀 찔렸지만
능구렁이 큰 아들녀석 선물에 만족을 해서인지 그냥 속는 척 하더군요.

그리고 성탄예배를 드리고 와서 저 하루 종일 뭐 했는 줄 아세요?
밥 먹을 때 잠깐, 과일 먹을 때 잠깐 빼고 종일 주방에 서서

꽈리고추 넣은 장조림 만들고,
매운 돼지 불고기 3통 재우고,
꿀 넣은 LA갈비 4통 재우고,
부추김치 담그고,
열무김치 담그고,
닭다리 한팩 정리하고
자스민님 짜장소스 만들고 등등
그랬어요..휴,,

물론 고수님들이야 이 정도야 손쉽게 하시겠지만
저 같이 부추 두 단 씻고 다듬는데도 한~참이 걸리는 사람에겐 정말 중노동이였답니다.

평소 같으면 남편이 많이 도와주는데
이번에 이사한 두베드 아파트는 주방이 무지 작아요.
제가 살아보니 렌트해서 살 때는 확실히 렌트비 비싼 집이 주방이랑 욕실이 잘 꾸며져 있는 것 같아요.
에고,, 다른 건 몰라도 넓은 주방에 이것저것 막 어질러 놓고 살다가 주방이 좁은 아파트로 다시 이사 오니 일하기가 영 걸리적 거려서 남편도 주방에 잘 들어오지 못하게 했지요.
도와주면서 어질르면 나중에 치우기가 더 힘드니까..^^;;

그런데 크리스마스에 이렇게 일을 하면서 어찌나 부모님(특히 엄마..) 생각이 나는지..

예전에 크리스마스라고 마냥 밖으로 돌면서 신나게 친구 만나 놀고 애인 만나 데이트 할 때
울 어머니 집에서 이렇게 제가 먹을 반찬 만들고 계셨겠구나 하는 생각에..

저녁에 케잌이나 간식거리 사가지고 들어가서 카드 한장, 선물 하나 덜렁 건네고는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하던 제 모습이 떠올라 정말 씁쓸하더군요.

크리스마스야 어찌 되었든 미국에 오니 캐나다 보다 큰 한국식품점에 가서
와,,LA 갈비 싸다.. 얼른 사서 재워놔야지..
다들 좋아하는 돼지 불고기도 잔뜩 해놓고..
콩나물 사다가 돼지 목살 넣어서 오랜만에 돼콩찜도 하고..
요즘 인기 있는 동파육 하려면 통 삼겹살도 사야해..
아참, 우족이랑 꼬리, 사골도 사다 놓자..
유부초밥도 해주고..
남편 좋아하는 부추김치도 담그고..
생면 사다가 짜장면도 해주고..
볶음밥에 넣으니 맛 있던데 날치알도 사고..
단감에 귤에 후지사과..

카트가 미어터지게 장을 보면서 오로지 남편과 애들 입으로 들어갈 음식을 많이 만들어 냉장고를 넉넉히 채우는 일에 몰두하는 저의 모습..

하루 종일 일 하느라 힘이 들지만
선물로 받은 체스판 앞에 두고 하하호호 아이들과 남편이 게임을 즐기고
재미난 영화를 보는 모습을 행복하게 바라보며 엄마로서의 저의 크리스마스를 그렇게 보냈습니다.^^

작년까지만해도 남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투정을 하던 저였는데..

그 옛날 저희 어머님이 그랬던 것 처럼 저도 그렇게 변해가는 걸까요?

모르죠..
내일 애프터 크리스마스 세일을 목표로 MALL에 나가 남편에게 큰 거 하나 사다라고 졸라댈지..^^






IP : 24.35.xxx.134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글로리아
    '04.12.26 3:21 PM (210.92.xxx.238)

    어어어어어어
    볼 티 모 어 라?
    결국 이주를 하셨군요.
    아유, 이사하는데 얼마나 힘드셨어요?
    거기, 존홉킨스 의과대학, 크랩 또하나 뭐,
    이렇게 세 가지가 유명하다죠?

  • 2. champlain
    '04.12.26 3:23 PM (24.35.xxx.134)

    ㅎㅎㅎ 글로리아님..
    저도 두가지는 아는데 나머지 하나는 뭔지..^^;;;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 3. 꽃게
    '04.12.26 4:21 PM (211.181.xxx.111)

    이사 끝내셨군요.~~~
    그런데 저 많은 것들을 하루에 ????ㅎㅎㅎㅎㅎ

  • 4. 김민지
    '04.12.26 5:14 PM (220.95.xxx.243)

    드뎌 이사하셨군요.^^
    몸 생각하셔야죠. 저 많은 걸....

  • 5. minipanda
    '04.12.26 7:45 PM (136.160.xxx.40)

    환영합니다, 저두 볼티모어 사는데...
    한국마켓이 두군데나 있어서 사는데는 그런데로 편리하지요
    정착하시느라 힘드실텐데 쉬엄쉬엄하세요.

  • 6. 김혜경
    '04.12.26 8:17 PM (219.241.xxx.38)

    이사 하셨군요..국경을 넘는 이산데..잘 하셨죠?? 그럼 캐나다 스페셜에서 USA스페셜로 바꿔야 하는 건 아닌지요??^^

  • 7. champlain
    '04.12.26 11:13 PM (24.35.xxx.134)

    꽃게언니~~(이젠 그렇게 부르고 싶어요..너무 푸근하셔서..^^)
    저 잘 했죠?ㅎㅎㅎ

    민지님..
    잘 지내시죠?

    minipanda님 제가 잽싸게 쪽지 보냈어요..^^

    혜경선배님..
    곧 헬로엔터에 어리버리 한국계 캐네디언의 미국 이사기 올라갑니다..^^
    그리고 정말 쇼핑몰 이름도 새로 바꿔야 하는데..

  • 8. 미스테리
    '04.12.27 6:48 PM (220.118.xxx.20)

    이사??...이주??
    여튼 축하드립니다...
    이산가족이 다시 만나셔서 즐건 성탄절이 되셨겠군요...
    MALL에 가셔서 큰거 사달라 하셔요...ㅎㅎ

  • 9. jasmine
    '04.12.27 7:21 PM (219.248.xxx.203)

    이사하셨네요....것도 나라를 바꿔서리.....
    적응기 보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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