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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때문에...

.. 조회수 : 962
작성일 : 2004-12-23 00:44:41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인데요.. 그저 친구들과 싸움이 많다고만 알았는데,
최근에 같은반 엄마 전화로 넘 충격적인 이야길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같은반 아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라네요.. 죽여버린다고 협박하고,  작은 갈등이 생기면 때려서 해결하고, 아이들을
종 부리듯이 부려서.. 다들 무서워한답니다.. 믿기지 않았지요.. 우리 아이 작고, 마르고, 운동도
별루 못하고, 하얗고 여자애처럼 생긴.. 눈물많은 아이거든요.. 이야길 듣고 보니 아이가 잠꼬대를
많이 하는데... 집에선 들어보지 못한 소리를 가끔합니다. 이게 이게 이걸 그냥 확.. 너 죽었어..
주로 소리를 지르면서 잠꼬대를 거의 매일 하고,  지난 여름에 어느 모임에 같이 나갔었습니다.
자기소개시간에 아이가 자기 소개하는 걸 옆 자리 아이가 따라하자 그 아이 의자를 발로 차고
소리를 질러서 넘 놀란적이 있는데요..  그걸 왜 학교생활과 연결짓지 못햇는지 ..
눈치없는 엄마입니다..

지금도 가슴이 떨리네요.. 잠결에 내지르는 말들과 모임에서 보인 난폭한 행동을 단순하게만
봤었는데..  학교생활을 그렇게 했다니요.. 선생님은 모르시더라구요.. 저두 직장에 다니지만
아이와 많이 대화하는 편이라고 생각햇었기 때문에 정말 몰랐어요.. 울집 결코 폭력가정 아니거든요..
남편이나 저.. 싸울때 소리 한번도 지르지 않는데...아이가 왜 이러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신경정신과 가서 상담을 한번 받아볼까.. 싶기도 하고 제가 직장을 그만둬야 하지
않나.. 전학을 가볼까..

신앙인이지만 그다지 열의없는 신앙생활이였는데 아이와 기도하는 시간을 며칠전부터
갖기 시작햇습니다.. 어려울때만 주님을 찾는 제가 참 이기적으로 보이지만 제 아픈 마음을
안아주실분은 그분뿐이란 생각이 듭니다..

넘 넘 마음이 아파서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지킬과 하이드도 아니고
이쁘고 착한, 마음이 약해 눈물많은 녀석이 어째서 학교에 가면 글케 변할까요?
게으르고 이기적인 엄마 탓인거 같아 정말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글을 쓰고 지금도 눈물이 앞을 가려 더 이상 쓸 수 없네요..
IP : 220.75.xxx.11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키세스
    '04.12.23 12:55 AM (211.177.xxx.141)

    에구... 얼마나 속이 상하세요?
    저희는 그 반대의 경우를 당한 적이 있어서 알아보니 우리 아이 말고도 괴롭힘을 당한 아이가 많았는데도 그 아이 엄마가 대수롭지 않게 여겨 그런 일이 자꾸 일어나더라구요.
    님은 힘드시겠지만 현실을 받아들이시니 분명히 해결책이 있을거예요.
    혹시 아이 주위에 비슷한 행동을 하는 동네형 같은 애가 있지않을까요?
    우리 반 그 아이 경우엔 동네에서 좀 큰 아이들과 잘 논다고 하는데 그때 자기가 당한 걸 우리 반 아이들한테 써먹는 것 같았어요.
    힘내시고 잘 해결되길 빌께요.

  • 2. 마농
    '04.12.23 1:18 AM (61.84.xxx.104)

    분명히 아이가 좋은 방향으로 달라질거예요.
    원글님 같은 좋은 엄마가 있는데 당연히 그렇고 말구요.
    그리고....신은 지금 원글님이 매달리는 그런 부탁이라면..
    얼마든지 이쁘게 받아주고 도와주실거라고 전 믿어요.
    너무 많이 울지 마세요....

  • 3. ..........
    '04.12.23 1:32 AM (210.115.xxx.169)

    당하는 아이들만 너무 많이 봐와서
    이렇게 슬퍼하는 엄마를 보니 오히려 희망이 보입니다.

    아 그 당하는 고통은 정말...
    큰일인 것을 알고 계시니 잘 될거예요.

  • 4. ....
    '04.12.23 1:47 AM (61.255.xxx.184)

    뭔가 해소되지 않는 불만이 그쪽으로 터지는거 같네요.
    아니면, 폭력성이 있는 만화나 게임같은걸 너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건 아닌지....
    제 5살 아이가 얼마전 만화를 보는데 상대방을 때리고 싸우는게 너무 당연시 되는 스토리라
    제가 얘기를 하고 그 자리에서 TV를 바로 껐습니다.

    조근조근 폭력은 어떤 경우라도 나쁜거라고 얘기하시구요,
    4학년이지만 예쁜 그림책같은거 (친구와의 우애나 폭력에 관한) 구하셔서 밤마다 읽어주세요.
    한권씩이라도...
    그리고, 왜 그랬느냐 추궁하시기보다 책 같은거 보면서 친구와의 갈등상황이나 이런게 나오면 "**는 이럴때 어떻게 하니?"하고 자연스럽게 얘기를 끌어내보세요.

  • 5. ...
    '04.12.23 1:57 AM (219.241.xxx.93)

    우선 아동, 청소년 심리 상담/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 상담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부모와 얘기하고 해결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부모가 객관적으로 아이를 보기도 어려운데다 감정적으로 되기 쉽잖아요.
    상담을 받다보면 아이에 대한 것 뿐 아니라 부모 자신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서
    더 낫지 않을까요.

    좋은 기관을 찾아보세요. 제가 알고 있다면 어디가 좋다고 권해드리겠는데...

  • 6. 건이현이
    '04.12.23 9:20 AM (141.223.xxx.154)

    많이 놀라셨겠어요. 아래 주소로 가셔서 일단 Q&A에서 상담해보시구요.
    서울에 사시면 스케줄잡아 선생님을 만나보시는것도 좋으실듯......
    제가 예전에 아이의 성격이 내성적이라 문의 했었는데 무척 친절하게 답변해주시더라구요.
    EBS에 가끔 출연하시던 김은혜선생님의 병원 홈피입니다.

    도움이 되시길......

    http://www.kidmind.co.kr/

  • 7. 파란야채
    '04.12.23 11:34 AM (61.108.xxx.202)

    폭력물이 애들을 폭력적으로 키운다죠
    전에 울애가 폭력게임 하고나서는 항상 설치며 발길질 해서 제가 금지시켰던 경험이 있어요
    님의 애도 맘속에 폭력성이 모르게 길러졌군요.
    맞벌이는 아이모습을 잘 못볼 수도 있어요. 중환자병동 자주 데리고 가고 봉사활동, 남을 돕는 부모 모습 자주 보여주세요. 남자들 폭력성 하루빨리 바로 잡아야해요. 그 대상이 부모가 될 수도 있어요
    특히 봉사하는 생활, 감사하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 8. **
    '04.12.23 12:07 PM (220.126.xxx.173)

    아이가 너무 얌전하고 해서 속에 있는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아이가 화나는 것이 있더라도 풀지 않고(아이다운 다른 방법으로) 있다가 갑자기 폭발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해요.
    저희 큰 아이가 얌전한데 가끔 화낼땐 다른 아이가 아닌가 할 정도로 과하게 폭발하는 경향이 있어서
    펀치볼을 사주고, 화나면 펀치볼을 치라고 해 주었어요.
    대신 다른 사람을 치거나 하는 것은 하지 말라고 했더니 요즘 그러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도 아무래도 객관적으로 봐 줄 사람이 필요한 것 같으니 치료를 잘 받으시길 바래요.
    만약 폭력성이 잘 바로잡아 지지 않으면 주변사람에게 피해주는 것도 주는 것이지만
    당장은 본인이 제일 손해 아니겠어요.
    저도 혹시 저희 큰 아이 행동이 도가 지나치게 되면 상담을 받을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부디 좋은 결과 있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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