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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고단한 날......

lyu 조회수 : 891
작성일 : 2004-12-22 21:15:03
모임에서 송년회를 한다고,
생활한복 바지 한 장만 기부를 하라고 해서 없는 솜씨에
-왜 남의 것을 더 잘 안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우리집 재봉틀은 왜 더 말썽을 부리는지-
덜렁 갖다주러 갔다가 주저앉아 국수에 얹을 고명 썰어주고 김밥 썰어주고 -칼잡이 - * -
남편 저녁 해 주러 집에 왔답니다.
아이들은 이모와 칠리스 립 먹으러 가구요.

그냥 마음이 괜히 우울해 지네요.
송년회 못 가서 절대 아니구요.
시숙이 많이 편찮으시다네요.
췌장암 수술을 받으시고 예후가 아주 좋아서 건강을 자신했었거든요.
오늘 연락이 왔는데
간에 전이가 되어 수술도 소용이 없다고 그랬다네요.

남이 그런 일을 당해도 가슴이 아플텐데 형제가 그러니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
거기다 힘든 일을 겪으며 사이도 별로 좋지가 않거든요.
부모가 있어 기댈 수도 없고 다른 형제도 데면데면하니
제가 가슴이 아픕니다.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네요.
정말 미워 죽을 때도 있는 것이 부부지간인 것 같은데
외롭고 슬퍼보일 때 기댈 곳도 부부 뿐인가 싶어요.
저녁에 약속이 있다더니 다 취소하고 일찍 귀가를 했어요.

며칠 너무 우울해 다 귀찮더니
나 자신을 버리고 명랑모드를 아니 오버 모드를 지향해야 하는지
인생은 참 이상하지요.
첩첩산중이면서
왜 고통이나 시련은 한가지씩 다가와 주지 않는건지
그냥 하나씩 하나씩 찾아오면 해 치울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아, 우리는 아무래도 너무 씩씩한가 봅니다.
그래서 시험을 당하는 건가요?

친구가 어제 지방에서 쫄면 소스를 보냈더군요.
그리고 문자로 그래요.
나 힘들어, 매운거 먹으면 스트레스 풀린대. 힘내자
얼마나 고마운지요.
친구가 더 그리운 연말입니다.
문디 가시나 왜 멀리 가서 날 더 외롭게 하는거냐고 ......
IP : 220.118.xxx.5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돼지용
    '04.12.22 10:09 PM (211.119.xxx.11)

    정말 힘이 되드리고 싶네요.
    멀리 있는 친구도 그립구요.
    님, 건강하고 행복하셨음 좋겠어요.

  • 2. beawoman
    '04.12.23 1:01 AM (61.85.xxx.131)

    저도 친구들이랑 항상 하는 말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도움이 안된다구"
    겨울이라 더 쓸쓸하신 것일꺼에요.
    그래도 자고 나면 더 좋아지고 생활이 나를 살리는 것 같아요

  • 3. 마농
    '04.12.23 1:20 AM (61.84.xxx.104)

    아.......류님이 마음이 휑 하시겠어요..
    남편분 마음이 많이 아리실텐데.......
    휴....

  • 4. lyu
    '04.12.23 3:43 PM (220.118.xxx.53)

    그래도 이렇게 82에라도 풀어 놓으니 좀 낫네요.
    가슴에만 담아두면 더 짐이 되겠지요?
    답글 주신분들 감사!
    저 다시 기운 업 시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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