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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25년만의 나홀로 여행?

익명 조회수 : 1,056
작성일 : 2004-12-11 13:49:43

한번도 계획없이, 무작정 여행을 혼자 떠나 본적이 없는 사람이었네요.
너무 건조하죠?  특별히 사는 것이 힘들어서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남편이 못가게해서도
아니었고... 항상 일하는 엄마였고, 아내여서, 여행은 가족과 , 아니면 남편과 함께 다녔네요.
한번도 친정에 혼자 가 본 적이 없었네요.

문득 오늘아침, 친정부모님이 생각났어요. 항상 바쁘다는 핑계로, 무슨 날이 아니면 따로 시간 내어서
나홀로 부모님 뵈러 간 적이 없었네요. 참 무심한 딸이었네요. 시댁행사는 의무적으로 거의 한번도
빠진 적 없으면서...

KTX표를 왕복예약했습니다. 혼자 오로지 부모님 만나서, 여유있게 맛있는 식사하고, 친정엄마,
아버지옆에 누워서, 어린시절의 딸로 돌아가서, 우스개소리로 두분 웃겨드리고 올래요.

대학입학해서, 그 시절은  주로 양장점에서 옷을 맞추어 입었는데, 새 옷입으면, 엄마,아버지앞에서
입어보고 했었는데.. 그리고 남자친구 얘기도 열심히 하고... 지금 생각해보니, 그 시절에
부모님이 참 즐거워 하셨던 것 같아요. 너무 오래동안 내리사랑만 받았네요. 너무나 헌신적인
부모님 사랑만...

아침에  남편에게 혼자 친정간다고, 전혀 준비없는 계획이어서,  남편 먹을거리 하나 안챙겨두고
나왔어요. 하루정도야 혼자 해먹어도 상관 없지요.  이렇게 생각날 때 행동하지 않으면,
또다시 기회를 놓치니까....

부모님께 전화도 하지 않고, 기차역에서 내려 전화할래요.
혼자, 전적으로 부모님 딸로만 가서 재롱부릴래요. 생각해보니 항상 남편과 함께 가서 친정어머니
신경쓰게만 했네요(사위 대접하느라) .

이제는 자주 이런 나홀로 여행을 하고 싶네요.
지금의 제아이나이에  결혼한 이후, 처음으로 하는 무작정여행이네요.
IP : 222.107.xxx.15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르미온느
    '04.12.11 1:57 PM (61.41.xxx.4)

    와...정말 멋진 계획이에요...
    근데 어른들은 혼자가면 괜히 걱정하시더라구요, 것두 불쑥가면 무슨일이 있나 하구,,,
    남편분이 전화 한번 하시겠죠? " 함께못가서 죄송합니다. 안데려가주네요..." 하면서...^^
    즐거운 20대로 돌아갔다 오세요...^^

  • 2. blue violet
    '04.12.11 2:36 PM (219.252.xxx.250)

    짝짝짝!!!!
    잘 하셨어요.
    부모님에게는 딸이 나이가 들었어도 항상 어리게 보이시나봐요.
    마음껏 어리광도 부리시고
    이젠 의젓해졌다는 것도 보여드리면서
    즐거운 시간 만드세요.
    나도 친정이 지방이었으면 혼자 갈 수 있을텐데....

  • 3. ...
    '04.12.11 2:43 PM (211.222.xxx.175)

    부럽습니다.

    "그 시절은 주로 양장점에서 옷을 맞추어 입었는데 ........"
    이 귀절이 향수에 젖을 수 있는 chance를 주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연배인 것 같아 반갑습니다.

    이곳 가입 한지도 얼마 안되어 아직 잘 몰라요

    내일 송년회 하는 곳도 가보고 싶은데.....
    (ㅎㅎㅎ 주책이라 할 까봐...)
    쑥스러워 감히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이렇게 혼자 여행 하신다니.....
    부러바라.... 으~ 흑~ 흑~
    그래도 신나고 재미있는 여행 잘 다녀오세요.

  • 4. 헤스티아
    '04.12.11 3:07 PM (221.147.xxx.84)

    잘 다녀오세요^^;;; 멋지세요!!

    남편들,, 하루정도 내버려 둬도,, 잘 살아남더만요!!

  • 5. lyu
    '04.12.11 3:56 PM (220.118.xxx.34)

    그렇지요? 우리가 여행이라고 떠나면 결국 가는 곳이 부모님 계신 곳이 되고 마니 그나마 어르신들 계심에 감사하지요.
    저도 작년에 두분 모시고 오붓하게 어리광도 부리고 아버지 새차에 얹혀 같이 감포라도 다녀올까 나섰다가
    남동생이 얼씨구나 누나 온다고 눈치 없이 끼어들어 망쳤답니다,ㅋㅋㅋ
    그 넘이 끼면 부모님은 제가 뒷전이드라고요.
    그래서 오지 말랬다가 더 확실히 제가 뒷전인거 확인했지요.
    울 아버지 암말 않으시고 으흠! 크게 하시더니 방으로 들어가시데요. 그 이후 친정 부모님 욕심 안 냅니다.하하하
    좋은 여행되세요.
    아, 울 아버지 그래도 저 델고 좋은데 마구 보여주고 싶어서 난리시더라구요.
    큰딸 혼자서 잘 안내려오니까......

  • 6. 고은옥
    '04.12.11 7:45 PM (211.178.xxx.195)

    여자가 나이를 먹으면 안하던 짓(?) 을 한다네요, 그것도 여성호르몬이 줄면서 남성호르몬이 늘어나면,,,,,
    자연을 거스릴 수 없는 현상이에요..
    잘 하셨어요
    남편 두고 혼자 친정가면 엄청 뿌듯 하답니다
    정말 부모님 살아 생전
    찾아 뵙는게 큰 효도구요,,
    돌아가셔도 후회가 없지요,, 돌아가시고 기일 챙기는게 효도는 아니더라구요
    도 큰 회한이 남을 뿐이죠,,
    좋은시간 가지세요,,

  • 7. 김혜경
    '04.12.11 9:37 PM (211.201.xxx.56)

    잘하셨어요...좋은 여행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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