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한밤중에 생겼던 일이였슴다.
초저녁 잠이 많은 수산나는 바오로가 귀가전임에두 불구하고
큰댓자로 뻗어서 코를 드르렁거리며 자고 있었슴다.
저녁밥 먹고 호수공원 한바퀴 돌고나서 샤워를 하고 잤어야
했는데 너무나 고단해서 머리도 안감고 고양이세수와 이만 닦고
잠이 들었는데 정신엄씨 자다가 화장실 볼일땀시 일어나보니
그때까정도 바오로는 안들어왔습니다.
이 남자가 도대체 몇신데 여적지 안들어온겨? 하믄서 시계를 보니
새벽 2시를 향하고 있었슴다.
그때 또또또 전자키 넘버를 찍는 소리와 함께
거구의 남자 두명과 바오로가 들어서는 겁니다.
파자마 바람에 부시시한 머리(샤워도 안하고 잠들었던 나의 게으름을 한탄하며....)를
감출 틈도 엄씨 거구의 남자중 하나가
"형수님~ 안녕하십니까? 우리 서양식으로 인사나 합시다~~~"
그러더니 덥썩 수산나를 껴안고 뽀뽀를 하려고 하길래
언능 볼따구를 대줬더니 쪽하고 뽀뽀를 합니다그려~~~~럴수,럴수,이럴수!!!!
첨보는 남자입니다.
또 다른 거구의 남자 역시 첨보는 남자입니다.
수산나를 안고 서양식 인사를 하는 남자에게 바오로가 하는 말,
"니 형수 참 괜찮은 사람이다~ 한븐 사기봐라(사귀어 봐라)~~~하하하"
아니 이게 뭔 뜬금엄는 소리여~~~~
그러는디 어머어머....이건 또 뭔 행태여~~~~
수산나 앞에서 갑자기 바지를 벗드만 줄무늬 트렁크팬티에 양말을 신은 채
화장실로 들어가는 겁니다.
씻고 있는건지, 오바이트를 하는건지 화장실에 짱박혀서 살림을 차린듯한
한남자는 그렇다치고 또 다른 남자는 술상을 차려내라는 겁니다.
그것두 매우 신속하게 차려내려고 엄청 깝치는거라예~~
술취한 인간들 건드려봤자 나만 입 아프고 그려그려그려요~~~아가들 달래드끼
마치 오래된 습관처럼 늙은주모의 흉내를 내면서 술상을 차려냈습니다.
피데기오징어 찌고, 저녁에 끓여놓은 오뎅국 내놓고, 항시 대기중인 맥주까정
차려내니 흐믓해 하는 꼬락서니들이 가관입니다.
점입가경이라고.....이제는 술상머리에 앉아 술도 따라 달라네요.
팬티만 입고 화장실에 들어갔던 한 인물이 나오더니
이번에는 베게를 찾습니다.
급한대로 쿠션을 쥐켜줬더니만 그눔을 베자마자 큰 대자로 뻗어
코를 골기 시작합니다.
맥주 한잔을 청해서 마신 또 다른 거구도 갑자기 훌러덩 양복을 벗어던지드만
넥타이까정 풀고, 이 남자 역시 바지를 벗으니 이번에는 회색트렁크 팬티입니다.
(참말로 가지가지....어쭈그리, 주제 멋들은 알아가지구 실크팬티구먼? 안보는 척 하믄서
볼껀 다 봐버린 수산나....)
눈을 감고 양말을 벗어서 여기에 한짝 던지고, 저기에 또 한짝 던져불고 하등만
이내 코를 곱니다.
아이고 원수들아~~~~
도대체가 뭔 인물들인겨~~~~~~~!!!!!
낯선 두 인물들 옆에서 마치 고목나무 매미처럼 낑겨서 잠든 바오로까정
빗자루로 확 쓸어불고 싶은맴은 굴뚝같았지만서두 늦은밤 내 집에 찾아든 인물들이니
두고보자 싶어서 수산나도 방으로 들어와서 설친 잠을 새롭게 청하다가 깜뿍 잠이 들었슴다.
아침에 일어나니 군인아저씨들처럼 참하게 이불을 개어놓고
고개를 몬들고 앉아있는 두 양반들~~~아니 바오로까정 세남자~~~
세상에나 술이 깨니 으찌 그리두 점잖은 양반들인지.....
뭔눔의 술이 점잖은 양반들을 그렇게 망가지게 한답니까?
덩치는 하마같은 두남자가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실례했습니다를 반복하며
고개를 몬드는 걸 보니 여간 꼬숩고 재미진게 아니었슴다.
장난기가 동한 수산나가 그랬지요.
"아니, 첨보는 여자한테 뽀뽀하고, 훌러덩 바지 벗고 그카시든 양반들이
워째 하룻밤새 이리두 점잖아졌다요? 워매 참말루 요상시럽네이잉?"
전라도 사투리를 진하게 하시는 두 양반이 절절절 매며 아침 해장국 드시고
가라는 수산나의 호의도 무시한 채 걸음아 나 살려라 하며 내빼려고 하자
바오로가 수산나의 책한권씩을 선물로 드리라 합니다.
책에다 사인을 해주니 저자의 집에서 한밤을 잤다고 적어달라기에
"우리집에서 한밤 잤슴! 숙박료는?"라고 적어주었슴다.
그 숙박료가 어제 도착하였는데 깊은우물님이 행복다방에 올려주었던 바로 그 비법수입니다.
무청,무우,우엉,당근,표고버섯을 귀농하신 목사님이 만드신 것으로
수산나를 먹으라며 보내왔습니다.
뽀뽀해준거 하고, 하룻밤 재워준 값하고, 술상 봐준 값으로 치자면 쪼매 약하긴 하지만
매우 마음에 드는 숙박료라 열심히 먹고 있습니다.
잘생긴 남자였더라면 뽀뽀를 할라꼬 덤빌때 언능 입술을 갖다댔을꺼인디
얼굴이 울바오로보다는 쪼매 딸리는 편이라....언능 볼따구니를 대줬지라~~~~ㅋㅋㅋ
숙박료를 보내준 그 남자들이 누구냐구여?
알려고 하지 마십시요. 다칩니다요....
이름이 신촌 밥풀떼기라꼬 하등가? 반창고라꼬 하등가? 캬캬캬....(믿거나 말거나.....)
영화에 보니 꺼그, 그 짝에 소속된 양반들이 대부분 찐하게 전라도 사투리를 쓰시등만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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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숙박료(한밤중에 생긴 일)
장수산나 조회수 : 878
작성일 : 2004-12-08 09:26:41
IP : 222.120.xxx.15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고미
'04.12.8 11:15 AM (61.111.xxx.89)너무 재미납니다.
저도 그런 경험 있었는데 다음날 남편 아주 반 죽여 놨습니다.2. 김혜경
'04.12.8 12:09 PM (219.241.xxx.155)큭큭...
3. yuni
'04.12.8 1:05 PM (211.210.xxx.140)수산나님 머째이~~!! *^^*
4. 쪽빛바다
'04.12.8 5:42 PM (218.39.xxx.238)ㅋㅋㅋ
ㅎㅎㅎ5. 삼돌엄마
'04.12.9 11:53 AM (211.104.xxx.130)수산나님책 잘읽었어요^^ 글도 너무 잘 쓰시고 너무 재미있는 에피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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