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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신을 알라

#$%^&* 조회수 : 1,249
작성일 : 2004-12-06 21:09:40
프랑스 작가 에니 아르노의 소설 '단순한 열정'에서 인상깊게 읽은 내용입니다.
정확하지는 않으나 대충 기억나는 대로 쓰면 이렇습니다.

내가 어릴 적에는 사치스러운 생활이란 좋은 집에서 호의호식하면서 살아가는 것일거라 생각했다.
커가면서는 지적인 활동에 종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사치일거라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한 남자나 여자에게 진정한 열정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이 사치라 생각한다.

어제 모님의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그 분이 성격 좋고, 총명하고, 사람들이 부러워 할만한 직업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그 동안 쓰신 글, 그리고 최근에 쓰신 글에서 남편을 몹시 사랑한다는 사실이 절절히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이 사이트의 주인장님도 부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여자는...아무래도 사랑을 받는 것보다는 주는 것이 행복한 것 같습니다.
주고 받는 사랑이 이상적이지만, 그 균형은 어느 한쪽이 기울기 마련이죠.
여자라는 존재가, 모성 본능 때문인지, 본질은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여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보다는 자기를 좋아해주는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좋다...
라는 사람들의 얘기를 믿었습니다. 그리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통념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저는 제가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적합한 사람이라는 걸 몰랐습니다.
남편에게 받는 사랑이 아무리 커도 그것이 저를 채우지는 못합니다.
좋은 음식을 배불리 먹어도 배고픔이 멈추기는 커녕 계속 허기가 지는 것 마냥...

결혼하기 전 배우자가 될 사람의 됨됨이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하지요. 그런데 저는...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제대로 깨닫는 것도 그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IP : 194.80.xxx.1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4.12.6 9:59 PM (210.115.xxx.169)

    가지 않은 길이 아름답지요.

    나를 더 사랑해주는 사람. 옆에 있을때는 모릅니다.
    내가 맘상해 하면 전전긍긍 어떻게 하면 맘 풀어줄까 애쓰던 사람. 그립답니다.

    내게 화를 내면 되받아 화를 내어도 시원치 않을 터인데
    무엇때문인지 어떻게 맘 풀어줄지 허둥대는 내 모습을 보자면
    그 또한 외롭고 서글프답니다.

    냉정하게 대하면 나를 좀 덜 사랑하는 것 같은 그사람과는
    더 멀어질 것 같고......

    가지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되새기지 마시기를.....

  • 2. 깜찍새댁
    '04.12.6 10:10 PM (218.154.xxx.213)

    윗분 댓글에 동의해요..
    저도 많이 살진 않았지만...
    가지 않은 길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거 사실같아요..
    님..연말이고 겨울이고...그래서 더욱 삶에 대해 쓸쓸함이 느껴지는게 아닐지요..

  • 3. ㅠ.ㅠ
    '04.12.6 10:16 PM (194.80.xxx.10)

    원글의 핵심은 '두 길 중에서 한길을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 가 아닌 거 같아요.
    저는 원글님에게 공감하는데 표현력이 부족해서...

  • 4. ..........
    '04.12.6 10:19 PM (210.115.xxx.169)

    결국 같은 감정이겠지요.

    사랑을 느끼는 대상이 없어 외로우신거지요.
    내가 더 많이 하는 사랑
    그것도 아주 많이 외롭습니다. 관계의 끈을 잇기위하여 오로지 나만
    노력하는 것 같은...

    상대방의 (감정의)노예가 되어버리는 것 같은.....

  • 5. 헤르미온느
    '04.12.6 10:45 PM (210.92.xxx.60)

    그래서, 서로 같은 사랑을 나누는 사람과의 사랑이 가장 행복한것같아요.
    저는, 저를 아무리 좋아해도 내가 흥미없는 사람은 10번 찍으면 넘어가는 나무가 되는게 아니라
    찍으면 찍을수록 더 싫어지더라구요...

  • 6. 그게...
    '04.12.6 11:22 PM (194.80.xxx.10)

    저는 개인차라고 생각해요. 자기에게 잘해주는 남자 만나서 좋아라하면서 잘 사는 여자들이 대부분이기에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하는 거 아닐까요? 원글님처럼, 자신의 감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면...사는 게 힘들어지죠. 저는 서양여자들의 사고 방식이 무섭고 단호하게 여겨지더라구요. 결혼의 성립은 물론 지속 조건은 그 순간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의 감정이 있느냐 없느냐...그것에 가장 충실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남자건 여자건, 때가 되면, 조건 따져가며, 적당히 짝 맞추어서, 자신의 감정에 대해, 심각하게 깊게 생각하지 않고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비율이 많지 않나요? 부부의 불행은 거기서 부터 이미 예고 되는 거죠.

  • 7. 커피와케익
    '04.12.7 12:26 AM (210.183.xxx.202)

    '단순한 열정' 저도 좋아하는 책이에요..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읽었었죠...^^

    애니 아르노가 왜 사람에 대한 열정을 굳이 '사치'라고 얘기했는지..
    살면서 절절히 이해가 됩니다..
    원글님과는 정반대의 의미로서요..

    살면 살수록,
    인간이란 열정을 바쳐야 할 존재라기 보다는
    '관용'을 바쳐야 하는 존재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아르노의 열정(자전적 소설로 알고 있어요..)은
    짧게 끝났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입니다. 생활이 아니라..

    저에게는 딸이 하나 있는데요,
    그애가 크면 저는 이렇게 얘기하고 싶네요..
    너에게 열정을 보여주는 상대와 결혼하라구요..
    네가 그에게 '관용'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 관계는 오래갈 것이고. 행복할 것이라구요..^^;;;

    그냥 제 가치관입니다...좋아하던 책 이야기가 나와서요..

  • 8. 무수리파
    '04.12.7 5:28 AM (194.80.xxx.10)

    친구와 식당에 가든, 카페에 가든, 항상 먼저 계산하려고 드는 사람 있지요?

    자기가 남에게 먼저 베풀어야 하고, 다른 사람이 불편하지 않은지 늘 먼저 배려하는 사람...

    그런 여자들은 남자에게 일방적으로 받는 사랑에 익숙하지 못해요.

    오히려 남자를 챙겨 주고, 돌보아 주고, 끊임없이 헌신하면서 행복을 느낀답니다.

    그러니, 남자가 좀 고약하더라 해도, 그렇게 되도록 자기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그런 남자가 그 여자에게는 천상 다시 없는 짝인 것이죠.

    결론...무수리도 행복할 수 있다...

  • 9. 저도..
    '04.12.7 9:21 AM (220.89.xxx.246)

    저도 무수리파인가요? 가난인지 외모인지 컴플렉스가 많은 남자를 만나서 연민을 느꼈기에 제가 모두 품어줄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보니 이렇게 컴플렉스 많은 남자.. 정말 맞추기 힘듭니다. 그래서 저는 무수리가 되었습니다. 결혼하니 왕좌에 등극한것처럼 모든 사람을 부려먹으려 듭니다.
    정말 결혼 안한 처자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컴플렉스가 뭔지 모르는 정신이 건강한 사람 만나라구요. 누가 더 좋아하는지 그것도 중요하지만 관용으로 모든것을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은 정말 스스로가 지치는 일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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