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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에 대한 불만
학교 급식이요.. 교사 입장에서도 할말 많아요..
아이들 떠들고 싸우는 그 소란한 속에서, 더러운 교실에서 급식판 갖다 먹으면서..
특히 고기종류나오면 먹기 싫어져요. 아주 얇게 썰어가지고 양념돼 나오는데 웬 기름기는 그렇게 많은지.. 아이들이나 교사나 돈주고 그거 먹으면서, 자기 식구 먹일 거라면 저거 절대로 안 고를 것 같은..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핑게로 인스턴트도 자주 나오는데, 그건 더 싫어요. 한번 튀겨내거나 데워서 소스 얹어놓고, 빵에 끼우고 하는 종류.. 학교급식일수록 그런 음식 안 나와야 할 텐데, 학교에서는 거꾸로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나와요. 햄버거 패티 같은 것은 정말 정체불명의...
아이들은 무조건 고기나 인스턴트 나오면 좋아라 하고 서로 더 먹으려고 아귀다툼합니다.. 집에서는 잘 먹을지 모르겠지만, 여럿이 먹다보니까 식탐이 없는 아이들도 그런가봐요. 근데 제가 보기엔 너무나 한심한 수준의 음식에 싸움을 하니..
심지어, 수업하다말고 진지하게 학교 급식에 나오는 음식들.. 정말 안 좋은 재료를 써서 많이 먹으면 건강에 안 좋으니까, 그런 종류 나오면 학교에서 많이 먹으려고 하지 말고 집에서 먹으라고..ㅜㅜ..말하기도 했지요. 그 말 들은 동료 선생님들은 그 말이 비화돼서 너한테 돌아오면 어떡하냐고 놀라셨지만, 그렇게 말이라도 해야 시원하지요..
정체불명의 밥맛떨어지는 음식들 가지고 아이들 아귀다툼하는 모습 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조금은 불신하면서 조심스럽게 먹는 모습 보는 게 낫네요.
이렇게 학교 급식에 문제가 많은 건.. 너무 단가가 싸다는 데 있어요. 다 최저가입찰제니, 재료의 질과 상관없이 가장 싼게 장땡이지요.. 근데, 웃기는 건, 가끔 학교에서 가정으로 설문지를 발송하거든요.. 급식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매끼당100원~200원 급식비 올리겠다고.. 결과는 안 봐도 뻔 합니다. 모두 반대예요.. 자기 자식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들인데, 그돈이 그렇게 아까울까... 번번히 그런 생각이 들어요. 뭐 제가 다니는 학교만 그렇게 인색한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차라리 설문같은 것 안하고 일방적으로 인상시키면 좋겠는데, 그렇게 하면 돈이 걸린 문제니 복잡해 지고..
집에서 친환경, 유기농 찾아봤자 학교급식이 저렇게 엉망민데.. 저도 자식 학교 보내면 참 마음 뒤숭숭하겠다 싶어요. 그렇다고 유난떨면서 혼자만 도시락싸줄수도 없고 말입니다.
원래는 퐁퐁솟는샘님글 댓글로 달려다가.. 아무래도 어머님들이 많으시니, 이런 의견도 알아두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참.. 학교에서 급식메뉴 한달에 한번 집으로 보내잖아요? 근데 그거 잘 살펴보면, 말도 안되는 메뉴구성이 꽤 있어요. 예를 들어 김치+오이짠지+무우말랭이, 콩나물국+콩나물무침+다른 것 이런식으로 영양불균형, 맛 불균형.. 아니면, 우유급식을 하는데 점심 메뉴에 유제품이 또 들어가서 중복이 된다거나.. 메뉴판이랑 예고없이 바뀌기도 하지만요.. 또 메뉴구성이 몇 주 단위로 똑같다거나 해서 단조롭고.. 이런 건 몇달치 모아서 비교해 봐야 보이지요..
교사들도 가끔 이런 것 지적하기는 하는데.. 아무리 말해도 중간에서 짤리거든요..일일이 체크하기도 힘들고.. 학부모님들께서 자꾸 문제제기하면 교사들 말보다는 약발이 먹히겠지요..
교육적인 것들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이 뭐 먹고 오는지, 밥 상태는 어떤지, 국 상태는 어땠는지 가끔 물아봐 주세요. 학교 가끔 들리시면 뭐 나왔나 살펴도 보시구요.. 드물게는 거의 쌀알 수준의 설은 밥 먹을 때도 있고.. 국도 끓이다 만 것 같이 수도물 냄새가 날 때도 있어요. 심할 때는 매일 항의하기도 하는데, 그런 항의까지 하기에는 교사들 할 일이 너무 많고.. 같은 학교 직원인지라 아무래도 껄끄러워요..
1. 퐁퐁솟는샘
'04.12.5 1:20 AM (61.99.xxx.125)학교 선생님께서 쓰신 글이라서 더 후련하네요
맞아요
단가가 너무 싸서 공급업체에서 단가 맞추려면 질좋은 급식 기대하기가 어렵지요
아이들은 인스턴트 음식 좋아하니까 그럭저럭 먹겠지만
선생님들이 그 음식 드시는거 정말 고역일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른들은 그저 찌개종류를 먹어야 제대로 먹은 것 같잖아요
그리고 학부모들이 단가 올리는거 반대한다는데
그게 혹시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불신풍조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예를 들어서 택시비 올리기 전에는 빡빡한 재정란에 택시기사가 바쁘게 일하고 봉급이 적어서
불친절한 써비스 개선이 어렵다고 하는데
택시값 인상된후에 써비스가 개선되었다는 느낌을 가진적이 없는것처럼요
급식단가 올려도 아이들에게 그만큼 좋아질거라는 기대를 하는 학부모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제 큰아이가 중학교다니는데 해마다 우유도 설문조사한답니다
비락 남양 서울 세개를 가지고 설문조사 했는데
가격이 비싸도 서울우유가 월등히 많이 나와서 서울우유를 마십니다
아이들 급식비 비싸다고 생각하는 학부모 많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 우리 사회에 불신풍조가 사라진다면 가격 올리더라도
반대하는 학부모 거의 없을거란 생각도 해봅니다
아까 오후에 학교에서 전화 왔습니다
아이들 일주일 더 휴교한다고 합니다
아직 양성반응 나온애들이 많고 다시 입원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합니다2. 레미니스
'04.12.5 1:59 AM (220.73.xxx.245)저도 일주일에 한번 학교 도우미를 하느라 학교급식을 먹고 있는데요.
참 뭐라 말할수가 없어요.
그 멀건 국하며...
그 소음...
(울아이 초등학교는 전교생이 식당에서 급식을 한답니다. 한번에 수용하는 반이 10개반이상 되죠..)
그런 분위기 속에서 매일매일 식사를 한다는건
아이들이나 선생님들도
소화가 잘 될 것 같진 않아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학교급식을 완전히 접고
다시 도시락 세대로 돌아갈 건 아니니
여기서 해답을 찾아봐야겠지요.
참 어렵습니다.3. 달해
'04.12.5 2:59 AM (61.102.xxx.150)그런 설문지들.. 급식비 인상의 근거를 뚜렷이 써 놓거든요. 지금 먹는 밥이 정부미 몇 %+일반미몇%+찹쌀몇%인데, 정부미 비율을 몇%줄이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하다.. 그래도 반대들을 하시더라구요. 전 그냥 쓸데없는 데에 돈을 아끼는구나 생각했는데, 그 반대들이 결국 학교에 대한 불신이었다면, 더 큰 문제군요..
사실 초등학교가 의무교육이라 하면, 학교 보냄서 들어가는 돈이 없어야 하지요. 만약 부모가 수입이 땡전한푼 없는 노숙자라 해도 말입지요. 하지만 울나라 학교는 급식비에, 현장학습비에 소소한 학용품에.. 돈이 꽤 듭니다. 완전 의무교육이라 볼 수 없지요.
레미니스님.. 학교 일을 도와주신다니 제가 감사하네요.. 그래도 식당에서 급식하는 건 양반이랍니다. 아이들 관리는 교실이 더 쉬운 것 같지만, 교실은 완죤 먼지구뎅이거든요. 아이들이 책상이며 의자에 막 올라가기도 하고, 제대로 한번 닦지도 않지요. 손도 더러운채로 그대로 먹고, 먹다가 흘리면 그게 며칠 가고.. 급식대도 아이들이 닦으니 위생에도 문제가 많고 말이지요. 손씻고 오라고 해도, 화장실 몇 개 안되는 수도꼭지에 그 많은 아이들이 손씻고 책상 닦는 행주 빨고 하는 것도 쉽지 않구요.. 그런 건 사실 복도 곳곳이나 교실마다 있어야 하는데..
사실 학교 식당이 있어도 아이들 급식 보조 직원들이 해야 하는 일을 도우미들이 하는 거구요..식당에서 하건, 교실에서 하건 다 돈 들여서 관리 인력을 써야 하는데.. 도대체 세금 걷어서 어디에다들 다 쓰는지..
교실에서 급식하다가 아이들이 흘리거나 제대로 청소가 안되면 5교시 수업도 급식시간연장하다 끝날 때도 많답니다. 고학년은 아이들이 극성스러워서 그럴 때가 있고, 저학년은 먹는 데에도 한참 걸리고 토하거나 많이 흘리고 하니..4. scymom
'04.12.5 11:09 AM (218.39.xxx.13)학교에서 학부모회 급식 모니터링 일을 하고 있거든요.
각 학교마다 그런 모임 없나요?
엄마들이 적극 참여해서 아침마다 배송해 오는 식재료들도 지켜보고
배식 과정과 잔반처리등에 관심 가지고 계시면
아무래도 영양사선생님 입장에서도 더더욱 신경 쓰실수 밖에 없구요(물론 열심히 하시지만요)
제가 알기론 교육부에서도 학부모 급식 모니터링을 적극 권장하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저는 연수 교육도 받으러 갔었는데...5. 희맘
'04.12.5 10:27 PM (218.53.xxx.67)저는 초등학교에서 5개월동안 영양사를 했습니다. 제가 일했을때는 학부모님이 아침마다 오셔서 식품을 같이 검수하셨습니다. 고기는 검수시에도 온도를 체크하고 유통기한. 원산지도 확인 하시고요, 식단을 짤때는 나물이나 무침류는 꼭 넣습니다.하지만 나물은 음식쓰레기로 많이 나옵니다. 식단을 짤때 그냥 짜는것이 아닙니다. 칼로리, 음식의 색깔(매운거만 넣거나 허연거만 할수없죠.) 단가, 조리순서등....그리고 많은 영양사님들이 인스턴트 음식을 선호하시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돈까스도 직접 만들고 소스도 직접 만들게 식단을 짭니다. 단지 영양사 일이 이렇게 해서 끝나지 않습니다. 위생관리도 철저히 합니다. 윗글을 보니 급식대를 학생들이 닦는다고 하셨는데 급식전 ,후로 급식조리종사원분들이 개끗이 청소하고 저는 그걸 검사하고 지적이 나오면 다시 청소시키고... 위생에도 엄청 신경을 써야합니다.
검수할때 오셨던 학부모님들은 비교적 만족하셨었요.
제가 우리급식에 느낀것은 단가가 낮은것과 직영으로 운영 되어야한다는 것입니다.그나마 초등학교는 나은편입니다. 예를 들어 콩나물(국내산) 단가와 위탁운영되는 콩나물(중국산) 단가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모든 위탁이 다그런것은 아니지만 위탁으로 하는곳은 영리위주이기 때문에 당연히 단가를 낯추려서 애씁니다.
학부모님들과 선생님,영양사선생님 이 모든 분들이 관심과 애정어린 눈길이 있어야지 우리의 급식의 미래가 밝아집니다.
학교 영양사님들 토요일,학때도 거의 매일 나옵니다. 모르시는 분은 급식도 없는데 왜 나오냐고 하십니다. 급식일외에 학교서류일이 많습니다. 학교선생님들이 가르키는 일 뿐 아니라 문서일이 많은것과 같습니다.
지금은 건강상의 일로 쉬고 있습니다만 학교영양사님 대해 잘 모르시는 분이 있으시는거 같아서 두서 없이 적어 봤습니다.
제주위에 하나의 직업이 아닌 사명감으로 일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학부모님들이 많이 도와주세요.6. 먹물 한 방울
'04.12.5 11:01 PM (211.176.xxx.153)식재료 검수를 학반당 몇 분 정해서 하고 있지요.희망을 우선 받지만 거의 지원이 없는 관계로 학급 정부회장 어머니들이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떠맡으시다보니 배정된 날 안오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군요. 이른 아침에 시간을 내어 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어쨌건 여기서부터 검수 관계는 신뢰감이 덜 갑니다.
담임 입장에서 체크할 일도 아니구요.
다행히 현임 학교는 이런 문제에 의식이 분명하신 선생님이 운영위원으로 활동하시면서 정부미도 일반미로 바꾸는 등 급식의 질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82만나기 전의 우리 집 식단보다 훨훨 낫다는^^)
하지만 선생님 한 분에게 맡길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기억에 거의 분기별로 검수 위원을 선정했던것 같거든요. 담임 선생님에게 미리 말씀하시면 정~~말 좋아하실겁니다. 전교 학급 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우리 학교의 경우 한 번 정해지고 하루 가시는걸로 배정되어 안내문이 나가는 걸 봤습니다.(일 년 계속 신청하면 3~4번) )
*급식 경력 11년차, 저는 학교 급식 환경에는 정말 불만이 많지만 식단이나 맛 자체에는 그럭저럭 만족하고 있습니다.
참, 드문 경우지만 한 교장샘은 고기를 한우만 고집해서 쓴다고도 하시더군요.
어쨌건 어머니들의 날카로운 모니터링이 정말 필요하다고 저도 한 말씀 드리고 싶어서 몇 자 적어 봅니다. 저도 내년에 학부형 되는데 출근 시간이 맞으면 식자재 검수는 한 번 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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