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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반팅"

김혜진(띠깜) 조회수 : 1,072
작성일 : 2004-11-29 23:57:23
이거 해보신분들 별로 없을낀데........ ^^

지가예, 부산의 동래에 있는 모여고 2학년때 한창 남고와 같은 반끼리 미팅을 하는 붐이
일어나고 있었심니다.  그때는 남녀공학도 사대부고 하나만 있었나?? 여하튼 고당시
어떤 남고와 합쳐서 남녀공학이 된다는 둥 하면서 남학생에 대한 동경을 한창 품을 때
였지예. 그래서 동래의 브*엘 고등학교 2학년3반과 반팅을 하기로, 아마 우리반 날날리의
주선으로 성사가 되었나 봅니다.

고2때부터 이미 학력고사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어, 정작 시험칠 우리들 보다 선생님들이 억수로
긴장들을 하고 계셔서 모두 쉬쉬하면서 진행을 했었심니다.
특히 담임선생님은 우리들 정신이 딴곳으로 분산되는 걸 막으실라고(특히 늑대들), 매일 조례
종례 시간마다 이렇게 쇠뇌를 시키셨지예.
"느그들 내 싸랑하나???" "네~~"  "진짜제???"  "네~~에~~!!" 목이 터져라 서로의 사랑(?)을 확인
하고 또 확인하며........ 그렇게 우리들의 감수성을 늘 공부와 샘에게로만 향하도록 하셨지예.
그러니, 우째 우리들이 터놓고 좋아라 하며 그 거사(?)를 치루었겠심니까.
그래서 모두 5명씩 조를 짜서 부산대앞, 서면, 동래, 남포동, 동아대앞..... 등 흩어져 하기로 했지예.
"모이면 다들 죽고, 흩어져야 만 산다~~ " 뭐 이런 catch-phrase 아래...

근데, 우리조가 영 팀이 엉망이었심니다.
5명 모두 덜떨어지지 않으면, 얼굴이 영 아니고, 키가 쪼매나지 않으면, 뚱뚱하고, 그리고 아주
country 시럽거나....  우째 이리도 모아 났는지........쩝~~!!
우째거나 그장소도 화려한 남포동 유나백화점(고당시 유명했음) 맨 꼭대기 레스또랑에서...
우리가 먼저와 기다리고 있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쫙~~ 열리면서 요새말로 킹카 5명이 들어
오는게 아니겠슴니까?  모두들 일제히 눈이 띠~~옹~!!   입은 헤벌레~~
그란데, 가들이 우리를 보는 시선은 "폭탄 이다~~" 바로 이거였심니다.

대충 음료수 시켜놓고 숨도 한번 못쉬고 있는데, 킹카들이 그러데예.
"나가서 일대일 데이트를 하지~~"  우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넹~~"  발딱~~ 휘리릭=33=333
모두 후다닥 나가는데, 고중에 제일 시골스러운 친구가 "남은 음료수 버리고 가면 벌받는데이~~"
하면서 홀짝홀짝 넘들것 까지 다 마시다 그만 엘리베이터를 다들 노치고 말았지예.
여기서 우리의 운명은 이미 결정이 된김니다.

그다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려가니 온데간데 없는 우리 킹카들!
그날 우리들은 그 시골시러븐 친구를 내내 째리보면서 자갈치와 국제시장 남포동을 "우리의 킹카들
찾아 삼만리" 했었심니다.  밥도 몬 묵고 온시내를 구신처럼 헤메고 다녔으니.......

근데, 그담날 학교에서 일은 터지고 말았심니다.
담임샘이 지학담당 이셨는데 아침 조례를 빠지셨고, 반장말로는 이미 각 장소에서 은밀히 현장
사진까지 확보 하셨다고 하는 김니다.  아이고 우리는 모두 다 죽었네...... 하고는 3교시 지학시간을
숨죽여 기다렸지예.  그날 수업은 "공극률"에 관한 것이었심니다.
아마 지가 죽을때까지 잊을수 없는 수업 이라 생각 합니다.

"공극률이란, 동래의 모 여고 2학년3반 바람난 여학생들과 동래의 브*엘 고등학교 2학년3반
늑개같은 놈들과 반팅을 한다고 서로 뒤섞여 있을때 서로의 등과등 방뎅이와 방뎅이 사이의
공간을 공극이라하며.........."    모두들 뜨~~악~~ -.-;;

어떻게 지학시간을 보냈는지 또 점심시간을 지나 오후 수업을 모두 어떻게 했는지........
올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심산으로 죽을 각오를 하고 종례시간을 기다렸심니다.
그란데, 우리샘 주윤발도 아님시롱 긴 바바리와 007가방을 턱 들고 들어오시더니
"내는 바람난 여자캉은 죽어도 같이 몬산다..... 그래서 내가 간다........" 그렇게 홀연히 떠나
시는거였심니다.    그때부터 통곡을 하며 우는아이, 샘을 따라 나가는 아이, 연필꺼내 반성문
쓰는 아이.........   다들 수습을 위해 안간 힘들을 썼던것 같심니다.
결국은 모두 반성문을 쓰고 다시는 바람을(?) 안피우겠다는 서약을 해서 샘 바지가랭이를 붙잡
았지예.  킹카들 얼굴도 제대로 함 보도 몬했구만... 반성문은 뭔 반성문.......쩝~~~!!

사실 이모든게 순진한 우리들의 맘을 이용한 샘의 설정(바바리와 007가방, 그리고 홀연히)이
딱 맞어 떨어져서, 그이후로 다시는 미팅의 M 자도 입밖에 못내고 오로지 공부만 팔수 밖에
없게 되었지예.  샘 뜻대로............

그이후 우리들은, 더욱 더 강도 높은 사랑의 확인 작업을 하였심니다.
"느그들 내 진정으로 싸랑하제??"      "네~~"
"어~허히~ 목소리 봐라.  진짜 싸랑하나 안하나???"  목이 터져라 "싸랑 함니더~~ "
무슨 바람피다 들켜 집으로 끌려온 여편네들이나 되는지, 모두들 매일 목이터져라 사랑을 서약
했었던 기억이 남니다. ^^

우연히 오늘 고등학교때 친구와 메일 주고 받다 그때 생각이 나서 함 적어 봤심니다.
그래도 그때가 참 좋았는데..........

밤 늦은 시간에 중국 주절이 였심니다.
감싸 함니데이~~      

  
IP : 220.165.xxx.48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87-78
    '04.11.30 12:00 AM (222.106.xxx.231)

    정말 재밌어요~~~~ 말씀을 어찌 그렇게 잼나게 하시는지..
    저 팬할래요. ㅋㅋ

  • 2. 아기와 나
    '04.11.30 12:03 AM (220.117.xxx.83)

    ㅋㅋ 너무 재미나요...

  • 3. 가을향기
    '04.11.30 12:11 AM (218.239.xxx.221)

    눈물이 나도록 웃었네요
    저 정말 큰일이예요 밤이면 밤마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 컴 들여다보며 낄낄거리니
    잠자는 내 낭군이 "저기 아무래도 맛이 갔제.. 혹시 채팅하는거 아잉가?" 하는 의구심에
    슬슬 기어나와 슬쩍 들여다보고 가네요
    다시 여고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맘입니다

  • 4. 김혜진(띠깜)
    '04.11.30 12:13 AM (220.165.xxx.48)

    저도 이시간에 구신처럼 82 헤메고 싸돌아 댕김니다. ㅎㅎㅎ~~^^
    딴데도 아니고 이래 건전한 곳인데........
    자 ~~ 다 같이 싸돌아댕깁시다. 82 온 방방을 헤메고 다님시롱~~^^

  • 5. 모나리
    '04.11.30 12:16 AM (221.140.xxx.213)

    김혜진님..
    우와~'반팅' '지학시간''학력고사'~그리운 단어들입니다..
    어찌 그리 재미나게 적으시와요..
    야밤에 키득키득..

    그때가 정말 생각납니다.~

  • 6. 김혜경
    '04.11.30 12:41 AM (211.178.xxx.183)

    하하..담임선생님 넘넘 귀여우세요..하하하..

  • 7. 미스테리
    '04.11.30 12:43 AM (220.118.xxx.81)

    ㅋㅋㅋ.........그리 괴로웠던 지학시간이 떠올라서 기만...ㅋㅋㅋ

    미팅하믄 내도 잼있는 야그 있는데....^^;;;
    안그래도 올릴라 캤는데 이번주는 제가 금요일이나 되야 글 쓸 시간이 날듯 함니더...^^;;; (마구 바쁜척)

  • 8. 해와달
    '04.11.30 12:45 AM (220.79.xxx.171)

    왼종일 글이 없어 이상타 했지요 ...기둘린 보람이 있군요^^
    잼나게 읽었어요 아~~~그리운 학창시절~!!!

  • 9. 동래아줌마
    '04.11.30 1:01 AM (211.58.xxx.220)

    어허 혜진 아줌마 저 동래 모여고 나왔구요 지금 동래 럭키살아요
    방가워요
    정말 반팅에 설레가며 그여고시절 생각납니다
    유나백화점하며 종각우동하며 파트쓰리 마리포사 반팅의 집결지였지요
    방갑습니데이 잼나게 읽었어요

  • 10. 프라푸치노
    '04.11.30 1:49 AM (61.41.xxx.134)

    다방커피
    디스코바지
    쌍화차에 계란 동동
    코 묻은 손수건---->이건 쫌 그런가요^^;;;

  • 11. 피글렛
    '04.11.30 2:08 AM (194.80.xxx.10)

    담임 선생님이 엔터테이너의 기질이 있으셨군요!
    요즘 애들은 선생님들에게 관심이 없는 편인데
    그 선생님은 어떻게 애들을 휘어잡고 계실라나?

  • 12. 마농
    '04.11.30 4:59 AM (61.84.xxx.28)

    ㅎㅎㅎ..웃음이 보약이라는데..제가 혜진님께 보약값 드려야하나요?^^

  • 13. Ellie
    '04.11.30 6:29 AM (24.162.xxx.174)

    김혜진님 동래 무슨 여고에요? 혹 선배님 아니슈? ^^

  • 14. Ellie
    '04.11.30 7:32 AM (24.162.xxx.174)

    암만생각해도 동래의 모여고, 브X고랑 관련 있으면 하나 밖에 없는데.. ㅋㅋㅋ

  • 15. 김혜진(띠깜)
    '04.11.30 7:45 AM (61.159.xxx.186)

    파트3, 마리포사, 하늘소, 국제시장안 종각우동, 반도리아(롯데리아보담 격이 좀 떨어졌지만 서두..)
    사해방 물만두...... 정말 가고자픈 곳이네요~~ ㅠㅠ 근데, 안즉도 있남유??

    그라고, 마농행님~~ 우데갔다 오싰는교??? 인자 우데 가지 마시고예. ^^

    참! 지는 동래에 있는 중*여고 인디????
    프라푸치노님과 Ellie 님은 우데신교????? 퍼떡~~ 발키이소~~마! ^^

  • 16. 꽃게
    '04.11.30 9:13 AM (211.252.xxx.1)

    멋진 담임샘이시네요...ㅎㅎㅎㅎ
    넘 순진한 여고생들이었구~~~요....
    요즘은 안통하겠죠???

  • 17. 원두커피
    '04.11.30 9:27 AM (211.192.xxx.159)

    하하핳... 넘 재밌어요^^ 아침부터 몰래 웃느라 땀이 비질비질--;;;
    어째 혜진님 주변에 그리도 재밌는 사건사고(?)가 많은지,, 글도 넘 재밌게 쓰시구...

  • 18. 어중간한와이푸
    '04.11.30 11:02 AM (211.204.xxx.94)

    님은 글솜씨도 훌륭하지만, 기억력두 대단햐슈 ^^ 우찌 그 많은 명솔 안즉까지... 대단 대단!!
    사해방 물만두... 그 쪼매난 계단을 올라가면 2층에 있던 만두집 맞지예???

  • 19. 김혜진(띠깜)
    '04.11.30 11:17 AM (220.163.xxx.176)

    사해방 물만두..ㅋㅋㅋ 그 좁은 계단.ㅋㅋㅋ 아 그립네에~~
    그라고 그 할매국수집!! 너무나 매워서 입에 불나는.....
    또, 원산냉면집(거긴 울엄마 동창집이라(부산여고) 자주 공짜로 먹었던 기억이 나요^^) 과
    고 바로 뒤에 1,500원짜린가 순두부/된장/청국장 팔던 집.......
    아! 그러고 보니 국제시장엔에 돌고래집 순두부도......... 와 이래 기억 나는기 많은지.......

    다 그리워요~~ 같은 느낌이 있는 님들도 다 보고잡고예~~ ^^

  • 20. 꽃게
    '04.11.30 12:33 PM (211.252.xxx.1)

    사해방 물만두는 80년 이후 생긴곳인가봐요???
    원산 냉면집 === 저는 아직도 이 집 냉면땜에 냉면을 안먹어요, 아니 못먹어요 ...ㅠㅠㅠㅠ모두 그 맛이 아니라서~~~
    할매국수집 === 여전히 국물은 맛있던데, 옛날에 비해 덜 푸짐한 것 같고, 덜 매운것 같았어요. 작년에~~
    돌고래... 생각이 날똥말똥~~~~~~~~~~~

  • 21. 엘리사벳
    '04.11.30 1:01 PM (218.49.xxx.9)

    어제저녁에 감기약 먹고 해롱대다 아침에 일어났답니다,
    이제야 글을 읽으려니,,, 벅차더군요.

    그래도 혜진님 이름보고 먼저 들어 왔습니다,

  • 22. 짱가
    '04.11.30 1:51 PM (218.145.xxx.108)

    ㅎㅎㅎ......일단은 크게함 웃고...ㅋㅋ
    반팅..무쟈게오랫만에 듣는말이네요..
    반팅이라면 찐한 추억이 많은 짱가...-.-;;;
    혜진님..할매국수집, 1500원자리 순두부집..마리포사,사해방 물만두집..근데..18번 완당집이빠졌네요...
    저도 무쟈게 싸돌아다녔던 그리운곳이네요..
    아마도 비슷한 또래인듯싶어서 더반가워요...^^
    허걱...혜진님 어머님이 제 선배님..
    집이 해운대라서..... 40번 버스 종점에서 종점까지..3년동안 징그럽게 타고다녔던기억이....

  • 23. 김혜진(띠깜)
    '04.11.30 2:51 PM (220.163.xxx.75)

    맞네에~~ 18번 완당집... 그집 새로 확~ 꾸며서 인자 다른집 같던데........

    용두산 추억의 오솔길, 대청동 헌책방집, 충무동 1인분 1,000원하던 삼겹살집, 꽃게탕집,
    그리고 돼지갈비집....... 모두 대학시절 친구들이랑 무쟈게 애용했던 곳이지예.
    다 싸다는 이유로.......... ^^ 참! 옛 미화당 백화점 뒤 "고갈비집"....... 1학년때 동문회 한다고
    갔었는데, 첨엔 진짜 갈비인줄 알고 갔다가 왕~창 실망만 했던 기억이 남니다.

    아~~ 그립다.

  • 24. 레몬향
    '04.11.30 10:44 PM (222.112.xxx.127)

    아~그리운 이름들..들으니 반갑네요..저두 본가가 동래 럭키..저는 지금은 구서동에 있는 동*여고 나왔거든요..반갑습니데이~

  • 25. 피글렛
    '04.12.1 5:31 AM (194.80.xxx.10)

    사해방 짬뽕, 탕수육도 맛있어요~혜진씨랑 저랑 비슷한 데서 놀았군요. 저는 집이 대청동이어서 시내엔 밥먹듯 나갔죠.

  • 26. 아영
    '04.12.2 12:28 PM (211.220.xxx.17)

    미화당 뒤 고갈비집 이름이 "남마담(당?)" 아닌가요?
    전 혜진님보다는 한참 아래 연차같지만 그래도 다 가본데네요 ^^
    꽃게님.. 저도 어릴적부터 원산냉면에 길들여진 입맛이라 딴데선 냉면 잘 못먹어요.
    근데..원산냉면은 양이 넘 작아서 항상 사리를 추가해야한다는 슬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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