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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만원짜리 김장 했어요.

최미정 조회수 : 1,768
작성일 : 2004-11-28 23:48:57
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4살 여자아이와 2살 남자아이를 데리고 김장 했습니다. 24일 김장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준비 25일 배추절이고 동치미,총각무등을 씻고 갓 쪽파 대파 양파 마늘 생강 배 파인애플등을 다듬과 씻고 물 빼고 하루죙일 했습니다. 26일 드디어 70쪽의 배추중 7쪽은 백김치(마늘 생강 양파 배 파인애플을 갈아 즙만 넣어 물 12-3컵에 소금 설탕 슴슴 간해서)로 1통, 총각김치 1- 4/1통, 동치미 소금에 굴러 큰놈으로 4놈을 항아리에 담아 뒀구요 (항아리 작아) 나머지 배추중 20쪽은 무 채를 썰어 속을 넣어 1-2/1통, 나머지는 무를 갈아서 속 만들어 5통 분량으로 했습니다. 근데 왜 김장값이 200만원 이냐구요.
저 2살 아덜놈이 일 저질렀습니다. 남편 회사는 격주 휴무제를 실시 하는데 연말이라 굳이 회사를 가야 한다더군요. 해서 저 혼자 3일을 씩씩하게 하는데 거의 다 마무리 단계인 김치 속을 열심히 버물고 있는데 우리 아덜놈 평소에도 손가락 발가락만 얹져지면 올라 갑니다. 올라가서 떨어 져 크게 다쳐도 또 올라 갑니다. 포기를 안 해요. (심하게 혼을 내도 꿋꿋히 합니다) 전생에 암벽 타는 선수 였는지 ..........
거실에 놓여진 텔레비젼을 요 몇번 올라 타  말 타는 것처럼 하고 놀길래 디게 혼 냈죠.
근데 하필이면 그날... 엄마가 너무도 한 곳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걸 눈치 챈 이 녀석 드디어 올라 갔습니다. 신나게 놀다가 딱 눈이 마주쳤는데 어느 한 부분으로 힘이 쏠려는지 텔레비젼이 넘어 가더군요.
저 뛰었습니다. 아덜놈 잡았는데 텔레비젼은 못 잡았습니다. 화산 폭발하는 줄 알았어요. 꽝.... 째쨍그랑
유리 파편들이 튀어 그 놈과 저 약간의 생채기 났구요. 둘 다 엄청난 소리에 멍 하고, 자고 있던 딸 놀라 뛰어 나 와 " 엄마 . 텔레비젼이 왜 방에 누워있어 "....
우리 아덜놈 진정 되었는지 알아 들을 수 없는 말로 과정을 설명 하던군요. 중간 중간 아빠 아빠 하면서
혼난다 이거죠....
저도 진정하고 안 다친 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놀란 놈을 야단할 수 없었음. 나 또한 정신이 없었죠)
남편한테 전화 했어요. 과정을 .....
어이가 없는지 암 말 못하고, 집에 와서 얘기 하자고....
왔습니다. 일렬로 졸졸이 선 우리들 벼락 같은 소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덜놈 먼저 선수 치던군요.
어쩌구 저쩌구 쏠라쏠라...  손으로 잘못 했다구 비는 시늉을 하며  남편 어이없어 하며 웃더군요.
무장해제 됬습니다......
그리고 오늘 매장가서 백구십.... 하는 텔레비젼 샀습니다. 10개월 할부로....
해서 1년동안 증말 김치만 먹구 살아야 합니다.
잘난 아덜놈 덕에 외식 이젠 짤 없습니다. 오늘도 3시간 쇼핑하고도 기냥 집에 와 밥 먹었습니다.
누가 이 아덜놈 극성 좀 자제 시키는 방법좀.....  흑흑흑..
IP : 222.109.xxx.82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11.28 11:54 PM (211.201.xxx.180)

    그래도 아드님 안다쳤으니까...그걸로 위안삼으세요..글구 멋진 TV 보면서 집에서 맛난거 만들어드시면 되잖아요..

  • 2. 헤스티아
    '04.11.28 11:58 PM (221.147.xxx.84)

    제 남편은 아기 8개월인 지금부터 걱정이 태산이랍니다... 텔레비젼 넘어뜨릴까봐.. (시댁에서 시누이 큰 아들을 키워주셨었는데,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대요... ) 휴우.. 그나마, 다치지 않아 다행이에요. 며칠전에, 텔레비젼에 깔려 않좋은 일 생겼다는 뉴스도 있었쟎아요..

  • 3. 깜찌기 펭
    '04.11.29 12:01 AM (220.81.xxx.182)

    아드님 안다치셔서 정말 다행이세요..

  • 4. 야옹이
    '04.11.29 12:05 AM (221.139.xxx.126)

    윗님들 말씀대로 아드님 안 다쳐서 정말 다행이네요...

  • 5. 왕비-꽈
    '04.11.29 12:06 AM (203.228.xxx.145)

    찐짜 TV쉽게 넘어가드만요.
    제 딸아이 네살때 거실바닥에 TV내팽게쳤습니다.
    그 무거운거 잘못되기나 했으면...
    다행히 TV만 한구석 찍히고 거실바닥에 흔적만 남기는걸로 마무린 되었지만.
    며칠전 TV로 잘못된 애기이야기 들었을때도 섬찟했습니다.
    정말 아이들 키울땐 정신 놓으면 평생 후회할일 생기겠더라구요. 자나깨나 조심조심
    아무일 없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우리 TV도 산지 이틀째에 그랬는데 아직도 잘 쓰고 있답니다.

  • 6. yuni
    '04.11.29 12:08 AM (211.178.xxx.102)

    맞아요. 요 얼마전 사고 생각하면 아드님 안 다친걸로 큰 위안 삼으세요.
    그나저나 속 엄청쓰리실텐데 이 주책아지매는 왜 자꾸 아이고 아이고 웃음이 실실 나오는지....^^ㆀ

  • 7. 이론의 여왕
    '04.11.29 12:13 AM (222.110.xxx.204)

    아드님 안 다쳤고, 그 덕(?)에 새 텔레비전도 장만하셨고...
    (이럴 땐 '일거양득'이란 말 쓰면 안 되는 거죠? ㅋㅋ)

  • 8. 미스테리
    '04.11.29 1:06 AM (220.118.xxx.81)

    아드님 크게 안다친거 진짜진짜 다행이세요...
    근데 저두 새 텔레비젼 장만하신거 부러버요...^^;;;;
    웃으면 안되는데 "1년동안 증말 김치만 먹구 살아야 합니다"...이부분서 자꾸 웃음이...^^

  • 9. 최미정
    '04.11.29 9:37 AM (222.109.xxx.82)

    네 아덜놈 안 다친거를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침 이 놈 또 일 저지르는데, 한숨 밖에....
    침대 옆에 있던 무선전화기를 지 아빠가 마시고 내려둔 물컵에 그대로 잠수 시켰습니다. " 야- 이 썅 호랑말코 같은 놈아.... " 벌써 제 안경 3개째 휘어 못 쓰게 만들고 컴퓨터도 한 대 보내 버렸습니다.
    우째 이렇게 극성맞은지, 저나 신랑 절대 부산스럽지 않습니다.
    하루죙일 이놈 뒤치닥거리에 증말 우울증 증세 나옵니다...
    지금도 제 옆에서서 마우스로 알죠.... 벌써 거실도 전쟁터를 만들었고요...
    누가 이런 알라가 커서 건강하고 활발해 좋다지만, 지금으로선 좀 진정 되었음 하는 바램 입니다.

  • 10. 마당
    '04.11.29 10:39 AM (211.215.xxx.116)

    보통 세대는 해먹는다는군요.
    즈이 아들도 보통이 아닌 종자인데..그건 안해묵었습니다..음화하핫..
    전 컴터 세대...비디오 다수.. 를 베려놨어도.. 테레비는 안해먹었다며 주변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삽니다.
    아.. 최미정님 염장지르는것이 아니고..
    그냥 위안드리려는거랍니다. 컴터 세대도..장난아니어요...-_-
    사용하고 있는 컴터를 오옴마? 하고 부르고는 박박 기어가..코드 앞에 앉아서 그걸 잡고..
    눈을 허옇게 뜨고 절 보다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그걸 뽑을때의 기억은..아직도 생생하네요..
    1초만에 있었던 일인데...슬로우모션으로 보이더군요.
    여튼 그렇게 오백만번쯤 하니 컴터 한대가 작살나고.. 또 한대..또 한대..큰애가 세대를 돌아가시게 했고.. 작은놈이 한대 죽였답니다.
    그래도 어떻하겠어요..
    봐줘야지..
    이성이 있는 우리가 봐줘야지...ㅜ.ㅜ

  • 11. .
    '04.11.29 11:11 AM (211.248.xxx.195)

    2번 거래완료

  • 12. 좀 황당
    '04.11.29 11:23 AM (66.167.xxx.102)

    어떻게 텔레비젼을 놓으면 아이들이 건들어서 떨어집니까?
    어린아기 키우는 집에서 그정도 안전정비는 하셔야 하는거 아닌지요?
    ... 저도 애가 둘이라 입바른 소리 해선 안되는거 알지만.. 좀 안타까워요. 다들 너무나 위험천만한 맘으로 애들 키우시는거 같애서요..

  • 13. 포포얌
    '04.11.29 12:45 PM (218.51.xxx.131)

    정말 다행이네요 휴~우 아드님 안다쳐서요...얼마전에 아기가 TV밑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잖아요...
    좀더 조심시키세요...

  • 14. 창원댁
    '04.11.29 2:22 PM (211.50.xxx.162)

    예전에 울 시어머님이 큰형님(시누이. 아들만 둘. 어릴때)댁에 예고없이 방문한 적이 있대요
    간난쟁이 연년생 아들 둘 데리고 어찌 사는가 싶어서..
    애 둘이 말도 못하게 개구쟁이 였다네요(지금은 다커서 군대가있슴)
    형님 빨래를 하시는데 작은놈은 업고 큰놈은 마루 기둥에 묶어뒀더라네요
    감당이 안돼어서...

  • 15. 보들이
    '04.11.29 2:22 PM (221.155.xxx.106)

    제친구는 아들이 에프킬라통 넣고 전자렌지 돌려서 터지는 바람에 난리가 났대요
    조심하세요..
    집안에 젤로 위험하다죠?

  • 16. 건이맘
    '04.11.29 3:14 PM (211.188.xxx.164)

    교보에 가시면 쓰리엠 제품으로 가전제품 미끄럼방지 고무가 있어요.
    그거 사다가 붙여두세요. 손톱만한건데 왠만해선 안움직이게 나왔으니깐..에효
    그것말고도 유리, 소형가전, 대형가전..두루두루 미끄럼방지 제품 잘 나왔더라구요.

  • 17. 짱가
    '04.11.29 3:50 PM (218.145.xxx.108)

    아이고.......장롱 문짝 열어서리 그것에 매달려서 놀다가 결국 문짝 떨어지고...
    컴..마당님아들처럼..빤히.쳐다보면서 코드화악..........빙긋..
    요래서 두대...
    텔레비 ..올려놓으면 위험하다고 장식장 낮은곳에 내려놨더니..
    그위에 올라앉아서 쥬스먹어대다가...그속에 쥬스 쏟아부어서..맛가고...
    비디오..안나와서 기사불러 열어보면..거기서.. 열쇠, 자동차,블럭, 색연필..
    온갓것이 다..나오더니.. 결국은 황천길로 가더이다........
    아들둘..있으면.. 제대로 남아나는것 하나도 없답니다....

  • 18. 서산댁
    '04.12.1 12:00 AM (211.229.xxx.212)

    저..
    한 참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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