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슬쩍 슬쩍 들여다만 보다 급하게 마무리를 하는데 미싱이 말을 안 들어 회사 홈을 찾다 결국을 이리로 빠지고 마네요
늘 게시판을 한바탕 뜨겁게 만드는 시누 올케의 그 기기묘묘한 관계......
그 힘든 사정을 보다 보니 저희 집 올케 부탁으로 어제 저녁 갑자기 허둥지둥한 제 처지가 생각나 수다를 푸네요.
아버지 생신을 토요일에 하기로 했는데
그도 친정 윗층에 사는 조카들이 감기라고 다른 아이들 옮을까 걱정되니-남동생네에 다섯살 9개월짜리 꼬마 있어요-
연기하라고 아니면 전국 투어를 하시겠다고 연락이 왔는데
올케가 친정엄마한테 장소만 빌려달라면서 자기 아이들 독감 예방 주사도 다 맞았다고 말도 안된다고 부득부득 생신하러 다 모이자네요.
뭐 해 갈까? 했더니 저희 신랑 류산슬 먹고 싶다고 형님 몸만 와서 만들기만 하라더니
어제 저녁에 전화가 왔어요.
"형님네 말린 해삼 있어요?"
나 잠깐 어벙벙 "응"
"그거 형님이 좀 갖고 오실래요?"
'응 간단히 해라. 다음날 아침은 다 사먹자고 엄마가 그러시더라"
-대구에 유명한 선지국 집이 있거든요-
"예, 손 가는 건 안 해요"
그러고 전화를 끊었죠.
그거 사면 돼.
소리를 절대로 못하겠는 거예요.
제 기억에는 냉동실에 두개 정도 남은거 같은데
그걸로 어찌 식구들 다 먹나요?
마트에 가도 요새는 다 인도네시아 산이더라구요.
진작 불려 놓는다면서 김장이네 옷만들기네 하면서 북창동엘 못갔네요.
그리고 보니 애 아빠가 중국가면서 북한해삼이라고 한 봉지 가져다 준게 생각나 막 뒤졌죠.
거기서도 북한산 해삼이 무척 비싸다고 그런 소리는들었거든요.
받아다 던져 놓고는 잊어버렸는데
열개도 안되는것이 조그맣더라구요.
금방 따뜻한 물에 불렸는데 돌기가 뾰족한 것이 초저녁에 시작해서 열두시 까지 서너번 물을 갈아주었는데 미국산 하루정도 불린것 만큼 불기는 하는데, 하는데,
이것이 정통적인 방법으로 재 속에 묻어 말린 것인지
검뎅이가 얼마나 나오는지 까만 물이 하염없이 나오는거예요.
지금 한번 끓여 두었는데 내일 아침까지 제대로 안 불으면 저 해삼사러 가야됩니다.ㅠ,ㅜ
올케랑 엄마가 좋아하시는약식이나 좀 만들어 갈까 했는데
사람 마음이 참 요상하지
막상 해삼 불린거 찾으니까
이것이 지가 준비 다 한대놓고 이거이 무슨 말이야?
하는 생각이 슬며시 한쪽에서 올라오지 않아요?
그래서 그 마음 막 구겨서 찌그려뜨려 한 쪽으로 던져버렸지요^^
불화의 싹은 미리 잘라버리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늘 시작이잖아요?
그게 뭐 대수라고......
사실 저 여동생들 한테 김치 잘 담아 주거든요,
올케는 서울 쭉 살다가 작년에 창원 갔어요.
서울서 그렇듯이 친정서 담아 보내주겠거니 했는데
남동생이 저 김장한다고 힘들다니까 통화중에 "우리는 농협이나 종가집서 싫다는데 자꾸 담아주네 "
그러더라구요.
서울서 안 보내냐고 물었더니 한 두포기씩 담아 먹는다네요
아이둘 델고......
여동생들 담아주고 가끔 친정 엄마한테도 보내는거 알면서 우리 올케 얼마나 섭했겠어요?
얻어 먹고 싶다고 말은 한번 장난처럼 했는데 저는 그야말로 농담 처럼 들었거든요.
그런 것도 올케가 서운하게 생각하려면 서운한 것이라는 마음이 들더군요.
한 마음 돌리고 좋은 것만 보려고 애써 보려고 하네요.
수십년 다른 환경에서 살아와 가족이라고 만들어 졌는데 어찌 거슬리는 것이 없겠습니까?
그래도 몇년 살아보니 우리 올케도 '아, lyu씨네 식구 다 됐구나' 하는 부분이 더러 보여 우리를 웃게 만들기도 한답니다.
쓰다보니 이게 뭔 말인지 모르겠네요.
하여튼 해삼은요, 검뎅이 무지 많다구요.
인도네시아 산을 불려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이 불려서 비교를 한번 해 볼까 싶기도해요.
누가 드셔보신분 어떻게 다른지 알려주실래요?
이것만 요리조리로 옮겨야하나?ㅋㅋㅋ
춥습니다
감기조심하세요~~~~~
전 낼부터 며칠 잠수 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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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케덕에 난데 없는 해삼불리기......
lyu 조회수 : 897
작성일 : 2004-11-26 09:44:12
IP : 220.118.xxx.2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김혜진
'04.11.26 10:00 AM (220.163.xxx.215)행니~임! 해삼불린다꼬 욕 마이 보고 계시네예~~ 도와 드릴수도 엄꼬....^^
정말 솔직 담백한 글 잘 읽었심니다. 미소도 뛰우면서.........
저도 어제는 미친척 하고 넋두리를 늘어 놓았지만(행님같은 분들께 어리광 좀 피운다꼬)
역시 가족만큼 좋은 관계도 없다고 봅니다. 내가 조금만 맘을 양보하면 되는것을....
추운날 감기 조심하시고, 잠수 후 후기 띄워 주시이소~~ 잘 다녀오시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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