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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메일
너무 힘들고 사는게 자신없어서요...
결혼한지 이제 2년 정도 지났는데 그동안 정말 많은 실망과 절망이 교차했습니다.
남편은 착한 사람이지만 좋은 남편은 아니었습니다.
저도 모든걸 다 잘하지는 않았을테지만 맞벌이하면서 저는 늘 피곤했고, 남편은 점점 어린애가 되어 갔습니다.
저는 맹세코 큰 감동과 선물을 바란적은 없었습니다.
남편이 긴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눈물이 나서..남편에게 고마워서가 아니라 제가 어떻게 살았는지, 그동안 추억없이 바둥거리던 제 모습이 떠올라 굵은 눈물을 쏟아내어야 했습니다.
저희는 11년 연애해서 결혼했고, 결혼 후 남편의 생활습관때문에 저는 많이 싸우기도 하고, 끝내 유산까지 했습니다.
그 후 애기도 생기지 않고...
헤어질 용기가 나지는 않습니다.
이 사람이 이미 저의 일부가 되었기에...하지만 또 넘어가자니 힘든 제 생활이 눈에 아른거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남편의 메일 *******
무슨 날이 아니더라도 때로은 불쑥 꽃다발을 건네주고 싶었고
주말이 되어서야 무얼 하고 싶냐고 묻지말고 며칠전부터 미리 데이트 계획을 세우고도 싶고
값싼 라면이라도 당신이 좋아한다면 내가 하겠노라고 자청도 하고싶다
뚱씨라고 놀려도 당신이 아름다운건 진심이며
피곤해 보이는 당신을 거들지 못한 내가 나빴지
가끔 여행도 여유있게 짜보고
귀가가 늦어질 것 같으면 당신에게 미리 전화로 알리는게 뭐가 힘이 들었는지.
가끔은 일찍 귀가한 날에 설거지를 거들고
휴지통이 가득 찼으면 알아서 비워버리고
당신의 아픈 등이나 목을 안마해주며.
당신의 손을 꼭 쥐고 산책하며. 당신이 좋아하는 포도주를 한잔씩 나눴으면
가끔씩 외식하러 나가 몇군데 괜찮은 장소도 제안해보고
아직 당신에게 마음담긴 정장 한 벌 선물도 못했는데
특별한 날에 찍은 당신의 사진도 그리 많지 않고
짧고 로맨틱한 여행은 더더욱 없구나.
둘러보니 내 지갑속에 당신의 사진도 지니지 못했고
운전석 옆에 앉은 당신을 배려하면서 천천히 안전하게 차를 몰지도 못했다
사랑의 편지나 시도 보내지 못했고
처음 만났을때의 그 기분으로 널 대하지도 못했다.
집안에 망가진 것이 있어도 제대로 고친게 없는것 같고
쓰레기 분리수거도 알아서 제때 도와주지 못했다
당신의 요리 솜씨를 크게 칭찬해 주지도 못했고.
피곤해 보이는 당신을 위해 차 한잔를 끊이지도 못했구나
항상 늦게 잠자리를 들어 널 힘들게 했고
가끔씩은 둘만의 특별한 시간도 필요했었는데
세탁기를 돌리고 세탁물을 세탁소까지 갖다주는것도
욕실바닥을 어지럽히고 집안을 정돈하는것 까지
게다가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못했구나
내가 무얼 잘못하고 있는지 고민하다 보니
정말 한이 없구나.
하지만 이런 모든잘못을 바로 잡으려 노력하겠다고
당신에게 약속이 아니라 나에게 한번 더 다짐한다면
당신에게 사랑받는 내가 과연 될수 있을까
1. 감자
'04.11.25 6:18 PM (219.250.xxx.190)헤어지지 마세요..이런 생각가지고 멜 보내셨따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보여요
두 분 사이에 어떤일들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남편분이 못해주셨다고 쓴 내용중에
저희 남편이 저에게 해준것도 하나도 없네요..결혼을 해서 살아보니...
전 한없이 해주기만하고 받는건 없는 그런 상태에요..(그래도 서로 사랑한다는 믿음이 있으니 아직 지치지는 않네요) 절대 헤어지지 마세요..서로 노력해가면서 잘 사실수있을꺼에요
아님 기회를 주신다 생각하시고....조금 더 시간을 가져보세요2. 웃음보따리
'04.11.25 6:30 PM (211.104.xxx.129)메일을 읽는데 왜 제가 눈물이 날까요.. 흑흑
3. 김민지
'04.11.25 6:41 PM (203.249.xxx.13)저두 눈시울이....
헤어지지 마세요.
잘 되실거예요.4. 행복
'04.11.25 6:49 PM (61.255.xxx.166)가능성 200% 있으신 남편이십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하잖아요.
두 분이 함께 행복하셨으면....5. 호호
'04.11.25 7:06 PM (220.127.xxx.167)이 메일 액자 처럼 만들어
거실에 걸어 두고
진짜 쓰신 글 비슷 하게라도 하는지
한 번 기회는 줘 보세요.6. 달래언니
'04.11.25 7:23 PM (221.156.xxx.108)저두 눈물이,,, 윗분들 말씀이 맞으세요.
살다보니 그렇게 된 거에요.
헤어지지 마세요. 다시 잘 하실수 있으실거에요.7. 김혜진
'04.11.25 7:36 PM (220.163.xxx.137)아주 멋진 남편 이심니다. 아니, 두분 정말 잘 어울리고 이미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분인것 같심니다. 절대 헤어지면 안됩니다. 후회합니다.
절대 안됩니다. 다 ~~ 잘 될겁니다.8. 김혜경
'04.11.25 7:41 PM (211.215.xxx.37)한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9. 가
'04.11.25 7:41 PM (219.240.xxx.106)남편께서 사랑하는 맘 갖구 계신 거잖아요...
지금 다 못 해주어도... 살면서 조금씩 나아지면 되지 않을까요.
앞으로 행복하게 사실 꺼 같아요. ^ ^10. .....
'04.11.25 8:16 PM (221.158.xxx.17)이분의 남편께서 반성하시는 내용 제 남편은 다할줄 아는사람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혼하고 싶습니다. 여자문제 끝없는거짓말,,,,
님, 충분히 기회를 다시한번 주시고 작은것부터 맟춰가보세요.11. 맨날익명
'04.11.25 8:20 PM (221.151.xxx.139)연애 오래해봐야 결혼 1년차때에 다 필요없다고 절실히 느끼셨을겁니다.
11년동안은 편하게 서로 보여줄거 다 보여줬다치더래도 그래도 서로의 보여주고 싶은 면만 보여온거잖아요
남자들은 결혼하면 잡은고기라고 밥주는거 잊어버리더라구요
님남편말고도 울남편도 그랬고 다른 남편들도 대부분 비슷합니다.
신랑분이 쓰신 메일 보니 저희신랑이 저중에서 지금 하고있는게 솔직히 임신해서 몇가지 해주는거지 마누라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치니까 도로 예전으로 돌아가서 지금도 운동하고 회식하고 들어온다고 어제 얘긴 했는데 아예 전화가 없네요.
그래도 전에보다 나아진건 전화 왜 안하냐고 하면 '미안해'란 소리는 할줄 압니다.
정말 전엔 자존심이 강해서 절대로 '미안해'란 소리 한적이 없거든요.
결혼은 그런것같습니다.
서로 각기 다른 환경에서 만난 남녀가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서 잘 굴러가기위해 부단히 부서지고 양보하고 맞춰가는거라구요.
나중에 결혼5년차쯤 되어서 지금 이 글 보시면 웃으실날이 올겁니다.
저보다 더 오래 결혼생활 많이 하신 김혜경샘이나 여러분들이 다 남편분께 기회를 주시라고 하잖아요.
한번 그래보세요.
절대 후회하시진 않으실것같습니다.12. 미스테리
'04.11.25 8:33 PM (220.118.xxx.40)저도 다시한번 기회를 준다에 한표 입니다....
충분히 잘하실 가능성을 갖고 계신듯해요...^^*
힘내세요~~13. 겨니
'04.11.25 8:59 PM (218.53.xxx.173)호호님 말씀에 동감...액자로 큼지막하게 걸어놓으시고, (몸은 피곤하셔도 보실때마다 행복하실듯...^^)
남편분께 일년만 더 기회를 주세요...
저도 사실은 결혼후 6개월인가...됐을때, 앞으로 일년만 더 참고 그래도 힘들면 약먹고 죽을거다..라는
생각을 한적도 있었습니다. 울남편은 절대 이혼은 안해줄 사람이었거든요.
지금은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잘 고민하셔서 작은것부터 바꿔가세요...^^14. 레몬트리
'04.11.25 9:49 PM (211.225.xxx.21)믿어주세요.~
결혼은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사랑의 시작입니다.15. 마주보기보다는 옆에
'04.11.26 6:04 AM (211.179.xxx.202)지금 그마음도 결혼때도 먹었던 마음 아닐까요?
남자들은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동물들이고...
또 여자들은 그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것같아요.
기회는 한번 더 드려도 괜찮지 않을까요?
뭐 큰 기대는 하지마세요,. 열개중 하나만 바뀌어도 큰 변화를 보이는것.16. kimi
'04.11.26 9:02 AM (144.59.xxx.154)가능성이 많네요.
기회를 주세요.
이혼이 모든 것을 해결 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17. 민석마미
'04.11.26 10:43 AM (211.42.xxx.5)본인이 뭘 잘못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쟎아요
내가 못하는게뭔데? 이런사람요 사고가 꽉 막힌 사람요
더 많이 사랑해주고 안아주세요
남편이 미안하게 그리고 많이 생각하게요
님 힘내세요18. 후이란
'04.11.26 11:21 AM (210.183.xxx.175)헤어질 용기는 안나고, 남편이 바뀌리라 별로 믿기지도 않고..
위에는 다 적지 못한 문제들이 사실은 더 많이 있습니다.
게시판 도배가 될 것 같아, 그리고 그렇게 모든걸 다 말하고 나면 너무 기운이 빠질것 같고
허탈해질 것 같아 구구절절 하지 않았습니다.
어제 남편이 서류봉투를 식탁에 뒀길래 몰래 보니(관심보이면 안될 것 같아서)유자가
들어있더라구요.
혼자 웃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화나 있으면 제 남편은 완전히 슈렉의 고양이 버젼으로 제 눈치만 봅니다.
그리고, 갑자기 너무도 가정을 챙기는 사람으로 변합니다.
맨날 저만 나쁘고 성질 나쁜 여자로 만들지요.
인생 선배님들의 말씀 듣도록 할께요.
근데, 언제 사람 만들어서 제 속 안썩히게 할런지 걱정 또 걱정입니당~~
혜경샘을 비롯한 여러분의 따뜻한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멀리 계신 혜진님두요..19. 송심맘
'04.11.26 12:24 PM (220.117.xxx.65)저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솟네요.. 후이란님. 앞으로는 좋은 일들만 있으실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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