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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안나씨 조회수 : 1,494
작성일 : 2004-11-24 14:59:17
앞집은 과일가게를 합니다.
아저씨는 12시부터 학원차 운행을 하시구요.
아이들은 중학생이라 3시 넘어서야 오구요.
집이 수시로 빈집이지요...

월요일 오후 2시 30분쯤이었어요.
둘째 아이가 낮잠을 자고 큰아이는 친구집에 놀러가고
한가해진 나는 82쿡을 열씨미 섭렵하고 있었죠.
앞집에 누가 왔는지(저층 주공아파트, 현관문 마주보고 있음)
벨을 딩동딩동 계속 누르는 소리가 나더군요.
밖을 내다 보려니 누군가가 전단지를 붙여놨는지 통
보이지가 않았어요.
문을 열고 빈집이라고 얘기하려다 잡상인이거니 하고 아이가
깰까봐 전 계속 인터넷을 하고 있었어요.
한참을 벨소리가 나더니 딸깍 하고 문여는 소리가 나고
전 "어?"하는 마음에 문을 열고 가봤어요.
문을 열어보니 멀쩡한 도둑아저씨는 친구집인줄 알고 왔는데
문이 열려있어 들어온거라고 얼머부리고 줄행랑을 치더군요.
전 깜짝 놀라 앞집 아줌마테 핸폰 하고 윗층 언니를 부르고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킬수가 없었어요.
손발이 덜덜~~~~
윗층 언니는 위험하게 왜 나와봤냐고 난리~~~
전 그제서야 무모한 행동을 했다는걸 알았지요.
한걸음에 달려온 앞집 아줌마는 싱크대 서랍에 넣어둔 아이들
학원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하시더라구요.
그 도둑은 문만 망가뜨려 놓고 헛탕친거죠....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전 그날밤 잠도 못자고 주위 사람으로부터 간큰여자라며 무모한
행동을 했다고...다행이라고... 위로를 들었지요.
그런데 그 당사자 아줌마는 고맙다는 말도...괜챦냐는 말도.... 위험
하게 왜그랬냐는 말도....  아무말도 없는겁니다. ㅠㅠ
평소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긴 했지만 말 한마디로 천냥빚 갚는다는데...
제3자들은 귤한박스나 고기사들고 왔냐고 묻곤하지만 전 그렇게
바라는 성격도 아니고 또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말 한마디 없는 아줌마 아저씨테 넘 섭섭하고 화가나네요.
제가 이상한건가요?
절대로 공치사하고자하는 마음도 아닙니다.
위험한 행동을 왜했냐고 한마디만 했어도 이리 서운치는 않았을텐데...
돈 몇십만원보다 사람이 더 소중한거 아닌가요?

넘 서운해서 주절주절 해봤습니다.
여러분 문단속 잘~하세요.
연말이라 좀도둑이 극성이라네요.
IP : 218.37.xxx.24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르미온느
    '04.11.24 3:02 PM (210.92.xxx.254)

    자기 놀란감정 추스리느라 아직 경황이 없을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러고도 아무말씀 없으시면, 그냥 도둑이랑 마주쳤는데도 무사한게 어디냐 뭐 이렇게...
    그게 맘편하실것 같아서...;;

  • 2. 창원댁
    '04.11.24 3:23 PM (211.50.xxx.162)

    제 생가에도 아직 경황이 없어서 미처 인사할 생각을 못하고 있을 거예요.
    그래도 앞집이 털려서 속상해하는거 보는거 보담 나으니까 그렇게 위로를 하세요.

  • 3. 가을향기
    '04.11.24 4:10 PM (221.138.xxx.142)

    몇년전에 뉴스 봤는데요 대전에서 어떤 아줌마가 엘레베이터 안에서 강도를 만났데요
    그런데 이 아줌마 자기딴에는 기지를 발휘한다고 이웃집 벨을 누른거예요
    이웃집 아줌마가 문열어주고 졸지에 강도는 그집에 들어가 그집아줌마 이 아줌마
    다 성폭행하고 돈뺏아가고... 그 아줌마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기 위해 그랬겠지만
    이웃집 아줌마는 그게 뭔 날벼락이었겠어요
    얼마전 우리아파트 주위에 새 아파트가 입주를 했거던요
    아파트 입주하면 어수선하잖아요 경비도 허술하고 아직 입주안한집들도 많고
    도둑들이 입주한집 문을 통째로 떼내서는 들어가 훔쳐갈 정도였다더군요 간도 크지
    문제는 밍크코트야 몇케럿짜리 다이아야 007가방에 넣어둔 돈이야 다 도둑 맞고도
    신고도 못하더군요 구린게 있어서 그런건지
    저도 예전에 우리 바로 옆집 도둑들어서 다 뒤질동안 난 왜 저집이 오늘따라
    난리야 했는데 그게 서랍장 빼서 엎는소리 이런것들이었더군요
    옆집 도둑들었는데도 한달이상을 무서워 혼났어요

  • 4. 리틀 세실리아
    '04.11.24 4:50 PM (210.118.xxx.2)

    가을향기님..너무 기사가 무섭네요...
    이거원 정말 요즘은 사람살기 힘들어서요..
    안나씨님 아주 큰일하셨어요...
    아주 많이 놀라셔서 이젠 그런 소리만 나도 더 놀라시지 않을까 싶어요.
    아파트 문을 그리 쉽게 딸수있다니 완전 충격이네요.
    게다가 우리집 경비할아버지는 거의 경비를 안보시는데..
    그리고 보신다 하더라도 멀쩡한 사람이 그리 왔다 갔다 거리면 알게 뭐랍니까.
    이중삼중으로 잠그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위험까지 감수하시고 도움주셨는데...좀 맘상하시겠지만,
    그래도 나쁜일 안생기신거 불행중 다행이라 생각하시고 좋은일 했다 위안삼으세요.
    참 용기있으세요.
    얼마전 도둑의 칼을 휘게해버린 여고생 생각이 나네요^^

    잘 하셨어요..그치만 다음부터는 몸조심도 하셔야해요~~

  • 5. 보들이
    '04.11.24 5:28 PM (222.101.xxx.139)

    너무 속상해마시고 맘 추스리세요
    휴~~생각만으로도 덜덜떨립니다

    그리고 착한일 하신거니까 복받으실겁니다

  • 6. 이교~♡
    '04.11.24 5:46 PM (221.160.xxx.170)

    에잇.. 맨날, 여자들만 당하고 사는세상.. 치가떨려요.
    남자들은 뭐합니까.. 자기아내,자기딸 보호하고..치안시스템이라도 만들어야하지 않겠어요.
    하루가 멀다하고 강력범죄가 일어나서 경찰들만 뛰어다니면 뭐해요..
    사회적으로 뭔가 의식이 꺠어야지.. 엘리베이터 한번 맘놓고 탈수가 있나..
    무술이라도 배우던가.. 비상벨이라도 만들던가.. 평소에 가족끼리.. 안전교육을 병행하든가..해야겠어요.

  • 7. 햄토리
    '04.11.24 6:55 PM (211.177.xxx.101)

    저희 친정집 아파트도 몇주전에 한 라인에서 4집인가 빈집털이로 털어갔어요. 친정 아파트는 경비아저씨가 하루걸러 하루씩 있는데, 없는 날을 노리고 온거죠.

    수법을 보니까.... 양쪽 집 다 초인종 눌러보고 두 집 다 빈 곳일 경우에 털어갔대요. 문을 뜯고 들어가야 하니까 시끄럽잖아요. 요샌 하도 빈집이 많으니까 두 집 다 빈 집인 경우가 많죠.. 저 퇴근하고 친정집 들르러 갔는데 온 아파트가 시끌시끌 하고, 털어간 집 보니까 현관문이 아예 휘어있을 정도로 문을 망가뜨려 놨더군요.

    게이트맨 단 집은 안털었대요. 못 부셔서가 아니라 소리가 요란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안뜯었다는.... 울 엄마도 집 비우셨었는데, 다행히 저랑 오빠가 여름에 생신선물이라고 게이트맨 달아드렸었거든요. 생신선물로 게이트맨 해드리길 천만다행이다 싶었어요.
    친정집 아파트 주민들이, 관리비 많이 나와도 경비아저씨 매일 두는걸로 바꾸기로 했다더라구요. 하여간 정말 세상이 너무 무서워요...

  • 8. 안나씨
    '04.11.24 7:58 PM (218.37.xxx.117)

    경황이 없다고 하기엔 넘 그래요.
    화욜하구 수욜 오전에 커피마시러 우리집에 오셨거든요.
    다른 얘기만 하고 도둑얘긴 꺼내지도 않네요......--ㅋ

  • 9. 까망이
    '04.11.24 11:55 PM (61.103.xxx.81)

    담부턴 경찰에 신고하시는거 아시죠?? 그런 위험한일을.. 젊은 엄마가.. ]
    요즘 얼마나 무서운 세상인데요.
    에휴..
    그리고 고맙단말 들으려고 하신일 아니니까 그냥 접으세요.
    왔다가셨는데도 그런말 안했음 생각도 안하는거 같네요.
    괜히 님만 섭섭함이 더해질것 같아요.
    좋은 일 하셨지만 너무 위험하셨네요.
    그치만 대단하시네요. 도둑도 물리치고.. 말한마디로^^

  • 10. 마농
    '04.11.25 1:08 AM (61.84.xxx.28)

    그 앞집 사람들 좀..경우가 없네요. 그런 사람들하고는 가까이 하지마세요...
    진심어린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못하는건지....
    기본예의가 없네요... 그런 이웃을 위해서 위험을 무릎쓰셨다니
    저같으면 좀 허무할 듯합니다.

  • 11. 궁금이
    '04.11.25 9:33 AM (218.145.xxx.95)

    까망이님 경찰에 신고해도 별거 없습니다.
    저희도 도선생 들어오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선생님 하시는 말씀이 "사람 안다치고 그정도는 다행입니다~"
    동네도는 이장님마냥 뒷짐지고 우리집 여기저기 휘둘러보고 나가는데
    경찰아저씨가 도선생보다 더 밉더군요...

  • 12. 현수
    '04.11.25 5:08 PM (211.179.xxx.202)

    아마 그 앞집입장에서 그날 인사는 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건 아닐까요?은겹결에 한것같은..분위기라서..

    또한 좀더 일찍 전화주었으면 자물쇠수리나 기타 더 놀래는건 없을텐데 기왕이면...하는 심리가 깔려서리...인사가 없는건 아닐까요?

    아니면...큰일이 없어서리...그냥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거나.....살다보면 그런일은 아무것도 아냐~스타일인듯.

    상황에 처한 사람이 놀래지, 멀리서 연락받고 온 사람이야 뭐 놀랩니까?분실물이 없으면 다행인듯...

    며칠간 작은일에도 놀래지 마시고...심리적 안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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