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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싫어요

아내 조회수 : 905
작성일 : 2004-11-24 03:59:20
술이 만취상태로 좀전에야 들어와서 엎어지는 남편을 보며 끓어오르는 마음을 삭히기 힘들어 이렇게
82를 찾았어요. 도대체 제가 잘못된건지 남편이 잘못된건지 모르겠네요
남편은 일주일에 평균 한두번 술자리를 합니다  전체적으로 볼때 오늘처럼 이렇게 만취가 될때는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번달은 오늘이 두번째네요.
문제는 술을 많이 마시면 집을 못찾아 골목을 헤메다 길에서 잘때가 가끔씩 있어요
새벽 한 두시를 넘기면 그럴 가능성이 더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요즘은 제가 한시쯤 되면 전화로 체크를
하는데 결혼하고 처음부터 그런건 아니고 3년전부터 그런버릇이 생겼죠
술을 마시면 주사는 없고 술만 아니면 비교적 괜찮은 남편이랍니다
그리고 시아버님께서 남편 어릴적에 술로 뇌졸중에 걸려 돌아가셨구요 아주버님도 술을 아주 좋아하시고
술이 세지요  
제 남편은 술도 약하면서 저리 마셔대니 ...
전 어릴적부터 술이라고는 모르고 자랐어요 친정아버지께서도 저희 오빠도 모두 술을 못하셨거던요
담배까지두요.
그래서 그런지 남편의 저런 모습들이 굉장히 스트레스가 되고 더구나 아직 40도 안된나이에(내년에 40)
벌써부터 중간에 필름이 끊겨 집도 못찾으니 요즘같은날은 밖에서자면 큰일날텐데...
술이 깨면 아무리 알아듣게 얘기를 하고 화도 내고 해도 그때뿐이구요
항상 이렇게 남편이 늦는날은 또 바깥잠을 자지나 않을까   항상 마음이 불안해서 잠을 이룰수가 없네요
남편은 저보고 좀 심하다고 하네요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으레히 술을 마시기 마련인데 이렇게 잔소리를 한다고...  몇일전에도 술을 많이 마신일때문에 아직까지도 전 화가 나있는데 남편은 이젠 그런 제 마음을
무시해 버리는군요  내일도 또 술약속이 있다네요  거래처사장님이랑... 열받어
남들처럼 술을 마셔도 제집 잘 찾아오고 그러면 덜할텐데 전 만취가 되어 비틀거리며 얼굴은 빨갛다 못해
까맣고 방에서까지 침을 뱉어대는 그모습이 정말정말 이젠 싫고 바깥잠 자다 사고날까 안전부절 하는
제 자신이 ...올때까지 잠 한숨 못자고 조바심하며 기다리는 이런 생활이 정말 싫은데...
이러는 제가 이해심 없는 마누라인가요?  다른 분들이라면 이럴때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시나요?
술때문에 맘고생시키는 남편 생각하면 시댁에도 며느리노릇하기 싫을 정도예요..맘같아서는
다른 남편분들도 이럴때가 있는지 ... 부인들께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시는지 궁금하네요..
IP : 211.209.xxx.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ora
    '04.11.24 8:39 AM (220.72.xxx.166)

    제 남편은 어제 안들어왓답니다...
    정말 꼴보기 싫어요..저희 부부문젠 오로지 술입니다...
    저도 예전엔 술마시고 노는 부니기 좋아햇엇는데...
    이젠 정말 술없는 나라가서 살고 싶은 마음 뿐이어요...
    정말 매일매일 슬퍼요...

  • 2. 글로리아
    '04.11.24 9:19 AM (210.92.xxx.238)

    술을 모르고 자라셨다니
    남편의 음주로 인한 고충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됩니다.
    술은...
    그것을 못마실만큼 건강이 나빠지거나
    매일 술마시면 도저히 배겨날수 없는 업무환경이 조성되면
    남편이 알아서 줄이지 않을까요.
    남자들은 사회적 동물의 성향이 강해서
    술이 사회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안된다, 아니 오히려 해를 끼친다고
    깨달으면 작심하고 줄이기도 합디다.
    그러니까 지금은 그만큼 건강도 되고, 근무조건도
    그런 음주를 허용하는 수준이라는 뜻이죠.
    그 밖에 술마시고 아리랑치기를 당하거나,
    길바닥에 쓰러졌다가 사고가 날뻔 하거나,
    술마시고 경찰서로 붙들려가 동네방네 망신하거나
    등등이 발생할수 있는데
    이것은 웬만큼 그 정도가 강해서 남편 스스로
    수치심을 느끼고 대오각성하면 모를까,
    아니면 `일과성' 사고 내지는 심지어는
    `추억어린 무용담'으로까지 술자리에서 회자되더군요.
    심지어 술마시고 누구네 집에가서 깽판을 친 얘기도
    여자들 눈에는 참을수 없을 정도로 무례하게 들리지만
    남자들, 그들 사이에서는 재미있어도 그렇게 재미있는
    `취중 추억'이 없더라....이겁니다. 정말 코드가 다른 것이죠.

    요즘은 그래서 남편에게 그냥 "재미있게 놀다와, 그런데
    주는대로 다 받아마시지는 마."합니다.
    스스로의 깨달음이 없이는 줄일수 없는 것이기에
    제가 바가지 긁어도 소용없으리나는 생각입니다. 괜히 의만 상하지.
    많은 여자들이 드라마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자들에게는 술자리가 가장 값싸고, 편하고, 어디서나 쉽게 찾을수 있는
    오락거리는 아닌지....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 3. 마음의 병
    '04.11.24 10:52 AM (61.255.xxx.166)

    보고 자란게 무섭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닙니다.
    본인도 이건 아닌데 싶은데도 조절이 안될 수도 있고, 혹은 그것조차 느끼지 못하고 살지도 모르죠. 이미 원글님이 하실 수 있는 정도를 넘으신거 같은데요.
    그저 사회생활의 일환으로 술자리를 즐기는 정도가 아니시잖아요?
    그리고 집안 내력도 있으니 더더욱 단도리를 하셔야할텐데....

    전문적인 도움이 가장 효과 있고, 빠른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 시댁에도 그런 분이 한 분 계시는데, 부인은 너무 심성이 여려서 잡지도못하고
    잠만 설치고, 속만 상하고, 빚은 빚대로 남고....
    후....저도 답답하네요.

  • 4. 경험자
    '04.11.24 1:11 PM (211.213.xxx.92)

    정말 술꾼이던 울 남편 술 끊었어요.

    글로리아님이 쓰신 사고중 하나를 치고, 제가 이틀 단식하고 드러누운 결과 결국 끊더군요.
    그래도 지금도 방심 안해요.
    어떤 자리든 누가 술 권하면 그사람은 저하고 원수될 각오해야 됩니다.
    좋은 분위기 한순간에 싸하게 만들 각오하고 화내거든요.
    직장도 그만두고, 자영업으로 바꿨어요.
    이전 직장 분위기에서는 술 안 먹는게 불가능하더라구요.

    저, 원글님 마음 이해합니다.
    근데 주사가 심해지거나 안 하던 주정을 하면 위험수위에요.
    인제부터 술은 마시던 가락으로 계속 마시는데 몸이 못 따라줘서 사고가 생깁니다.
    제 남편이 원글님 남편분과 동갑이거든요. (말띠)
    저희 친정에도 아무도 술마시는 사람없구요.

    근데 본인이 충격을 좀 받아야 됩니다.
    옆에서 잔소리해봐야 소용이 없구요.
    저는 애들 들먹여 좀 부끄럽게 만들었어요.
    애들 아직 어린데 몸 함부로 하고 책임감없다고...

    암튼 술담배를 다 끊은 남편말로는 담배보다 술이 더 힘들다고 합니다.
    주변 시선이 더 관대하고 같이 안 하면 왕따되는 것도 더 심하구요.
    본인 의지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좀 쉬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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