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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첸이의 2004년 김장 이야기..
올해는 시댁에 가서 함께 하느라고 사진은 없어여..
넘 힘드네여..
200포기쯤 하게 될까봐 걱정 했더니..작은어머님은 따로 하신다고 해서 150포기 정도 했답니다..
그리고 일요일이나 오신다던 시누도 토요일 저녁에 와주시고..
그래서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된거 같아요.
토요일에 도착하니 3시..
근데 넘 기가 막힌건..허니가 저녁에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출장을 가야 한다는 사실이었지요..
남편도 없는 시댁에서..ㅠ.ㅠ 그리고 김장하고 힘들면 누가 위로해주나..흑흑
암튼 이것땜에 신경이 좀 날카롭긴 했지만..
그래도 가야 할사람은 가야 하는것..
전 갓 다듬고..아버님이 농사 지어두신 배추를 허니는 따다가 반 쪼개서 놓고(한두포기가 아니다보니 이것만도 두어시간 걸리데여) 하고 있는데 형님네가 6시 조금 넘어 도착 하셨어요.
형님 도와서 배추 절이다가 저녁 하라고 하셔서 전 저녁 하구요..
아버님이랑 작은아주버님이랑 무우 닦아 주시구요. (뭐150포기 속에 들어갈거니..무우는 또 얼마나 많았겠어요..)
형님이 경험도 많고 손이 빨라서 제가 할일이 많이 줄었지요..
저녁먹고 설겆이는 작은아주버님이 해주시더라구여..^^
그래서 우린 마늘 다지고 생강다지고 양념준비 하고..무우채 썰고
저녁에 미리 속을 버무려 놓기로 했어요.
배추 150포기분량이니 속도 장난 아니게 많아야 겠죠?
우리 무우채 써는 동안 형님이 쪽파 다듬어서 씻어 오시고
밤늦게까지 속 버무려서 준비 하고..
그러고 나니 12시가 넘었는데
울 작은아주버님이 고스톱 조금만 치고 자자고 애원을 하시는거에여..^^;;
그래서 또 갑자기 (다른 남자분들 다들 주무시고) 시누랑 저랑 형님이랑 아주버님이랑 고스톱을 쳤다죠..새벽2시30분까지..ㅠ.ㅠ 그리고 30분은 작은 아주버님 취중수다 들어 드려야 하고
이래저래 새벽3시가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원래는 6시에 일어나서 배추 뒤집어야 했는데 다들 넘 힘들어서 기절 하는 바람에 아침 7시반에 일어난거에여..부랴부랴 아버님이하 남자분들과 형님이 배추 씻어 건지시고
저는 아침준비를 했죠.
배추속대국 끓이고 갈치 조리고 계란말이 하고..
그렇게 아침 먹고 또 설거지는 작은 아주버님이 해주시고
우리는 이제 본격적 김장에 돌입 했습니다.
씻어서 건져둔 배추를 보니 한숨부터 나더군요.. 배추가 올해 유난히 잘되는 바람에
포기가 어찌나 큰지..4쪽을 내어도 배추 한포기 만해여..ㅡ.ㅡ 그러니 양이 얼마나 많겠어요.
형님이랑 저랑 시누랑 앉아서 속 버무려 넣고..남자분들 통 날라 주시고..
동치미랑 짠지 담글 무 뽑아다 손질해주시고..틈틈히 나오는 뒷설겆이 다 해주시구요.
(참..저희는 시댁 마당에서 담갔어요 날이 춥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죠)
또 알타리도 이때 남자분들이 다 다듬어서 절여주시고..
우린 죽어라 속 넣고 있는데 이모님이 한분 오시네여..^^
그래서 이모님까지 합세해서 속 넣는 바람에 더 수월했죠.
그래도 두어시간 속 넣은거 같아요. 일어서려니..다리랑 허리랑 펴지지가 않네여..
전 차라리 바닥에 양반다리 하고 앉아서 하면 수월한데 목욕탕 의자에 앉아서 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더 힘들었어여..ㅡ.ㅡ 저 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제가 어디 만만한 덩치여야 말이죠..ㅠ.ㅠ
그리고 나서 시누는 점심준비..형님은 동치미 준비 하고
저랑 이모님이 겉절이랑 굴생채 파트를 맡았는데 이게 또 죽음이었네여..
아주아주아주 커다란 우리가 흔히 다라이 라고 부르는 김치 버무리는 그릇에(크기가..우리가 도시에서 보는 그런 사이즈가 아니에여..ㅡ.ㅡ 어른 두세명 들어가서 목욕해도 되겠더군여..ㅡ.ㅡ)
한가득 겉절이라니..ㅡ.ㅡ 뒤집다가 팔 뽀사지는줄 알았어여..
섞어도 섞어도 계속 생배추가 보이고..섞고 또 섞고.. 에거~~~~~~~~~~~~
정말 죽겠다는 소리가 나오더군여.. 입김 나오는날 땀나여..ㅋㅋ
그리고 굴생채도 많이 하구..ㅡ.ㅡ
겨우겨우 김장 끝내고 보니..또 작은 아주버님이랑 큰아주버님이 뒷정리 다 해주시네요..
정말 큰 도움이죠..뒷설겆이가 힘든건데..
그 틈에 시누가 보쌈 삶아나서..굴 듬뿍 넣은 겉절이 얹어가며 얼마나 맛나게 먹었는지..
그리고 이번엔 집 청소 한시간쯤 또 하고..
정말 펴지지도 않는 허리와 다리로 끙끙 거려야 했어여..(물론 저만 그런건 아니죠)
그리고 다행히도 형님이 김치랑 같이 데려다 주신다고 해서 형님네 차를 탔더니
형님도 얼굴이 퉁퉁 붓고..졸려 하시더라구여.. 그래서 졸지도 못하고 계속 수다 떨어 드려야 했죠.
허걱..근데 차가 어마어마 하게 밀리는거에여.. 교통방송에서도 계속 온도로가 다 정체다..그러구..
저희..안막히면 1시간30분 거리를.. 어제 6시간 걸려서 왔어여..ㅠ.ㅠ
피곤하고 힘든데..형님이 정말 고생 하셨죠..
저희집 높은 4층인데.. 아주버니미랑 형님이 무거운 (커다란 프라스틱 양동이 같은거)김치통을 들어 올려주시느라고..얼마나 고생 하셨는지..ㅡ.ㅡ(전 알타리랑 겉절이등 짐이 또 한가득)
넘 감사 하더라구요..
아마 저보다 더 고생하신 형님은 지금 일어나지도 못하고 계신거 아닐까 사료됩니다.
저...김장 담그러 가기전에 투덜거리고 짜증났던거 깊이 반성하고 있어요..
암튼 우리 시댁분들..아버님 포함 모든 남자식구들.. 몸 안사리고 마구 도와주시고..
설거지에.. 심부름에.. 야채다듬기까지 너무 열심히 도와주셔서..너무너무 수월 했구요.
형님도 이모님도 시누도 모두 엄청 열심히 함께 해서 생각보다 그냥 얼렁뚱땅 잘 해치운거 같네요.
올겨울 숙제 하나 끝났는데.. 담주엔 친정껀 정말 저 혼자 해야 할거 같아여.......ㅠ.ㅠ
자고 일어났더니..온얼굴이 퉁퉁 붓고 허리 다리 엉덩이 어디 안쑤신데가 없고..
팔은 또 왜이리 아픈건지..
에거..어른으로 살기 힘드네여..^^
여러분도 김장 하시나여?
1. 쵸콜릿
'04.11.22 8:14 PM (211.212.xxx.230)전...안해요 ^^
아직은 시어머니한테 얻어 먹는 데 그것두 올해로 끝일 것 같아요.2. 깜찌기 펭
'04.11.22 8:21 PM (220.81.xxx.204)워째 맨날 저런게 올라오는지???
제이케이를 피할수 없으면 같이 하시면 됩니다.3. lyu
'04.11.22 8:27 PM (220.118.xxx.28)럽펜이 이쁜 며눌 동서네요......
그래도 글로만 보니 정말 재미있어 보여요.
럽첸도 그랬지요?
힘들지만 가족들이 모두 함께하는 행사 너무 좋아보이고 부러워요.
우린 일잘하는 며늘 다 자기팔 자기 돌린답니다.ㅋㅋㅋ
아 겉절이 말로만 들어도 맛나겠당~4. 지나가다
'04.11.22 8:27 PM (211.46.xxx.208)다들 열심히 힘을 모아 김장하시는 걸 보니 부럽네요.
5. 러브체인
'04.11.22 8:44 PM (61.249.xxx.62)네 하기전엔 사실 너무 하기 싫고 해서 투덜거렸죠..
아무리 결혼7년차라도..어르신들만 잔뜩인 막내 며느리로서는 혼자 하는거 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는게 사실이거든요..
그런데..막상 해보니.. 힘은 들지만 참 좋네요..
가족들이 모여서 농담도 해가며..서로 위해가며..열심히 해서 만든 완성품이라 그런지 맛도 더 좋은거 같구요.. 어제도 내내 깔깔깔 웃음꽃이 시댁마당을 떠나지 않았다죠..
아버님도..우리 막내 너무 고생한다 하시며(늘 저 덩치 커서 힘든일 하면 더 힘들어 보인다고 걱정 많이 해주시거든요..^^ 더우면 덥다고..추우면 춥다고..어젠 쪼그리고 일한다고)안스러워 해주시고..
이런일 할때마다 느끼는건..이래서 가족이구나..시댁식구도 결국 내 가족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곤 한답니다.
늘 투덜거리고 짜증도 내곤 하지만 막상 하고 나면 하나씩 배워나가는거 같아요.6. yuni
'04.11.22 8:48 PM (219.248.xxx.55)럽첸님은 허니님하고만 사시는게 아니고 꿀처럼 (허~~니)진득하고 달콤한
사랑이 퐁퐁 솟는 가족들과 사시네요.
너무 보기 좋아요. *^^*7. 메이지
'04.11.22 9:22 PM (211.207.xxx.54)내용을 읽어보니 실황중계나 다름없네요...
몸 안아프세요?
전 지난해 친정 김장때 가서 배추 등등 야채들 절여놓은거 헹구기만 두 시간을 쪼그려 앉아서 했다가 다리 망가지는줄 알았었거든요...8. ..
'04.11.22 9:37 PM (221.140.xxx.170)저희 시댁도 러브체인님댁만큼의 김장을 하지만 남자들은 정말 손끝도 안 움직입니다...
무거운 배추도 다 여자들이 들어서 옮겨요...
시어머니가 남자들 버릇을 더렵게(죄송~) 가르쳐서 그렇지요, 뭐...
그 정도면 그나마 다행일텐데...
시아버님은 대낮부터 술타령에 돼지고기 수육해 술안주해놓으라고 하고... 그것도 모자라 친구들까지 대동~~~
거실에선 아둥바둥 김장, 안방에서 술타령...
정말 욕이 나옵니다...9. 근호맘
'04.11.22 9:50 PM (218.48.xxx.4)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저의 집이 작년에 200포기를 담아봐서 얼마나 일이 많고 힘들었는지를 알지요. 특히 저희가 큰집이라 할일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남자들도(4형제입니다요) 모두 팔걷어부치고 도와줘서 그래도 수월하게 했어요. 이렇게 큰일이 있을때는 남자들이 도와줘야 덜 힘든데 그렇지 못한 집들도 많다네요.. ㅠㅠ10. 고미
'04.11.22 10:19 PM (61.111.xxx.89)힘드셨겠네요.
그래도 러브체인님이 담근 김치니까 아주 맛있을 거예요.11. 김새봄
'04.11.22 11:16 PM (211.211.xxx.195)올해도 어김없이 허니님의 부러운 칼솜씨를 보는가 했는데..
작년보다 더한 염장입니다.시댁과 사이좋게 서로챙기면셔..웃어가면셔..?
그나저나 그 김장김치 엄청 맛있을꺼 같아 침만 꼴깍 넘어갑니다.
수고하셨어요...찜질방이라도 다녀오세요..
놔두면 근육이 더 뭉쳐서 힘들어용..12. 레몬트리
'04.11.23 1:46 AM (211.225.xxx.86)시댁남자분들..(시아버님..큰시숙.작은시숙.럽체인님 남편분꺼정)
정말 대단하십니다.
사실..이게 정답인데 말이죠.
김장 힘들고 어렵잖아요.
저도 그저께 시댁에 김장해드렸고..50포기라 얼마 안된다면서..신나햇더니..
그것도 힘들어서..허리 아프고..팔아프고..오늘 낑낑댔답니다.
이번주일에는 친정에 가서 ..해야 되는데..
이게 150포기랍니다. ㅠㅠ
배추가 얼마나 큰지..정말 4쪽을내도..배추1통만한데..
여자 3명이서 ..그걸 어찌할런지..생각만해도 아득하네요. -_- 먼산13. 백설공주
'04.11.23 7:59 AM (220.83.xxx.94)시아버지와 아주버님들 대단하세요.
힘들어도 모든 식구들이 같이 김장하고 나니, 시원하시죠?
굴넣은 겉절이 너무 맛있겠어요14. 헤스티아
'04.11.23 8:07 AM (221.147.xxx.84)모두 대단하세요... 집안일이라 발 벗고들 나서시고, 남편분도, 출장가면 피곤할텐데, 출장 직전까지 일 도우시고... 저두 보쌈에 굴 넣은 겉절이에 침이 꼴깍 넘어가네요
15. ....
'04.11.23 9:54 AM (211.207.xxx.39)그 힘든 김장을 여자들만 모여서 하는거 보면
한국은 아직도 미개국인거 같음
근데 일부 찌질한 남자들은 김장은 마치 여자들의
전유물인양 생각한다는것이죠.
저는 평소에 시어머니표 김치는 아예 가져다 먹질 않으니
김장 담으러 오라는 소리는 일절 않하시네요.
아예 않먹는걸 아시는지..ㅋㅋㅋ
두식구 김장 먹으면 얼마나 먹겠어요..
저는 사먹고 말겠어요.16. 창원댁
'04.11.23 10:13 AM (211.50.xxx.162)힘드셔도 뿌듯하셨겠네요
그렇게 담근 김장 정말 맛있겠어요
150포기라~~
암튼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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