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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능력으론 도저히

다린엄마 조회수 : 878
작성일 : 2004-11-22 12:58:34
제 아이는 지금 네살이고,
제가 미국에서 일하는 동안 낳았습니다.
남편이 함께 있기는 했지만,
일에 대한 스트레스와,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
두가지 중 어느 한가지 포기 할수 없는 상황에서
별로 능력이 남다르지 않은 저는 너무나 지치고 힘들고...
결국 일을 다 마치지 못하고 한국으로 나온지 2년 되었습니다.
나오던 때 당시는, 이제 저는 다시 일을 못할꺼라 생각했었는데
당장 아무것도 손에 없는데(결국 월세아파트 들어갔습니다 그때)
고학력에 대한 책임감도 있고, '
어떻게 기회가 되어 지금의 직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월급,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 키우며 일을 하기에 저에게 요구되어 지는 사항들이
너무 많네요.
집에 가면 아이한테는 신경질, 짜증을 내기 일쑤이고,
한국으로 들어올때 한번 겪은 좌절감을 다시 되풀이 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
이대로 나가면 제가 어디에 닿을지 감을 못 잡겠습니다.
몇해만 넘기면 괜찮다고, 더 버텨보라고들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저희 친정엄마, 평생을 일하셨던 친정 엄마, 저에게 배부른 소리 한다고 그러십니다.
남편, 별 반응 없습니다. 부담 되겠지요. 제가 일을 놓으면, 아마 앞으로 내 집 장만 하려면
많이 무리 해야 할것입니다.
지금의 직장, 퇴근 시간 일정 하지 않지만 8-9시까지 일할것이 요구되어 지는 곳입니다.
그래야만 제 나이에 더 늦기 전에 제 자리를 찾아 갈수 있으니까요.
전 정말 너무 지칩니다.
아무 의욕 없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싶을 때가 시도 때도 없이 찾아 옵니다.
심리 상담도 받아 보았습니다.
주위 모든 사람들에 대한 원망만 늘어 갑니다.
저의 이런 상태가 아이의 성격에 영향이 안 갈리 없겠지요.
갈수록 예민해져가는 것 같고, 엄마의 목소리만 조금 달라져도 아이는 긴장 합니다.
저 정말 이런 엄마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일에 지쳐 저희 남매들에게 차갑기만 했던 친정 엄마 (할머니께서 저희들 키워주시고, 일하는 가정부 언니도 있었네요 생각해보니)보며, 난 절대 내 아이에게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아마 이것이 제가 가장 오래 변함없이 가지고 있던 결심이었을 겁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똑바로 걷고 있는지, 비틀비틀 걷고 있는지,
아니면 누가 옆에서 이리 가라~ 거리 가라~ 하고 지시 하는 방향으로 걷고 있는지...

직장에서 점심 시간, 점심도 거르고 썼습니다.
끝까지 익명이길 거부하면서...
IP : 210.107.xxx.8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끔은
    '04.11.22 1:23 PM (210.204.xxx.122)

    다린 엄마 힘내요. 저도 직장맘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직장다니면서 아이키우는 여자들 다 한때 겪는 고통입니다.
    결국 전업주부로 가는 분들도 많고.
    하지만 고생이라고만 생각지 마시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다린이를 위해서나 다린맘을 위해서도. 친정 어머니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다린엄마의 맘고생 아실거예요.

    경제적인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미래도 중요해요.
    힘들어도 아이를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긍정적으로... 하늘 한번 보고 호흡 한번 가다듬고...
    그러면 반드시 웃을날 옵니다.
    저는 두 아들을 키우는데 생활의 1순위가 아이들이었습니다. 덕분에 40넘어 몸 골병들었지요.하지만 건강하고 자기표현 잘하며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보면 뿌듯해요.
    그리고 남편분께 작은것부터 협조 받으세요. 예를들면 쓰레기 버리기, 분리수거하기, 아이와 밖에서 놀아주기...그러면서 범위를 넓혀가세요.
    어째 좀 싸인 스트레스 풀렸나요?
    속상하시면 이렇게 해결하시고 아이앞에서는 늘 스마일 입지마세요.

  • 2. 작은악마
    '04.11.22 4:14 PM (211.241.xxx.42)

    우선은 다린엄마께서 남편과 얘기를 해보세요.
    너무 힘들다는 것과 솔직한 얘기를 하시며 도움이 되어주길 부탁해 보세요.

    그리고 경제적인 안정과 정서적 안정중에 무엇에 중점을 두실것인지 생각도 해보시고요.
    저는 정서적 안정에 중점을 두고 전업주부한지 4년 됩니다.
    남편은 제 선택에 적극 찬성은 못했지만(역시 경제적인 이유) 나중에는 더 좋아했답니다.

  • 3. 국화
    '04.11.22 4:40 PM (211.225.xxx.240)

    그래도 직장을 계속 다니셔야 한다고 봅니다.
    아이들이 우선이고,,가정이 우선이고..그러다가..아이는 크고..
    남편은 바람나고.."당신인생..엄마인생..누가 그렇게 살라더냐고?"하면
    본인은 또다시 힘들어집니다.
    저는 여기 게시판에서 고부갈등 나올때마다..(특히 경제력문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자신들은 (며느리) 그렇게도..자기자식들을 애지중지 이뻐라~하면서..
    애를 셋째도 낳아라..넷째도 낳아라..애는 무조건 이쁘다..하다가도..
    시어머니가..본인 아들한테 왜 저리 목숨거는지 모르겠다고 ..지겹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이쁘게 키운 내 아이들인데..
    어찌 결혼했다고..일순간 무자르듯이..정을 도려낼수 있겠습니까?
    내 아이를 정서발달을 위해서..남편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키우려고..
    일도 놓았는데...그러느라 돈도 못벌고..
    아끼고 아끼느라..무슨 무슨 강좌니..뭐니..그런것도 못배우고..
    오롯이..알뜰 살뜰 살림만 했는데..
    나중엔 그러더라구요.
    "시어머니는 취미가 없다..그저 날마다..전화질해서..아들 아들..아들만 찾는다.."

    저도 며느린데..
    그런 글 ..보면서..생각이 많아지더라구요.
    울시어머니..돈 아까워서..취미생활도 못합니다.
    저..유산하는날....병원가는데..
    택시비 아깝다고..버스토큰 쥐어주면서..행여 안타고 갈까봐
    버스정류장서 지키고 섰던 사람입니다.
    그래도..
    그랬어도..돈 있으니...
    며느리한테..돈없는 늙은이 취급 안받고..
    용돈. 생활비..다달이 안타쓰니....지겹다는 소리 안듣고..
    그러고 살잖아요.

    지금 우리 아이들이 성년이 될 무렵엔..
    지금보다 생활풍속이 확연히 달라져있을겁니다.
    아이때문에..아이를 위해서..
    나를 포기하지 마세요.
    아이한테도..남편한테도..버림받습니다.

  • 4. 김혜경
    '04.11.22 5:24 PM (211.201.xxx.95)

    힘내세요.. 한고비 넘기시면 좀 수월해지실 것 같은데...
    별 힘이 되어드리지 못하고..그냥 힘내시라는 말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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