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생각지도 않게 둘째가 생겼습니다.
왜 이리 죄없는 신랑만 잡는지 모르겠어여...
둘째가 생겼습니다. 첫아이 36개월이 막 지났고...한참 편할때이지요.
전 맞벌이 주부이고...회사에서 나름대로 인정도 받고 있습니다. 아직 임신사실을 알리진
않았어요. 해외출장과 야근이 많은 부서라 아무래도 이 사실을 알면 다들 기운빠져 하겠지요?
그런데 요즘
몸도 너무너무 피곤하고, 속도 울렁거리고...기운도 하나도 없고,
그냥 무기력증에 또 생각지도 않게 생긴 일이라 기쁜 마음은 커녕...(사실 아이에게 미안할 정도...ㅠ.ㅠ)
토요일날 병원엘 갔었어요. 주말이라 그런지 병원에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더군요.
늦잠을 자고 간터라 접수하고도 50분을 더 기다려야 진료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암 생각 없이
기다리고 앉아있는데 신랑이 50분씩이나 무작정 어떻게 기다리냐고...오후에 약속 잡아서 시간맞춰서
오자고. 아이도 배도 고프니까 식사 하고와서 오후에 진료보자고 하더군요.
그 순간 갑자기 짜증이 치밀어 오르면서 난 뱃속의 아기를 첨으로 초음파 보러 온건데
이상황에 밥 얘기나 하고 있는 애 아빠가 마구마구 미워지는거였어요. 50분, 그깟 50분 못기다려주나..
배는 저만 고픈가...
갑자기 진료고 뭐고...왜 그런거 있잖아요. 기분이 싹 가시는거요...
차 안에서 "점심 어디로 먹으러 갈까?"하는데 갑자기 화가 솟구쳤습니다.
어떻게 조절이 안될만큼요.
"밥 안먹어! 그리고 진료도 안볼거야!" 그러면서 마구마구 화를 냈는데 화를 내다보니 나도 모르게 막 눈물이 쏟아지는거예요. 거의 패닉 상태까지 간 것 같은데 제가 "나 애기 안낳을거야!! 내가 이래서 아기 낳기 싫었다고!!! 자기때문에라도 안낳을거야!!"라고 마구마구 소리를 지르면서 가방을 던지고..하여간 차안에서 별...난리를 다 피웠습니다.
아이는 엄마 왜 울어? 울지마..날 위로하고...그렇게 눈물을 펑펑쏟고...남편과 말을 안하고 있습니다.
아...지나고보니 내가 왜 그랬을까 싶고..합리적으로 따져보면 오후진료도 있으니 약속시간 잡아서
시간맞춰 오면 모두가 만족스런 상황이었는데 왜 난 그순간 서운함과 실망감이 몰려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임신 사실을 확인한 뒤
하루하루가 짜증스럽고, 신랑한테 막 지시하듯이 툭툭 말을 던지고...
하루에도 몇번씩 못된(?)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아침에 인터넷을 보니까 5주부터는 손발이 생긴다는데
그걸 읽으면서도 "거봐..이럴줄 알았어...손을 쓸려면 벌써 했어야 되는거라구..." 이런생각을 하고 있는
날 깨닫고 흠칫 놀랐습니다.
왜 이럴까요.
난 정말 왜 이럴까요.
날 찾아온 생명을 이렇게 혹독하고 잔인하게 다루다니...내가 이렇게 나쁜 사람이었나 무서운 생각도 듭니다.
첫애때에는 느끼지도 못했던 메스꺼움과 울렁거림이란 증상으로 자신이 내 뱃속에 자리하고 있음을
끊임없이 알려주는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할까요.
자유롭지 못한 내 몸이 원망스럽고, 손하나 까딱하기 싫어진 이 무기력증도 싫습니다.
셋에서 넷이 된다는것..너무나 내겐 낯설고...지금보단 더 피곤해질 것이 뻔한 일상들....
백화점엘 가면 엄마 아빠 아이 하나..이렇게 셋이 다정한 모습으로 쇼핑을 하고 밥을먹고 하는 모습을
보면 그게 여지껏 내게 너무도 익숙한 모습이었는데...또 하나가 생겨서 각자 아이 하나씩을 챙기며
정신없이 다니는 모습이 상상되어 미칠것 같습니다.
직장생활 하느라 첫 아이에게도 다른 엄마들만큼 함께 있어주지 못했고..늘 미안한 마음뿐인데
이제 둘째가 생길일을 생각하니 더 미안해집니다. 첫 아이 데리고 여행도 많이 다녔는데
둘째가 생겨 넷이 여행다니는 모습은 상상이 안됩니다. 경제적인 문제도 걱정 안되는건 아니구요.
유산...생각은 하고 있지만 차마 행동으로 옮길 자신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걱정되는건....제가 아직 둘째를 가질만한 마음의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덜컥 임신이
되어버렸고....입덧이 시작되어서 그런지 아니면 정신적인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남편한데 굉장히 신경질적으로 되었다는것. 조금이라도 흔쾌한 반응이 보이지 않으면 버럭
화가 난다는것...(아직 아이에게 까지는 아니예요.) 이러한 감정이 임신 말기까지 지속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나나 주변 사람들을 너무 힘들게 할것 같은 불안감...
도저히 이런 상태로 일년을 버텨낼 자신이 없어요.
어떻게 해야하나요.
저만 마음을 고쳐먹으면 되는 일인가요? 정말 울고 싶어요.
1. 지나가다
'04.11.22 10:16 AM (221.151.xxx.106)아기 안 생겨서 맘고생하시는 분들 글을 찾아서 읽어보심 어떨지... 끔찍한 생각은 접어두시구요...
2. 강아지똥
'04.11.22 10:49 AM (61.254.xxx.34)지금 상황이 편하게 둘째를 갖어서 기쁘고 여유있을 상황이 아니니깐 그러실꺼에여..
그래도 좋게 좋은것만 생각하시면 어떨까여?! 그리고 둘째 갖으신거 축하드려여...^^
힘내세여...!! 화이팅~!!3. 힘들죠
'04.11.22 10:58 AM (61.255.xxx.166)둘째 아이 낳고 많이 힘들었던 기억....
전 전업인데도 첫 아이 19개월 때 계획해서 가진 둘째인데도 막상 낳고나니 너무너무 힘이들고 매일매일 악쓰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었죠.
권태기도 당연히 왔죠.
정말 남편이 너무너무 미웠어요.
고생은 나 혼자 다 하는거 같았죠.
제 남편이 묵묵한 타입이 아니었다면 아마 벌써 못살고, 애 둘 딸린채로 이혼했을지도 몰라요.
아이가 둘이 있다는 것 말고는 남편과 살아야 할 이유를 못찾겠더라구요.
그러다가 둘째가 돌 지나고 지금 두돌이 되니...너무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긴 터널을 빠져나온 생각이듭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는 그 터널을 제가 빠져나올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입니다.
남편과 충분히 얘기하세요.
서로 합의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잘 해보자는 다짐을 해도 어려울텐데, 지금 마음상태도 그러신데 점점 몸 무거워지고 , 아이낳고....직장 다니며 애 둘 돌보고....
그걸 감당하면서 점점 남편이 미워지고, 나 혼자 이 고생해서 뭐하냐, 저 인간은 결혼이란걸 왜 했고, 자식은 아무생각도 없이 낳기만 했나.....
라는 원망으로 관계가 악화될 수도 있거든요.
감당할 수 있을지, 없을 지 그건 아무도 모르는거지만 (지금 많이 힘드시다고 하니.....) 남편과 같이 얘기를 많이 해보세요.
사실 부부가 서로 의견이 맞고 다독이며 지내면 어떤 것도 어려울게 없지만, 상황이 남들보다 낫다고 해도 부부간에 따로국밥이면 그것처럼 힘든 것도 없잖아요.
님 혼자 마음 먹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4. 쵸콜릿
'04.11.22 10:59 AM (211.35.xxx.9)낳으면 이뻐요 ^^
저두 큰애 2돌지나고 둘째를 가졌는데
맘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더라구요...큰애도 왠만큼 키워서 편했는데
우리애들은 36개월차이나는데요
낳으니...엄청이쁘고...지금 둘째가 9개월인데 둘이서 놀아요 ^^
맘 편하게...잘 지내시구요...첫째랑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태교더라구요.
축하드려요5. 저두요
'04.11.22 11:14 AM (211.196.xxx.253)저도 남편공부할 때
스케줄에 없는 둘째가 생겼어요,
사실 그 바로 전에 도저히 자신없어
한 아이를 포기했었거든요 - -
곧 바로 생긴 아이라서 당황했는데
사실 두번씩이나 그럴 수도 없고 한 아이 그런 후에
죄책감이 몹시 들어서
둘째아이는 만나보기로 결심했었어요.
지금요??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전에 포기한 아이 넘 미안하고,, 그래요..
어차피 단산하실 생각이 아니었다면
지금 힘드시더라도 그냥 낳으세요6. 힘내세요
'04.11.22 12:10 PM (211.170.xxx.155)마음의 준비가 안된채 만난 아기라 우울증 비슷한게 와서 그럴거에요.
산후우울증만 있는게 아니라..임신 우울증도 있는거 같더라구요.
아이가 둘 있으면 좋은 점도 많이 있으니까... 좋은 면만 생각하시고 행복한 생각 하세요.
나중에 예쁜 아가 태어나면 미안해질 일은 하지 마시구요...^^
(그 아이가 복덩이에 예쁜 아이일 거에요..)7. 김혜경
'04.11.22 5:30 PM (211.201.xxx.95)기쁘게 받아들이세요..아이가 다 알고 있을텐데...
8. 곰순이
'04.11.22 9:54 PM (222.117.xxx.134)맞아요. 예쁜 복덩이일거예요.
저도 큰애 낳고 9년만에,그러니까 육아에서 손 뗀 후에 ,
세식구 잘살자 맘먹은후에,
둘째가 찾아왔어요.처음엔 망설였는데,
지금 2살인데 너무 예뻐요.
정말 복덩이 같아요.
님도 귀한 선물이라 생각하시면 ,맘이 편해 지실거예요.9. 아깝네여
'04.11.23 9:33 AM (211.192.xxx.167)안 이뿐 둘째 별로 없어요, 님이 자신 없으시면 어쩔 수 없지만....
저두 둘째 고민 많이 했고, 낳고나서 후회도 했지만 요새는 걔땜에 삽니다...
아주 물고 빨고 한다니깐요...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25993 | 아파트 분양을 받기위한 밑거름. 9 | 청약통장 | 2004/11/22 | 1,381 |
25992 | 대구 분들 살림살이 구입할 수 잇는 곳좀 알려주세요 1 | 슈퍼맨 | 2004/11/22 | 871 |
25991 | 친정엄마와의 대화를 나의 남편에게 알리지 말라!! 1 | 새우 | 2004/11/22 | 874 |
25990 | [질문]직장맘이 도움없이 아이키우기 가능한가요? 24 | 고민중 | 2004/11/22 | 1,124 |
25989 | 헤스티아님~ 3 | 민서맘 | 2004/11/22 | 897 |
25988 | 코르크 마개 구입에 대하여.. 2 | 살림꾼.. | 2004/11/22 | 935 |
25987 | 자꾸 주눅이 들어요 3 | 슬퍼익명 | 2004/11/22 | 1,001 |
25986 | 스팀 다리미 어때요? 2 | 진이엄마 | 2004/11/22 | 899 |
25985 | 제 능력으론 도저히 4 | 다린엄마 | 2004/11/22 | 878 |
25984 | 한번... 만나보면 안될까요? 4 | 그냥이 | 2004/11/22 | 903 |
25983 | 전 혼자 사는게 맞는건지 모르겟어요 8 | 도토리 | 2004/11/22 | 1,209 |
25982 | 방산시장 문의 1 | 무명 | 2004/11/22 | 888 |
25981 | 예민해진 남편 4 | 걱정 | 2004/11/22 | 954 |
25980 | 산부인과 가봐야하나요... 7 | 첨으로익명... | 2004/11/22 | 1,017 |
25979 | 자꾸 저에게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합니다.. 6 | 하늘 | 2004/11/22 | 1,039 |
25978 | 21개월된 여아에게 권해줄만한 책좀 소개해 주세요 (다량 전집 빼고) 1 | 몽땅셋 | 2004/11/22 | 876 |
25977 | 포항 분들 깊어가는 밤에 깜짝 번개 어떠세요? 8 | beawom.. | 2004/11/22 | 875 |
25976 | 자양동 인애유치원이요.. 4 | 이지영 | 2004/11/22 | 950 |
25975 | 남편이 집에 오면 안정이 안된대요? 6 | 통바지 | 2004/11/22 | 1,240 |
25974 | 산전 검사 무엇해야하나요? 5 | 예비새댁 | 2004/11/22 | 883 |
25973 | 아이가 44개월입니다 3 | 왕초보엄마 | 2004/11/22 | 879 |
25972 | 생각지도 않게 둘째가 생겼습니다. 9 | 둘째가..... | 2004/11/22 | 897 |
25971 | 어처구니 없는 남편의 생각.. 13 | 짜증 | 2004/11/22 | 1,989 |
25970 | 자동차 폐차할때 돈 받을 수 있나요? 2 | 폐차 | 2004/11/22 | 901 |
25969 | 24가지 커피 만드는법 1 | 커피 | 2004/11/22 | 866 |
25968 | 밥을 안먹어요 2 | 조경희 | 2004/11/22 | 890 |
25967 | 저 풍진주사 맞으려고 하는데요 4 | 히메 | 2004/11/22 | 914 |
25966 | 넘 불안합니다. 1 | 토토짱 | 2004/11/22 | 874 |
25965 | 회원가입시 1 | 정진아 | 2004/11/22 | 886 |
25964 | 남편 생일 어떻게 해야 할까요...? 2 | 냐옹닷컴 | 2004/11/22 | 8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