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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선고 받으면 기분이 이럴까요?

임소라 조회수 : 1,675
작성일 : 2004-11-17 11:28:22
그런 기분 느껴보신 적 있으신가요?

오늘 수능이라서 학교에 안 가고 대신 검사를 받으러 갔었습니다.
무슨 검사냐 하면 서울시교육청에서 공짜로 해주는 서대문 심장병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심전도, 초음파 검사였습니다. 제가 선천적 심장병이거든요.

심장병이라고 해도 생활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고 처음에 병을 알게 되었던 한두살 때도 수술 하는 것보다 안하는 게 나을거라고 해서 수술도 안하고 아주 잘 살고 있죠. 오래달리기? 그런 건 당연히 다 했고 킥복싱도 했을 정도니까 무지 튼튼에 감기 같은 것도 잘 안걸리고...

아빠도 엄마도 전부 일 가셔서 그냥 저 혼자 갔는데 심전도도 그냥 진찰도 그냥저냥 넘어가다가 끝에 초음파할 때부터 기분이 요상하더라구요. 초음파 검사 끝나고 침대에서 내려오면서 우연히 힐끗 본 초음파 화면에 떠 있는 제 심장. 그리고 마치 흩뿌려놓은 것 같이 선명한 빨간색 피...

상담도 해주는데 저보고 혼자 왔냐고, 엄마나 아빠 휴대폰 번호 알려달라고, 언제쯤 전화하면 부모님이랑 통화할 수 있냐고 무지 심각하게 물어보는데... 웃기는 했지만 가슴이 철렁 했습니다.
그리고는 무슨 종이를 가지고 와서 심장 그림을 보여주면서 제 심장병명이 심실중격 결손이라고 하면서 이게 전체 심장병 환자의 이십사퍼센트정도로 흔하고 또 단순하다고 말하는데 기분이 정말 웃겼습니다. 왜 그런거 있죠? 막 안심시키려고 하는 거 같은... 그냥 그런 기분이 들었어요.

무슨 좌심실 우심실 사이에 구멍이 났는데 그 구멍 위치가 애매하고... 그러니까 동위원소검사를 받아서 피가 얼마나 새는지 알아보라고... 뭐 피의 양에 따라서 수술을 하던지 아닌지를 결정하게 될거고 최악의 경우라도 어렵지 않다고 하는데 머리가 띠잉...

사람 맘이 얼마나 웃긴건지 검사받으러 갈 때도 무지 건강하게 막 뛰어서 갔는데 돌아올 땐 머리가 뒤죽박죽... 정말 별거 아니고 수술 안 해도 될지도 모르는데도 지금도 막 그럽니다. 아무리 간단하다고 해도 요즘 수술하다 죽는 사람이 얼만데... 그래도 심장인데... 남들은 다 건강하게 하나씩 잘 달고 있는 거 난 왜 이 모양이지... 돈도 많이 들거고... 단순한 병이라서 감사하는 마음보다는 지금은 그냥 이래요.

이번주 금요일부터 마지막 시험이 시작인데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아요. 좀 서글프네요.
잠이나 한숨 자고 그리고 그냥 아무생각 없었으면 좋겠는데... 저 어떡하죠?
IP : 218.238.xxx.68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11.17 11:32 AM (211.178.xxx.149)

    BBK 실체 및 A가 누구이고 A가 저 간에 한 일을 다 감잡았슴,

  • 2. 겨란
    '04.11.17 11:34 AM (211.119.xxx.119)

    소라양 우리 아버지도 선천적으로 심장이 기형인데 정도가 심해서 수술도 받지 못합니다.
    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람보다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으니 다행!
    이라고 저같이 건강한 인간이 떠들면 다들 짜증내죠 -.-

    힘내요 그리고 항상 좋은 운이 소라양과 함께 합니다.

  • 3. 신짱구
    '04.11.17 11:39 AM (211.253.xxx.36)

    그래요. 심각한거면 부모님를 부르셨을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말고 한숨 푹 자세요.

  • 4. Ellie
    '04.11.17 11:41 AM (24.162.xxx.174)

    별일 없을거에요.
    오래간만에 이름 봐서 반가워 들어왔는데... 우선은~ 감기부터 조심하세요...

  • 5. 쵸콜릿
    '04.11.17 11:41 AM (211.35.xxx.9)

    부모님께 얘기하시고...정밀 검사 받으시고...하세요.
    아직 젊고...의학도 이만큼 발전했는데...괜찮을꺼예요.

  • 6. 꽃게
    '04.11.17 12:03 PM (211.252.xxx.1)

    지금까지 잘 자라고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었으면 검사해도 그리 큰 걱정은 안해도 될거예요.
    심실중격결손이라는 것은 좌심실,우심실사이의 경계벽에 구멍이 나 있는거예요.
    소라양 알다시피 좌심실에는 동맥혈이 우심실에는 정맥혈이 들어있는데 이게 그 구멍을 통해서 서로 섞이는거예요.
    그러면 몸으로 나가야할 동맥혈에 정맥이 섞이니까 몸에 산소가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구요.
    구멍이 크지 않으니까 여태 소라양이 별 문제 없이 잘 자란거라고 보면 될거같아요.

    그리고 여러가지 선천성 심장질환중에 수술도 비교적 간단하고, 예후도 아주 좋은 편이예요.
    부모님이랑 상의하고 병원 정해서 정기적으로 검진 받고 의사샘 처방대로 하시면 될거예요.

    너무 걱정 말고~~~
    기운내요....
    언제 봐도 참 속이 깊고 예쁜 소라양~~~

  • 7. 돼지용
    '04.11.17 12:07 PM (61.38.xxx.3)

    정확한 병명 모르지만 저희 친척도 두 분 심장기형으로 수술 받으셨어요. 멀쩡하시답니다. 다른 사람 다 안그런데 님 만 그런것 같다구요? 그렇지않아요. 님이 모르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밥 잘 먹어서 수술 받더라도 회복 잘 되도록 하세요. 60이 넘은 연세에 수술하셔도 평소 건강상태가 좋은 분들이 퇴원도 빠르고 회복도 빨라요. 힘내세요. 아자!

  • 8. 지나가다
    '04.11.17 12:09 PM (222.107.xxx.142)

    심실중격결손이고 님의 나이가 20-30대면, 아주경미한 결손일 가능성이크니, 큰 걱정을
    안 하셔도 됩니다. 그냥 놔두기는 결손에의한 부담때문에 수술을 해야하는 결정이 내려져도
    손쉬운 수술입니다. 심장수술이라 걱정은 되겠지만...

    수술을 안해도 될 정도의 아주 작은 결손일 수도 있고...

  • 9. 이정아
    '04.11.17 12:48 PM (211.214.xxx.212)

    걱정은 되시겠지만 죽을만큼 무서운 병은 아니니 조금은 안심하셔도 되요
    재작년에 제 어머니가 심실결손으로 수술을 받으셨는데, 이런 병은 태어날때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거하더군요
    요샌 워낙 의술이 발달되어있어서 태어나면 바로 수술을 해버린다고 해요
    그런데 제 어머니는 옛날에 태어나셧으니 모르고 20대가 되어서 엑스레이로 아셨다네요
    그래도 수술을 하게되면 출산도 그렇고 경제적인 사정도 그렇고 해서 안하고(ㅠㅠ)50대가 넘어서까지 사신거에요...그게 문제가 되어서 심장이 남들보다 배는 크구요, 폐에도 무리가 갔다고 하네요(심장과 폐의 동맥이 연결되이서서 안좋은 심장부분 만큼 폐가 더 일했다고 해요)
    엑스레이를 보면 다른 사람들은 심장이 본인주먹만하게 나온다잖아요..저희 엄마심장은 거짓말안보태고 사람들얼굴만한 크기로 나온답니다..(의사들이 모두들 깜짝 놀래요.이렇게해서 아직도 무사히 살고 계시냐고)
    그러다 재작년에 다른 병으로 잠시 입원을 하게 되었는데, 그병원이 부속대학병원이라 담당의사며 다른 심장과에서 다들 설득에 들어간거지요
    지금은 무사히 살아도 더 나이들어서 폐기능이 떨어지면 그땐 체력이 떨어져서라도 수술이 커진다고...
    그래서 우연찮게 수술을 하게 되었어요...그래도 무섭더군요..보호자가 저라서(아직 20대..ㅠㅠ) 제가 수술동의서며 이런저런 수속을 다 밟는데 기분이 참 우울했어요
    수술비는 한달가량입원, 중환자실 5일정도 입원등등 해서 약 삼백넘게 나온것같았구요(대학병원 6인실입원)
    구멍이 작으면 약이나 다른 경미한 수술로도 된다고 하는데 저희 엄마는 오래 병을 달고 계신탄ㅅ에 구멍이 좀 커져버려서 가슴에 손바닥길이만큼 큰 수술자국이 생겨버렸어요
    아직 나이도 어리고 하니 되도록 수술자국이 없는걸로 선택하시구요..심장수술중에서 젤로 간단한 수술이고 하니(그래도 사망해도 병원에 책임안묻는다는 동의서는 무서웠음 ㅠㅠ) 사망까진 가지 않아요..
    저희 엄마는 평범한 중년아줌마이고 다른 큰병도 많이들 앓으셨거든요(자랑인가...-.-;;)
    그래도 심장이 다 버텨주었다고 하네요..저희들 넷도 다 건강하게 나아서 잘 키워주셨구요
    그러니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고 맛있는거 많이 먹고 체력부터 키우세요^^
    화이팅!

  • 10. 고은옥
    '04.11.17 12:56 PM (218.48.xxx.69)

    사촌동생 고2때 수술하고 (아산병원) 군대가고 잘 살고 있어요 놀랐겠지만 염려 말고 어제처럼 맘 가져요

  • 11. 이정아
    '04.11.17 12:58 PM (211.214.xxx.212)

    그 병원에서 저희 엄마랑 같은 병으로 수술받은 사람이 많았는데요
    4살 여자애기부터 20대 아가씨, 40살 아저씨, 심지어 78먹은 할어버지까지 고루고루 다 받으셨어요..제일 고생하고 불쌍한 것은 4살 애기였고(중환자실이라서 부모라도 면회시간외엔 못들어옴) 20대의 아가씨가 회복도 빠르고 78살 되신 할아버지가 며칠이나 못 깨어나서 불안도 했어요...제일 많이 받는 심장수술이래요..(아침에 애기, 점심에 저희 엄마, 저녁에 40살아저씨)
    이래도 당사자는 걱정이 많이 될거에요..수술전에 저희 엄마는 너희들 시집도 못보내고 죽으면 어떻게하냐고 통곡을..ㅠㅠ
    나이가 들면 들수록 체력이 없어서 힘들어지니까, 조금이라도 젊은 이때가 낫다고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더 밝은 생각하시고 병을 이겨낼 체력과 정신력을 키우세요.
    힘내세요 아자!^^

  • 12. .
    '04.11.17 1:01 PM (61.32.xxx.33)

    임소라님, 그렇게 걱정하지 마세요. 스트레스 받아요.

    일반인이 생각하기에는 심각한 병인듯 싶어도, 수술로 쉽게 고칠 수 있는 병이 있구요, 별거아닌거 같은데 심각한 게 있어요. 제 생각에 소라님은 전자입니다.

    또한, 소라님께 말씀하셨던 의사샘 말씀 보니 별일 아닌게 느껴지네요. 너무 걱정마시길.

  • 13. 찌우맘
    '04.11.17 1:14 PM (210.122.xxx.253)

    힘내세여!!
    저두 어릴때 선천성 심장병 수술을 받았어여~(20년전)
    저두 심장에 구멍이 4군데나 있었는데...수술받고 지금까지 멀쩡하니 잘 살고 있어여~
    물론 지금 결혼해서 애까정 있는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믄 서러워할 씩씩한 아줌마가 돼 있지여~
    넘 걱정말구 욜씨미 생활하고 있으믄 죤 소식 있을 겁니다!!

  • 14. 마농
    '04.11.17 2:27 PM (61.84.xxx.28)

    에구...이런...그 마음 좀..알아요.
    멍하고 힘들텐데....
    심장수술은...좋은 의사만나면 잘 될 수 있으니 걱정마시구요.
    힘내세요....

  • 15. 임소라
    '04.11.17 2:59 PM (218.238.xxx.68)

    한 잠 자고 났더니 그냥 살만하네요.
    어차피 겨울방학이나 되야 검사 할 수 있을테니까 그 때까지라도 아무 생각없이 살라고요.
    미래의 일을 미리 걱정한다고 나아지진 않을 거 같아서요.
    어쨌든 위로해주신 모든분께 감사합니다.

  • 16. 이론의 여왕
    '04.11.17 3:58 PM (220.86.xxx.20)

    아무리 어른스러워도 중학교 3학년 소녀가 그런 얘기를 들었으니 얼마나 놀랐겠어요.
    소라 양, 다들 걱정 말라고 하시니 부디 마음 편히 갖도록 노력하세요.
    맞아요, 미리 걱정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죠.
    괜히 스트레스만 더 받아서 몸에도 좋을 게 없어요. 역시 현명하십니다.
    일찍 알게 된 게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하시구요. (토닥토닥)♡

  • 17. 꼼지맘
    '04.11.17 4:58 PM (211.177.xxx.38)

    저희조카 초등5학년인데 수술받고 지금 멀쩡합니다.힘내세요.구멍은 아무것도 아니예요^^

  • 18. 미스테리
    '04.11.17 9:18 PM (220.118.xxx.205)

    어차피 병이 있다면 그나마 경미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요즘 의학이 많이 발달되서 좋잖아요....넘 걱정 말고 힘내세요...
    제 氣를 보낼께요..야~~~~~~~~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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