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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체리22님의 글을 읽고,,(입학시험의 추억^ ^)

champlain 조회수 : 878
작성일 : 2004-11-16 13:39:44
그렇군요.

아직 한국 가족들 중엔 대학에 들어갈 만큼 큰 조카들이 없어서
체리22님의 글을 보고야 알았습니다.

내일이 한국은 수능시험을 보는 날이군요.

그러면서 예전에 제가 입학 시험을 보던 때가 떠오르네요..^ ^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를 갈 때도 그렇고,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를 갈 때고 그렇고..
입학시험을 보았지요..(참고로 전 70년생입니다.)

매번 시험을 볼 때마다 시험장에 들어가는 우리들 앞에는 응원을 나온 선후배들이 있었고
따뜻한 보리차 등을 건네주며 떨지말고 긴장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격려의 말을 해주셨었죠.

시험 몇일 전부터는 주변에 친척이나 아는 분들이
찹쌀떡과 초코렛, 엿등을 이쁘게 포장하며 슬며시 들이밀어 주셨죠.
합격을 진심으로 기원하며..

저는 입학시험 하면 떠오르는 웃지못할 기억이 하나 있는데요,
제가 쌍둥이걸랑요.
근데 중학교는 언니와 따로 따로 다녔죠.

고등학교 입학 시험을 치르는 날..
열심히 시험을 보고 있는데 시험관으로 들어오신 여선생님께서 자꾸 저를 쳐다 보시더라구요.
첨엔 그냥 보시더니 저도 뭔 일인가 힐끔힐끔 보니까 나중에 째려 보시기까지..

저는 소심하여 컨닝이란 것을 꿈도 못 꾸는 사람인지라 뭔일일까 했지요.
그러다가 이 선생님 제 곁으로 오셔서 뒷통수를 한대 가볍게(아프진 않았어요.) 치시며 하시는 말..

"얘! 넌 날 보고 인사도 않 하니?"
"네, 누,,누구신지?"

알고보니 언니네 학교 선생님이셨죠.

언니를 이뻐하셨던 선생님이신데 저를 언니로 알고 순간 괴씸하게 생각을 하셔서..

언니와 제가 그리 닮지는 않았는데 쌍둥이이다 보니 가끔 사람들이 헷갈려 하였지요.

제가 설명을 드리니 당황을 하시는 선생님 모습..ㅎㅎㅎ

대학 시험 때는 약간 극성 맞으신 아빠 덕분에 수도권에 살았음에도
시험 전날 서울에 가서 학교 근처에 모텔방을 잡아놓고 잤었죠.

시험 당일날 시험에 늦어서 시험을 망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느냐시며
시험날 전철에서 시달리느니 미리 가서 편안하게 시험을 보는게 낫다시며..
언니는 아빠와 언니네 학교 근처로, 저는 엄마와 제가 시험 볼 학교 근처로..

시험을 보는 하루 종일 엄마는 저희 학교 앞 햄버거 가게에서 저를 기다리시고..

참,, 당시엔 그 대학시험이 인생을 좌우하는 정말 중요한 것이였잖아요.
(지나고 보니 그렇지도 않지만요.)

혹시 답을 한 칸씩 밀려 쓰면 어쩌나..
시험 보는데 배가 아프면 어쩌나..
등등
괜히 황당한 경험들에 대한 얘기를 듣고 내가 그런 희한한 얘기 속에 주인공이 되면 어쩌나 걱정을 하기도 하고..

시험을 다 보고 나오는데 교문 앞에서 기다리시던 엄마의 얼굴을 보니..
어찌나 반갑고 좋던지..
다행히 저는 점수를 많이 낮춰서 학교를 지원한 탓에 부담없이 시험을 보다 보니
오히려 결과가 좋았어요.

씨~익 웃는 절 보고 엄마도 안도의 숨을 내쉬시고 합격을 예상 하셨었죠.

그 해 언니는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떨어졌었죠.
집안(특히 아빠)의 기대와 학교의 기대(언니가 좀 공부를 잘 했었거든요.)가 버거웠었나봐요.
평소보다 훨씬 못한 점수를 받고..
그날 목욕탕에서 같이 목욕을 할 때 언니가 흘리던 눈물이 기억 나네요..

그 때는 참 벅차고 힘든 과정인 줄 알았는데..

인생을 살다보니 입학시험이란 것이 오히려 참 쉬운 거였구나 느낍니다.
어른이 되고 나이를 먹고...
인생에서 자기 일을 해 나가고
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좋은 가정을 꾸려간다는 것이 훠~얼씬 어려운 일이구나 깨닫는답니다.

입학시험에서 정답을 맞추는 것처럼 우리 인생이 단순하고 명쾌하게 풀린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보니
학교에서 배운 지식보다 더 엄청난 지혜가 필요한 것이 우리 인생이기에
하루 하루 늘 반성하고 배우며 사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예전을 떠올려 보니 것도 참 좋네요..^ ^;;;;







IP : 66.185.xxx.7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스테리
    '04.11.16 1:47 PM (220.118.xxx.205)

    맞아요...
    미래를 살아가는게 앞에 어떤 장애가 튀어나올지도 모르고 또 장애가 나타나면 넘어야하고...지나고 보니 정말 입학시험은 어려운게 아니었던거 같네요^^;
    그때는 인생을 좌우하는 시험인것같고...
    물론 어느정도 삶에 기여야 되겠지만 대학이 인생 자체의 목표도 아닌데 말이죠...^^

  • 2. 헤스티아
    '04.11.16 1:53 PM (221.147.xxx.84)

    저두 대학입학시험장에 어머니가 동행했었는데,,,
    점심때 찢어진 핸드백을 부여잡고 당황해 하시더만요.. 붐비는 중에 누가 면도칼로 핸드백을 찢고, 지갑을 훔쳐가버린.. 그런 기억이 나요...

  • 3. 퐁퐁솟는샘
    '04.11.16 3:17 PM (61.99.xxx.125)

    전 입학시험은 아니고 대학때 시험본날 황당한 실수를 했답니다
    시험문제 얼른풀고 나왔는데 긴장이 풀리지 않아 남자화장실을 여자용으로 알고 잘못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안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한 남학생이 들어오더라구요
    깜짝 놀라서 여기 여자화장실이데 왜들어오느냐고 물었어요
    그때 그 남자의 황당해하는 얼굴....
    뭔가 이상한것 같아 주변을 둘러보니
    헉! 남자용 소변변기가 눈에 들어오는 겁니다 으! 창피 ^^ 후다다닥=3=3=3 =3=3

  • 4. 저도..
    '04.11.16 3:24 PM (211.192.xxx.8)

    저도 생각나는게 하나 있네요..
    저는 수능을 보고 본고사도 봤었는데.. 본고사 보는날 지하철역에서 학교까지 차가 너무도 많이 막혔답니다...
    그래서.. 결국은 학교 정문이 닫히는 순간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너무 당황한 나머지 시험지에 이름을 안쓰고 나왔네요..
    시험은 쉬웠는데 말이죠..
    에고.. 이름 안쓴것도 합격자 발표가 난 후에나 알았어요..
    그때까지도 기억못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ㅎㅎㅎ ^^;

  • 5. 김혜경
    '04.11.16 10:57 PM (211.215.xxx.248)

    아!! 쌍둥이세요...에피소드, 참 많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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