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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넘게 한 말씀 드립니다.

방긋방긋 조회수 : 1,157
작성일 : 2004-11-16 11:25:45
돌맞아도 주제넘게 한 말씀 드리렵니다.
그래서 일부러 익명으로 안하고 실명 그대로 밝히고 쓰는 거구요.

제 생각은 그래요.
물론 보시는 분에 따라서 외래어나 영어(또는 다른나라 말)가 섞인 글이 거부감 드시거나 낯설게 보이실 수도 있겠지요.
네, 저도 전에 '이 조리법은 뭐지?이 재료는 뭐지?' 하면서 궁금해 하고 찾아본 적도 있어요. 낯선 용어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런 거부감이나 낯설음을 표현하시는 방법이 조금 서투르시지 않으셨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특정한 분이 올리신 글의 특정한 부분을 인용하여 올리시면서, '이건 이렇게 고치고 이건 원래 의미가 그런게 아닌데 굳이 이렇게 써야 하느냐.사전 찾아보고 글 올리라'라고 하시면, 저는 그거는 인신공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가끔 키친토크에 올라오는 글 중에 외래어가 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조금만 쉽게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런 뉘앙스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감히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지난달에 일주일 호주로 여행 다녀왔습니다. (왜 갔는지 아시는 분은 아시지요...^^)
가이드고 뭐고 아무것도 없어서, 죽이되든 밥이되든 영어만 하고 일주일 살아야 했습니다.
게다가 단순 관광이 아니라 사람들 사는거 그대로 체험한다고 여기저기 걸어서 쑤시고 다니느라 좌충우돌 일도 많았습니다.
길 잃으면 영어로 길 물어야 하고, 물건 사려고 해도 그 이름을 영어로 대야 그들이 알아듣고 그랬습니다.
그러다 보니, 며칠 지나니 신랑이랑 둘이 얘기할 때도 영어가 튀어나오더군요.

'신랑, 이쪽으로 가야 그로서리(헉....한국에 있었다면 가게 또는 슈퍼라고 했겠져) 나와.'
'지난번에 볼 때는 여기쯤에 수베니어 샵(헉..제가 생각해도...기념품집인데..;;) 있었는데..이상하군...'
'베이커리 가서 런치박스 마련해와(네.. 거의...;;)'
이런 식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보고 듣는 언어, 생활할 때 쓰는 언어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일 뿐입니다.

그 때 느꼈죠.
외국에 계신 분들께서 현지 말을 섞어 쓰시는 게 우월함의 상징이나 자랑이 아니라 그분들에게는 생활 그 자체라는 걸요.
그분들께는 생활인 것들을 우리가 우리의 시각과 잣대로 판단해서 '보기 나쁘다.이상하다'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에서 열심히 살고계신 회원님들께 82가 친정같은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오히려 더 속상해서 주제넘게 한 말씀 드렸습니다.
너무 주제넘었다면 죄송합니다.
IP : 168.154.xxx.17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4.11.16 11:32 AM (221.140.xxx.170)

    저도 외국생활 해봐서 방긋방긋님이 드신 예가 있을 수 있다는 거 잘 알아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 말로 할 수 있는 것들도 너무나 쉽게 외국어를 써버리는 것 또한 사실아닌가요?

    무명씨님의 글과는 무관하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글을 너무 홀대한다는 생각이 들어 한 글 남깁니다...

  • 2. 동감
    '04.11.16 11:35 AM (222.107.xxx.142)

    '지나가다'록 좀전에 글 올린 사람입니다.
    전적으로 동감이구요.

    제발 모두가 자기생각같지 않다는 생각을 해주시고, 글 올려주시면 좋겠네요.
    그리고 요리레시피 잘보고, 쓰시는 글투까지 평하시는 것은 정말 예의가 없어요.

  • 3.
    '04.11.16 1:35 PM (211.192.xxx.181)

    제 주위에도 외국에 사는 친구들 있어서 경험하는 일이지만, 그들은 그게 생활이라 첨엔 말하는 사람도 어색해하지만 (첨 외국에서 살게 된 친구들.. 한국 나와서 얘기하다 영어 들어가면 곧 정정해서 한국말로 고쳐쓰기도 했었죠.) 시간이 지나면 그들에겐 생활이 되기 때문에 이젠 그냥 말하고, 듣는 사람들도 그러려니 하죠.
    거명된 두분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분들은 이정도로 이해하고..

    방긋방긋님께서 특정부분을 인용해서 이래라 하고 말하는건 인신공격이라 하셨는데요.
    전 조금 다르게 생각하거든요.
    물론 원글님이 쪽지로 그분들께 이리해주십사 얘기했으면 가장 좋았겠으나, 이렇게 게시판에 쓸땐 정확한 원문을 인용하여 바로 이러한 점이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좀더 주의하자면 이름은 빼고 글만 인용하여 이런 건 요렇게 했음 좋겠따 얘기했다면 조금더 분위기가 부드러웠을텐데.. 라는 생각도 하고요. ^^

    글로는 그 사람이 어떤지 100% 알 수 없지만, 꾸준히 읽다보면 그 사람의 성향이 보이죠. 대충은.
    맞아요.
    내가 잘난체 하면서 영어를 쓰는건지, 생활의 일부가 되어 쓰는건지 정도는 읽는 사람들이 충분히 느낄수 있죠.
    거명되신 두분이 너무 의기소침해지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물론 원글쓰신 무명씨님도요. ^^

  • 4. 외국에서
    '04.11.16 11:01 PM (68.110.xxx.222)

    외국어 좀 쓴다고 잘나보이는 세상은 이미아닌것같은데요.

    저는 20대 부터 외국에 상당히 오래살다가 한국에서 잠시 살다가 다시 다른 외국에살고있는데..
    지금 사는미국은 영어를 못하면서( 한줄도 못알아듣는사람의 경우입니다) 말 중간중간에 영어를 완벽한 미국발음( 저는미국발음이 아닙니다.) 으로해서 저의 발음에대한 기를 확죽여놓는 한국분들이 꽤 계시더군요(발음이 미국식이 아닙니당!!!)


    몇년살다보면 그렇게되는게
    살면서 몇가지는 한국어로 안하고 영어그대로 쓰거든요
    예를들면 상추는 레더스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는 레터스인데 말이지요
    글로서리에서 불고기감을 사고 레더스를 사서( 쌈먹으려고) 집에와보니
    아파트의 뢴트피 가 밀렸다는 페이퍼가 왔는데 더 밀리면 쑤를 하겠다더라
    페이먼트가 밀렸으니 크레딧이 낮아지겠다
    뭐이런식입니다

    저는 언어를 섞어서 쓰는것을( 어학공부차원에서는 도움이 안되기때문에) 싫어하기때문에 그렇게 안쓰고싶은데
    우리아이들이 그렇게 쓰면 째려봐요.

    20대일때 다른나라에서 살때 한국에 귀국하면 그나라말이 섞여나오는데 제 스스로가 기가 막히더니
    나이든 지금도 여전히 좀 살고있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마저 한국어 대신 영어로 말하고있는경우가 많습니다
    영어가 빠르게 된거지요

    이렇게말을 합니다

    지난번 페터슨사건을 이야기했지?

    쥬리들이 며칠간 고심을 했다는데
    아내에대한것은 펄스트 디그리 머더이고 태아에대해서는 세컨드 디그리머더라는데
    이번만큼 특이한 쥬리 구성은 처음이래 의사와 로이어라던가

    그리고 지난번 캐리와 부시의 디베잇은..

    미국에 산지 2년조금 넘은상태에서 그렇다는겁니다
    제가 40대후반이고 영어권에는 처음사는데도 그렇습니다

    어떤때는 미국의 텔레비젼을 보면서 한국어 처럼 느끼고 즐기고있는것에 소스라치기도해요
    생활자체가 한국이다 미국이다를 구분해서 사는게 아니기때문에 그냥 섞어쓰는겁니다


    이왕 요리를 올리는과정에서 생긴 생각들이시니
    저의 요리하는 상태를 잠시 소개할께요
    제가 요리 를 하면 이렇게 됩니다
    레서피
    ..
    시즈닝으로 간장을 넣어야하는데 있는지모르겠다
    치킨 브로스를 사고
    뼈를 발려내기힘드니 본리스 치킨 타이를 사서
    마늘간것을 넣고

    롱그레인 롸이스를 사며

    가능하다면 파스텔롸이즈드 물을 쓰고

    앗 생수가 없으니

    트레이더스죠에가서 생수사고
    라이브러리에가서 책 체크아웃 좀 해야하고 오늘 아침에 내차의 범퍼를
    긁어놓은 녀석을 찾고, 인슈런스컴패니에 전화도하고
    오다가 홀푸드에서 올개닉 커피한통을 사야겠다
    이게 닭도리탕에대한 생각이랍니다
    좀살다보니 생각을 기본적으로 요렇게 하고지내요. 한국인과 만나지않다보니 제경우는 영어가 좀 더 심한것같기는한데
    ( 메모도 이렇게 합니다 영어가 아니고 한글로쓰는거지요 ^^
    .
    아무튼
    이 괴상한 말이 제가 요새 요리하면서 실제 머리로 생각하는 상태랍니다

    아이들에게 요리하는것을 가끔 가르치다가
    이 괴상한--- 한국어 사이사이나오는 영어--를 듣고 아이들이 물으면
    조금은 대답해주지만 더 물으면 화를 은근히 냅니다
    한국어로 나오는데 시간이 걸려서 약이오르거던요


    우리아들놈이 외할머니와 전화를 하고나면
    할머니는 응, 응하시는데 제가 다시 설명을 해드려야해요
    생활의 일부가되어서 그러든
    그게 아니고 잘난척하더라도 그냥 내버려두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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