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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이야기
마당 조회수 : 985
작성일 : 2004-11-13 21:51:16
(일기처럼 쓰는거라 반말인걸 용서하세요.)
난 아무래도 미맹인거 같다.
그러니까 아무래도 맛을 잘 모르겠는것이 종종 있다.
코스트코 초콜렛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것인데..
나는 그 두통이 분명 맛이 다른건줄 알았다는 것도 웃긴다.
분명 달랐다 이거다. 한통은 좀 부드러운거 같았고 한통은 좀 쓴거 같았다..
분명 그랬다. 엊그제까지 그랬는데....ㅠ.ㅠ
그런데 울 신랑이 먹어보더니만.. 맛 똑같은데? 니 이게 다르나? 했다..
다르다. 하고 먹어보니 나도 헷갈렸다.
음..이게 똑같은 맛이구나. 하고.. 50년을 혈액형을 잘못 알고 살아온 엄마처럼 허탈했다.
울 엄마도 분명 오리지널A형 성격이라 나랑 사사껀껀 부딪히곤 한데다..
어떻게 우리집은 전부 아빠 혈액형인 B형인거냐면서 슬퍼하곤 하셨었다.
아빠는 내피는 쎄거덩. 하면서 맨날 자랑스러워하셨다.
그런데 알고보니 엄마도B형 이었다.
그러니 우리 셋이 전부 B형일수 밖에.....-_-
엄마는 자신이 맨날 욕했던 B형이란 말에 너무 괴로워하셨었다.
그리고 어제부로 우리 아이의 꿈이 바뀌었다.
엊그제까지 제이미 아저씨처럼 요리사가 되는것이 꿈이었던 우리 큰놈..
어제 어디선가 분꽃씨를 손바닥 가득 따가지고 와선..
"마음껏 심어야지!" 하고 나가선.. 뉘집땅인지도 모를 땅을 손톱이 새카매지도록 파서 심고는..
자기는 그렇게 꽃이랑 나무 심는 사람이 될거란다..
그게.. 간단하게 말하면 농사 아닌가?
평소..흙파는것도 좋아하고 막대기만 발견하면 형제가 쥐잡듯 머리끄댕기를 잡고 싸워대는터라..
범상치 않다 했드만..
생각보다 너무 어울리는 직업이라.. 놀라웠다.
그런데 큰놈도 그 초콜렛 두통이 맛이 틀리단다.
처음엔 나 혼자 먹을 요량으로 애들 먹으면 죽는다고 했더만.. 그 나이에 순진하게 그 말을 믿더니만..
오늘은 내놨더니 눈이 아룽아룽 흐려지며..
목매인 목소리로.."나 죽으라고 먹으라는거야?"하드만..
천진난만한 둘째가.. 내 말은 다 까묵고..."와아..쪼꾸에!!" (발음이 쪼금 안좋다) 하고 달라들어
먹는것을 보고 입에 넣어보더니..."안죽네요?"하고 좋아했다.
내가 두 통을 내주며 먹으라니까 녀석도 분명 초록색 통이 맛나단다..
그 모습을 보고 애아빠가 불쌍하게 쳐다본다..
니 우째 엄마랑 꼭같노.
입맛 삐꾸인 나랑 울 큰놈은 오늘은 발효가 전혀 안된 떡덩어리같은 빵을 해선 맛나다고 먹었다.
그래도 서로서로 닮은 사람들이 있어서 가족이 참 좋은거 같다.
IP : 211.215.xxx.22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마농
'04.11.13 10:02 PM (61.84.xxx.28)저희 남편 왈...제가 미맹이랍니다..ㅡㅜ
그건 그렇구..마당님 아드님들..넘 귀엽습니다.
에구....요즘도 그리 순진하니 이쁜 아이들이 있다니
생각만해두 웃음이 나오네요.2. 달파란
'04.11.13 11:37 PM (211.191.xxx.231)아이들이 완전 만화네요... ㅋㅋㅋㅋ
아룽아룽 흐려진 눈으로 물어보는 아이나... 안죽네요? 하면 신나게 먹는 아이나..
너무 귀여운거 아닙니까!!!3. 김혜경
'04.11.13 11:45 PM (211.215.xxx.85)통 색깔이 다르면..다른 맛 아니에요??
4. 마당
'04.11.14 11:26 AM (218.52.xxx.43)저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 우리집은 늘 단호하게 말하는 자 (남편)의 승리랍니다.
제게 섞어놓고 먹어보라고 했는데 도대체 뭐가 초록인지 파랑인지 구별이 안되더라구요.
보니까 다른점이 없는것이.. 똑같은건지..
사실 진짜 잘 모르겠어요.5. 짱가
'04.11.23 3:44 PM (218.145.xxx.108)크흐흐흐... 여기서 태원군과 창은 얘기를 들으니 더 새롭네요.^^
저도 무지 쵸콜렛 좋아하는데..아직 코스트코에서 파는건 못먹어봤어요..
조만간 횐가입해서 사러갈겁니다..
마당님 재미있는얘기 계속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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