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새벽에 글 읽다가 리플이 왕창 달린 글이 하나 있어 읽어보았습니다.
원글보다도 몇몇 리플들 보니까 마음이 괜시리 답답해서요.
원글 쓰신 님을 비난하는 건 아니구요. 이제 첫 애 낳으신 모양인데 아직까지 그런 마음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또 솔직하게 그런 느낌 털어놓고 또 그것에 대해 고민도 하시는 것 보니 앞으로 잘 되실 것 같기도 하구요. ^^
생판 남이던 분들 나이들어 갑자기 만나 부모님이라 하니 처음에 어색하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이 없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것 같구요. 하지만 시부모님들이 상식 이하로 행동하시는(우리 자게에서 자주 보는.. ^^) 그런 분들 아닌 이상 살면서 조금씩 정 들어 간답니다.
본인 성격 따라, 그리고 서로간에 케미스트리가 얼마나 맞느냐에 따라 그 과정이 오래 걸릴 수도 있고 단박에 친해질 수도 있고 하는 것처럼 시부모님과의 관계도 그렇겠죠. 사소한 것 안 챙겨주면 삐지는 성격의 친구가 있는가 하면 너무 귀찮게 하면 부담스러워 하는 친구도 있는 것처럼 님의 원래 성격과도 관련 있는 일이니 너무 고민하지 마셔요. 시부모님이 현명한 분들이시라면 시간이 지나가면서 서로 맞는 쪽으로 조금씩 변해갈 겁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부모님들이 변해가는 것보다 자식들이 맞춰가는 쪽으로 가게 되더라구요. 이건 친부모님이라도 마찬가지 ^^
그리고 세월이 오래 지난 담에 정말 피붙이처럼 될 수 있을 지는 그 세월 동안 서로가 얼마나 진심으로 대하게 되었냐와도 상관 있지 않을까요?
" 시댁하고 가깝게 지내면
며느리 본인이 더 힘들지 않나요?
뭐하면 뭐한다고 불러대고 전화해대고....
각종 행사에 건수 만들어 불러대고...
그냥 거리감 두는게 최고에요."
위의 말이 맞다면 시댁 대신 친정이건 친구건을 대입해 보아도 마찬가지입니까? 친구가 결혼식이라고 전화를 해도 정말 내가 좋아하는 친구면 회사 휴가를 내고라도 달려가지만 그렇지 않으면 또 세금 내는구나 -_- 싶은 생각만 들기도 하잖아요. 시댁이라서가 아니라 마음이 없는 의무만 생각해서 그런거겠죠. 윗글 쓰신 분이 피곤한 시댁 만나서 고생 많이 하셨나 봐요. 하지만 다행히 모든 시부모님이 다 그렇지는 않으니 너무 방어적으로만 생각하지는 마셔요.
며느리 보는 거 무섭다고 쓰신 몇몇 분들.. ^^ 안 그런 며느리들도 많으니 걱정 마셔요. 저도 철딱서니 없는 며느리였지만 지금은 좋은 과일만 사와도 시부모님(물론 친정부모님도) 생각이 우러나와서 떼어다 드리곤 합니다. - 가랑이가 찢어져요 덕분에... ㅠㅠ
가까이 사시는 데도 제가 바빠서 두어 주 못 뵈면 손자 얼굴 보고 싶으시겠단 생각에 조르지 않으셔도 가서 얼굴이라도 내밀고 오구요.
하지만 이런 일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데에는 "왜 며느리 주제에 꼬박꼬박 안부전화 안하느냐" "나 이번에 뭐 해야겠으니 돈 내놔라" 등등 저를 숨막히게 했을 수도 있는 그런 일들을 저희 시부모님이 안하셔서 가능했답니다.
두서없이 이말 저말 쓰게 되네요.
사실 저희 자매들이 가끔 하는 얘기가 나중에 우리 남동생과 결혼할 여자가 어떤 사람일까 하는 것이거든요. 못된 시누이 노릇 안하고(투명 시누이가 제일이람서요? ^^), 사랑하는 동생의 배우자니까 진심으로 아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그리고 그 여자분도 우리 가족을 진심으로 대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을 동생이 만나기를 바라고 있는데...
그냥 이런 저런 글들 읽고 좀 심난해져서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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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은 주는 것 없이 싫다....?
비 조회수 : 973
작성일 : 2004-11-11 07:19:49
IP : 211.51.xxx.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김혜경
'04.11.11 8:26 PM (218.51.xxx.35)비님...좋은 시누이 되실거에요...그리고 동생의 아내, 예쁘답니다..전 그렇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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