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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제친구 이야기..

왠지 조회수 : 1,761
작성일 : 2004-11-10 00:08:12
아주 친한 아이는 아니구, 남자에요... (저는 여자 ^^)

저희 엄마 친구 아들인데, 어쩌다 대학시절 알게 되었죠....

고등학교때부터 익히 들어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요.
(항상 성적을 비교당했음~! 쩝.. 그애가 저보다 잘했지만요)

공부를 참 잘해서 명문법대 들어가, 25살에 사시패스했죠.

집안이 참 가난하다죠...
저도 그집 가봤습니다만, 정말... 서울에 그런곳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엄마 친구들은 다 괜찮게 살거든요. 고급공무원, 의사, 사업 등등...

그런데 엄마의 그 친구분은 남편분이 작은 영세업체를 운영하는데 잘 안되고 빚지고 그런 모양이에요.

제 친구는 참 괜찮고 똑똑합니다. 남자 자체로는 너무너무 괜찮은 남자에요.
학벌이나 직업뿐 아니라 가치관, 인물, 성격, 인간관계.... 모두가요. 심지어는 장남도 아니죠 ㅎㅎ

그런데 이 아이가 얼마전에 실연을 했다 합니다...

사실은 집안이 너무 어려워 빚더미에요. 그래서 한 3억 정도 갚아주고 결혼할 여자를 찾으려 했는데, 집안에서는 이 아이가 심청이가 되기를 바란거죠. 어쩔 수가 없으니까..
이 아이도 다 이해하니까 마지못해 선보러 다니지만, 엄마한테 할말은 하는 아들이구요.

그런데, 그 와중에 남자네 집안사정을 자세히 소개해주지 않은 어떤 분이 주선한 소개자리에서 아가씨를 만나게 되었더래요. 그 아가씨네 집은 엄청 부자구요....

둘이 사랑에 빠졌죠. 남의 연애인데, 곁에서 듣고보는 제가 행복해질 정도로 많이 사랑했는데....

그런데 한창 연애중에, 아가씨네 집에서 남자네 집 사정을 알게 되었고, 아가씨네 아버지가 둘을 떼어놓았어요. 그런집 안된다고.

아가씨가 막 울고.... 난 오빠가 좋은데, 오빠랑 결혼하고 싶은데.... 하면서...
예쁘고, 착하고, 순수한 아가씨였나봐요.

그냥 저마저 마음이 저려와요.

제가 그 아가씨였어도 그럴것 같아요. 남자애가 정~말 괜찮거든요.

음...... 제가 이 이야기를 왜 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제 친구가 너무 가여워서 가슴이 터질것만 같아요. 임금님귀 당나귀귀 심정으로 털어놓고 싶었나봐요.

제 친구는 저에게 저런 직설적인 이야기들은 안하고, 뒷이야기들은 엄마 통해 들었거든요.

저도 탐낼만큼 ㅎㅎ;;; 너무너무 괜찮은 아이인데, 무능력한 아버지와 집안 사정 때문에....
다시 선자리를 알아보고 있나봐요. 계약결혼해도 잘사는 사람들은 잘살잖아요.

그냥 그애의 상처가 가엾고, 눈물흘렸을 그 아가씨도 가엾고 그러네요.

아가씨의 아버지가 현명한 선택을 한거겠지만요.

쉬운 삶이 별로 없어요. 가끔 아 정말 쉽게 사는구나, 하는 사람들 보는데, 그런 분들 정말 부러워요.
IP : 222.106.xxx.17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4.11.10 1:10 AM (61.32.xxx.8)

    돈 갚을 능력이 안 되면 파산 신청하는게 제일 나을 겁니다
    사시 패스했다면 본인도 파산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을 테구요
    남의 집 귀한 딸을 빚 갚아 줄 돈으로 생각하는 건 좀 그렇네요
    아무리 사정이 그래도 말이죠

  • 2. 왠지
    '04.11.10 9:07 AM (61.32.xxx.33)

    서로 조건 터놓고 선 보던데요.....

    그 돈을 주고서라도 사시패스한 사위 얻고 싶은 집안도 있는거죠. 싫으면 안하면 그만이구요.

    그리고 둘이 좋아하게 될 수도 있는거구요...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시는 것 아닌가요? 제가 옆에서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선본다고 해서, 그냥 돈만 오가는 거래를 하는 것은 아니더군요.

  • 3. 아무리
    '04.11.10 11:23 AM (203.229.xxx.178)

    좋은 사람이라도, 그런 남자분들,
    자기보다 가난한 여자랑은 절대절대 사랑에 안빠집니다..
    글고..제가 그 여자분 아버님이라도 반대하겠는걸요..
    남자집안이 가난한 거랑, 빚이 3억이랑은 전혀 다른 얘기걸랑요..
    보통은 아마 그 3억에서 끝나지 않을걸요..
    자기들이 진빚 누군가가 탕감해 주는 경험을 하게되면
    제2, 제3의 빚지기는 그 지수함수로 쉬워지기 마련이죠..^^;;;
    아무리 사시붙고 남자분이 그럴싸하다해도
    상당히 결혼하시기 힘들듯...

  • 4. 음...
    '04.11.10 11:36 AM (221.149.xxx.133)

    내 딸이라도 그런 결혼 안시킬 것 같습니다.
    3억에서 끝날 이야기가 아닌 거 같은데요..
    빚 갚아주고 나면 여러가지 시댁에서 요구가 있을 거 같고 한도 끝도 없이 허우적..
    제가 아는 분도 그런 집안 분 계시는데
    삼십대 중반이 넘어가면서도 장가를 못가고 계시더라구요.

  • 5. 왠지
    '04.11.10 11:51 AM (61.32.xxx.33)

    윗분 말씀들 다 옳은데요... 에궁. 맞선보기 전에 그 여자쪽에서 "밑빠진 독에 물붓기? 우리집 돈많으니 괜찮다, 둘이 맘만 맞고 남자 능력 있으면 다 오케이!" 하는 맞선이라니까요......

    단, 그 아가씨는 주선자의 실수로 사정얘기 안하고 만나 둘이 좋다고 했다가 헤어지게 된 경우고요.... 만약에 남자집 사정 알았으면 아버지가 자기딸 안만나게 했을 경우죠. 이 경우는 상대방이 동의를 안했으니 다른거죠.

    주선자가 저도 아는 어떤 아저씨였는데, 좀 멍하신 분이라...

    제가 밤에 써서 너무 감상적으로 썼나봐요.

    저도 제 딸 그런 결혼 안시켜요... ^^; 저는 돈이 없거든요.

    그 아가씨 아버님이 현명한건데, 그냥 상처받은 걔가 너무 가여워서, 저도 너무 답답해서 글올렸어요.

    걔도 애가 똑똑해서 지가 결혼하기 힘들다는거 깊이 깊이 알아요... 차남인데 자기 식구들한테도 정신차리라고 항상 얘기하고... 근데 정신차려도 어떡해요. 워낙에 허튼짓 하는 사람들이 아녔는데다가 영세업체 운영하느라 이미 빚은 져있는 상태인데. 그놈의 돈이 없으니. 다들 아시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사위의 그런 사정을 알면서도 명예나 포텐셜을 믿고 딸주려는 사람을 찾는거죠. 생각보단 꽤 있다는군요. 그렇게 해서라도 사랑 느끼는 인연을 찾으려는 거죠.

    주변에서 아무리 이러니저러니 해도 여자측에서 다 알면서 결혼시키면 되는거잖아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남자집 사정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한도끝도 없는것까지도 다 알고서 선보고 하는거더라구요....

    다만, 저는 이런 현실에서 상처받는 제 친구가 가여워서..... 답답해서 글올렸어요.

    (지금은 자기보다 가난한 여자랑은 사랑에 빠지면 안되죠 당연히.....^^;;)

  • 6. .........
    '04.11.10 12:39 PM (210.115.xxx.169)

    그 친구를 정말 좋아하시나보네요.
    마음아파하시고...... 어차피 계산이 앞서는 사랑인데...
    돈 대주지 못한 사랑이라서 깨진 사랑인데 뭐 그리 아파하세요.
    답답하시다니 정말 많이 좋아하시나봐요...

    돈이 웬수군요.

  • 7. 냉정하게
    '04.11.10 1:43 PM (221.151.xxx.217)

    얘기해서 친구분이 지금 25에 사시패스했으면 연수원에 계시겠군요.
    연수원2년도 다녀야하고 병역 안했으면 병역의무도 해야할건데요
    연수원 1000명중에 성적이 얼마나 할런지는 모르겠으나 요즘 사시생들이라고 선자리에서도 인기많은건 옛말이라고 하더군요.
    적어도 판사,검사,실력있어서 로펌으로 뽑혀가는 사람외에는 좀 시들해진건 사실인것같구요
    그렇게 따지면 이제 겨우 연수원에 있는데 그런 조건 내세우고 선시장에 나간다면 글쎄요
    요즘 졸부들도 명예 그런거 따져도 그렇게 흥미가 당기진 않을겁니다.
    그리고 그 친구분께서 집에 할말은 하고 산다고하면서도 '심청이'역할을 떠맡으셨다니 전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네요.
    그것도 차남이면서...
    정말 그분이 '심청이'가 되시려고한다면 연수원성적을 올려서 일류로펌에 뽑혀갈 실력을 쌓는다면 자기가 벌어서도 얼마든지 집안을 일으킬수있을겁니다.
    집에서 3억 빚진거 조금씩 갚아나가면서 몇년만 버티시면 될거구요.
    나이도 아직 젊으시잖아요?

  • 8. 왠지
    '04.11.10 2:08 PM (61.32.xxx.33)

    아니, 군법무관 거의 끝나가요.. 연수원 성적도 좋았구요.

    검찰로 가려하고 있구요. 워낙에 사시 할때부터 그쪽으로 생각하고 들고판 애라서...

    인물도 훤하고, 지금은 어쩔수 없이, 심청이가 되면서도 집에 할말은 하는 그런 모순된 지경에 처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도 또 몇년 걸렸어요.. 결혼하면 빚갚아주고 자기는 부모랑 연 끊을거라고 벌써부터 그럽니다.

    그게 말이 쉽지... 그렇게 되진 않겠지만 일단 남자가 벌써부터 그정도 생각 갖고있으면 와이프한테 어느정도 선은 그어주는거 아녜요? 전 그렇게 믿어요.... 걔네 엄마가 또 걔 말이라면 꼼짝못하거든요. 걔네 형도 ㄱ대 나와서 ㅎㄴ은행 다니고 있긴 한데, 주식 때문에 사고치고 이제 겨우 기반잡아서 그쪽에 기대는 많이 안하시나보더라구요.

    저도 수많은 개천용들 봐왔지만 걜 보면서 그렇게 생각해요.... 상황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지만, 어느정도 선은 그어줄 수 있는 애라구요.

    환경에 의해서 변화된 그 점만 빼면 사고방식이나 언행도 너무 괜찮고, 인간 자체가 참 매력있거든요. (참, 저는 결혼했어요.. 흑심없슴다)

    그리고 '생각보다' 걜 보자는 부잣집들이 많더라구요.. 졸부던 뭐던간에요..
    노통 딸도 사시패스자랑 결혼했잖아요..... 그때 저희 직장동료들끼리 '야 아직까지 사시가 먹히는구만~' 했는데 아직도 그런가보더라구요.

    어쨌든 좀 곁에서 보기에 딱한 친구의 실연사건 때문에 구구절절 길어졌습니다... 만나지 말았어야 할 건데, 주선자의 말 한마디가 그리도 중요하네요.

    (인터넷에 글올린다는게, 참 맘처럼 전달이 안되고 리플에 전전긍긍하게 되네요. 경험과 생각과 환경이 다 다른 사람들이 문자를 통해서 사사로운 무언가를 나눈다는게 쉽지 않네요.)

  • 9. 솔직히
    '04.11.10 2:27 PM (220.127.xxx.150)

    남자 정신상태가 틀려먹은거 아닌가요?

    원글님이야 친구니까 그렇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돈에 팔려가는 남자 욕하죠..

  • 10. @@
    '04.11.10 3:30 PM (211.225.xxx.50)

    팔려가든 어쩌든..이해가 안가는게...
    결혼하고 빚갚아주고 나면..부모랑 연 끊을거라는게 말이 안되지 않나요?
    부모가 질척거리는것도 아니고..
    단지..정말 단지..사업하다가..사업이 안돼서 빚 3억 진거 가지고..
    빚갚아주고 연을 끊다니요????
    끊는다고 끊어지지도 않겠지만.....

    노통딸이 사시패스한 사람이랑 결혼한건..글쎄요..
    아무래도..그 남자가 이득보는게 더 많지 않을까 싶네요..물심양면으로..
    의사보다는..사시합격자가..판검사가 되던지..줄이 좋잖아요.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되더라도..암암리에..무시못할..그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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