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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

쵸콜릿 조회수 : 1,080
작성일 : 2004-11-08 12:48:16
쟁애우의 날도 아닌데...오늘은 얘기가 하고 싶어요.

제가 처음 장애우를 접한건 초등학교 6학년때 였습니다.
시골에서 서울로 전학을 왔는데...강남 한폭판에 있던 학교였죠.
제가 학교다닐때는 강남이 지금 같지 않았던 것 같아요...걍 평범한 동네였거든요...지금도
같은 반에 뇌성마비인 오빠가 있었고 그 동생이 있었죠.
지능이나 이런건 정말 정상인데...몸이 장애였죠.
어린 제눈엔 참 신기하고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지켜보니 그 남동생이...참 훌륭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때 부터 그 형과 함께 학교를 다녔어요.
제 친구 입학할때 그 형도 입학을 시킨거죠.
등교할때는 시간이 촉박하니 엄마가 데리고 오셨는데
하교할때는 눈이나 비오는 날이 아니면 동생이 형을 데리고 집엘 가더라구요.
가방은 친구들이 들어주고....서로 서로 도와가며 그렇게 지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부모님이 참 훌륭하신 분들이셨습니다.
그런 자식 밖으로 내놓는 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요.

그 동생인 친구가 불평한마디 안하고 그 형의 수발을 다 들어주고 화장실도 데려가주고 했습니다.
그 형도 참 착했습니다...그런 동생에게 항상 고마워하고...미안해 하고...

6학년때 그 오빠의 생일에 초대를 받아 갔습니다.
집도 부유하고 부모님도 참 훌륭하시고...
그 오빠 위로 고등학교에 다니는 형이 한명 더 있더라구요...그렇게 아들만 셋이더라구요.
초대한 친구들이 모두 갔더니...그 형이 우릴보면서 눈물이 글썽 글썽 해지더라구요.
고맙다고...우리 **가 이렇게 좋은 친구들하고 사이좋게 지낼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고
그 어머님께서 차려주신 음식 맛나게 먹고
정말 재미있게 놀고 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렇게 중학교까지 같이 다녔는데...
그 친구가 배정 받은 고등학교는 걸어서 통학을 할 수 없는 거리이기도 하고
공부를 참 잘했어요...지금 의사거든요.
그 오빠는 특수학교엘 갔고...

그렇게 어려서부터 보고 자라서 그런가 장애우들이 낯설거나 그렇지 않더라구요.
길에서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주고 싶고

토요일에 대학교 동아리 선후배 모임이 있어서 다녀왔어요.
선배언니 중에 장애인 아이를 키우는 언니가 있어요.
돌 지나서부터 경기를 시작하더니 지금까지...그러다 장애아가 되었죠.
그 큰애를 데리고 왔더라구요.
그 언니가...너무 존경스럽더라구요.
그 애를 특수학교 보내는 데 너무 힘들데요.
작은 애도 딸인데...맨날 큰애 때문에 치이고...
엄청 무거운 특수 휠체어를 차에 실었다 내렸다...그러더라구요.
그래도 전혀 힘든 기색없이 아이들 시중 들면서 우리랑 웃고 떠들고...보내고 나니 눈물이 나데요.
그 아인 평생 그 가족의 짐 이겠죠.

어제 밤에...채널을 돌리다 병원 24시를 봤어요.
몸은 18살 정신연령은 1살짜리...경기를 심하게 하던데
그 애를 보니 선배언니의 삶이 보이더라구요...울면서 봤네여.

저희 사무실에 같이 계신 분은 아들이 자폐아예요.
그분의 삶은 눈물없이는 못들어요.
그런 아이 낳아서...정말 정말 힘들게 살았는데
남자가 바람피워서 이혼당하고....법정위자료가 2000만원이더래요.
아이들은 남자가 다 데리고 갔는데
아빠가 얼마나 무심한지 정상인 큰애가 영양실조와 우을증때문에 고등학교도 자퇴하고
엄마한테 보내버렸데요...지금은 엄마가 잘 보살펴서 검정고시도 합격하고 체력도 좋아졌죠.
그 아들은 학교때문에 아빠가 데리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가정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셔서...참 존경스럽더라구요.
옆에서 많이 배워요.
요즘 부모님 전상서라는 드라마 하잖아요.
딱....이 분 얘기더라구요.

정상적으로 태어나서 잘 자라주는 우리아이들의 잠든 모습을 보면서...
여기서 더이상 욕심은 과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제 휴일인데도 남편이 출근을 해서 지금까지 집에 못들어와요.
애들 재우고...이생각 저생각 하면서 밤을 보냈네요.
IP : 211.35.xxx.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콜라
    '04.11.8 2:04 PM (218.51.xxx.163)

    그런 이야기를 듣거나 보게 되면서 내가 가진거에 만족해야지 하지만,
    돌아서서 욕심부리게 되는게 어쩔수 없는가 봐요.
    그래도 돌봐줄 가족이 있는 사람은 나은거겠죠.
    소외된이들에게 내 작은 힘이라도 돕고 싶다는 생각은 간절한데
    실천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는 내자신이 한심합니다.

    건강하게 자라주는 우리 딸에게 고마워해야 겠네요.....

  • 2. 퐁퐁솟는샘
    '04.11.8 2:20 PM (61.99.xxx.125)

    제아기는 정신지체1급 장애를 갖고 태어났어요
    낳을때 난산으로 자궁에 끼어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뇌가 많이 손상되었답니다
    전에 아가씨때부터 장애인 목욕봉사도 해보고 봉사활동을 해보았는데 그때만 해도 장애란 나와는 먼 얘기라고 생각했었지요
    장애있는 자식 키울때 가장 힘든게 주변사람들 시선과 수군거림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전 아직 아기가 어려서 주변에선 친한 사람들밖에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전 제 아기가 절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주기 위해 제곁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아기가 장애이기 때문에 더 겸손히 살게 해주고 가족간의 트러블이 생겨도 아기가 더 한번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아기가 내인생의 짐이란 생각 한번도 해본적 없구요
    사실 장애아이와 외출하는것 참 힘듭니다
    제아이 3돌이 다 되어가는데 시내버스탈때 참 힘듭니다
    아이가 몸무게도 쫌 나갑니다
    유모차에 기저귀 가방에 아이안고 외출합니다
    버스탈때 같이 타는 사람들 아무나 붙잡고 유모차 올려달라 말하고 내릴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제 노약자양보에 대한 글이 올라왔는데 전 버스타도 항상 자리 양보 받습니다
    젊은사람이 양보 안하면 70넘은 어른이 양보할때도 있습니다
    저 아가씨때는 버스탈때 일부러 앞자리에 앉았습니다
    노인들이 탈때 양보 안하는 사람들이 있기때문에 제가 그자리에서 양보하기 위해 그렇게 했습니다
    너무 피곤할때는 할수없이 뒷자리로 가서 앉아서 갔구요
    예전에 은행에서 줄서서 기다릴때도 뒤에 아기 업은 엄마 있으면 저랑 줄선 자리 바꾸어서 기다렸구요
    아가씨때도 몸불편한 사람 버스타는게 나름대로 사정이 있어서일거라고 생각했지 왜 저렇게 궁상맞게 사나하는 생각 해본적 없습니다
    사람에게는 남일이란게 내일로 닥칠수도 있다는거 아기가 장애인이기에 더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어떨땐 제가 전에 그렇게 양보 많이하고 장애인 봉사활동한 덕분에 버스타도 어려운일이 생기지 않는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보구요
    전 아기가 커도 당당하게 데리고 다닐겁니다
    그리고 주변사람들이 왜 아기 못걷느냐고 물으면 당당하게 장애라고 말합니다
    죄지은것처럼 감추고 싶은 생각이나 그런자리 얼른 피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님글 읽어보니 주변에서 저를 대할때 다른분들도 님처럼 저를 가슴아프게 여길것 같네요
    사람들에게는 나름대로 어떤 책임감을 갖고 태어난다고 생각하는데 제게는 그 책임이 조금 더 클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그래도 아기가 성격이 예민하지 않고 순둥이라서 고맙고 또 장이 튼튼해서 먹고 싸는게 순조로와서 그게 참 고맙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좋아지는 증상이 서서히 보일때마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 3. 러브레터
    '04.11.8 3:01 PM (220.79.xxx.41)

    퐁퐁솟는 샘님..
    정말 멋진 분이네요. 정말 마음이 아름다운 분입니다. 강한 분이시구요..
    장애를 갖고 태어났어도 그걸 짐이라고 여기지 않는 어머니를 가진 아기도 참 행복한거구요.

    님의 글 읽고나니 많이 반성이 됩니다. 아이가 공부좀 못한다고 장난친다고 심한말로 상처주며 살아온 제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아이들이 귀찮을때도 많았고 내인생의 짐이라 여긴적도 있었는데 이젠 달라져야겠어요. 고맙습니다~

  • 4. happyrosa
    '04.11.8 3:04 PM (211.104.xxx.246)

    퐁퐁솟는샘님 삶이 너무 아름다우실거 같습니다.
    늘 행복이 퐁퐁 솟는 일상이 되시길 바라구요
    저도 곧 아이 엄마가 되는데 많이 깨우쳐 주셔서 감사해요.
    퐁퐁솟는샘님 아기 점점 나아지길 기도할께요.

  • 5. kimi
    '04.11.8 3:50 PM (218.51.xxx.6)

    퐁퐁솟는샘님,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정신지체 1급장애아이를 가지고 계시면 얼마나 힘든지는 주변에 장애인 친구가 몇 있기에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장애아이를 데리고 문밖 출입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죠. 저 가끔 장애인 친구와 외출하느라 차에세 휠체어 꺼내는 순간부터 많은 이들이 나와 그 친구한테 시선이 잠깐 집중되었다가 흩어지는 모습을 항상 보죠. 그리고 제가 그 친구 휠체어 밀고 웃고 떠들면서 이야기 한다던가, 식당으로 들어서면 모든 이들이 먹다가 수저가 잠시 정지되는 것도 느끼는데, 본인 당사자는 더욱 더 피부로 느낄테죠. 지제장애자라고 우리하고 다른 것은 단지 신체 어느 한부분이 정상인 만큼 사용 할 수가 없다는 것 뿐인데, 우리 사회에서 지체장애자의 대우는 너무나 구별이 심하죠.

    몇년동안 장애인 이동 봉사를 해왔던 제가 어느날 더 이상 이 봉사는 하고 싶지가 않다고 결정하게 된 동기가 있읍니다.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외출시 식구의 도움이 없이는 외출을 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읍니다. 그리고 경제적인 문제도 대두가 되죠. 아는 분의 요청으로 어느 장애인을 한달에 한번씩 외출을 핟때 도움을 주었으면 하기에 괜잖다고 대답을 하고 그분의 주신 주소지로 찾아갔을때, 그집 대문에서 벨을 눌러야할지 아니면 그냥 돌아서서 와야할 지 많이 (한 15여분가량) 망설이다 결국 그 벨을 눌렀읍니다. 그 망설인 이유가 우리나라에서 산다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 그집의 솟을 대문은 그 동네에서도 몇 안되는 솟을 대문처럼 보였으니깐요. 그집의 대문을 보면 기사까지 있는 대부호의 집이었건만, 이 솟을 대문안의 식구들 어느 누구도 이 장애인인 식구을 문밖으로 같이 외출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죠. 그분은 집안의 수치이자 애물단지라고 생각한 것이었죠. 여유가 많아 기사까지 있는 집에서 이분의 외출은 거의 금단의 길이었읍니다. 처음의 6개월여 기간은 거의 말도 없이 그분의 집에서 목적지까지 그리고 다시 집까지 이렇게 그야말로 기사처럼 지내다가, 서서히 그분이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책으로 쓰자면 만리장성을 쌓아도 쉽지가 않게더라구요. 결국은 2년여의 봉사끝에 식구들의 반대에 부딪쳐서 (그분의 외출로 인하여 집안의 이야기가 집밖으로 나간다는 식구들의 웃기지도 않는 오산과 이기심에 부딪쳐서) 더 이상은 할 수가 없었죠. 지금도 가끔은 그 동네에 갈 일이 생기면 그 높은 담벼락을 올려다 보죠. 그 넓은 집안에 갖혀서 지내는 그 양반을 생각하면, 내가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형제도 아닌 부모조차도 그 존재 자체를 받어 드리지 않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서글프다 못해 쓰립니다.

    내아이가 그리고 내 형제가 장애인이라고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읍니다. 그리고 그것은
    죄도 아닙니다. 감추어야 할 전염병도 아닙니다. 다만 내아이가, 내 형제가 고치기에는
    조금 힘든 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 뿐입니다.

    저 제친구보다 건강하고 사지육신 멀쩡하지만, 매번 그 친구한테 말하죠.
    니가 나보다 훨씬 더 건강하다고. 제 친구 하반신이 선천성으로 불구이지만, 평생을 휠체어로
    살고 있읍니다. 허나 남들보다도 더 열심히 공부해 대학때도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죠. 그리고 좋은 남자만나서 결혼해,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아이 둘 (아들. 딸) 이쁘게 낳아서 잘 키우고 있으며, 직장에서도 승승장구 하고 있읍니다.

    어제밤에 저도 병원24시를 보았읍니다.
    보면서 많이 울었네요. 그리고 그 엄마와 아빠한테 용기와 힘를 더 주고 싶네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만 만족하기에는 사람이란 너무 간사해서
    오늘 틀리고 내일이 틀리다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 모두 장애인이라고 지나가다 눈으로 다시 한번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지 말고,
    다시 한번 손가락을 움직여 말하지 말고, 장애인석을 내 좌석인양 당당히 앉어 있지 말고,
    장애인 주차표시에 생각없이 주차하는 정신적 장애인 되지 맙시다.

  • 6. 행복이가득한집
    '04.11.8 5:18 PM (220.64.xxx.73)

    저도 tv24시 보고 눈물닦으면서 보았어요
    엄마 마음충분히 이해되고 평생짐이지요
    저도 우리 아이들 생각나더라구요 두아들 건강한것이
    또한번 하나님께 감사함을 드렸습니다
    공부 못해서 구박한것이 괜히 우리 큰아들한테 미안한 생각이.......

  • 7. 빈수레
    '04.11.8 5:31 PM (211.204.xxx.200)

    근데 말이지요, 모두들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선천성 장애만 장애라고 생각하고 특.별.한 시각으로 보고 느끼는 것 같은데.

    실은 우리 모두 잠재된 장애인들이라 할 수 있답니다.
    언제 무슨 일로 장애를 갖게 될런지 그 누가 알겠습니까...

    교통사고로도, 정말 운 나쁘게 넘어져서도 올 수 있는 것이 장애...라 생각하고,

    그냥 장애도 수많은 일반질환의 하나로,
    당뇨환자나 고혈압 환자, 심장병 환자를 보듯 대하듯...그리 했으면...하는 마음입니다.

  • 8. 김혜경
    '04.11.8 11:20 PM (218.51.xxx.123)

    퐁퐁솟는 샘님...가슴이 뭉클합니다..훌륭한 분이십니다...

  • 9. 토스트
    '04.11.9 3:45 AM (129.128.xxx.157)

    그냥 지나칠수가 없네요,
    퐁퐁솟는샘님, 훌륭하십니다
    아가가 님처럼 큰그릇에 담기게 된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것이라고 생각하며,
    님께 언제나 퐁퐁솟는샘처럼 행복도 퐁퐁솟아오르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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