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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정신 세계를 가진 친구...

고미 조회수 : 1,718
작성일 : 2004-11-07 22:25:44
어제 중학교 동창 한 명이 결혼을 했습니다. 나이 40에 말이에요.
물론 초혼이었구요.
제목에 있는 독특한 정신 세계를 가진 친구는 어제 결혼한 친구가 아닌 또 한 명의 동창.
우선 외모부터 말씀 드리죠.
머리 숱이 아주 없는 친구인데도 아직 단발머리, 생머리입니다.
중학교 때는 찰랑거리는 머리결이어서 예뻤는데
지금은 푸시시한 머리에 머리띠까지...
검은 피부에 화장은 해 본 적이 없구...
그래도 본인은 아직도 남들이 자신을 학생처럼 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옷차림은 자주색 니트 티에 검은 잠바, 검은 바지. 갈색 구두, 검은 가방..
그래도 옷차림은 어제가 아주 좋은 편이었어요.
외모는 대충 그렇구요.
이 친구는 결혼을 아직 안했어요.
결혼할 생각이 절대 없어요.
남자를 혐오하는 건지 어쩐지...
대학 다닐 때 그 친구를 좋아하던 같은 과 남자 친구가 있었는데
손을 잡으려고 한다며 엄청 거부하더니 그 뒤로는 남자 친구도 없습니다.
그 친구에게는 병이 있어요.
간질이라고 하는...
중학교 때 수업 도중에 이상하게 변하는 그 애의 모습을 몇 번 보기도 했습니다.
또 한 번은 어제 결혼한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정신을 잃었는데
그만 옷 입은 채로 소변을 봐서 교복 치마가 온통 젖어서 집에 돌아간 적도 있었어요.
어린 나이에도 친구가 참 안쓰럽더라구요.
그 병 때문인지 이 친구는 참 이기적입니다.
만나면 자기 집 얘기, 가족 얘기. 본인 얘기 열심히 합니다.
다른 친구들이 얘기하면 귓등으로 듣는지 담에 딴 소리 합니다.
본인이 먼저 전화하는 법 없어요.
외로운 나를 위해 너네들이 해야한다 이겁니다.
그리구 사회성이 아주 떨어집니다.
어제도 얘기하다가 원형 탈모증 얘기가 나왔는데
그게 뭐냐구 묻더군요.
길을 건너는데 택시가 지나가면 비켜주고요, 자가용이 지나가면 절대 안 비킵니다.
마침 빨간 색 경차가 한 대 지나갔는데 안 비키고 그냥 건너더군요.
하마터면 사고날 뻔했어요.
이건 일례에 불과하구요.
신문도 안보고 TV도 안봅니다.
컴퓨터, 인터넷 당연히 못하구요.
핸드폰도 없지요.
그러니까 대화가 원할하게 이뤄지지 않지요.
어제도 같이 있던 친구가 서둘러서 이 친구를 집으로 돌려 보내더군요.
한편으로는 불쌍하고 안타깝지만 대화가 안되니까 저도 가만히 있었지요.
학교 다닐 때는 공부도 잘하고 명랑하고 멀쩡히 대학교도 졸업했는데 지금은 왜 이런지...
25년 친구라 그런지 어제 일이 많이 걸립니다.
저라도 자주 전화하고 얘기 들어줘야 겠지요?




IP : 61.111.xxx.8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는수없이익명
    '04.11.7 10:49 PM (211.215.xxx.186)

    딱 저네요.

  • 2. 쵸콜릿
    '04.11.8 12:46 AM (211.212.xxx.230)

    그렇게 라도 자존심 지키고 튀고싶어 하는 사람 가끔 있더군요.
    근데...계속 상대하다보면...고미님께서 너무 힘들어지지 않을까요?

  • 3. ...
    '04.11.8 8:53 AM (221.140.xxx.212)

    어제는 님의 글에 그 친구가 155 키에 55kg 몸무게라는 말도 쓰셨던데..
    뚱뚱하다고 쓴 건가요?

  • 4. 헤스티아
    '04.11.8 9:46 AM (220.117.xxx.107)

    질환 때문에 생긴 인격변화인것 같은데,,, 정말 도울 마음이 있으세요?
    참 어려워요... 누굴 돕는다는 것이..

  • 5. 강아지똥
    '04.11.8 10:01 AM (61.255.xxx.172)

    간질이란 병이란게....본인에겐 자꾸만 벽을 만드는 장애물이 될꺼에여.또 사랑을 하고 있다해도 그병을 포옹해주고 결혼할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여?!
    오랜지기 친구들에게 조차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게 이해는 할 수는 있지만 힘들 들거같아여.
    오랜병때문에 몸이 아픈게 아니라 마음이 더 병드는게 문제라고 하더라구여. 안타까워여..

  • 6. 지나가는
    '04.11.8 10:42 AM (222.235.xxx.102)

    독특한 정신 세계를 가진 친구....라고 말하시면서 도움을 주신다구요???
    님께서 벌써 마이너스 점수를 주시고 왜...나라도 들어줄까 하시는지...

    간질이라는 병은 아주 많은 벽과 본인에게 상처를 냅니다.
    그래서 본인 스스로가 세상에 벽을 만들죠....
    신문도 안보고 티비도 안본다구요.....어쩌면 세상에 등을 돌리는 건지도 모르죠..

    벌써 이상하다고 생각하시면서 .....억지로 들어주려고 하지마셔요
    진심이 아닌 동정의 마음은 읽혀집니다...
    더 큰 상처가 되겠죠.....저 친구의 한부분이라도 이해가 되시지 않으면 하지마셔요
    죄송합니다만....화가나네요..

    이런저런점이 다 나쁘다고 써놓으시고 끝에 그래도 들어줄까요??? 하시네요
    25년지기 친구라면서.....일일이 해부하시고...성분검사 하시는듯 보여요
    간질이라는병 때문에 어린마음에 안쓰러웠다고...하시면서
    이해는 안하시는군요....

  • 7. ..
    '04.11.8 10:56 AM (218.152.xxx.221)

    경선은 관심밖이구요.. 저기서 쇼하는 사람들이 안타까워서 그럽니다. 그럴꺼면 빨리 박원순변호사를 합류시켜서 같이 경선을 하던지요.. 저기서 이겨서 어차피 양보할꺼면 쇼로 밖에 안보이는 거죠. 천정배후보가 그래도 자기소개때 소인있는 발언을 하던데 경선에서 이긴다해도 내부 압력으로 사퇴할수 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민주당은 껍질만 있는 당이 되는 것입니다.

  • 8. 행인
    '04.11.8 11:34 AM (211.199.xxx.61)

    남들 보기엔 독특한 정신세계를 지닌 사람으로 보인다는것이겠지요. 고미님의 말뜻은...
    사실 독특하기도 하잖아요. 실상을 알고보면..아하~ 그래서 그렇구나.이해도 가지만....
    친구니까..한편으론 안쓰럽고..한편으로 병때문에 그렇다고 해도...본인이 안겪어봤으니
    잘 몰라서이겠지만..그래도 그거 못이겨내고 저래야만 할까?? 하는 생각이 안들까요??
    저는 평범한 사람인지라 제게 그런 친구가 있다면 저도 그런 생각을 했을거 같아요.

    우리 보통 그러잖아요.
    결혼전에..물론 저도 그랬었습니다.
    고부갈등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말이 나오면..
    하여튼 젊은것들이 문제야~ 사람사는 일인데..대체 뭐가 어려워? 시어머니 비위하나
    못맞추나? 얼마나 쉬워? 내어머니처럼 생각하고..온갖 여우짓해대고
    여우짓 못하고 곰과래도..내가 진심으로 대하면 그 진심이 통하지..안통하겠어??
    저거..순전히 며느리되는 여자들이 미련해서 그래...똑똑한 여자는 안그러지..ㅉㅉㅉㅉ

    이거 제 생각이였어요.
    그런데 제가 며느리되고보니 ..
    제가 죽을똥 살똥 노력을 해도 안되다 보니..
    울며 불며 내 진심을 보여도 그게 안되다 보니..
    이젠 알아요..
    아니...진작에 알았지만..이젠 인정해요.
    고부갈등.
    며느리책임도 있겠지만..
    시어머니책임도 엄청나게 많다는것을.....

    세상일이 다 그런거 아닐까요?
    단어선택..어휘선택..하나 ..잘못했다고 해서..
    고미님을 너무 몰아치지 마세요.
    사실..저같은 사람이 보기에도 고미님의 친구분이 독특해 보이거든요.

    친구인척 하면서..그냥 방치해두고..
    지 인생..지가 알아서 사는거..모른척 내버려둘 수 도 있지만..
    그래도..조금이나마 도와줄 방법을 찾고 싶으신건
    고미님에게 측은지심이 있기때문입니다.
    측은지심...사람을 가엽게 생각하는마음..
    그건. 곧............ 사랑입니다.

  • 9. Gina
    '04.11.8 3:22 PM (210.122.xxx.177)

    그병 낫기 힘든 병이에요. 독특해보일수도 있지만 본인은 다른사람들의 시선에 마음이 많이 황폐해졌을거에요. 친구라면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부탁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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