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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니지 금요일 새벽의 주절주절

technikart 조회수 : 939
작성일 : 2004-11-05 08:32:29

지금  다음 호를 위해서 그림을 보면서 글을 쓰려고 하고 있었어요.
요즘에 아는것과 글을 써서 남에게 애기해주는것이 얼마나 다른것인지에 대해서 많이 느낍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그림이 전공이 아니에요.
한국에서도 미대를 나온 것이 아니고, 그림하고의 인연은 대학때 미술사 시간이랑
이곳에 와서 기초적인 미술사와 기본적인 보존학을 배울때 거친 인연이 답니다.

그런데 그림을 자꾸 가까이 하게 되는 것은
저는 그림들이 그 시대의 사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가구를 전공하면서 그림속에서 당시 생활 속에 생생하게 호흡하고 있는 그 가구를 발견하고 기억하는 기분을 좋아하기 때문이구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공주과인 탓에 공주 왕자 여왕 나오는 역사에 열광하고 도대체 그 공주는 무슨 팬티를 입었는지 이런 사소한 것들에 집착해요.당시의 생활에 대한 그래서 그 공기의 냄새까지 알아내고 싶은 기분이랄까요.

저는 외동딸이어서 혼자 노는것들 좋아했던 탓에--성격이 더러워서 왕따였나봐요 ㅎㅎㅎ
글을 쓰고 책을 읽는것을 굉장히 좋아했고
남들고 잘쓴다고 해줘서 어릴때 부터 으쓱하기도 했기 때문에
혼자서 이런 저런 글들을 써서 많이 모아두기도 했어요.

근데 지금 글을 쓰려고 워드 창을 여는데
정말 마음이 찹찹하네요.

저는 성격이 급한 편입니다.조근조근하게 차분하게 이해 하기 쉽게 이렇게 상대방에게 들려주는 글들을 쓰고 싶은데, 쓰다보면 제 템포에 제가 말리게 되고 그래서 글이 급해져요.하고싶은 말은 너무 많은데 혀 짧은 아이처럼 막 동동 거리게 되요.
외국말로 내 머리속에 저장된것을 한국말로 쓰는 것은 완벽한 이해가 있어야 설명할 수 있는데
전 이해가 부족하고 공부가 부족하고..참 많은 것을 느낍니다.

전에 제 그림이야기 올릴때 많은 분들이 글이 딱딱하고 어렵다고 하셨었어요.
저 역시 조근조근하고 다정하고 정답게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너무너무 쓰고 싶은데
막상 써놓은 제글을 제가 보면 근엄하고 무시무시하게만 보이네요.

저 의자가 루이 13세 의자이다 라고 쓰는거 보다 저 의자가 왜 루이 13세의 의자인가에 대해서 쓰고 싶었는데 재주가 없는거도 같고 성질이 못된거도 같고 ㅡ.ㅜ

이 82쿡에 이 새벽에 --여기는 아직 새벽이죠
이런 애길 털어 놓는 것은 사실 여기가 저에겐 많은 자극을 준 곳이었어요.
혼자서 쓰던 그림이야기를 처음 남들에게 공개한 곳도 여기였고
칭찬을 해주신 분들이 게신 곳도 여기였고--그다지 제가 친절하거나 착한 편이 아니었는데두요
뜸뜸이 와도 아는 척해주시는 분들이 게시는 곳두 여기였죠.


웬지 마음 안정이 안되고 울적한 새벽이에요.
저위의 자유게시판 밑의 글귀처럼 커피 한잔 수다 한잔을 나누고 싶어져요.
아아 가을타나 ㅡ.ㅜ


IP : 82.124.xxx.118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피글렛
    '04.11.5 8:57 AM (194.80.xxx.10)

    그림 얘기도 '엄마와 딸의 옷입기' 카탈로그 해설하듯이 편한 마음으로 하시면 되지 않을까요? 가을이 너무 깊었어요. 저도 마음의 안정이 안되는 자정입니다....

  • 2. lyu
    '04.11.5 8:59 AM (220.118.xxx.58)

    아파트 안의 가로수가 한창 아름답네요.
    가을일 깊어감이 보여요.
    뜨거운 커피 한잔 같이 하면 좋을텐데......
    그리고 그림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면 더 좋지요.
    아니면 잠시 나란히 앉아 말 없이 그림을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을 것 같지 않나요?

  • 3. 헤르미온느
    '04.11.5 9:44 AM (61.42.xxx.119)

    능력이 많으시니 당근 고민도 많으시지요...ㅎㅎ...
    능력없는 헤르~는 심각한일도 별로 없는데...ㅋㅋ...
    님의 글, 저는 좋던데요. 님의 스탈이란게 있는거니 재밋고 쉽게 써야한다는 강박관념 갖지
    마시구 편안한 맘으로 쓰세요..홧팅^^
    lyu님, 일찍 들어오셨네요. 저는 새벽부터 남편 출근시키느라 일산 갔다 왔습니다.
    예상외로 너무빨리 도착해서 남편이 뽑아다 준 뜨거운 커피도 한잔 하구 왔지요...^^
    정발산 공원 주변 멋진 개인주택들 사이로 은행들이 멋져서 맘을 빼앗네요...^^
    멋진 커피타임 보네세요^^;;

  • 4. 아니요
    '04.11.5 9:50 AM (24.130.xxx.104)

    전 테크니카님 팬이었는데..
    옷입기설명보다 그림설명이 전 더 좋았는데요?
    저에겐 '조근조근 정답고 친절한 글'이었는데 어떤분들은 딱딱하다고 그러셨나보죠..
    아무튼 전 재미나게 읽곤했어요. 읽으면서 테크니카님이 글 참 잘쓰신다고 생각했었는데 -
    다시 좋은글들 올려주시길 기대할게요 ^_^

  • 5. june
    '04.11.5 10:33 AM (64.136.xxx.226)

    테크니카님 그림이야기 좋아요.
    미술사학에 대해 공부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어요.
    어느 곳에 가든 미술관에 가는 걸 좋아하고 스스로 그게 제 길일줄 알았었는데...
    표현을 못하더라구요^^;;
    테크니카님 글 보면 많이 부러운걸요.
    좋은 글 계속 부탁드려요.

  • 6. 김혜경
    '04.11.5 10:43 AM (211.215.xxx.243)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 하듯 써보세요..지금도 잘 쓰시지만 더욱 잘 쓰실 수 있을 거에요...

  • 7. 칼라스
    '04.11.5 11:03 AM (221.138.xxx.163)

    편안맘으로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읽는 사람의 마음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편한글도 안좋아합니다. 적당한 긴장을 주는 글이 좋습니다. 그런 적당한 긴장을 주는 테크니카님의 글이 좋습니다. 그 역시 테크니카님의 모습이니까요.. 너무 자기 모습을 부정하지 마세요. '나는 나 '니까요..

  • 8. 두혜맘
    '04.11.5 11:06 AM (211.252.xxx.18)

    그냥 그림보면서 '저 그림 좋다'라고만 하는 것보다 그림에 대해 분석하고 설명해주시는 것 보면 한편의 소설을 보는 것 같아 좋아요.... 충분히 잘 하시고 계시니 부담 같지 말고 편하게 쓰세요..^^

  • 9. rainforest
    '04.11.5 11:15 AM (70.66.xxx.32)

    그렇게 관심이 분명하고 집요한 (?) 점이 전 참 맘에 드는데요?
    사람들 얼굴모양이 다 다르듯 글도 마찬가지죠.
    주제와 소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이 있으면 문체와 상관 없이 전 즐겁고 흥미롭게 읽습니다.
    technikart님 글, 전 좋거든요.

  • 10. 메종독자
    '04.11.5 3:14 PM (219.241.xxx.118)

    메종 칼럼 참 좋았어요...눈에 쏙 들어오고 어렵지도 않고요...처음에 쓴것같이 편하게 쓰세요.
    글쎄요,저는 딱딱하다고 느끼지 않았는데요 ^^
    정말 가을 타시나봐요...저도 타고 있답니다 ㅠㅠ
    힘내세요...아자!!

  • 11. 이론의 여왕
    '04.11.5 6:54 PM (218.144.xxx.180)

    늘 잘 쓰신다고 생각해왔는데, 역시 이런 고뇌가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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