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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키우기 힘드네요

원두커피 조회수 : 1,942
작성일 : 2004-11-04 14:05:43
직장에 있는데 작은아이(초등4학년)가 학교에서 전화를 했어요.
한 걱정하는 목소리로 소식들었냐구...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네요, 또 무슨 사고인가 싶어서요..
아이들이 아직 초등학생인데 이렇게 가끔 사고가 나서 전화가 와요.
내용인즉, 반아이(하필 옆집아이예요)랑 경찰과 도둑이란 놀이를 했는데 더 실감나게
한답시고 칼(연필깍는)을 갖고 놀다가 그 아이가 손을 베였나봐요.
보건실에 데려가니 꿰매야할 것 같다고 했다는거예요.
그래서 바로 보건실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대부분 잘 붙어서 괜찮을 것 같았는데
좀 깊이 베인 것 같아서 꿰매야할 것 같다는거예요.
그 아이 엄마도 멀리 계셔서 선생님이 수업마치면 병원에 데려가시겠대요.
선생님 말씀으로는 남자아이들이라 이런 사고가 많이 나고 그리 큰 일이 아니니
그 아이엄마께 전화라도 한통 드리라는거예요.
물론 바로 옆집이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뭐라도 하나 사들고 찾아가보겠지만
참 많이 속상하네요. 물론 치료비도 제가 내겠다고 했구요.
혹시 아이아빠가 갈 수 있나 전화했더니 난리가 났네요. 무슨 칼을 갖고 노느냐,
이 자식 혼내줘야겠다는둥..괜히 전화했나싶네요. 빨리 오지도 못하믄서,,,
애만 잡게 생겼어요. 전 울라고 하는 아이 목소리만 들어도 속상해죽겠는데..

1학기 마칠무렵에는 또 큰아이가 학교에서 축구를 하다가 같은반 아이한테(슛이 젤 쎄다느
아이) 발을 걷어차여서 크게 부풀어 올랐는데 아무래도 인대가 파열된것 같다는 전화를
받고 조퇴하고 간 적이 있거든요. 다행히 인대파열은 아니지만 깁스를 3주동안이나 하고
있어야 했어요. 그 아이랑 우리 아이가 친해서 그 아이보고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또 그 아이가 집으로 전화를 해서 죄송하다고 울먹이는데 거기다 뭐라고 하겠어요,
괜찮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다행히 크게 다친 것 같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아라,, 그랬죠.
저희 아이도 걔한테 뭐라고 하지 말라고 하구요, 그런데 저희 아이는 그것 때문에 이틀 결석했죠,
목발짚고 학교다녀야했죠(저도 직장다니는데,, 참 힘들더라구요), 아침엔 아빠가 태워서 보내고
오후엔 같은 동 친구나 동생이 가방들어주고, 학원도 결석하고(마침 기말고사라 학원에서
총정리해주던 때였는데--;;)  생활이 말이 아니었죠..
그런데 그 아이는 자기 부모한테 혼날까봐 말을 안했는지 전화한통 없더라구요.
제가 전화하기에는 시간도 지났고 또 그 아이한테는 괜찮다고 해놓고 전화를 할 수도 없고 했는데
끝내 그 아이 부모는 모르고 지나갔네요. 담임선생님이라도 넌즈시 얘기해줄 수 있는 문제
아니었나 싶어 서운하기도 하더라구요. 그 아이와도 웬지 서먹해지더래요, 시간이 지나면서..
병원비는 병원비대로 들고, 아이는 등교하느라 힘들고, 학원도 제대로 못가고 친구와의 사이마저
멀어지고,, 휴,,  남을 배려하느라고 해준 것 같은데 돌아온건 하나도 없구...

이런 크고작은 일들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니까 아이들에게만 맡겨두고 직장을 다니는게
영 부담스러워지네요. 크게 말썽피우거나 개구장이들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자아이들이라 아무래도 몸으로 움직이는 일이 많아서일까요--;;;
멀리 있으니까 한달음에 달려가볼 수도 없고,,, 그만하기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할까요,,
이런일이 있을 때마다 더더욱 힘들어지네요..


IP : 211.219.xxx.19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뱃살공주
    '04.11.4 3:08 PM (221.158.xxx.54)

    에구궁~~~~정말 정말로 아이를 키우며 엄마가 일을 한다는건 너무 힘들지요?
    저는 회사다니지는 않지만 가게를 하거든요.
    딸둘이라 항상 조심도시키고 끊임없이 잔소리하구 ,우리신랑이 피곤한 스타일이라고
    하지요 저한테. 근데 엄마맘이 ㅈㅈㅈㅈ
    아들키우면 저런 터프한 사고가 많이 나는군요.
    하여간 맘이 심란 하시겠어요.
    집으로, 가게로 동동거리고 다니다가 내가 뭐하나 싶을때도 많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봐야지요.
    힘내시구 오늘도 화이팅하세요.
    왠지 남의일 같지않아서 몇글자 올려봤읍니다

  • 2. molly
    '04.11.4 5:24 PM (210.217.xxx.242)

    전 학원에서 일하는데요, 애들 정말 소소(?)하게 많이 싸우고 다칩니다. 주로 장난치다가 다치죠. 근데 표나게 크게 다치는경우, 멍이 든다거나 찢어졌다거나 할 경우 다친아이 부모님은 학원측에서 때린아이 부모님과 연락해 주길 바라시죠. 물론 대부분 그렇게 합니다. 근데 간혹 때린아이 부모님이 학원에게 부모들 사이에 싸움붙인다고 외려 화를 내실때가 있어 황당합니다.
    어쨌거나,저쨌거나 다친아이 부모는 얼마나 속이 상하겠습니까? 사과전화라도 드리면 될것을 상식밖의 사람들도 참 많더군요.
    얘기가 옆으로 샜는데요, 저는 아이가 어리지만, 직장다니면서 아이키우기 정말 힘들다는거 느낍니다. 엄마가 집에 있다고 안다치고 사고 안치는건 아니지만 원글님 같이 빨리 대처해 줄수가 없을때가 많으니까요. 아이들 초등학교 다닐때 엄마들이 출산후보다 더 많이 그만둔다고 하대요.
    힘네세요.

  • 3. 원두커피
    '04.11.4 5:31 PM (211.219.xxx.192)

    뱃살공주님, molly님.. 답변 감사드려요,,
    아이들 같이 놀다가 우리 아이가 다치고 오면 괜히 속상하고 또 다른 아이가 다치면
    몸둘바를 모르겠고,, 그렇죠..
    퇴근하고 찾아가려고 쥬스 한상자 사다놨어요. 저의 아이는 나가놀지도 못하고
    집에서 근신중이구요,,, 옆집아이는 놀지도 못하는데 혼자 나가놀면 좀 그럴까봐서
    못나가게 했더니 몸살중이더군요^^;;

  • 4. 주영맘
    '04.11.5 1:29 PM (210.97.xxx.253)

    초등학교때 직장을 그만두고 싶은 욕구가 젤 많이 듭니다.
    저도 남의 일 같지 않네요.
    우리 아들도 극성스러워서...

    남자아이들이 사고가 많아요.
    아이들끼리 다친 내용을 담임이 모르는 경우도 있으니 생활지도 차원에서라도 꼭 말씀드리세요.

    너무 혼내지 마시고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놀지 않도록 주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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