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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칼...드디어 피 봤습니다...

딸기향기 조회수 : 1,242
작성일 : 2004-11-04 10:41:25
남편 퇴근이 늦어진 어제 저녁 무렵...
82에서 보고 필 받아서...얼렁 담궈보겠다 결심했던
모과차에 도전을 했습니다.

채칼로 하면 편하다는 얘기를 듣고
검정 봉다리에 담겨왔던 채칼,
신랑한테 친절하게 사용방법 전수받았던 채칼을 꺼내들었습니다.

모과를 슬라이스 칼날로 잘랐습니다.
슥~슥~ 너무 부드럽게 잘 나갑니다.
과도로 속의 씨와 씨방을 파 내고 스스로 봐도 이쁠 정도의
크기로 일정하게 잘랐습니다.

두 개째 자르면서 마구 흐믓~해 하던 순간
뭔가 서늘한 느낌이 손끝에서부터 타고 올라오는 겁니다.

손을 들었습니다.
오른팔 팔꿈치에서 피가 떨어집니다.
팔꿈치는 칼날 근처에도 갈 일이 없었는데...
엄지손가락에서 피가 흘러...팔꿈치까지 흘러내립니다...
놀래서 아프지도 않더군요.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1. 신랑 오면 혼나겠당(장갑끼고 자기 퇴근해서 오면 같이하자 했었는데...혼자 또 사고쳤다고ㅡㅡ)
2. 담그다만 모과차는 어째야 하나(주방으로 하나가득 벌여놓았는데ㅡㅡ)
3. 피가 너무 많이나서 쓰러지는 거 아냐?
4. 이거 꼬매야 하나 살이 반쯤 들리는데?
5. 꼬맬 때 마취 안한다고 하던데...아파서 어쩌지?"
등등...

잡생각을 한 결과, 얼른 피 나오는 거 수습하고 모과차를 마저 다 하고,
신랑 보면 한바탕 잔소리를 하고 병원가서 꼬매자 소리 할꺼니
안 다친 척 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살짝 스치기만 했는데도 상처가 많이 나더군요.
피가 쉽게 멈추지 않아서 지혈제 뿌리고, 붕대로 감고, 1회용 비닐장갑끼고,
채칼은 무서우니 치워놓고...칼로 마저 썰어서 ...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방울방울 떨어진 피 치우고...
신랑, 늦게 와서 씼고 바로 자는 바람에 어제 저녁에는 다행이 안 들켰습니다.

아침 출근 길...같이 나오다...딱 걸렸습니다.
퇴근하고 오랍니다. 신랑 아는 성형외과 원장선생님께서 꼬매주신다했다고(ㅡ.ㅡ)
마취도 안 하고 꼬맨다는데...큰일입니다.
아는 분 앞에서 소리지르며 울 수도 없고...
엄지 안 쓰고 자판 두드리려니 도무지 속도가 안 납니다.

벤**채칼 사신 여러분~~
꼭 앞판 빨갛게 칠해진 목장갑 끼세요.
82선배님들의 주의사항 몸소 실천하시지 않으시면 저처럼 되십니다.
슬라이스 날이 그 정도니...나머지 채썰기용 칼날의 위력은 더 할 듯 합니다.
IP : 211.55.xxx.169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키
    '04.11.4 10:47 AM (211.204.xxx.199)

    저는 양면 유리창 닦는거..그거 쓰다가..ㅜ.ㅜ
    주말에 남편시키면 될것을 굳이 한번 해보겠다고 그걸 하다가 다 끝났다..방심할무렵
    손가락을 두개가 철썩 물어버렸어요..그게 자석인데 힘이 무지 좋은놈....
    별보인다는게 뭔지 첨 알았습니다..
    손가락 부러졌는줄 알았어요..이거 119 불러야 되겠다..침착하게 생각하고
    손에서 제거하고 보니깐 살이 푹~찢어져서 피가 철철철...
    아~~진짜...울뻔했다니깐요...혼자있어서 안울었지..
    남편이라도 누구라도 있었으면 막울었을꺼예요..너무 아프고 손 너덜한거 무서워서...
    여튼...조금이라도 위험소지있는 제품은 절대 절대 조심해서 씁시다..^^

  • 2. 리틀 세실리아
    '04.11.4 11:04 AM (210.118.xxx.2)

    저도 며칠전 머핀썰다가 엄지손톱에서 피가 철철...흐미..
    엄지 손가락 아프니 불편한게 한두가지가 아니더라구요.
    특히 자판칠때랑...문자보내기할때..
    이쁘게 꼬매세요.
    글구 신랑분..참 자상하신분 같아요..
    자기랑 같이 갈자구 말씀하시다니....요즘 82의 자상한 남편님들 덕택에
    우리신랑 엄청 바가지 긁히고 있다죠--;

  • 3. 야난
    '04.11.4 11:07 AM (221.155.xxx.142)

    어유~얼마나 쓰라렸을까요? 딸기향기님과 마키님.
    제가 막 몸서리가 쳐지네요.

    이리 오세요. 제가 호~해드릴께요.

  • 4. 고구마사랑
    '04.11.4 11:15 AM (211.250.xxx.70)

    으...진짜 아프셨겟다

  • 5. 조용필팬
    '04.11.4 11:35 AM (61.105.xxx.247)

    믹서기 칼날을 아무생각없이 얘기하며 씻다가
    엄지 손가락을 회감처리 했다죠 ㅋㅋㅋㅋ

    근데 말이죠 신랑이라는 사람들은
    와이프가 다시면 왜 화를 낼까요?
    울신랑도 제가 아프거나 다치면 걱정보다는
    더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네요
    그럼 아프단소리도 못하구 숨기기에 바쁜거 같아요

    손 빨리 낳으시길 바랄께요

  • 6. 나너하나
    '04.11.4 2:23 PM (211.217.xxx.144)

    갑자기 온몸에 힘이 쫘악 빠지면서 마구마구 상상이 됩니다..
    아직 벤리나채칼 사용 안해봤는데 우선 빨간장갑먼저 사야겠네요..무시라~~

  • 7. 쌍둥엄마
    '04.11.4 2:27 PM (211.212.xxx.84)

    갑자기 온 몸에서 소름이 쫘~~악 돋았습니다.....
    얼마나 아프셨을까??
    저두 매직 슬라이서 쓰는데, 쓸때마다 긴장됩니다.
    그거 칼날 엄청 날카롭잖아요.....
    손가락 빨랑 나으셔요...^^

  • 8. 예술이
    '04.11.4 3:47 PM (61.109.xxx.26)

    어흐... 어흐... 조심들 하셔요-.-;;;;

  • 9. Big Apple
    '04.11.4 4:15 PM (221.140.xxx.170)

    저는 그린계열이 괜찮은 것 같네요.

  • 10. 백설공주
    '04.11.4 10:46 PM (220.83.xxx.94)

    저도 엄지 손가락 해먹었어요.
    너무 아파요.
    조금 다쳤는데도 불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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