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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엄마가~ --;;

깜찌기 펭 조회수 : 1,801
작성일 : 2004-10-15 13:31:57
친한 언니에게서 전화왔네요.
5살된 딸하나 키우는 언니는 요번 추석때 시댁가서 아이때문에 큰일났다며 한숨만 폭-폭-
뭔일인고하니..

시어머님이 평소 손녀생각에 전화를 자주(거의 매일)하신데요.
좀 귀찮긴 하지만, 특별히 불편한것도 없고.. 그러려니 했죠.

요번 추석전 주말.. 친정식구들과 저녁먹고 월요일쯤 시댁가려 계획됬는데, 시어머님꼐서 손녀보고싶다고 일욜아침일찍 오라고 사정하시더래요.

남편은 친정엔 양해구하고 시댁으로 일찍가면 안될까? 하고, 친정에선 친정부모님이 사위생각에서 좋은것 먹이려 마련하신 식사라 말씀드리기 힘들고..
그런것으로 이런저런 이야기하나 말다툼을 좀 했데요.
아이가 옆방에서 자고있고, 싸우다보니 옛날일까지 드러나서 언성은 커지고..

언니 입에서 "우리 이럴바엔 이혼해!!! 당신엄마때문에 못살겠어!!! " 소리까지 나왔답니다.

그날밤.. 둘이선 화끈하게 싸우고 화해하고.. --;
친정엔 양해구하고, 홀시어머님위로차 일요일 일찍 내려갔죠.
둘사이엔 싸움에 대한 아무런 앙금도 없고, 그냥.. 잊었답니다.

추석전 일요일 저녁..
언니가 밥차리는데, 할머님(시어머님)과 즐겁게 놀던 딸내미..

딸내미 ; 할머니~ 이혼이 뭐야?
할머니 ; 왜? 누가 이혼한데?
딸내미 ; 응~ 엄마랑 아빠. 엄마가 어제 아빠한테, " 당신엄마때문에 못살겠어!!!  이혼해!~!! " 그랬어.

옆에서 티비보던 신랑 얼굴 하얗게 질리고, 밥상들고 오던 언니는 밥상업을뻔 했답니다.
평소 인자하고 며느리 아끼던 시어머님...
추석에 일찍오라 소리하고 평소 전화자주 한게 걸리셨는지, 싸늘..하게 식다 풀이 폭- 죽어서 돌아 누으셨다네요.
추석 내내 그렇게 살얼음처럼 지내고, 집에왔는데.. 아직도 시어머님 화가 안풀리셨데요.
매일같이 전화오시던 분이, 연락도 없고..

오늘 언니가 시어머님꼐 전화드려보니 " 홀시어머니 별라서 자식이혼했다 소리나올라 전화끊자. " 시더래요.
신랑도 언니도.. 지금 초 긴장상태입니다.
시어머님이 혼자서 얼마나 속을 끓고있을지.. 요번 주말에 내려가서 무릅꿇고 빌어서라도 풀어드려야겠는데..라며 끙끙- 앓고있네요.

옛날엔 이런이야기들으면 웃음났는데, 임신하고 나니.. 혹시 나도 이런일이? 하는 생각에 .. 오싹합니다.
--;

IP : 220.81.xxx.155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깜찍새댁
    '04.10.15 1:41 PM (218.146.xxx.178)

    ^^;;;;
    저 지금 웃다가 소름이 쫙~~~
    아~~~어찌 그 대사를 어린 따님이 들었단 말인가요...흑....
    저도 임신중인데..진짜 싸울땐 둘이 공터나가 싸우던지 원.....

  • 2. 하루나
    '04.10.15 1:51 PM (211.217.xxx.98)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하는데, 정말 새랑 쥐가 아이들이네요. 요즘은...
    에혀...저도 아기 생기는 그날부터 싸움할때는 공책 아니 전지...ㅋㅋ에 연필로 쓰면서...(왜? 지워냐 하니까...ㅋㅋ)남편이랑 싸워야겠네요...우웅...

  • 3. 깜찌기 펭
    '04.10.15 1:53 PM (220.81.xxx.155)

    ㅋㅋ
    하루나님.. 화이트보드가 있습니다.
    수성팬과 지우개만 있음 OK.

  • 4. 하루나
    '04.10.15 1:57 PM (211.217.xxx.98)

    ㅋㅋㅋ 펭님 ㅇㅋ 당장 하나 사야겠네요...ㅋㅋ 탱큐우...ㅋㅋ

  • 5. Ellie
    '04.10.15 1:57 PM (24.162.xxx.174)

    펭님...
    이거 미혼인 제가 들어도 초특급 공포물 입니다. 흐미~

  • 6. 마리
    '04.10.15 1:59 PM (219.88.xxx.51)

    정말 그 언니분 걱정 많이 되시겠어요..
    저두 저희 신랑한테 시어머니 귀에 들어가면 안될소리 많이 하지요.
    우리 딸내미도 4살인데 말이 워낙 느리기는 하지만
    저는 미리미리 약을 좀 쳐놨답니다..
    딸내미 놀러갔는데 울 시어머니 전화와서
    "얘가 이거 무슨소리라니? 니 뱃속에 애기있다는데?" 그러십니다.
    "어유 어머니 그거보세요..걔가 원래 저렇게 엉뚱해요.. 제 뱃속에 애기가있다니요..말도 안돼"
    "아 접때 저번에두 그랬잖아요..지 아빠가 침대서 자고있는데 아빠 아직 안들어왔다고 어머님께 그랬다면서요.. 어려서 뭔말인지 잘 모르나봐요 하하하"

    이제는 우리딸이 무슨소리해도 우리 시어머니 '또 요녀석이 없는소리 하는구나' 하십니다..
    사실은요..울 딸이 엄마배가 많이 나온거를 보고 엄마 뱃속에 뭐들었냐고 할때마다 이속에 애기 들어 있다고 한거 저구요..
    신랑 술먹고 늦으면 신랑한테 또 잔소리 하실까봐 자고있다고 뻥친것도 저였슈...
    딸아 정말 미안해!!

  • 7. 쵸콜릿
    '04.10.15 2:00 PM (211.35.xxx.9)

    애들이...무서워요 -,-;;;

  • 8. 아이고
    '04.10.15 2:07 PM (211.59.xxx.105)

    마리님 따님은 그래도 아직 말이 미숙한 네살이니 그렇게 넘어갈 수 있네요.
    작년인가 시댁에 있는데 저희 형님의 딸이( 당시 여섯살) 무슨 무슨 얘기 끝에 혼잣말고
    어머님이 앞에 계신데 거기다 대고

    "우리 엄마가 그래서 할머니 싫대요."

    헉....저도 그 소리가 그냥은 안들리던데...
    저희 어머니 순간 얼굴이 거짓말 안보태고 흙색이 되던데요.-_-
    그러면서 "**야, 거짓말이지? 에이~ 우리 **는 거짓말도 잘해. 거짓말이지?"
    계속 이러시면서 거짓말이라고 해주길 엄청 유도하셨으나 우리 조카는 끝끝내 입을 꾹 다물고 암말도 안했다는....

    음..확실히 우리 형님 어머니께 불만도 많고, 또 두분이 잘 안맞으시거든요.
    저도 그 자리에서 엄청 민망했었다는...
    애들 입 단속!!!!!!

  • 9. kimi
    '04.10.15 2:28 PM (144.59.xxx.154)

    아이들 앞에서 부부싸움하는 사람들 제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들이에요.

    제가 어렸을때, 외가집일로 엄마. 아버지 우리 앞에서 3번까지 싸우는 것 보고서는
    4번째였을때, 결국 우리부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지 엄마 뺨 한번 때리는 것보고서는
    그 70년도에 우리 부모한테 통고했다는 것 아닙니까.

    "앞으로 두사람 다툴일이 있으면 우리 없을때 싸우시던가, 아니면 우리를 밖으로 내보내고
    싸우던가, 만약 누군가가 폭력을 쓰면 파출소에 가서 신고하겠읍니다. 의사아버지에 의사
    의사 아들난다는 소리 맨날 엄마. 아버지가 하면서, 싸우는 것을 자주 보여주면 아마 부모
    자식중에 누군가가 크면, 분명히 매일 싸우고 살것이니깐"

    물론 우리 노친네들 그당시 애가 쫴개 되발아졌다고 생각했겠죠. 제가 조금 친할머니를
    닮아서 뭔 꼴을 못봐요. 그래 다섯번째 싸움이 도발되었을때 그냥 아무소리 없이 근처에
    가까이 있는 파출소에 가서 신고했죠. ㅜㅜㅜㅜㅜ. 신고 받아 온 순경도, 우리 부모님도
    뒤로 넘어갔죠. 그렇다고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주먹과 물건이 날라다니는 그런 싸움도
    아니었는데, 그 어렸을때도 그런 모습은 좋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었으니깐요.

    그후로 두분 싸우는 것을 본적은 없으니깐요. 물론 가끔 두사람의 대화중에 우리 없을때
    좋지않은 대화가 있었다는 것은 느낄 수가 있었지만, 그때의 나의 우습지도 않은 신고로
    그저 아무생각없이 했던 부모님의 부부싸움은 그것으로 마감했읍니다. 적어도 우리 앞에서는.

    그러니 아이들 앞에서는 정말 조심해야됩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설령 알아듣겠냐 하지만, 아닙니다. 다 알아듣습니다. 다만 그 이해의 폭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 뿐입니다.

    유치원교사로 있는 저의 친구동생, 만나면 하는 소리 왈
    말썽많은 아이 부모님 만나자마자 알 수가 있답니다. 왜 아이가 말썽장이인지.
    원인은 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는 어른한테 있다고.

    아이들 입단속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이들 앞에서 하는 행동을 하기 전에
    두번 생각하고 해야합니다.

  • 10. 지수맘
    '04.10.15 2:34 PM (210.90.xxx.253)

    그러게요.
    지난 추석에 저도 시댁에 가서 저녁먹은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거실에서 저희 시어머님과 4살된 저희 딸아이의 대화를 듣고 저 기절할뻔 했습니다.
    저희 시어미니 왈 : 지수야~ 할머니가 놀아줄께 . 뭐하고 놀까?
    했더니
    지수 : 할머니 저랑 않놀아 줘도 되니까 우리 엄마좀 도와 주세요.
    하더이다.
    그 이야기 듣고 저 놀라서 그릇 깨지 않으려고 들고 있는데, 오시더니 "얘~ 나가서 지수 봐라 내가 설겆이 하마" 하더라구요.
    저 순간..
    그냥 애가 하는 소린데여 뭐~
    했지요. 저 식은땀 흘렸습니다.

  • 11. 미스테리
    '04.10.15 2:34 PM (220.118.xxx.89)

    옴마나...어쩐대요...ㅠ.ㅜ
    울조카도 보니까 엄마, 아빠 싸운거 스토리를 줄줄~~~ 하더구만...^^;
    자나깨나 말조심이네여...^^;
    전 성질이 급해서 화이트보드로는 안되고 목욕탕에 문잠그고 둘이 들어가 샤워기나 욕조에
    물 세게 틀어놓고 싸워야 겠네여...ㅠ.ㅜ
    그러다 끝나면 물빼고 화해하면 목욕이나 하고 나와야겠지요...물이 아까우니까=3=3=3

  • 12. 은비
    '04.10.15 2:39 PM (211.196.xxx.253)

    ㅎ ㅎ
    저도 그런 경험이..
    명절날 며느리라고는 저 하나 달랑.. 일하고 있는 데 울 아들 할머니한테 아쥬 진지하게 묻도더이다 "할머니 왜 우리 엄마만 일해요?" 울 셤미 약간 당황, 저 마구 흐뭇-----

  • 13. 헤스티아
    '04.10.15 2:53 PM (220.117.xxx.7)

    은비님 아드님 .. 어려서부터 참 합리적이네요. 모두 함께 해야하는거죠...ㅋㅋ;;

    정말 아이앞에서 조심하는거, 다시 마음에 새기렵니다.. 선배님들의 경험담,, 넘 마음에 와 닿는군요..

  • 14. 아라레
    '04.10.15 4:37 PM (210.221.xxx.247)

    아.... 혜원이가 아직 말을 못해서 다행이다...(휴우)

  • 15. 강아지똥
    '04.10.15 4:55 PM (61.254.xxx.209)

    정말 조심해야겠어여....아이앞에서 물마시는것도 조심해야한다는 말이 딱이네여...^^;;;
    첫째도 조심..둘째도 조심...

  • 16. simple
    '04.10.15 9:35 PM (218.49.xxx.226)

    ㅎㅎㅎ 저도 그런 경험이 있는데..전 반대 경우로 할머니가 아빠랑 엄마 험담하는걸 듣고선....
    엄마앞에서 할머니 얘기를 그대로 전했답니다....^^;;;;;;;;;;; 그때 분위기 썰렁함이 아직도 기억나네요...(그 당시 저 5살)
    그래서 우리 할머니가 절 안 이뻐하신듯....-.-
    정말 애들 앞에선 뭐든 조심해야되요...

  • 17. 광양
    '04.10.15 11:00 PM (221.162.xxx.166)

    우리가 말은 참 쉽게합니다. 그래서 저도 어느순간부터 해서는 안될말을 정해놓고삽니다
    그말은 내가 신랑하고 살면서 이혼하겠다는말 우리들은 흔히 부부싸움하면서 흔히 쓰는말입니다.정말로 이혼할게아니면 하지마세요. 그리고 특히여자애들 너하고 친구안해 이말입니다.
    다음날 화해하고 친구합니다. 그래도 우리들학교다니고 직장다닐때 왜 싸우면 친구안한다했을까요??

  • 18. 향설
    '04.10.15 11:01 PM (221.139.xxx.118)

    헉...정말 무서운 얘기네요...

  • 19. ㅎㅎㅎ
    '04.10.16 1:22 AM (194.80.xxx.10)

    그래도 그 따님 덕에 시어머니께서 잠시 자신을 돌아볼 계기가 되었을 거에요.
    화는 낫겠지만...사람이 가끔... 충격도 받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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