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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잘 하는 남편을 두었습니다.

요리초보 조회수 : 1,053
작성일 : 2004-10-15 10:55:17
어떤 면에서든 장/단점이 있겠지만
요리 잘 하는 남편도 그렇습니다.

제가 아플 때나 늦게 늘어올 때 알아서 냉장고에서 재료 꺼내 이것저것 잘 해 먹어서 좋지만(부인이 없으면 라면 하나도 못 끓여 먹는 남편에 비해서)
그 대신 자기가 요릴 잘 하는 편이라 제가 하는 음식이 입에 안 맞으니 제겐 너무 스트레스예요.

결혼한지 이제 2년이 다 되어 가는데요.
처음엔 제가 뭘 해 가면 "짭다, 너무 싱겁다", "이 음식에 무슨 감자가 어울리냐" 이런 류의 잔소리들을 꼭 한마디씩 해서 제 속을 뒤집더라고요.

그러다가 언젠가 부터는 남편이 주요리를 하고 전 그냥 설겆이나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되었죠.
어떤 분들은 그렇게 잔소리 해대면 절대 음식 해 주지 말고 또 음식 다 버리라고도 조언을 해 주시는 데
그러다간 더 큰 싸움 날 게 뻔하죠. 남편 성격상요.

근데 제가 볼 땐 제가 한 음식이랑 남편이 한 음식 그렇게 맛이 차이가 안 날 때도 있거든요.
근데도 남편은 자기가 음식을 했을 때는 밥을 너무 맛있게 잘 먹어요.
또 먹으면서도 "맛있다"를 연발하면서요.

반면 제가 뭘 하면 뭐가 꼭 한가지 빠졌다면서 잘 안 먹어요.
정말 야속합니다.

신혼때는 아무리 음식을 못 해도 부인이 해 주는 음식 다 맛있다고 한다던데...

그리고 친정에 가서 제가 뭐라도 하나 하면 친정식구들 다들 기특해 하고 예의상이라도
맛있다고 해 줍니다. 저희 올케언니까지요.
근데 시댁식구들은요.
큰시누 집에 가서 만일 음식을 먹는다면 큰시누가 한 음식 먹으면서도 다른 시누들
꼭 한마디씩 하는 스타일이죠. 그래서 전 아예 시누들앞에선 아직 음식 할 용기도 엄두도 안 나네요.
장남이라 앞으로 제가 할 경우가 아주 많지만요.

정말 요리땜에 남편과 진지하게 헤어짐을 생각 할 때가 많아요.
물론 다른 문제들도 많지만요..
이런 남편 두신 분들 계시다면 어찌 대처해야 하는지 좀 갈켜 주세요.
참. 남편은요. 싸울 때면 가끔 그런 말 합니다."니가 언제 밥(요리)을 제대로 하냐고"
IP : 218.154.xxx.10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호호아지메
    '04.10.15 11:12 AM (211.41.xxx.197)

    저 6년째 살구 있지요..
    그 스트레스 말도 못합니다.
    직장다녀와 열심히 차려놓으면 상한번쓱보구 뭐없나?하며 냉장고 문열구 그때부터 먹을거 만듭니다.저 미쳐도는줄알았어요.배고파서..암튼 그렇게해서 먹다보면 거의 10시이고 내가 한건 차갑게 식어있구..근데 매번 그러는거예요 그래서 그냥 저부터 먹었죠.신랑 만들고 나면 한두숟가락 먹어주구..그러다보니 음삭하기 싫어지구..그래서 안했답니다.아예..지금두 잘 안해요.대신에 신랑보고 뭐먹구 싶다고 합니다.그리구 정말 맛나게 먹어주지요.열라 칭찬하면서..
    울신랑 요리에 관심있다며 요리학원 다니구 싶어해요.지금은..

    마음 비우세요.싸울때 그런 소리하면 주둥이 때리구 싶겠지만 참으시구요.

    제 남자친구중엔 탕수육끝내주게하고 짬뽕맛갈나게하는 친구가 있는데요
    그 부부는 제 친구가 요리를 더 잘하구 좋아해서 그냥 친구가 한데요.
    그친구 얼마전 와이프가 탕수육만드는데 도와준다고하며 소스만들었는데
    소금두 안넣구 식초두 안넣구 했다면서 투덜거리기까지하더라구요
    그냥 가만있는게 도와주는거라면서요..

    왜 내친구같은 사고방식가진 사람은 별루 없는걸까요??

  • 2. 쵸콜릿
    '04.10.15 11:26 AM (211.35.xxx.9)

    걍...부엌을 맡기심이 어떨까요?
    저같음...니가 다 해라...그러구 손도 안댈 꺼예요.
    진짜 것두 엄청 스트레스겠네요.

  • 3. 요리초보
    '04.10.15 11:53 AM (218.154.xxx.103)

    호호아지매님, 6년째요? 그럼 애들은 어떻하세요? 전 아직 애가 없는데요.
    애 생기면 애 먹을 것 가지고도 엄청 스트레스 줄 것 같애요.
    저희 남편은 또 한번 먹었던 반찬 몇일씩 못 먹어요. 전 아까워서 그거 다 먹고 다른 국이나 반찬 만들고 싶은데.. 경제적 형편은 안 따라주는 데 마트에 가면 온갖 걸 다 사기를 바라구요. 집에 있는 재료로 해 먹었음 하는 제 희망사항은 항상 뒷전이죠.
    그대신 마트에 가는 건 엄청 좋아해요. 항상 같이 가주는 건 좋은 데 이것저것 다 고르니 빵구나기 일쑤구요.

    쵸콜릿님.
    그러기엔 남편 성질과 잔소리가 너무 심합니다.
    보수적이고.. 니가 다해라 해서 받아줄 수 있는 성격이면 진작 그렇게 했을텐데....

  • 4. 사랑맘
    '04.10.15 12:42 PM (210.103.xxx.3)

    남편에게 요리 가르쳐 달라고 하면서 부엌일 시키시는 건 어떨까요?
    자기가 한 거 참 맛있더라. 어떻게 만드는 거야? 하면서...
    또는 가르쳐 준대로 그대로 만들었는데 뭐가 문제였는지 봐달라고 한다던지...
    입 닫게 하지 못한다면 부엌으로 불러들이는 것이 더 빠를듯 하오이다.

  • 5. 그래도
    '04.10.15 12:43 PM (211.59.xxx.105)

    그래도 한번은 들이받으셔야 합니다.
    안그러면 계속 지금같은 상황이 이어지니까요.

    알아서 받아줄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들이받을 상황도 안생기는거 아니겠어요? ^^

  • 6. 사랑맘
    '04.10.15 12:44 PM (210.103.xxx.3)

    경험에 의하면 남의 음식 타박하는 버릇은 * 주기 힘들더이다,,..

  • 7. 하루나
    '04.10.15 2:09 PM (211.217.xxx.98)

    입만 살아있는 남편도 있어요......이건 어쩌고 저건 저쩌구...그런 저는 뭡니까...? ㅎㅎ 그리고 마트에서 뭐도 맘대로 못사요. 그냥 있는 재료로 최상의 음식을 만드라고 하죠. 참내...내가 장금이도 아니고...

    한날은 냉장고에 계란만 떡하니 있길래 반찬이 없어서 못해준다고 하니까, 계란국 끓이고, 계란말이하고, 계란장조림이랑 김치볶음을 하랍니다. 그래서 제가 입에서 병아리 소리날것 같아서 나는 못한다고 우겼죠...ㅡ_ㅡ;;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본후 나보다 더 센스있는 당신이하라고, 꼬셔서 남편이 계란국 끓이고...맛은 없었죠. 자기는 되게 맛있다고 감탄 연발...저는 옆에서 김치나 볶았습니다.

    보수적이고 고집센 남편은 그저 어린애처럼 달래고 어르고해서 시켜 먹어야합니다. 이긍...

  • 8. 아따맘마
    '04.10.15 3:06 PM (221.138.xxx.64)

    하하... 어쩜 저희남편과 그리 똑같으신지? 마트중독인 것도 같네요.. 가도 꼭 최고급 재료만 고르고 음식에 들어가는 부재료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사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라.. 함께 마트가기 정말 싫어요.. 저희 남편도 싸울 때마다 제가 밥도 제도로 안해준다고 하죠.. 그 심정 이해 합니다.. 근데 풀 방법은 없는듯 하네요.. --;

  • 9. 귀염둥이맘
    '04.10.15 5:01 PM (210.183.xxx.2)

    저희 남편도 그래요.
    결혼하기 전 제가 밥을 해주었더니(된장찌게와 야채 중심) 먹을게 하나도 없대요. 저희 남편은 단백질이 꼭 있어야 한대요(멸치대가리라도). 정말 기분 팍 상하죠. 또 요리 하면 라면을 끓이더라도 마지막에 파, 고추가루 등을 넣어야 해요. 전 대충하는 스타일이고.
    저희 남편은 위의 분들처럼 아주 대단한 요리를 하는 것도 아니예요. 그냥 김치찌게 된장찌게 등등..

    결론은 지금은 남편이 주로 해요. 저는 옆에서 보조. 물론 어렵고 새로운 건 안하기 때문에 그런건 제가 하죠. 맞벌이라 밤에 애기데리고 집에 들어가면 남편은 밥하러 부엌으로 들어가고 전 거실에서 애기랑 놀죠. 편해요. 그리고 맛있다고 하며 먹죠. 가끔 제가 쉬는날 집에 오자마자 밥주면 대개 좋아해요. '와이프가 해주니까 정말 좋다'고

    남편한테 다 시키세요.

  • 10. 호호아지메
    '04.10.15 5:32 PM (211.41.xxx.108)

    저 내년이면 6살이 되는 아들이있지요..
    2002년 12월에 명퇴하고 지금은 요리 하기 시러 미칠것같은 애기 엄마이지요..
    회사그만두기전엔 친정에서 아이를 봐주셔서 ..
    저희친정 지금두 울아들 안먹일까봐 걱정 또 걱정하시지요.
    아이땜시 걱정되시나요? 걱정붙들어 매세요.
    그 모정이란게 무섭거든요.아이 그 주구보다 잘 먹이실거예요.
    처음부터 아이가 요리 먹는건 아니잖아요
    조금씩 아이먹는거 만들다보면 재미도 나고 요령도 나고 그러실거예요.
    또 여기 82에 얼마나 대단하신 분들이 많으신대요.
    그분들이 도와주실거예요..
    너무 걱정 마시구 그냥 신랑하자는대로 놔두세요.
    신랑이 마트가서 이거 저거 사시더라두 그냥 놔두세요.
    울신랑두 장난 아니였어요.
    그렇게 몇십번 사구 냉장고에 싸두고 버리길 하더니 지금은 동네슈퍼에서 그저 몇가지로
    바뀌더라구요.자기도 아까운걸 안거죠..그러니 그냥 사는대로 놔두세요.그리구 일요일날 함께 있을때 큰 쓰레기 봉투가져다 날짜지난거,시든 야채,오래된 밑반찬등등 그저 아무 말없이 버리세요.그리구 쓰레기봉투 좀 버려달라구 해보세요.그렇게 한 일년 저두 했어요.
    울신랑 커다란 손 그것두 장난 아니예요 둘이먹는 부침개만든다구 재료를 락앤락 큰통에
    한가득 만들어놓지요.그리구 커다란 후라이팬에 커다랗게 세장이상은 부쳤지요.그부침개재료들은 그렇게 일주일 있다가 음식물쓰레기가 되었구요..이것두 정말 수십번 이지요..이것말구두 정말 많아요ㅠㅠ
    일단 초보님은 포기하시구 그저 신랑 칭찬어떻게 할까 그것만 생각하세요.
    정말 미운 신랑이긴 했지만 지금 전 참 고마운 신랑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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