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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어떻게 하셨어요?
거두절미하고,
어젯밤 갑자기 시모님께 전화를 받았습니다.
요즘 신랑이 몸이 안좋아 통원치료를 받고 있거든요.
저희는 연애를 오래 한지라..
결혼 전의 상황에 대해서는 거의 다 알고 있습니다.
저희 시모님, 자식들을 끔찍히 사랑하시는 분인데,
특히나 신랑에 대한 사랑은 제가 보기에도 편애가
아닐까 싶으만큼 대단하십니다 ㅠㅜ
(신랑이 형제 중 '은따'인 듯 ㅡ.ㅡ;;)
결혼 3년 전, 신랑이 폐결핵을 앓았을 때도
멀리 떨어져 살아서인지 별로 챙기지 않으시더니만..
결혼 후엔 신랑이 어쩌다 감기만 앓는다고 해도
하늘이 무너질 것처럼 야단치십니다 ㅠㅜ
(신랑은 어머님한테 응석부리는 건지 조금만 아파도
엄살피우고요, 덕분에 저는 신랑 잘 못 챙기는 나쁜
며느리가 되어 좌불안석이 됩니다)
저희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헌신적인 엄마 밑에서 자란 아들답게,
신랑은 집에서 '아무것도 안합니다'
첨에 그걸로 많이 다퉜지만,
신랑에 바쁘고 힘들어하니 '당분간'이라는 애매한 조건으로
제가 모든 집안일을 하고 있습니다.
출근시간에 쫓기지만 신랑 아침밥은 늘 챙기고요,
허접하지만 하루 걸러 점심도시락을 챙깁니다.
(야근 때문에 신랑은 저녁을 회사에서 먹습니다)
며칠 전 신랑이 아프다고 전화를 했던가 봅니다.
시모님은 전화하셔서 어디가 어떻게 아프냐,
병원은 보냈냐 물어보시는데..
모든 게 제탓이라 여기시는 것 같아 진땀이 버적버적..
급기야 한동안 말씀 않으시던 종교문제까지 번졌습니다
시댁은 카톨릭 신자십니다.
대대로 이런 건 아니고, 시부님 따라 시모님이 다니시게
됐다는데, 남편과 시동생,시누이는 모두 냉담자입니다.
시부님은 성당은 다니시지만 독실하신 것은 아니고요,
시모님은 독실하십니다.
문제는 저희 친정이 불교신자라는 겁니다.
덕분에 저는 독실하지는 않지만,
힘들고 고단할 때 절에 가면 마음이 안정되는 '나이롱' 불교신자지요.
시모님 말씀은 '알아서 하겠거니 하고 요즘 말 안했더니
도대체 언제 교리공부 할 거냐. 시집왔으면 시집을 따라야지'
하시더군요.
저.. 평소처럼 아무말 못하고 전화기만 들고 있었습니다.
속으로는 '종교는 제 마음에서 우러나서 가야지,
어머님이 그러신다고 개종되는 거 아닙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꾹꾹 눌러 참았습니다.
시모님은 제가 성당에 나가야 신랑도 다시 나가게된다는 말씀인데,
시모님이 모르셔서 그렇지 신랑은 '무신론자'입니다.
저도 신랑이 어떤 종교든 갖는 게 좋다 생각해서,
성당에 나가보라고 몇 번 말했지만..
'다닐 거면 아줌마나 다녀. 귀찮게 하지 말고.'하더군요 ㅠㅜ
친정부모님 욕 될까 싶어,
시모님이 무슨 말씀을 하셔도 꾹꾹 참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할지...
갑갑한 마음에 글 올립니다.
1. 이프
'04.10.13 11:19 AM (202.30.xxx.200)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다...
도저히 더이상 감당이 안되면 담판짓겠어요.
저 같으면...2. 마농
'04.10.13 11:25 AM (61.84.xxx.22)제가 보기엔 남편분을 달달 볶던지,달래던지해야 할 것같아요.
남편만 아내입장을 많이도 아니고 조금 배려해준다면...
그 시어머님은 그리 원글님에게 스트레스를 줄 일이 없을 듯합니다.
거 참...다 자라서 결혼까지 한 성인이 엄마에게 아프다고
하소연이 하고 싶을까요? 보통...부모님 걱정할까봐..또는
괜히 함께 사는 아내가 입장 곤란해질까봐서....
부모님이 '너 아프지?'라고 단정적으로 캐묻더라도
부모님 걱정할까봐서 아니라고 부인하지않나요?
글구..남편분에게 부탁하세요.본인이 당신 엄마 앞에서
'자꾸 집사람이 성당 다니자고 졸라대서
미치겠네.세상에 신이 어딨다고.......
내가 집사람도 쓸데없이 그런데 가지말라고 했어
엄마도 자꾸 권하지마. 우리집은 무교야'라고
확실하게 말하라고 하세요.
글구..원글님도 웃는 목소리도 할말은 하세요.
'어머님...어머님 10달 배불러서 배아프게 낳아서
애지중지 기른 자식들도 안 다니는 성당인데
저한테만 너무 기대하지마세요~'라고 따끔하게.
살살 웃으면서 반농담조로......하시면
듣는 사람 마음은 좀 상하더라도..대놓고
화를 내시지를 못하실겁니다.3. 카푸치노
'04.10.13 11:46 AM (220.75.xxx.235)거참..당신도 자식 뜻대로 못만들면서..
세살 버릇여든까지 가는거 모르시는지..
왜 애꿋은 며느리에게 당신아들 이리만들라, 저리만들라 하시는지..
저희 시어머님도 가끔씩 잔소리하시는데..
남편 운동시켜라, 술,담배 못하게해라, 보약챙겨먹여라..
남편 아파도, 술,담배 많이해도 화살 다 제게 돌아와요..
정말 환장할 노릇이죠..
제가 운동 열심히 하는건 가능해도, 남편 운동 열심히 시키는건 불가능인것을..
반드시 절에 다녀야한다가 아니시라면..
일주일에 한번씩 성당에 몸만이라도 달랑 다녀오시면..
시어머님이 잔소리 좀 덜하시려나요??4. 저는
'04.10.13 11:52 AM (203.230.xxx.110)시어머니가 남편 운동시켜라, 뭐 하라고 해라 하시면
"원 세상에 마누라 말을 들어야죠." 합니다.
"어머니 말이면 들을라나 몰라요. 엄마 맘대로도 안되는 자식이 마누라 말 들겠어요?"5. 카푸치노
'04.10.13 12:07 PM (220.75.xxx.235)아휴..전 정말 대놓고..
어머니 왜 저한테 그러세요..제말 어디 듣나요..
라고 대답하지만..
저희 어머님 끝까지 남편이 아닌 절 설득하려하세요..
아버님 친구분들 중에,
와이프가 지극정성으로 남편 잘 챙기는 사람들은 늦은나이에도 건강하게 살고있고,
와이프가 무신경해서 남편 잘 안챙긴 사람들은 다 일찌감치 돌아가셨다면서요..
남편의 건강은 100% 마누라 책임인것으로 믿으시더군요..
저희 시어머니도 좀 중증이예요..6. 방패
'04.10.13 12:41 PM (211.59.xxx.105)남편이 알아서 방패막이를 해주면 참 좋겠지만...
그게 안되면 뭐든지 남편을 앞에 세우고 님은 뒤로 숨으세요.
저 위에 저는님 말씀처럼..뭐든지..."제가 성당가자고 해도 아줌마나 다니라고 쏘아붙여서 얼마나 황당했는데요."하면서 이르세요.
당신 아들 잡아먹겠습니까?
조금 더 용기가 있으시다면 "어머니 말도 안듣는데 제 말이라고 듣겠어요?"하세요.
대신 가끔 남편하고 입을 맞추세요.
집안 일도 안도와주면서 가끔 입맞춰주고, 엄마한테 욕먹어주는 것쯤은 할 수 있지?하면서 꼬드기시구요.
마음 편한게 제일입니다.
너무 긴장하지마세요.7. 호곡^^
'04.10.13 12:45 PM (221.143.xxx.146)저는 신랑이 아프면 엄청 잘 챙겨주긴해요...
모든 아내나 남편(부부)가 그러했듯이..
시어머니께서 님에게 뭐라뭐라해도 대충 넘겨 들으세요..
잘하면 아들만 칭찬 못하면 며느리만 꾸중들으니...
예민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저도 한예민한 스탈이라 스트레스가 심하지만... 자츰 시어머니에 대한 것은 관대해지네요..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 먹으니 대충 하자 뭐 그런거죠...
남편 너무 잘 챙기려고하지도 마세요.. 몸 축나요...
저도 오늘이나 내일쯤 회사 다니려고 이력서 내려고합니다..8. 원글녀
'04.10.13 5:19 PM (210.222.xxx.23)여러 선배님들 말씀, 고맙습니다..
잘 새겨듣겠습니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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