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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함.

jill 조회수 : 1,228
작성일 : 2004-10-12 15:44:02
어제 제가 서운함을 느꼈답니다.
요즘 먹는약때문에 하루종일 늘어지고 살도 찌고
두아이들과 하루종일 뒹굴 거리려니 힘도 들고..

뭘조금만 해도 쉽게 지치게 되요..
어제도 저녁식사후에 같이 산책하기루 하고선
밥먹고 대충 치우고 나니 또 병든 닭새끼마냥 늘어지는겁니다.
신랑."나가자 음식물 쓰레기도 버리고.."
나.."그냥 당신이 다녀오면 안되나?"
이미 설아는 나가는건줄 알고 말도 안되는 위에 옷을 가져다 거꾸로 입기 시작합니다.
신랑.."또또.. 늘어진다.. 얼른 나가자.."
나.."나갈려면 채아 옷도 입히고 아. 귀찮아.."
신랑.."그래 그럼 설아 데리고 다녀올께.."
여기 까진 그냥 저냥 좋았지요...

쓰레기를 버리고 들어 오는 신랑은 제가 쇼파에 기대서 작은애를 안고
티비를 보는 모습은 보았고 나갔다 들어온 큰애도 제 팔베게를 하고
옆에 누워서 티비를 보는 동안 신랑이 던진 한마디..
신랑."또 눕냐??"
나.."내가 하루종일 이렇게 누워있을시간이나 있는 사람인가? 자기 있으니까 누워보는거지.."
신랑.."그럼 나는 하루종일 회사에서 누워있냐? "

제 가슴에 큰 바위 하나가 떨어집니다.. 쿵!
싸늘한 기운이 흐르고 무안했는지 어쨌는지 그렇게 1분이나 흘렀을까요??
작은애를 재우러 들어가서 저도 그냥 잠들어 버렸습니다..

그러고 날이 밝아 일어나보니 매일매일 내가 마무리 하고 잠이 들었던 행위들을
신랑은 하나두 하지 않고 잤더군요.. 큰애 바지는 입히지도 않고..
집에 보일러도 돌리지 않고..
갑자기 서글픔이 밀려옵니다..

나도 그랬겠지.. 나도 내입밖으로 나오는 모든 말들에게 책임을 질만큼
잘하고 사는건 아니지.. 그래.. 하며 스스로 위안을 하는중에
"어제는 미안... 사랑해.."라는 메세지 한통을 받았습니다..

부부에게 있어.. 저런 사소함은 그냥 미안해 라는 한마디로
제 가슴에 떨어졌던 큰바위는 이미 잘게잘게 부숴져 날라가버렸지만
한번즘은 되집어 서로에게 어떤것이 상처가 되는일인지
알아가는것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육아는.. 힘겨움보다는 아이들에게서 받는 기쁨이 더 크지만
때로 힘에 부쳐 게으름을 부리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고
내것 아니다 하는 심정으로 모든거 두고 도망치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닌것 같아요.
제게 있어 가족이란 나의 전부이기에 어제 저의 신랑의 발칙함을 오늘 용서합니다..
IP : 219.248.xxx.201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르미온느
    '04.10.12 3:46 PM (211.50.xxx.127)

    저는 아무리 읽어도 [닭]인데, 제가 해독력이 떨어지는건가요?
    이건 닭이야 닭^^

  • 2. 부러움
    '04.10.12 3:47 PM (211.59.xxx.105)

    그래도 신랑분이 자기가 던진 말이 님에게 상처가 되었을까 메시지도 보내시구...
    제 입장에서는 이것도 <닭>표시 해야될거 같은데용. ^^
    울 신랑은 저런 거 할 줄도 몰라요. 우씨~~~

  • 3. 부러움
    '04.10.12 3:48 PM (211.59.xxx.105)

    거봐요 거봐요. 제가 답글 쓰고 보니 헤르미온느님이 거의 동시에 답글을 다셨나본데
    <닭>이랬자나욤....버럭!!!!!!!!
    ㅋㅋㅋㅋ

    좋은 하루 되세요.

  • 4. 다혜엄마
    '04.10.12 4:46 PM (211.207.xxx.236)

    위 링크가 안되네요.

    정식품 홈페이지 가보니 콩유아식 메뉴에 일반, 프리미엄, 유기농베지밀이 있네요.
    아들키울때 젖떼고 우유엘러지가 있어서 베지밀을 먹였는데 그때는 이런제품들이 나오기 전 이었어요.

  • 5. 마농
    '04.10.12 5:00 PM (61.84.xxx.22)

    사과가 먹는거 말고도 있다는걸
    그리 잘 아는 남편이면 99점짜리입니다.
    울집에는 사과가 먹는 건지만 아는
    남자가 있다지요..^^.

  • 6. blue violet
    '04.10.12 5:18 PM (219.252.xxx.171)

    닭은 아닌거 같은데...
    가슴에 큰 바위가 하나 떨어지는건 상대가 쉽게 화해한다고 해도
    내가슴에 상처는 남아있지요.
    버럭 화를 내고 금방 풀어지는 사람 .예전에 전 이해못했어요.
    본인은 아무일 없다는 듯 잊어버리고 그걸로 다 해결된 줄 알지만
    받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더군요.
    일일히 치사(?)하게 내 감정 다 드러내면서 얘기할 수도 없고
    묵묵히 참으면서 살지만 어느날 차곡 차곡 쌓여있더라구요.
    남편이 기분 좋은날 그동안 섭섭하고 상처 받았던 일들 얘기하세요.
    내가 참고 살고 이해하면 되지만 가끔은 한 번씩 짚고 넘어갈일은 짚으세요.
    그래야 쌓여있는 감정들도 정리되고 남편도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어요.
    대화로 푸는 거하고 가슴에서 푸는 건 분명히 차이가 있을 거예요.

  • 7. 커피와케익
    '04.10.12 5:25 PM (203.229.xxx.176)

    원글님 마음 알 것 같아요..힘내세요...남편분 좋은 분이시라는 건 누구보다도
    원글님이 더 잘아실테고..아이들이 몇 살인가요?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았는데
    아가들 데리고 산책이라도 하셨는지...남편분께 사과의 의미로
    보약 한재 지어달라고 하심 어떨지...아님 셀레늄 들어간 여성 비타민제제라도..^^
    많이 지치신 것 같아서요..엄마가 건강해야 집안이 건강합니다..엄마의 웃음은 아가들의
    태양입니다^^

  • 8. 행복한토끼
    '04.10.12 5:51 PM (210.102.xxx.9)

    전 달랑 아기 하나인데도
    벌써 지쳤습니다.

    그래서 신혼때는 생각도 못했던
    말과 표정이 남편한테 가지요.

    근데
    우리 남편은 정말 못됐어요.
    저녁 먹었냐고 물어보길래 못 먹었다고 했더니
    제가 게을러서랍니다.

    8시 퇴근에
    애기 데리고 와서 젖먹이고
    목욕시키고
    체조하고
    낮동안 못한 스킨쉽 하고( 밤이 되니 아기가 혼자 누워 있는걸 싫어하기도 하구요.)
    애기 재우고
    젖병 씻어 소독기에 집어넣고
    이틀에 한번 애기 빨래 삶고
    가끔 어른 빨래도 따로 해야하고
    (삶는 빨래랑 겉옷 빨래랑 또 따로- 물론 세탁기가 하지만 그래도 넣고 빼고 너는 과정은 내 손을 거치니까요)
    청소 못할 때가 더 많지만 가끔 청소도 해 줘야 하고.

    이러다 보면
    신랑 들어오는 시간까지 저녁 못 먹을 때 많거든요.

    그런데
    그런 소릴 합니다.
    자기는 그러죠. 내 몸 내가 안 챙기는게 걱정스러워 하는 말이라구요.
    그럼, 저녁도 안먹고... 걱정된다고 말을 해야죠.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울 신랑
    총각 때는 정말 자상하고 신중한 사람이라 좋았거든요.
    근데 결혼하고 보니.... 밖으로 보이는게 다가 아닌것 같아요.
    하긴 보통은 자상합니다만... 가끔 이렇게 속 뒤집는 소릴 합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이제 남편한테 심드렁 해져서 큰일입니다.
    예전엔 정말 남편 많이 많이 사랑했는데.

  • 9. 교환가능
    '04.10.12 6:07 PM (211.225.xxx.104)

    울집 수탉하고 바꿔요..
    써비수도 얹어 줄수 있습니다. ㅠㅠ
    울집 닭은..
    미안해..사랑해? 이런게 뭐하는건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나는 하루종일 회사에서 누워있냐?"
    이런말......자랑스럽게 늘 달고 다닙니다.음하하하 -_-

  • 10. 그렇죠
    '04.10.12 6:36 PM (222.99.xxx.46)

    무심코 던진 말이 주는 상처...
    제 동생이 그러대요.
    아기 보는 게 너무 힘들고 애가 무거워서 쩔쩔 매니까 제부가 한 마디 던지더랩니다.
    "운동 부족이야. 푸쉬업 100번씩 해!!!"
    그 말 듣고 동생 정말 눈물나게 서운했다지요. 근데 아마 제부는 자기가 그런 말 한 것도 잊었을 거예요. 동생하고 저만 두고두고 제부 씹는 거지요.
    어쩌겠어요. 본인도 반성하신다니 못이기는 척 이해해 주세요. 하는 사람은 별 생각없이 해도 듣는 이는 그 말들이 다 가슴에 쌓이는데...

  • 11. 고수
    '04.10.12 8:00 PM (220.122.xxx.32)

    저는 셋쩨 아이 키우는 엄마 인데요.
    원래 이런 말 들으면 엄청 섭섭해하고 가슴에 담아두고 또 꺼내고 꺼내고 해서 속상해하는 사람이었답니다. 이제는 가슴에 쌓아 둘데도 없고 아이가 셋이 되다보니



    "운동 부족이야. 푸쉬업 100번씩 해!!!"
    ------->아주 우아하게 목소리도 안높여서 웃으면서
    "당신 푸쉬업 100번하고 아기 볼래?"

    "그럼 나는 하루종일 회사에서 누워있냐? "
    ------->"그런데도 자긴 안누워? 역시 자긴 대단해. 나 어깨좀 주물러 줄래?"

    이럽니다.

    통하느냐고요?


    통할 때도 있습니다. ㅎㅎ

  • 12. 커피와케익
    '04.10.12 8:03 PM (203.229.xxx.176)

    '고수'님..가까이 사신다면 한수 배우고 싶습니다ㅠ.ㅠ 나두 우아해지구 시포라..^^

  • 13. jill
    '04.10.13 10:42 AM (219.248.xxx.201)

    닭~같았어용?? ㅋㅋㅋ
    닭은 아니었어요 저 순간 만큼은..
    바이올렛님 말씀 처럼 그런 작은 말들이 상처가 되어 가슴에 각인되는 경우 종종 있어요..
    그러나.. 훌훌털어 버리려고 노력할려구요...
    많은 고수님들 처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야죠..
    평생을 같이할 사람인데 일일이 마음에 담게되면
    저만 힘들어 지는 거니까요..
    충고들 너무 고마웠어요..
    이젠 힘이 나요~^^

  • 14. 깜찍새댁
    '04.10.13 1:05 PM (218.146.xxx.227)

    답글이 좀 늦었지만.....^^
    님....정말 힘드실거라 짐작 되요..
    그리고..그만큼 몸도 늘어지시고..
    그렇지만..조금만 더 생기충전하는 마음을 가져보심 어떨까요..
    늘어지는 몸이지만...신랑님이 쓰레기 버리러 가자 하심..
    그럼 애들옷좀 입혀줭~하시고 같이 나가셔서 한바퀴 산책하심 훨씬 몸이 가벼워 지실듯해요.
    남편분이 하신 말씀 정말 바위덩어리 였을거 같아요...
    그래도 님을 챙겨주실려는 맘은 있으신거 같죠??^^
    힘내세요~~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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