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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스트레스 혹은 우울증

익명할게요 조회수 : 1,322
작성일 : 2004-10-10 19:24:09
이런거 다들 느끼시나요
25개월된 아이 하나 둔 엄만데요
요즘 정말 우울해요 요즘 특히 그렇네요
그 동안 2년간의 육아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매사에 의욕이 안 생기고 자꾸 답답하구요

별로 아이들 조아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내애기는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애한테 우울한 모습 보이면 안 되니깐 그리고 정말 애기가 떼쓸때는 힘들지만 해맑은 모습보면 정말 너무 이뻐서 행복합니다
하지만 정말 내인생을 엄마로 주부로만 만족하고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애기 가지면서 직장 그만 뒀는데 요즘 문득 생각하면 직장 계속 다녔으면 몸은 지금보다 더 고달퍼도 오히려 활기있게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애 좀 키워놓고 니 하고싶은 거 하라고 주위에선 그러지만 이러고 집에 있다가 전과 같은 직장에 재취업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고 딱히 하고 싶은 일이나 공부나 그런것도 생각나지 않고요
집에만 있으니 살만 자꾸 찌고 옷도 안 맞고 가끔 좀 차리고 나가려고 하면 옷장앞에서 정말 어찌할바를 모르겠어요
남편은 아이하고 잘 놀아주는 편이지만 사실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잖아요
이런저런 거 다 이해는 하지만 내 맘에 여유가 없으니 남편한테도 자꾸 섭섭하구요

겉으로 보기에 나이에 비해 넓은 집에 살고 남편도 월급쟁이긴 하지만 그래도 또래에 비해 경제적 여유가 있는편이고 친정부모님도 저보고 하느님께 감사하고 살라고 그래요.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사는 사람도많지 않다고 맞는말이지만 정말 내 마음하나 다잡기 쉽지 않네여

이번 주말에 남편이 지방에 친구 결혼식 갔다가 골프치고 온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마침 오늘 저녁에 친구 아이 돌잔치가 있었어요
저 혼자 애데리고 가기에는 아는 사람도 없고 좀 그랬거든여 그래서 남편이랑 같이 가려고 했는데
남편이 길막혀서 늦게 와서 못 갔네요
밥도 없고 저녁준비 해야 하는데 저혼자 부엌에서 종종거리며 하기 싫네요
남편한테 나 밥하기 싫다고 햇반사다 국이랑 먹으라고 하고 이러고 있네요
저 어쩌면 좋죠
IP : 218.237.xxx.12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익명
    '04.10.10 9:12 PM (194.80.xxx.10)

    애도 없으면서 이렇게 말씀드리면 주제넘는 짓인 것 같지만...

    제 생각에는 아이가 좀더 커서 놀이방이나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 아이 없는 시간에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러 다니시구요.
    지금 꼼짝달싹 아무것도 배우기 힘드시면...집에서 외국어 공부 해보시면 어떠세요?
    영어 회화도 좋고, 일어회화도 좋고...
    좋은 교재 마련하셔서 하루에 30분이라도 짬을 내서 자기에게 시간을 투자하면 우울증이 조금음 사라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요즘은 평균 수명이 길어져서 인생 계획 장기적으로 세울 수 있거든요.
    적성에 맞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잘 생각하셔서, 차근차근 준비하세요.
    새로운 학위를 딴다거나, 자격증을 딴다거나...

    제가 어학공부 말씀 드린건, 외국어 한가지는 배워두면 어디 써도 쓰일 때가 있거니와
    외국어는 필요할때 준비하려고 하면 늦기 때문이에요.
    그리고...기회는 고민하는 사람이 아니라 준비하고 노력하는 자에게 찾아온다고 믿습니다.

    저는 혼자 밥먹어도 정성껏 만들어서 차려먹습니다.
    82쿡에서 배운 새로운 요리를 연습하는 기회로 생각하고요...
    자주 연습을 해야 나중에 손님 왔을 때 눈감고도 후다닥 만들수 있지 않겠나 싶어서요.

    맛있는 거 해드세요. 화이팅!

  • 2. 힘내세요
    '04.10.10 9:24 PM (61.255.xxx.151)

    저도 아이 둘 낳을 때마다 산후 우울증이 있었습니다. 첫째 때는 낳자마자 객지로 내려와 키워야 하는 부담감 때문이었는데 그래도 심각하진 않았어요. 둘째 때 심각했습니다....
    권태기가 한꺼번에 오는 바람에 모든 화살이 다 남편에게 갔어요.
    아...이러다가 정말 못살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답니다.
    집에 들어와 왔다갔다하는 남편을 보는 것조차 꼴보기 싫었고, 나의 괴로움과 심리적 압박과 육체적 피곤함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남편....저 밖에 모르는 것 같고...아뭏든....

    1년을 그렇게 살았어요. 둘째가 어느 정도 제 몸을 가누니까 그때부터 서서히 풀리더군요.

    주변에 얘기를 해도 여행을 다녀오라는 둥 그러는데 애 둘 놔두고 어떻게 여행을 가나요.
    봐줄 사람도 없었고.. 그 기분에 혼자 여행을 가기도 싫었고..엄두도 안났고.
    전 그냥 한 몇 달을 적금 안넣고 돈을 썼어요.
    사고 싶은거 사고, 먹고 싶은거 먹었어요.
    그 괴로운 와중에 아껴쓰고 저축하는 거까지 하기 싫었거든요.

    뭔가 하나의 돌파구를 찾아보셔요.
    앞뒤 재지마시고...이거 하나는 당분간 내 맘대로 할테야..하는.
    남편이 내 맘, 내 처지 이해해주려니 기대마시구요.
    우리 남편만 그런지 몰라도 나도 힘들어...모드로 나오더군요.

    그리고, 아가한테는 잘 해주세요.
    엄마가 스트레스 많은 상태로 아이를 돌보면 아이도 짜증이 많아져서 서로 더 힘들어져요.
    아이를 잘 키우는 것도 그 어떤 일보다 어렵고, 가치 있는 일이잖아요.

    힘 내시구요.
    하고 싶은데 이거저거 생각하느라 꾹꾹 눌러왔던 일을 하나 찾아서 해보세요.
    나만 생각하세요. 당분간은...
    화이팅 하십시오. 화이팅!!!!!!!

  • 3. 안나돌리
    '04.10.10 10:00 PM (210.113.xxx.56)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20여년전~~~후훗
    근데 지내놓고 보면 정말 잠깐이얘요. 그 시절엔 애는 누가 좀 키워주고 직장이나 내 일했으면좋겠다구 했는데... 힘들어도 즐겨보세요. 정말 지금은 그 시간들이 너무 잠깐이랍니다. 아이와의 사랑이 가장 돈독해지고 아이도 날 제일 필요로 할 때이고... 여러가지 못해준 게 미안하기도 하고 ~~~ 내가 한가해 질때 아이는 내 둥지에서 멀리 가 있을 때거든요.... 주위 젊은 엄마들에게 늘 제가 강조하는 이야기며 아들보고도 너가 능력껏 돈많이 벌고 될 수 있으면 아이는 엄마가 사랑으로 키우는 시간 많이 주라고 강조한답니다.

  • 4. 초보맘
    '04.10.10 10:02 PM (218.51.xxx.24)

    돈있는 사람이 돈쓰는거 뭐라고할건아니죠..
    왜 소비까지 평균에 맞춰야한다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한심하게 생각하며 그 카페 들어가서 글들보며 이렇게 글쓰는 님이
    더 이상해요.

  • 5. 초코초코
    '04.10.10 10:14 PM (220.81.xxx.28)

    정말 힘든 시간들이죠..
    일단 다이어트부터 하셔요.그래야 거울 속의 내 자신에게 자신감이 생겨요.
    하루에 한시간은 운동 시간내셔요.아이에게 이 시간은 엄마시간이다..
    주지시키고요.다 알아들어요.습관 되면 엄마 주위에서 저 혼자 놉니다.
    공부라..세살 넘어야 좀 떨어지죠.누가 안 봐주는 바에는..
    힘내세요..!

  • 6. 원그리
    '04.10.10 10:15 PM (211.58.xxx.139)

    따뜻한 말씀들 감사해요

  • 7. 싸리버섯
    '04.10.11 8:14 AM (211.51.xxx.41)

    음....제 생각에는
    아이 키우면서 날마다 좋은 엄마가 어디있을까요??
    우울증도 왔다가 심각한 고민도 햇다가 다시 아이키우다가
    그러다가 세월가는것 같아여~ 별 돔 안됐져???
    남들도 다 그렇다구여!!
    힘내세여

  • 8. 넙덕양
    '04.10.11 12:12 PM (211.189.xxx.167)

    에효....정말 동지애를 느낍니다...
    울 딸(둘째)도 만 24개월....정말 가끔은 우울한 내 신세(?)로 인해 멍해질때가 있어요..
    (아기 키워 보신분들..항상 그렇다는게 아니란걸 아시죠? ㅎㅎ)
    그럴때는 아이를 잠시 방치해두죠...지금처럼....
    (전 컴을 하고 울 딸은 거실에서 김에 밥 올려 돌돌 말아 먹고 있네요...)
    항상 머리속에선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를 되뇌이고 있답니다...
    그래서 ㅎㅎ 며칠째 머리굴리고 있습니다. (실현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번 목요일에 울 첫째.. 어린이집 '베게 가져가는 날'이어서 외박합니다.
    혼자서 어디론가 떠나보고 싶지만 눈 땡그랗게 뜨고 있는 울 딸 놔두고 갈수가 없어서
    딸과의 둘만의 여행(?)을 꾀하고 있지요...
    만약 성공한다면 한동안은 활기있게 보낼수도 있을것 같네요...
    저도 저 스스로를 구제하지는 못하고 있어서 뭐라 말씀드리기 그렇지만..
    일단 남편은 제껴두고 (우울할땐 뭐든지 밉게 보이잖아요..)
    아이와 함께 할수 있는 뭔가를 찾아보세요..
    공원 산책도 좋고, 사시는 곳에 키즈까페 같은곳 있으면 아이 놀게 하시고 여유롭게 커피한잔 마시는 것도 좋고, 그냥 가끔은 책이나 장난감 안겨주면서 방치하셔도 좋고, 당일로 다녀올수 있는 기차여행도 좋고,,,,,그러다 보면 일단 활기를 되찾을수 있지 않을까요?
    활기를 되찾으면 재취업이든 육아든 긍정적인 방법들이 보이지 않을까....
    에구구...쓰다보니 다 제가 간절히 하고 싶은것들이네요..
    ----- 이상 넙덕양의 허접한 리플이었습니다...--------------(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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