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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이라는거....
며칠전 만난 친구생각에 심란한 맘을 익명으로 옯겨볼까합니다.
고3아이를 둔 친구. 평소에 차분하고 지혜롭고 철학적인 성격을 가진 참 좋은 친구인데요.
친구들 상담도 잘해주고 특히 남의 얘기 할 때 늘 좋은점만 부각시켜 전해주고..
그런 친구인데 아이가 수능을 얼마 후에 보게 되니까 이생각 저생각이 다 나나봐요.
제게 "복 중에 어떤 복이 제 일 큰 복 인줄 아느냐?" 고 묻더군요
순간 그런 생각 않고 50을 바라보며 살고 있던 저는 대답을 선뜻 못했습니다.
묻는 의도도 몰랐고 ...
남편복인가.... 자식복인가.... 중얼거리듯 말하는 내게 단호하게 그러더군요.
"부모 복 인것 같아"
부모복...... 자기가 지금 아이에게 그 복을 주지 못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우울증이 올 정도라고...
아이가 초등학교 때에는 수재라고 불리었습니다. 물론 친구는 극성엄마가 아닙니다.
중학교때까지도 그냥 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이 친구가 경제적으로 딴곳에 신경 쓸일이 있어서 아이를 잘 돌보지 못했습니다. 그냥 지가 알아 하겠거니 했죠.
그것이 고3인 지금은 4년제 대학을 바라보기 힘들게 되었으니까요...
물론 아이 성적이 좋다고 부모복있는거는 아닙니다.
친구가 생각하기에는 자기가 아이를 조금만 추스렸다면 아이의 중대한 일이 이렇게 허무하게
생각들지는 않았다고...
저는 아니라고 ..너는 참 좋은 엄마라고 얘기 해 주었지만 사실은 요즘은 엄마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성적도 달라지는 것 같더라구요.
제 생각엔 우리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항법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고등학교때까지는 어떤 학원이 좋은지 어떤걸 가르쳐야 하는지 먼저 알아서 앞서가야 하고,
모든일에 인생의 선배로서 길잡이가 되지 않습니까...
이 나이가 되면 복이라는 것도 생각하게 되고 그러나봅니다.
어떤 부모를 만났냐에 따라서 아이의 인생이 50%이상을 결정이 된다고 하네요.
경제적인것은 더 말할나위도 없고.
저도 돌아봅니다.
내 아이들에게 과연 부모복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는지.
아닌것 같아서 이 아침 날씨만큼 저도 우울해 질려고 하네요.
1. 에휴
'04.10.8 11:09 AM (61.255.xxx.151)전 아직 아이들 다 키우려면 아직도 먼~~ 엄마지만, 요즘은 정말 부모와 자식이란 게 뭘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누군가가 한 사람은 집에서 맞아주고, 챙겨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저희 집에서는 그게 제가 되었구요.
하지만, 제 가슴 속에는 아직도 성공하고 싶고, 저만의 커리어를 가지고 싶은 욕구가 불끈불끈 솟습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 챙겨주고, 놀아주고, 유치원이니 무슨무슨 교구니 알아봐주고...하는 것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일이고, 앞으로 학교 들어가면 더 그럴 것이고...하는 생각에 나의 커리어를 찾아 나갈 것인가 아니면 좋은 엄마로 최선을 다하는데 만족할 것인가 고민 중입니다.
엄마가 항법사가 되는 것도 대학 가기까지만인게 현실인거 같아요.
사춘기만 되도 우선 엄마가 귀찮아질 것이고, 대학 들어가면 더하고 장가가면...뭐 내 자식이다 이런 개념도 버려야 한다고 하고....
가끔은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흥, 너희들 열심히 키워봤자 다 지들밖에 모를 것....하는 것도 엄마로서 먹을 마음이 아닌거 같구.
자식은 키울 때 재미라고들 하지만...그래서 예전보다 지금이 부모가 되는 것이 부모로 살아가는 것이 더 어려운게 아닌가 싶습니다.
키울 때는 열심으로 키우고 또 어느 순간에는 미련 없이 떠나보내줘야 하니 말이죠.
그래도 아마 전 아이에게 열심인 엄마로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저도 꾸리한 오전에 원글님 글 읽고 몇 자 적어봤습니다.2. yuni
'04.10.8 11:34 AM (211.204.xxx.46)저도 갑자기 우울해지는데요.
생각해보니 저만큼은 제 아이들이 부모복이 없는거 같아요. ㅠ.ㅠ3. 에스델
'04.10.8 11:51 AM (220.125.xxx.15)가슴이 뭉클합니다.
8개월된 아이의 엄마가 되고부터, 시댁/친정 부모님-저&남편-우리 아기, 가족과 세대의 관계에 대해 부쩍 많은 생각이 들게 됩니다.
부모 모델인 친정 부모님에 대해서는 비판과 존경....애증이 특히 교차하고요.
막상 제 아이는, 첫 아이라 그런지....어떻게 해야 잘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냥 사랑하는 마음만 전해지기를 바라면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긴 하는데, 이 시기에 이 아이의 앞날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 줘야 최선인지 고민스럽습니다. 또, 아이 아빠는 어떤 방식으로 육아에 참여 시켜야 할지...
평소에도 원글님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같은 생각의 글을 읽으니 제 생각이 더욱 강화되면서 아이에 대한 책임감에 어깨가 더욱 무거워집니다. ㅜ,ㅠ help me~!!!4. 참
'04.10.8 12:06 PM (211.43.xxx.68)한국에서는 부모하기도 힘들고, 자식하기도 정말 힘듭니다. 그려....도대채 부모가 어디까지 ,자식이 어디까지...부모가 인도하는대로 가는 자식..글쎄요. 속안썩이고...잘 살겠지만 위대한 인물은 안 나올것 같아요.
5. 부모복?
'04.10.8 1:37 PM (218.145.xxx.6)위에 참님,.. 동감합니다.
원글님의 친구분, 아이 때문에 자격지심이지요. 부모가 뒷바라지 안해도, 항법사를 안 해도
잘할 아이는 잘 합니다. 부모가 인도하는대로, 속 썩이지 않는 아이, 잘 살지는 모르지만,
위대한 인물은 안 나오지요.
가능만 하다면(부모가 인격적으로 성숙해야 하지만), 자식들이 하는대로 바라보기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부모의 영향을 받아서 공부 잘하는 아이, 다행히 적성이 맞으면 모르지만,
부모의 기대에 부응한다는 것이, 아이들의 능력을 무시하는 결과가 너무나 많습니다.
저도 아이들 둘 다 공부 잘해서, 남들이 부러워 하는 직업에 종사하지만, 그 아이들 보면
항상 마음이 아픕니다. 부모가 아이들의 인생에 어설픈 항법사노릇을 안 했더라면, 더 나은
삶을 살텐데하구요. 사회적 성공....글쎄요. 훨씬 삶을 각박하게 살 수 밖에 없어요.6. 생크림요구르트
'04.10.8 2:06 PM (218.145.xxx.253)저도 자격지심에 한표;
저는 학부모가 되려면 아직 몇 년 남았지만...
어떻게 하면 자식을 공부 잘하게 만들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자식이 공부를 못해도 자격지심 갖지 않고 살 수 있을까에 대해
주로 고민해 보고 있습니다^_^;;7. ....
'04.10.8 3:01 PM (218.237.xxx.139)부모 뒷바라지 없이도 잘 할 애는 잘 한다는 말 맞아요..
8. 자격지심
'04.10.8 3:20 PM (211.225.xxx.205)제가 답글 달려고 왔더니.. 윗 세분이 다 해주셨군요.
제 친정오빠의 아들..(저한테는 조카지요) 공부잘합니다.
오빠랑 올케랑은 10년전에 별거(사실은 이혼과 다름없음) 상태고..
오빠는..제가 어떤분 고민들에 답글 단적도 있는데.. 능력없이.. 친정 식구들한테
일일이 돌아가면서 손벌리고..자신의 손으로는 돈하나 벌어본적도 없고..
나이 50이 다 되어가도록..아직도 그모양 그꼴로 삽니다.
아비라고 해봐야.. 교육비를 얼마나 대줬는지.알수도 없고..정말 한심합니다.
올케언니.. 남편이 그모양이라고 돈벌겠다고.(아이 어릴때) 나가더니..
몸버리고 바람나서..(설상가상....별거하게된 이유)남자들한테 ..이용만당하고..
10년전에 이혼해달라고 난리치고 했는데...
제조카..정말 공부잘합니다.
부모가 둘다 그모양이니..언감생심..과외? 그게 뭔지도 모르고..
제 남편은 조카가 너무 아깝다고..울집에 데리고 와서..가르치자는데..
저야..그러고 싶죠..명색이 고몬데..그런데.또 올케가 자기 자식인데..맡기고 싶어하지않고..
그리고 친정부모님도 가만계시는데.. 우리가 주제넘게 ..데리고 오고 싶다는 말하기도.그렇고..
남편과 저 사이에는 아이가 없는데..남편은 자랄때 공부를 못했답니다.
그래서 .공부만 잘한다면~ ...뭔짓을 해서라도..다 시키겠다고..늘상 말합니다.
사설이 길었는데요...
그 아이가 지금 고2됐습니다.(남자)
조카도..저희친정에..올케가 안보내더니만..남자아이라서 그런지..
중학교 들어가더니...할머니 할아버지..보고 싶다고 제발로..찾아옵니다.(핏줄이 뭔지)
중학교때..성적평가 받는것이 있다면서요? 전국평가..
그때 조카가.. 전국석차 12위였습니다.
어릴때..그러니까 5살때는 수학경시대회에서(어릴때닌 산수겠지요) 장관상을 타기도 ...
지금 고2됐습니다.
선생님이..그랬다는군요..너는 학원같은데..시간아까우니 다니지 말고..혼자 공부하라고..
거기다 품성은 얼마나 반듯한지..
아무것도 안해준데다가..집안이 이렇게 엉망이라도.. 잘크는 아이는 잘큽니다.
다만..아쉬운것은..
그애의 세상이 ....우물안의 개구리처럼..너무 좁게 한정되어지는것일뿐..
더 크게 ..더 높게.. 발전할수도 있었는데...
제가 부모였다면..
아이의 가능성을 그만큼뿐이 자라지 못하게 하지는 않을텐데..
국내서.."사짜" 직업 시키면서....그냥 그렇게 살게는 하지 않을텐데....안타깝지요.
(사짜" 직업 가지신분들에 대한 비하는 아닙니다. )
그런데.. 원글님 말씀도 일리는 있습니다.
제 조카도 부모복은 없습니다. 불쌍한 녀석..
대학등록금이나 한번 내주려고..생각하고 있습니다.
친정쪽 조카들은 전부 공부잘하고..
시댁쪽은 다들 별로입니다.(고액과외니..특수과외니..별짓을 다해도..)
그것만으로도..시어머니나..남편에게...어깨가 으쓱해진다는9. 글쎄요
'04.10.8 3:46 PM (211.201.xxx.70)자격지심이라기 보다는 그 친구분이 어떤 상황인지 몰라도 넋두리아닐까요.
누구나 부모가 되어서 그런입장이라면 특히 자기가 뒷바라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미안한 맘 들겁니다. 윗분들 예를 들어주셨는데 물론 부모없이 자란사람도 너무나 훌륭한 사람 많습니다.
다들 잘키우고 싶은 생각에 조언도 주고 길도 열어주고 하죠. 그렇다고 훌륭한 사람이 못됩니까.그냥 바라만 본다고 위대한 인물이 될까요.아직 아이가 어려서 단언은 하기 어렵지만 저라면 넘치지 않는 항법사가 될거같은데요. 넘친다는게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지요만은.10. 요조숙녀
'04.10.8 5:32 PM (221.154.xxx.120)내가 아는 어느엄마. 호프집을했죠. 담배피고 술먹고 춤추러다니고....
아이가 3있었죠, 헌데 이아이들이 어찌나 착하고 공부도 잘하는지 모두 일류 대학나와 아들은 대기업에 취직했고 딸둘은 미국유학갔답니다. 동네서 부모가 전혀 신경안써도 아이들이 반듯하게 자랐다고 칭찬이 자자하고 모두들 부러워합니다.
내생각은 엄마가 따라다니며 신경써서 돌봐주는것도 좋지만 혼자 할수있는힘을 길러주는게 더 좋은거 같습니다.
고등학교 이상되면 절대 엄마가 어쩔수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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