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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에서~~~1탄

쵸콜릿 조회수 : 1,264
작성일 : 2004-10-06 11:38:05
제가 중3에서 고1로 접어들 무렵...

우리집 앞에 작은 독서실이 하나 생겼습니다.

제 밑으로 띠동갑 남동생이 있는 관계로...집에선 학습분위기가 형성되기 어려웠죠 ^^;;;

어느날 공부를 하다가...영영한사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독서실 총무아저씨(대학생)한테 빌려달라고 했더니...없는데 기다려보라고 하더군요.
5분쯤 지났나...요상하게 생긴 책을 한권 주면서...쓸만큼쓰고 달라고 하더라..그러데요.
책을 딱 펼쳐보니...영영사전...그니까...미국에서 쓰는 국어사전이죠.
하드커버에...엄청 뽀대나게 생겼더만....거기에 있는 설명을 해석하느라 머리쥐나고...한30분 씨름했나

열도 좀 받고 자존심때문에...ㅋㅋ

그래도 바로 갖다줄 수있나요...한 두시간 갖고 있다가 잘봤다고 갖다주면서 누구꺼냐고 물었죠.
그랬더니...뒤에서 제껀데요...키도 크고 덩치도 큰 동급생 남자였는데...순간 괘씸한 생각이 팍!
그래도 교양을 잃지 않고...잘 봤는데 별로 안 고맙고 앞으로 더 볼일은 없을 것 같다하고... 들어왔죠.

알고보니 미국서 들어온지 몇개월안된 친구더라구요.
내말을 제대로 알아 들었는지...어쨌는지

근데~~~그담부터...도대체 내가 어찌 생각이 되었나
일주일에 한번씩 선물이랍시고 주는데...저 나올때쯤 기다렸다가
얼마나 남자가 쪼잔해보이는지...덩치에 안어울리게
지점토로만든 장미꽃다발
호두를 아주 정교하게 쪼개서 그 안에 영시같은걸 적은 쪽지 넣고 다시 붙이고
직접 만든 상자에...비누꺼정 직접 만들어서
과자도 구워서 줄때도 있고...생각도 잘 안나네요.

와~~~하고 좋았겠다...하시는 분들 계실지 모르지만...전 사실 이런거 조물 거리는거 못하구요.
여자들이 하는 건 이뻐보이는데...남자들이 하는 건 쫌...쪼잔해보이고 성격이 의심스러워요.

암튼...좀 성가시기도 하고 대화도 잘 안되고...부담스럽기도 해서
결정적으로 타이밍이 입학하고 학교다녀야 하는 날이라...독서실을 그만 다녔죠.

중간에 집으로 전화도 몇번 했는데 아주 간단한 통화로 거절하고...이렇게 세월이 15년이 지났네요.

며칠전에 싸이로 쪽지가 한통 왔어요.
그 친구한테....제가 7살에 학교를 들어가서 동급이어도 한살 어렸죠.
자기랑 동갑인줄 알고 찾았는데...혹시나 했더니...제가 맞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제 이름이 좀 특이(^^;;;)하거든요.

답장을 어찌보낼까 하다가...걍 맞다고 보내고 반갑다고 보내고 서로 인사주고받고 그랬어요.

그 사람 홈피에 가보니...여전히 그렇게 쪼잔하게 살고 있더군요.
영어도 잘하고 유능해서 멀쩡하게 좋은 직장은 다니는데

취미가 여전히
테디베어 만들고...이 부분에서 쓰러지겠더라구요.
빵굽고 과자굽고...으흐흐...
결혼하면 아주 성능 좋은 오븐이 갖고싶다네요...ㅋㅋ

울신랑한테 말했더만...쓸데없이 싸이질한다고...하더만요.
그래서 제가 혹시 만나면 같이 보자 그랬죠.

그랬더니...애들 다델꼬 나가라..그러데요 ㅋㅋㅋ

싸이에 쪽지한장으로 옛날 생각 잠깐했어요...제가 가을을 좀 타거든요.
찬바람이 싸~~~하게 불면...그 바람만 하염없이 맞고 있어도 좋은 ㅎㅎㅎ

다들 맛난 점심 드세요 ^^
IP : 211.35.xxx.9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잠보
    '04.10.6 12:03 PM (211.178.xxx.147)

    아니... 쵸콜렛님....ㅋㅋㅋ
    여전히 쪼잔히 살고있다고요... 요리가 취미인건 괜챦은데, 테디베어까지는 좀 그렇네요.
    한 며칠 재미있으셨겠어요...

  • 2. yuni
    '04.10.6 12:30 PM (211.210.xxx.163)

    님 글 읽으면서 저도 옛생각 잠시 했습니다.
    나도 그 시절에 그런 머스마 있었나??? 없군요... -_-ㆀ ←좌절.

  • 3. 와사비
    '04.10.6 12:47 PM (218.153.xxx.154)

    아..지점토로 만든 꽃다발... 호두를 쪼개서 영시를...!!
    꽈당 넘어갑니다..ㅋㅋㅋ

  • 4. 샘이
    '04.10.6 12:51 PM (210.94.xxx.89)

    ㅎㅎ 넘 잼있습니다.. 저두 잠시 옛추억에 잠겼습니다..

  • 5. 겨란
    '04.10.6 1:12 PM (211.119.xxx.119)

    아 누군지 몰라도 제 이상형입니다 푸핫

  • 6. 쵸콜릿
    '04.10.6 1:29 PM (211.35.xxx.9)

    내일 쫌 한가하면 싸이~~~2탄 나갑니당 ㅋㅋ
    겨란님
    그 친구 싸이주소 알려드릴갑쇼...말씀만하셔라 ^^
    전번두 받아줄 수 있는디 ㅋㅋ

  • 7. 겨란
    '04.10.6 1:31 PM (211.119.xxx.119)

    (크게 손을 내저으며) 아이구 아닙니다. 당분간 남자는 사양합니다요.

  • 8. 재밌네요
    '04.10.6 1:33 PM (211.242.xxx.18)

    으히히 옛날남자도 멋지고 ㅎㅎ
    지금남자는 더 멋지네요 ㅎㅎㅎ

  • 9. 키세스
    '04.10.6 1:34 PM (211.176.xxx.188)

    ㅋㅋㅋㅋ

  • 10. 생크림요구르트
    '04.10.6 2:14 PM (218.145.xxx.156)

    호두에 영시..........(쓰러짐)
    제 친구 중 캡슐에 종이 들어 있는 쪽지캡슐;같은 거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
    (정말 얄약같은 데다가 얇고 예쁜 종이 말아 넣더라고요...되게 신기했음)
    소개시켜 드려볼까요^^;; (나 오늘 웬 중매모드;;;;)

  • 11. 상은주
    '04.10.6 3:18 PM (61.74.xxx.17)

    저두 싸이 하고 싶은데.. 사진도 올릴줄 모르고 이름 아니 성이 넘 특이해서 사람찾기 하면 한방에 찾아 버릴듯.. 하기야 찾아올 사람도 없지만요.. 그래서 안하는데.. 함 해볼까?

    82식구님들이 놀러와주시면 되겠네요..호호호..

  • 12. 나너하나
    '04.10.6 3:27 PM (61.73.xxx.148)

    제가 좋아했던 사람들은 많은데 절 좋아해준 남자가 없어서...
    일단 부럽습니다......ㅠㅠ

  • 13. 맨날익명
    '04.10.6 4:33 PM (221.151.xxx.231)

    큭큭 저 중3때 사귀었던 남자아이는 자기머리카락을 색색깔로 분류해서 스카치테이프로 붙인 작은 컬렉션을 주더군요.
    그집 엄마가 장남이라고 여자친구 사귀는것을 싫어하셔서 그이후 쫑났는데 공부도 잘해서 학교도 sky갔는데 적성에 안맞게 사업한다고해서 놀랐어요.
    묘하게도 셋째 동생과 친해진 바람에 어쩌다 한번씩 소식 듣고 있지요.
    그외에 동호회에서 만났던 친구-사귄건 아니고- 취미가 작은 종이학같은거 접는거였던가 다른 취미도 있던가 그랬는데 기념으로 작은 전구에 5미리짜리 종이학 넣어서 아이새도우 동그란 캡슐? 하여튼 그런거에 파쇄기에 잘려진 종이같은거 깔아서 샤넬넘버5향수 뿌려서 준게 잇습니다.
    꽤 오래 되었는데 그녀석 지금은 잘사는지.....

  • 14. 방긋방긋
    '04.10.6 7:50 PM (168.154.xxx.174)

    초콜릿님....
    혹시 그 남자분 82회원 아니실까여? ㅋㄷㅋㄷㅋㄷㅋㄷㅋㄷ
    그냥.. 성능 좋은 오븐 얘기에 82회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음하하하!!!!!!!!

  • 15. 고미
    '04.10.6 10:05 PM (61.111.xxx.115)

    나두 싸이나 해볼까나

  • 16. ...
    '04.10.8 10:24 AM (220.117.xxx.82)

    싸이 하다가 우울증 걸린 사람두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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