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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아이 입맛

원두커피 조회수 : 1,208
작성일 : 2004-10-06 11:05:16
얼마전까지 가뭄에 콩나듯 리플만 간신히 달던 커피빈...입니다..
새로운 커피빈님의 등장으로 오늘 아침 '원두커피'로 바꿨답니다.
많이 기억해주세요^^    
그 기념(?)으로 자게에 별 얘깃거리도 안되지만 저희 아이의 조그만 변화를 자랑(?)하고 싶어서요..
요즘 엄마들 대부분이 그렇지만 아이에게 단거 잘 안먹이잖아요.
저도 아이가 어렸을 땐 사탕이나 과자 그런거 전혀 안줬었거든요.
그런데 시아버님이 단거를 무지 좋아하신 덕분에 냉장고에는 항상 사탕이나 초콜렛- 이런게
가득했었구요. 이런 것들로 아이의 마음을 사로 잡기에 재미들이신 시아버님, 더욱더
새로운 거 사다 놓기 바쁘셨구요.
거기다가 큰 고모부가 미국인이시라 햄버거, 피자, 고기 이런거
좋아한다고 큰형님 내외분 오시면 항상 고기반찬이 상에 오르고..
(참고로 일주일에 두세번 오십니다--;;)
저 퇴근하고 집에 가면 고기냄새가 지글거리고..
하루종일 함께 하지 못하는 아이의 입맛은 어느새
여기에 길이 들여져 있더군요. 일주일에 한두번 피자나 햄버거 먹어야 하고, 안 사주면 떼쓰고..
생선은 비리다고 안먹고 나물은 맛없어 보인다고 젓가락도 안대고, 식빵에는 딸기쨈 듬뿍 발라서
먹고, 치킨도 좋아하고.. (이거 대부분 시아버님 식성입니다. 이렇게 먹는 거 보곤 더 먹어라, 하시죠)
저랑 남편이 고칠려고 무지 노력했는데 힘들더라구요.
그러다가 올 봄, 여러가지 사정이 생겨서 분가를 하게 됐어요.
이제서야 제 맘대로 식단을 차릴 수 있게 된거죠.
사실 그 전에는 시아버님이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차리게 되고
또 몸에 좋다고 해드려도 젓가락 한 번 안 대시니까 솔직히 별로 요리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거든요.
특히 남편은 요즘 애들이 패스트푸드나 단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공격적이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걸 누누이 얘기하는데 사실 100% 공감은 하지 않았었거든요.
애들이니까 과자도 먹어야 하고 생일잔치가서 피자나 치킨도 먹을거구..
먹는게 그렇게까지 영향을 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너무 몰랐었죠--;;
그러다가 뭘 해먹을까 여기저기 뒤져보다 보니까 몸에 좋은 음식, 나쁜 음식 이런게 조금씩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그동안 많이 몰랐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거창하게는 아니지만
조금씩 바꿔가려고 노력했어요.
고기는 일주일에 한번, 생선은 이틀에 한번, 두부나 콩요리는 거의 매일, 계란도 유정란으로,
소금은 구운 소금으로, 해조류도 일주일에 두세번정도..
아무래도 요리도 잘 못하고 시간이 항상 아쉬운 사람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바꾸려고
한거죠. 외식할 때도 햄버거, 피자 이런거 안먹구요.
아이가 첨엔 힘들어 하니까 한달에 한번만 먹자고 했구요.
그 와중에 다행인건 새로 전학온 학교의 급식이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과 아이가
6학년이 되면서 생일파티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거죠.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더니 급기야 어제 저녁 식탁에선 청국장(경빈마마님께 주문한거)을
아주 맛있게 먹으면서 "왜 내가 옛날에 햄버거를 먹었는지 몰라, 지금은 햄버거 생각만 하면
느끼해지고 이상해" 이러는거 있죠. 저 밥먹다가 감격했다는거 아닙니까.. 남편도요,  
이거 성공이라고 해도 되는거 맞죠?
아직 갈길이 멀었지만 분명한건 부모가 노력하는만큼 아이의 입맛이 바뀔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실 이렇게 까지 된데에는 82COOK의 도움이 아주 컸다는 걸 꼭 밝히고 싶어요. 이건 남편도
인정하는 부분이예요^^;;
요리솜씨도 별로 없고 아직 뭐가 몸에 좋은지 나쁜지 많이 알지도 못하지만 어제 아이의 얘기를
들으면서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고로 둘째 아들녀석(4학년)은 정말 뭐든지 잘 먹습니다. 아주 예쁜짓만 골라하죠.









IP : 61.74.xxx.1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tella
    '04.10.6 11:23 AM (203.240.xxx.21)

    축하드립니다^^
    초등 6학년이면 아직 어린데 그걸 깨달은게 기특하네요.
    원두커피님 정성이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실 거 같아요^^

  • 2. 개월이
    '04.10.6 12:29 PM (222.101.xxx.160)

    입맛이란게 길들여진 거라 바꾸기 쉽지않은데...
    가족 건강을 챙기시는 원두커피님의 노력이 눈에 보이는듯 하네요

    정말 애만히이쓰셨습니다 박수 짝짝짝 !!!!

  • 3. 열쩡
    '04.10.6 12:38 PM (220.118.xxx.233)

    어제 생로병사의 비밀을 보니
    어린아이들 정말 심각하더라구요...
    아이스크림, 과자, 피자, 햄버거, 고기...
    부모가 잡아주지 않으면 큰일이겠다 싶었는데
    원두커피님은 성공하셨네요
    공유할 수 있도록 식단 공개해주세요
    정보 공유 합시당~

  • 4. 원두커피
    '04.10.6 1:08 PM (61.74.xxx.70)

    그다지 정성이랄 것도 없는데 노력에 비해 과한 칭찬을 듣는 것 같아 쑥스럽네요--;;
    사실 요리솜씨도 별로 없고 맛깔스럽게 잘 하는 음식은 아니지만 그냥 맛있게 먹어주는
    남편과 아이들이 고마울뿐이지요. 애들이 식탁에서 반찬투정할라치면 남편이 그냥 안두거든요. 아버님이 꽤 까탈스럽게 구시는 거 보고 자라서인지.. 오죽하면 저희집 좌우명(?)이 '주는대로 먹자'일까요.^^ 식단을 공개하라시면 전. 그냥.. 일단 몸에 좋지 않은 것만 줄여나가자는 주의예요.

  • 5. 빈수레
    '04.10.6 1:54 PM (211.204.xxx.81)

    축하드립니다~!!!

    거기서 일보 더 나아가실려면,
    밥을 백미가 아닌 잡곡으로, 점점 더 백미가 전혀 없는 현미잡곡밥으로 바꿔 보세요.
    그럼 아이는 물론이고 어른들조차도 어느날 보면 고기가 전혀 생각 안나는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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