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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에 대한 두려움...

승연맘 조회수 : 968
작성일 : 2004-10-04 12:36:37
어제 밤 11시에 병원에 갔었습니다. 가진통인지 조기진통인지 알 수 없는 극심한 진통때문에
남편도 출근한 터라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겨우 힘을 내서 갔습니다.
아이가 개월수가 작아 아직 모르겠다며 일단 진통제를 맞자고 합니다. 그래서 누워서 신음만 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일 마무리하고 겨우 왔는데...일요일에도 출근하니 얼마나 힘들겠습니까만은
피곤이 쩔어든 얼굴로 힘들어하는데...참 속이 상하고 미안하고 그렇더라구요.

정 힘들면 입원하라는데..입원할 처지가 아니거든요. 큰 아이를 맡길데도 없구요....
그냥 종일반에 넣고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어쩔 수 없지요. 어떻게 하겠습니까.
아버진 항암치료중이고 언니는 시어머님이 올라오신다고 해서 어쩔 수가 없더군요.
결국 친정언니와 부모님께 도움을 청하고 어린이집이 끝나면 데려가 봐주시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전 큰 아이를 예정일보다 열흘이나 늦게 낳아서 '조산'이라는 건 남의 일인 줄 알았습니다.
물론 어제도 조기진통이란 아닌 것으로 진단 내렸지만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추석때문이었습니다.

제사가 삼일전에 끝나서 추석 전날부터 몸이 안 좋았고 가서도 내내 힘들었는데 배려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분위기 살벌한데다 형님도 이번엔 쉬라는 말씀 별로 안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솔직히 쉰들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전 어머님은 몰라도 형님이 혼자 힘들게 일하시는 게
너무 미안하고 불편해서 그냥 했습니다. 무거운 거 들게 시키시고 앉아있지도 못하게 하는 시어머님이
미웠지만 며느리가 많은 것도 아니라 둘뿐이고 제가 겉으로 보기엔 튼튼해보이는 지라..^^;
뭐라고 변명하기가 그랬습니다. 몸이 불편하신데 당신이 옮길 건 아니지만 보온밥통(압력10인용)
옮겨라...이불 개라(재래식 솜이불 두꺼운 거)..게다가 큰 애가 잠을 설쳐서 추석 당일날 2시간 잤습니다.
5시반에 일어나 또 일했죠. 나중엔 현기증이 나더이다. 남편도 밉고 다 싫었습니다.

그런데 그 여파가 한주 내내 오네요. 무거운 거 들다가 허리 다친 거 파스도 못 붙이고...
(임산부는 파스도 조심하랍니다) 에어파스 한번 뿌리고 말았습니다.
잠을 청해도 아프기만 하고...생각해보니 오늘도 지금까지 물만 마셨네요.
수요일은 푹 쉬고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니까 목, 금요일까지도 참을만 했는데 토요일, 일요일에 남편이 비상이라
출근하는 바람에 애를 하루종일 보다가 이런 일이 생긴 거 같아요.
다른 집에 비하면 악독한 시댁은 아니지만, 이번엔 왜 그렇게 서운한지...명절때 남편이 혼자 잠만 자고
아무것도 안 도와준 게 지금도 화가 날 정도라니까요.

하긴 누굴 탓하겠습니까. 다 제가 부덕한 탓이겠지요. 그래서 일주일..아니 한달동안 몸간수 하기로
했습니다. 컴퓨터도 하지 말라는데 유독 여긴 들어와지네요. 이것도 병인가 봅니다.
이제 또 누우러 가야겠습니다. 배가 아파 오네요. 임산부는 외롭고 고독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아프면 나만 손해입니다.


IP : 211.204.xxx.189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쵸콜릿
    '04.10.4 12:49 PM (211.35.xxx.9)

    추석때 너무 하셨네요 ㅠ.ㅠ
    다른사람 생각하지 마시고 잘드시고 푹 쉬셔야합니다.
    제 친구 임신기간 내내~~ 조산방지약먹고 암튼 무지 고생했습니다.

  • 2. 그린
    '04.10.4 12:53 PM (211.179.xxx.10)

    휴우...
    몸보다도 마음이 더 힘드셨나봐요.
    건강챙기셔야하는데 가족들 땜에 정작 그건 너무 어렵고....
    그래도 아프면 정말 나만 손해니까
    꼭꼭 챙기시고 순산하시길...

  • 3. 힘내세요
    '04.10.4 1:01 PM (61.84.xxx.107)

    이런.. 너무 힘드시겠네요.
    무조건.. 안정하셔야 해요. 상태가 위급하면 입원하시구요.
    임산부가 2시간 밖에 못자구.. 무거운거 들고.. 안먹고.. 에구구..
    전 둘째를 연년생으로 가져서..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우울증에도 시달렸었고요..
    그래서 어린첫째를 데리고 임신해있는 엄마를 보면 정말 남의일 같지가 않더라구요.
    가까이 살면 저라두 찾아가고 싶네요.
    육아나 가사일에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밤에는 남편에게 아이를 봐달라고 하시고..
    돈이 들더라도 가사일이 힘들면 파트타임 아주머니라도
    쓰세요. 조산하시면 태어나는 아기고생.. 엄마고생.. 정말 힘들어요.
    그리고 주위에 친하게 지내시는분 있으시면 집에 놀러오라고 하셔서
    같이 맛있는거 드시고 얘기도 나누시구요. 우울할때 혼자있으면 더욱더 우울해진답니다.

  • 4. 마이클럽에서
    '04.10.4 1:05 PM (221.151.xxx.231)

    추석전에 본 글입니다.
    산부인과에서 근무한다는 간호사라는데 명절 끝나면 유산,조산 산모들 엄청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디 몸조심하라고 당부하는 글이었는데 애가져서 몸도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 많이 받는데 명절때 그런일이 있으면 더 서럽지요.
    큰아이때문에 더 신경쓰이시겠지만 며칠만 눈 딱 감으시고 푹 쉬시지요.
    순풍 하시길 바랄께요

  • 5. ♣ ♣ ♣
    '04.10.4 1:10 PM (221.154.xxx.68)

    예정일이 언제이신지 모르나 조심하셔야해요.
    화장실가는 것외는 그냥 누워만 계셔야해요.
    마음 편하게 가지시고 음악들으시고 종교가 있으시면 그 분께 의지하시고 무엇보다도 마음이 편하셔야하니 서운한맘, 두려운맘,다 접으시고 아이와 대화하시면서 맘 편하게 지내세요.
    허리아픈 것도 어쩌면 아이와도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누워 계실때도 쿠션 받히시고 누우시면 한결 편안하답니다.
    마음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거 잊지마시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병원에 전화하셔서
    상의하시고, 여건을 조금 조절하셔서 몇 일이라도 입원하시는게 좋을 것 같은데!!!!!!!!!!!
    왜냐면 식사 때문에 아무래도 움직이게 되잖아요.
    전 10달동안 꼼짝 못하고 매일 가슴졸였던 사람이라 마음이 편해야 한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아이가 다 아는 것 같아요. 정말!~~~~~~~~~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 6. 마농
    '04.10.4 1:13 PM (61.84.xxx.22)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많이 힘드신 것같아요.
    한꺼번에 힘들구...나중엔 룰루랄라~~ 하는거라면 참 좋겠어요.그죠?
    몸조리 잘 하시구요.

  • 7. 강아지똥
    '04.10.4 1:27 PM (61.254.xxx.107)

    몸조리 잘하세여..

  • 8. 저런
    '04.10.4 1:33 PM (211.217.xxx.220)

    아직 아이는 없어도 님이 너무 이해되고 가슴 아퍼요.
    윗형님이 막달에 있는 명절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내내 일하셨다고 하셔서
    공포감이 밀려왔습니다.
    제가 한 예민하거든요. 님처럼 등치는 튼튼한데요.
    윗사람이라는 시모가 그딴식으로 애가진 여자에게
    대하는거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해도 이해가 안가네요.
    자기도 힘들었을텐데, 나도 겪었으니까
    너도 겪어라인가요?
    아기 낳기도 싫어질지경이에요.

  • 9. 깜찍새댁
    '04.10.4 1:45 PM (218.154.xxx.19)

    에구......
    명절에 넘 고생많으셨어요...쯧쯧...
    아무리 시엄니지만......좀 심하셨네요...형님이나 시모가 알아서 좀 말리셔야 하는것을 일하라고 시키시다니......
    우선 님의 몸과 맘을 편히 하셔야 겠어요...
    그리고 일땜에 힘들어하는 신랑에게 미안함 가지실만 하지만...
    그래도 님과 아기 생각하셔서 어느정도 신랑에게 도움 청하셔도 돼요!!
    명절때도 잠만 자다니요...간이 크신 신랑이시군요^^;;
    암튼 아무쪼록 건강한 출산 하시길 바래요

  • 10. 다솜이
    '04.10.4 1:45 PM (210.90.xxx.4)

    걱정 하실일 없이 꼬~~~옥 순풍 낳기 바래요... 그르게 내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니까요.
    맘을 편하게 가지세요. 안그래도 친정 아버지 때문에 걱정이 많으실텐데... 화이링!!

  • 11. 경험자...
    '04.10.4 1:54 PM (218.153.xxx.191)

    저도 큰 애를 28주만에 조산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병원에 가서 입원까지 했었는데.... 병원에서 양수가 터져 긴급 수술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배가 아파도 그게 남의 일이겠지, 하지만 절대 아니에요.... 정말 안정이 필요합니다... 누워서 머리도 보호자가 감겨주고 무리는 절대, 절대, 하면 안되요.... 괜찮겠지, 하는 생각을 버리시고 만일 병원에서 권하시면 그냥 입원하세요....
    경험자로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 때 낳았던 큰 아이는 얼마 후 하늘나라로 갔었구요... 그 후로 했던 마음고생, 정말 말로 못합니다... 정말 몸을 소중히 생각하세요...
    꼭이요.... 남의 일 같지 않아 글 올립니다...

  • 12. 은맘
    '04.10.4 2:07 PM (210.105.xxx.248)

    에궁~~~
    저두 지금 임신중인데
    꼭 그렇게 아프지 않아도 어쩌다 조산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때가 있는데.....
    승연맘님은 참 힘드시겠어요.

    몸조심 하셔서 건강한 출산을 바랍니다.

  • 13. 헤스티아
    '04.10.4 2:19 PM (220.117.xxx.238)

    어떻게해요... 사정이 어떻던지간에, 누구든 아파 입원하면 건강한 사람이 남은 사람 챙기는 법이니, 입원은 절대 안된다는 생각은 버리세요... 생명이 달린일인데요...

    저도 이번 추석에 괜찮다, 괜찮다, 고 일했던 임신 5개월 작은형님(다들 상상임신인가 할 정도로 몸은 건강... 그래두... )이, 괜찮을지 걱정되네요.. 일부러 늦게 오셔서 약간 얄미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겠거나 하고.... 암튼, 제가 워낙 임신때 힘들었던 터라, 힘쓰고 쭈구리는 일은 봐서 제가 다 했는데, 그래도 형님은 서운한 마음이나 아쉬운 점이 있겠지요... 다음 설날에는 푹쉬시라고 하고 싶은데(막달), 막내동서인 제가 그렇게 말씀드릴 권한이나 있는지 모르겠네요. (앗 엉뚱한 이야기)

    암튼.. 속히 편안해지시길 기원합니다.

  • 14. 생크림요구르트
    '04.10.4 2:20 PM (218.145.xxx.226)

    가진통이셨다니 일단 다행입니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육체적 스트레스보다 더 무섭답니다.
    부디부디 안정하시고 마음 편하게 다스리셔야 합니다.
    쉬실 때는 옆으로 누워계시구요, 수분섭취 충분히 하세요.
    건강한 아기 낳으시길 빌겠습니다...

  • 15. champlain
    '04.10.4 2:38 PM (66.185.xxx.72)

    어머,,승연맘님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전 실제로 조산을 해봐서 그게 얼마나 가슴 떨리는 일인지 잘 압니다..

    부디 푹 쉬셔요..
    우선은 건강한 아기 낳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혼자 힘들지 마시고 남편분께 말씀 하셔요.
    남편들이 약간 둔해서(?) 그렇지 이것 저것 부탁하면 또 잘 들어 줍니다.^ ^

    기분 푸시고 편안하게 지내셔요..
    화이팅!!

  • 16. 햇님마미
    '04.10.4 4:19 PM (220.79.xxx.93)

    아파서 어쩐대요..정말
    무조건 쉬셔야하는데 그게 또 안되고,,,,
    어쨌던 불길한 생각은 절대 하지 마시길,,,아이를 위해서
    정말 귀한것만 보고 좋은 것만 생각하고 행복한 마음을 가지길 바랄께요^*^

  • 17. 이거..
    '04.10.4 5:01 PM (64.203.xxx.135)

    쫘악~ 프린트해서 남편분 보여주세요.
    저도 배불러서 날라다니다가 한달 일찍 낳았어요.
    제 몸 상하는 건 그렇다쳐도
    아기한테 정말 미안하거든요.
    저희 시어머니 좋은 분이지만 애기 갖고 낳는 거에 별로 고생 안하셔서
    저 힘든 거 진짜 모르시더라구요.
    안겪어 본 사람은 모르실 수도 있으니
    너무 서운해 하지 마시구요.
    진짜 몸조심하세요.

  • 18. fm듣는중에
    '04.10.4 5:28 PM (221.151.xxx.231)

    최명길의 음악살롱 듣는데 어떤남편이 자기 마누라가 감기걸렸는데 임신해서 약도 못먹는다고 걱정하고있드만요.
    그다음 내용이 좀 거슬렸습니다.
    임신한 마누라 데리고 간게 무리였나 생각도 들었지만 배불른 며느리 온거 보고 배불렀는데도 왔다고 기뻐하시는 부모님이 동네 사람들에게 자랑까지 하는거보고 오기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다나요.
    오는길이 길어서 힘들어 감기에 걸린것같다고 그렇게 말하는 남편 한대 때려주고싶었습니다.
    다행히 그나마 감기만 걸렸기 망정이지 다른 증상있었으면 그때도 저런말 할수있을까싶어서요
    정말 남자들은 그저 자기식구-아내와 뱃속에 있는 아이 제외-만 좋으면 다 좋은줄 아는 사람들인가봅니다.

  • 19. 엘리사벳
    '04.10.4 5:38 PM (218.52.xxx.13)

    집안일이라도 가사 도우미에게 부탁할수 있으면 좋겠네요.
    무쪼록 건강한 아이를 낳을수 있어야 할텐데....

  • 20. 푸우
    '04.10.4 6:37 PM (219.241.xxx.97)

    둘째 임신하니까 저보다 큰아이가 더 걱정되시지요?
    저두 그랬어요,,

    보통 조산기가 있으면 병원에 낳을때까지 입원해있으라고 하던데,,
    제발 그런일 없이 무사히 건강한 아기 낳으셔야 할텐데,,

  • 21. beawoman
    '04.10.4 8:42 PM (211.229.xxx.78)

    제가 다 마음이 아프네요.
    어쨌거나 빨리 안정을 찾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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