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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 밉상인 시누이의 신세한탄

내가 시누이 조회수 : 1,735
작성일 : 2004-10-01 11:39:01
명절도 지나고 힘든 몸 이리 저리 뒤척이다 그래도 만만한게 여기라고 슬슬 구경하다
솔직히.. 조금 열이 올라 익명으로 글을 씁니다.
제가 소심하긴 해요. -_-;;;

전 큰올케 작은올케 그 사이에 낀 시누이에요.
큰 올케는 우리집의 악동.. 한마디로 막나가는 문제며느리죠.
오빠가 일년반동안 2억을 벌어다 줬는데 잠시 사업이 어려워 얼마나 모았냐고
했더니.. 한푼도 없다며 오빠에게 돈 꾸어오라고 내쫒은 분이죠.

그때 우리 가족이 한말들은.. 언니가 도박을 하던지.. 아님 마약을 했나?  그렇지 않고는
어떻게 그 돈을 다 썼는지는  미스테리다.. 그랬죠.
하긴 아이들 셋 원어민 유치원 보내고 하루종일 과외 시키고 집안 살림 바꾸고 그러긴 하더군요.
차라리.. 집을 바꾸지..

그리고선 돈 꿔달라고 결혼해서 처음으로 우리집에 직접 전화를 하더군요.
울먹이면서.. 제가 가끔 안부전화하면.. 무조건 네.. 오빠 바꿀께요.. 이 말만 하더니
얼마나 듣기 좋은 말을 잘하던지..
전 가정의 평화..  아니 솔직한 마음은 우리 엄마 아버지께 잘해주라고 넙죽 거금 빌려줬어요.
불편해서 빌려주곤 내가 번돈이라 남편이 말은 안했지만..  남편에게 창피하고 눈치 보며 살았어요..

그리고 우리가 집을 늘려가게 되서 돌려달라고 했다가.. 저 완전히 죽일년.. 지금도 그때 얘기
하면서 부들 부들떨더군요.
친정에 가서 그 돈 빌리면서 당한 설움은 죽을때까지 잊지 못한다구요.

돈 빌려주고 웬수 되고..

엄마가 쓰려져서 - 언니네 아이들 키우다가 - 아버지는 또 나한테 전화하고 병원에 입원시켜드리고
오빠와 언니네 회사로 전화하면.. 입원실에 와서는 돌아가셨는줄 알았다면서 나한테 호들갑 떤다고
무안 주더군요.  
궂은일 다 하고 뺨맞은 경우 많은데 생략할랍니다..
그러고선 우리 엄마 아버지 한테는 무슨 일만 생기면 아가씨한테 전화한다고 또 얼마나 포악을 떠는지..
전화해도 바쁘다고 안오고선.. 꼭 나중에 큰소리 치고 설치는 시누이 만드는게 주 특기에요.

오빠 사업이 아이엠에프때 어려웠거든요.
그때도 당당하게 나랑 남동생한테 돈 얼마나 모아놨냐며 빌려달라고 하더라구요.
작은 올케와 난 여러번 당한 일이라 이번에는 없다고 했더니 글쎄.. 우리더러 융자를 받아달래요
그래서 아버지 집 담보로 융자 얻고 그 이자는 오빠가 내라고 했더니
그럴거면 자기집을 담보로 잡지 왜 얘기하겠느냐는.. 그런 사람입니다.

결정적으로 엄마가 암으로 투병중일때도 자신은 직장을 다녀야 한다며
할 사람은 나뿐이라며.. 그래도 딸이 더 편할거 아니냐더군요.
남편은 제가 시아버님 병수발 다한게 고마웠는지...흔쾌히 승낙을 하더군요.
제가 남편복은 있답니다. ^^
그래서 엄마 임종때까지 제가 모셨습니다.
그동안 시어머니 남편 눈치보느라 아픈 엄마 수발드느라.. 엄마 분병오신 가족과 친구분들..
매일 오시는 친정아버지 밥상차리느라.. 눈물의 세월이었습니다.
그리고선 며느리 노릇한다고 오빠네는 일요일이면 온가족 다섯이서 새벽부터와서는.. 아이고..
또 눈물나네요.  

걍.. 오늘 제가 작정하네요.

저도 한 집안의 며느리..
친정엄마 모신 죄로 이번 명절부터는.. 완전히 밥이되어 있더라구요.
시어머니는 안하시던.. 속내까지 다 말씀하시고
이제 명정이면 갈 친정도 없어서.. 안가겠구나
그동안 명절때 친정가는게 얼마나 싫었는지 아느냐.. 등등
결정타는.. 나도 이담에 아프면 니가 다 해줄꺼지?

결국 이번 명절에 아버지께 인사도 못했습니다.

두서 없이 감정에 복받쳐 적었습니다.
친구에게도 창피해서 다 못했던 얘기.. 익명이라는 가면을 쓰고서 적고나니 후련합니다.

시누이가 얄밉겠지만 어쩌면 우리들은 또 다른 올케들의 시누이는 아닐지 뒤돌아 보잔 마음에 시작했어요.
어느분의 며느리의 어원을 읽다가
결혼이란게 여자들.. 한국의 여자들에겐 어떤 의미인지..
딸로 살기도 힘들지만.. 며느리 시누이로 살기도 그리 녹녹치 않은 삶이라 답답해서 적어봅니다.

응어리를 풀고나니 시원하네요.
새로운 마음으로 아이들의 씩씩한 엄마로 아내로 열심히 다른분들의 요리비법, 살림 노하우 찾으러
가아죠.

IP : 219.248.xxx.8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농
    '04.10.1 11:51 AM (61.84.xxx.22)

    시누이때문에 힘들어하는 며늘님 글보면 저 괜히 내 일처럼 흥분해서 역성들어 편들어주지요.
    선후는 잘 몰라도 일단,그게 가장 큰 위로라는걸 알기때문에.........
    원글님...무조건 시누이 욕하고 올케 편들고 그러는거 아니니 걱정마세요.
    시누이때문에 스트레스받는 비율이 반대보다 더 많으니 분위기가 그런듯 보이는 것같아요./
    원글님...글 읽으면서 참 많이 힘들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정 부모던 시부모던 병간호가 참 힘들거든요. 시아버지 병수발 마치자
    친정엄마 병수발.....이젠 시어머님 병수발도 앞으로 맡은 몫처럼 되어가구...
    부모 병수발이야.....들 수도 있는거지만..주변인들 하는 말이나 행동이
    원글님께 얼마나 상처를 줬을지...........
    저도 시누이이기만 한 사람인데요.^^;;; 보통 시누이랑 반대로..
    올케 눈도 제대로 못맞추는 기죽은 시누이였어요...
    원글님과 상황이야 많이 다르지만...
    10% 정도는 알 것 같다고 하면 건방지겠죠?

  • 2. ...
    '04.10.1 11:58 AM (221.140.xxx.170)

    오해하지 마세요...
    여기가 무슨 올케/시누이 싸움터도 아닌 걸요...
    그냥 경우없는 인간들 성토장일지는 몰라도...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경우 시짜들이 권력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다보니 같지 않게 그 권력을 남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그러다보니 시누이들이 욕을 먹는 거지 경우바른 사람이 단지 시누이란 이름으로 욕을 먹지는 않겠지요...

    원글님의 큰 올케라는 분은 만약 정말 그런 분이라면 아마 친구도 없고 그렇겠지요...
    힘드셨겠지만 그래도 오해는 않으셨으면 하네요...

  • 3. 마자요
    '04.10.1 1:14 PM (211.53.xxx.176)

    시누이는 항상 악역이고 올케는 피해자다.......그건 아니죠 ...
    저도 한참 맘 약한 시누이인지라 손아래 올케한테도 이래라 저래라 못하네요 ..
    그저 지들끼리만 잘살면 되지 그러고 놔두니까 되는일도 없고 그렇다고 딱히
    안될일도 없지만 .....되는일이 없다는건 남동생네가 외아들이라 무슨 때되면 솔선해서
    해야 할일도 안하고 그냥 지나가는게 좀 심하구요 ...
    나이가 한두살 신혼때도 아닌데 이젠 그냥 포기상태랍니다 ...
    분란 일어날까바 저희 언니나 저나 그저 가만히 있는 시누이들이죠 ..
    언젠가 한번은 올케가 우리시누이들 너무 좋다고 말하더군요 ....이게 좋은건지 뭔지 ...??

  • 4.
    '04.10.1 2:16 PM (211.199.xxx.30)

    친정때문네 시가에서 기못펴고 지내는일이 꽤 있죠.
    저도 친정엄마 때문에 시어머니한테 숨소리도 크게 못내고 살았는데요.
    그게 다 본인 마음속에 들어앉은 죄책감(?)때문에 더 그런건 아닌가 싶어요.
    전 이제 당당해졌어요. 저는 친정에서 하나뿐이 없는 딸인데....
    어느날 시어머니가 저한테 그러더라구요.
    "얘 느이 친정엄마..돈은 한 1500만원 정도 있냐?"
    무슨 말인지 몰라서 "돈이요? 왜요?" 했더니만..
    "요즘은 죽을때 .모르는 사람한테라도 1500만원 주면서..뒷처리해달라고 하면,,다해준댄다. 니 엄마도 그렇게 하라고 해~" -_- 얼마나 기막힌지 아십니까?
    아니..친정엄마한테는 딸인 내가 있는데.. 뭐하러 죽을때 남에게 돈줘가면서 장례치뤄달라고 하냐고요??? 엄마를 객사하게 내가 내버려둬야 옳겠습니까??
    저요..솔직히 그때까지도 혼자있는 친정엄마때문에 맘속으로..시어머니한테 더 잘해드려야지..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정말 생각하는게 어쩌면 저런지..
    그리고 당당하게 ..시어머니..생각안하고..친정엄마 도와줬어요.
    물론 그것때문에 울시어머니..저한테 모진 학대..핍박..다했지만..한 4-5년 ..죽기살기로 싸우고 나니..교통정리가 되더군요. 첨에 착한며느리,,참한며느리에서..싸가지없는 년.빌어먹을년..됐다가..이젠 의지하고싶은 며느리고 바꼈어요.
    전 ..그래요.
    자기부모한테 효도하는 자식이 ..남에 부모한테도 효도하는법이라고요.
    친정부모한테도 제대로 못하면서..시부모한테 잘한다는건 ..말이 안된다고 봐요.
    물론 예외는 있지만..(부모가 공부도 안시키고 일찍 내쫒았다던가..아님 몸팔라고 시켰던가)
    그거 아니고..공부다시켜..결혼시켜....그래도 친정부모님과 생까는건..
    언제든 남편과..자식과도 의절할수 있다는 말이죠.
    쓸데없는 말이 길었네요.
    원글님..너무 기죽지 마세요.
    시어머님..나중에 아프면.. 딸더러 보살피라고 하세요.
    원글님도..친정엄마 보살폈는데...(그런데..차마 그말씀은 못하실꺼 같네요. 맘이 약하셔서)

  • 5. 내가시누이
    '04.10.1 5:03 PM (219.248.xxx.82)

    댓글이란게 참.. 위로가 되네요.
    이젠 나도 시간적 여유가 생겼으니.. 지하세계에서 올라와야 겠단 생각이 듭니다.

    안방 입장과 부엌입장이 서로 다르다지만
    사실 얘기 맞구요.. 다 얘기 못한부분이 더 많아요.

    착한여자 컴플렉스 중증인지... 아니면 시어머님이 고단수인지
    저도 조목 조목 얘기 한다고는 하는데.. 오래 얘기 하다보면.. 결국은
    아무런 결론이 없더라구요.
    서로 벽에다 대고 자신의 말만 한거 같단 생각도 들구요.

    전에 복수.. 네멋대로 해라 남자 주인공 이름.. 가 기가막힌 대사를 했었어요.
    나를 바꾸긴 죽기보다 더 힘들다. 죽는건 죽으면 그만이지만 나를 바꾼다는건
    세상을 바꾸는것과 같다는 말이요.

    살아온 세월만큼 우리들은 각자의 유리벽을 차곡 차곡 쌓고 사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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